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가득한 주말, 그래도 미세먼지 없이 맑은 날 이라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가야산으로 향한다. 오랫만에 다시 가는 가야산, 그 가을의 모습이 궁금했다.

그러나 버스가 백운동에 도착할 즈음부터 서서히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주차장옆 매점에서 비옷을 사입고 우중산행을 시작한다. 몇년만의 우중산행인지...

사진 좋아하고, 풍경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중산행 이라고 하면 질색을 하고

나 역시 예기치 않은 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당일 아침까지도 기상청의

비 예보를 보지 못한 데다가, 누가 일부러 비 오는날 산행을 잡은것도 아닌것인지라

어차피 이젠 빼도박도 하는 상황, 금새 걷힐것 이라 생각하며 인파에 묻혀간다.

 

 

 

 

 

 

 

 

 

그런데 점점 위에 있던 구름이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하더니

아래쪽에선 안개가 폭풍처럼 밀려들어 위로 내달린다.

 

 

 

 

 

 

 

 

 

아래쪽에서 밀려 오르는 운무

 

 

 

 

 

 

 

 

 

이윽고 천지 사방이 운무에 휩싸여 자취를 감춰버린다.

온통 하얀 안개로 뒤덮힌 산길에 등산객들만 줄을 서서 하염없이 밀려든다.

 

카메라를 들고 오른 사람들만 그런게 아니라 아마 다들 아쉬움이 클것이다.

이렇게 되어서야 그 좋다는 만물상이 동네 뒷산만 못하게 되버린 것이니..

위 사진에 나오는 바위 앞에서 20분을 넘게 기다리며 홀연듯 일진광풍이 불어

운무를 한차례 휙 날려주기를 바라다가 마음을 비우고 다시 인파에 섞인다.

 

 

 

 

 

 

 

 

 

그래도 등로 옆 이런 멋진 소나무라도 만나면 해맑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을 보니, 그들의 모습이 부처같고, 번뇌에 휩싸인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서성재에서 바이크님을 만나 점심식사를 하면서 보니 하산시간을 넘겨도 걷힐

운무가 아닌듯 싶어 극락골로 하산을 하겠다고 말하고 홀로 마애불로 향한다.

 

 

 

 

 

 

 

 

 

극락골로 하산을 하려는 이유는 물론 가야산이 처음도 아닌데다, 정상에서 볼게

아무것도 없으니 그렇기도 하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니 내일 다시 오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가야산이 멀기는 하다만, 연 이틀 못갈것도 없다.

 

 

 

 

 

 

 

 

 

가야산 마애불 (보물 222호)

 

 

산중턱 높이 7.5m 폭 3.1m의 거대한 자연석에 양각으로 새겨진 부처님을 보는 순간

엄청난 기운이 밀려든다. 월출산의 마애여래좌상, 두륜산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부처님을 보고 느꼈던것과 같은 강렬한 포스가 첫눈에 느끼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1200년전 신라시대 작품 이라는데 한눈에 대단한 공을 들인 작품임을 느낄수 있다.

 

 

 

 

 

 

 

 

 

사진을 몇장 담고, 배낭을 내려놓고, 합장을 하고 엎드려 인사를 드린다.

부모님과 가족들 이야기를 전해드리며 부탁도 드리고..

안개와 부처님 외에는 아무도 없는 산속이 차분해지고 경건해진다.

 

 

 

 

 

 

 

 

 

비와 안개로 인한 아침부터의 번뇌가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가야산 치인리 마애불 입상

 

 

 

 

 

 

 

 

 

번뇌를 털어버리고 극락골로 내려선다.

 

 

 

 

 

 

 

 

 

마애불을 보고 내려서 밝은 마음으로 극락골을 바라보니

비로소 이 골짜기가 극락골 같게 느껴진다.

 

 

 

 

 

 

 

 

 

스님 두분과 일행 몇분이 마애불을 보려는지 함박 웃음을 지으며 극락골로 올라선다.

 

 

 

 

 

 

 

 

 

가야산 극락골

 

 

 

 

 

 

 

 

 

해인사 수미정상탑

 

이 자리엔 원래 돛대바위라 불리던 바위가 있었는데, 그 바위의 무게 만큼

탑을 세웠다고 한다. 해인사 지형이 풍수지리적으로 떠나는 배의 형국

(행주형국) 이라 돛대바위를 대신해 1986년 이 석탑을 세웠다 한다.

 

 

 

 

 

 

 

 

철조망 펜스로 둘러싸인 바로 앞이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 이다.

 

 

 

 

 

 

 

 

 

 

 

 

 

 

 

 

 

 

 

 

 

 

 

 

 

팔만대장경은 이렇게 밖에서만 볼 수가 있다.

 

 

 

 

 

 

 

 

 

 

 

 

 

 

 

 

 

 

 

 

 

 

 

 

 

대적광전

 

 

 

 

 

 

 

 

 

 

 

 

 

 

 

 

 

 

 

 

 

 

 

 

 

 

 

 

 

 

 

 

 

 

 

 

 

 

 

 

홀로 중도 하산하고 나니 시간이 남아돌아 해인사를 여유있게 둘러보고

버스가 있는 치인리 주차장으로 걸어가 예상치 못했던 안개로 인해

뜻밖의 마애불을 만날수 있었던 산행을 마친다. 만물상은 다음날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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