전날 예상치 못한 날씨변화로 인해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가야산을 다시 찾았다. 개인차로 갔으면 일찍 산행을 했을텐데, 산악회 버스 출발이 조금 늦은점이 아쉽다.
운산행코스 : 백운동 - 만물상 능선 - 서성재 - 정상 - 해인사 - 치인주차장 (5시간 30분)
운무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전날에 이어 연속으로 만물상 코스에 오른다.
가야산 백운동 들머리인 경북 성주군 수륜면 백운리 전날보다 1시간 늦게 도착을 하였다. 전날 비가오고 운무가 많아서 이날 날씨가 좋더라도, 낮에 기온이 올라가면 수증기로 인한 개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으니 아침 일찍 도착하여 산행을 하는게 좋았을 것이다.
전날 온산을 하얗게 덮었던 운무는 흔적도 없고 대신 하늘 꽃 같은 구름이 예쁜 날 비가 내렸던 전날 보다는 훨씬 따뜻한 날이다.
만물상 능선 아래 용기골 건너편은 예전에 올랐던 동장대 능선
왼쪽으로는 심원골 건너에 공룡능선 이라 불리는 그리움릿지 어떤분은 그리움릿지를 공룡능선이라 부르고, 어떤분은 서장대에 백련암으로 가는 능선을 따로 공룡능선 이라 하는데, 잘 모르겠다.
만물상 코스는 열심히 걷기만 하기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곳 이다. 바위도 살펴보고, 올라보고, 사진도 찍고 해야 하는데 안내산악회를 따라오니 주어진 시간이 빠듯하다. 볼게 없어 열심히 걸어야 했던 전날 보다도 1시간 반을 적게 주니 이래 저래 바쁜 걸음이다.
건너편 동장대 능선도 참 아름답다. 숲에가면 나무만 보인다고 이렇게 떨어져서 봐야 전체적인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단풍이 곱게 든 심원골과 그리움릿지
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는 사이에 일행들은 바쁜 걸음으로 지나쳐간다.
어슬렁팀이 왔으면 만물상 능선에서만 10시간이 넘게 놀다 내려갈듯..
지나온 봉우리
전날의 운무로 인한 번뇌 대신에 주어진 짧은 시간과, 늦게 도착하여 더운 날씨에 개스가 스멀스멀 올라오는것이 신경쓰인다.
만물상 능선은 기암들 사이로 계단길이 나있다. 끝도 없는 계단길.. 만물상길이 끝나고 서성재를 지나도 계단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바위에 올라 바라본 가야산 정상부
당겨본 가야산 정상
만가지 형상의 바위들이 모여 있는 만물상
방금 지나온 봉우리
이 아름다운 길을 전날 운무에 갇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걷기만 했다.
시간상 모든 바위에 다 올라볼수는 없지만, 그래도 만경대 구간을 지나면 속도를 낼 생각으로 가끔씩 바위에 올라서며 사진을 찍느라 후미에 처져서 간다.
밥터에서 바라본 진행방향
점심때가 되어 일행분들과 바위에 올라 식사를 하고 간다. 전날엔 1시간 일찍 출발하여 서성재에서 식사를 하였다.
두분은 단축코스로 간다고 하니 식사후 먼저 내려와 일행들을 뒤쫒아 간다. 바위에 올라 사진찍는 사이에 아마도 일행들은 정상 근처에 갔을듯 하다.
식사를 마치고 오르면서 뒤돌아본 지나온 길 절경이다.
데크가 있는 최고의 조망터인 서장대, 상아덤 상아덤은 대가야와 금관가야의 건국신화가 서린 곳으로, 상아는 여신을 일컫는 말이고, 덤은 바위(巖)를 지칭한다고 한다. 하늘의 여신이 사는 바위란 뜻이 라고...
상아덤에서는 만물상 전체 구간이 조망이 된다.
상아덤을 지나며 정상부를 다시 한번 조망한다.
만물상을 지나서도 계속 계단, 계단, 계단..
동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후미팀이 정상에 있는듯 하다.
칠불봉 가야산 칠불봉은 경북 성주군에 속하고, 상왕봉은 경남 합천군에 속한다. 그래서 양쪽이 서로 정상이라고 주장하는것 같다.
예전에는 상왕봉이 주봉이요 정상 이라고 했었는데 다시 측량을 하고 보니 칠불봉이 3m 더 높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높은 최고봉이라고 해서 항상 그 산의 주봉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름도 그렇고, 봉우리의 포스도 그렇고, 가야산의 주봉은 여전히 상왕봉 인듯 하다.
칠불봉에서 바라본 동성봉쪽 암릉
가야산 지명의 유래 (가야산, 우두봉, 상왕봉) - 1
가야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여러가지 설이 내려온다. 이 산이 있던곳이 옛날 가야국이 있었고, 가야에서 가장 높고 중심이 되는 산 이기 때문에 국가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가야인의 산 이라는 말 이다. 또는 가야라는 지명이 인도의 오래된 도시인 가야시에 있는 부처님의 설법지 가야산에서 온것 이라는 말도 있다. 인도 가야산의 모습은 코끼리 머리처럼 생겨서 '상두산' 이라고도 불린다는데, 그러고 보면 가야산 정상의 상왕봉과도 상통하는 면이 있는것 같다. 한편, 우두봉(牛頭峯) 이라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인터넷의 설명을 참조해 보니 '소(牛)'가 범어로는 '가야(kata)'라 하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Oxford의 Sanskrit English 사전을 보면 kata 는 새끼를 꼬다, 또는 멍석을 의미하는 말로 설명이 되어 있다.
칠불봉에서 바라본 상왕봉 (우두봉) 방향
가야산 지명의 유래 (가야산, 우두봉, 상왕봉) - 2
대신 고대 범어의 kaya 에서 그 뜻을 유추해 볼 수 있을것도 같다. In Ancient Sanskrit, Kaya is a word referring to the physical body. 즉, 가야라는 말은 몸을 가리키는 말이다.
불경에서 본체불을 의미하는 법신불을 Dharma-kaya Buddha 라고 한다. Dharma kaya 라는 말은 Dharma (진리, truth)와 kaya (몸, body) 로써, 진리의 몸 이라는 말 이다. 서양으로 따지면 창조주 하느님을 가리키는 말 이다.
그러고 보면, 가야산의 유래가 된 가야 라는 지명의 의미는 그냥 몸이 아닌, 부처님을 의미하는게 아닌가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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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본 상왕봉
상왕봉 정상에 가보니 예전에는 우두봉 이라 써놓고, 그 옆에 (상왕봉) 이라고 했는데
이번에 보니 (상왕봉)의 페인트가 지워져 있는걸 봐서 우두봉 으로 밀기로 한것 같다.
그래도 나는 소대가리 보다는 모든 부처를 의미하는 상왕의 어감이 더 좋게 느껴진다.
칠불봉
가야산 지명의 유래 (가야산, 우두봉, 상왕봉) - 3
한편, 언어학자 강길운의 논문 <가야어와 드라비다어의 비교>에 따르면 가락과 가야는 모두 물고기라는 뜻의 드라비다 계통의 말이며 가락(Karak)은 구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를, 가야(Kaya)는 신 드라비다어로 물고기라고 하면서, 가락국, 가야국 또는 구야국 이라 불리던 우리나라 김해지방의 고대 국명의 유래를 설명하는데, 이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왕의 부인 보주태후 허황옥의 고향이 인도 아유타국이라 한다.
그러나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은 가야는 가나(駕那-끝이 뾰족한 관책)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는 가야 사람들이 끝이 뾰족한 고깔을 쓰고 다닌 데서 유래한 말이고, 이를 중국인들이 고깔변(弁)을 써서 변한(弁韓) 또는 변진(弁辰)으로 쓴 것은 그 모습을 형용한 것이라고 하였다. 뒤에 한치윤 등 많은 실학자들이 이 견해를 따랐다고 한다.
최남선은 가야라는 말의 어원은 한국어의 ‘겨레[族]’와 ‘갈래[支派]’에 있으며, 언어학자인 최학근은 ‘가야’가 ‘겨레’라는 말의 기원이고, 그 근원은 알타이 제어의 ‘Xala’에 있으며, 그것이 Kala(가라)> Kaya(가야)> Kya+e> Kyore(겨레)로 음운 변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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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봉으로 가면서...
가야산 주봉, 상왕봉 (우두봉)
상왕봉 글자가 지워지고 우두봉만 남은 가야산 정상
상왕봉 정상위의 우비정
우비정(牛鼻井)은 소의 콧구멍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이 우비정 안으로 들어가면,
해인사 일주문 옆에 있는 영지(影池) 라는 연못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몰상식한 안내판
이 우비정이 가야산 19명소 라는데, 누군가 우비정을 소개하는 안내판의 멋진 사진을
찍은후에 다른 사람들은 사진을 못찍도록 우비정 바로 앞을 이렇게 가려놓고 말았다.
한쪽에 그것도 풍취에 방해가 안되게끔 아주 작은 안내판으로 만들었어야 했다고 본다.
상왕봉에서 바라본 칠불봉쪽 풍경
오랫만에 만난 법운님은 상왕봉 정상 너머에서 일행분과 쉬고 계신다.
개인적으로 승용차로 오신듯 하니 하산시간이 촉박하지 않으신듯..
다음날 비가 내린다더니, 역광의 해인사 방향은 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아래쪽으로는 어느새 개스가 자욱하다. 두어시간만 일찍 출발했더라면..
이제 열심히 걸어서 후미를 따라잡아야 한다.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다는 봉천대
절반쯤 내려섰을때 후미에서 하산을 하는 일행들을 따라잡아 스쳐간다.
어제 해인사를 둘러보았으니 오늘은 늦으면 그냥 지나치려고 하였는데 시간이 남는다.
주말에 분주하던 사찰은 조용하기만 하다.
대장경
산악회 버스는 치인주차장에 있다고 한다. 상가지구를 빠져나가 도로를 만나면
우측에 있는 주차장이다. 실수로 왼쪽으로 가면 안된다. 그러고보니 전날 본 극락골
마애불입상도 치인리 마애여래입상 이라고 부른다. 치인리 라는 지명은 신라말
최치원에서 유래 했다고 한다. 신라가 망할것을 예견한 최치원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으려고 전국을 떠돌며 은둔생활을 했다는데 그가 가족을 데리고 들어와 살던 곳을
치원촌(致遠村)이라 부르던 것이 치인촌이 되고 지금의 치인리가 됐다고 전한다.
정상의 우비정과 통한다는 영지 연못의 단풍과 성철스님 사리탑을 돌아보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전날의 운무로 인한 뜻하지 않게 연 이틀 가야산 산행을 하게 되었지만 오랫만에 다시 본 가야산의
아름다운 풍광에 너무도 행복했던 날 이었다. 대전에 일찍 돌아와 씻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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