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산은 경상남도 사천시 사천읍과 사남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청룡과 백룡이 하나의 머리를 두고 다투면서 형성됐다는 이 산은 최고봉이 해발 799m에 불과하지만, 산세는 1,000m급에 못지않게 힘차다. 전형적인 육산의 등성이에 상사바위, 새섬바위, 기차위등 마치 용의 등에 솟은 지느러미처럼 생긴 암봉들과 바위들이 산의 기운을 드높여주고, 남쪽으로 남해바다가 펼쳐지면서 조망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산인 것이다. 와룡산이라는 지명이 맨 처음 나오는 곳은 도선국사(827∼898)가 쓴 시(詩) '방수심산 무한경 외룡산하 남양동(訪水深山 無限景 臥龍山下 南陽洞)' 이라는 싯귀 속에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와룡이란 지명을 지닌 와룡산은 파병산(派兵山), 퇴병산(退兵山) 등과 같은 지명에서 알수 있듯이 임진왜란때의 격전지였다. 거북선이 최초로 등장한 사천해전이 벌어졌던 현장이기도 하니 이곳 사천은 수륙 양쪽에서 왜적과 맞셨던 것이다. 또한 와룡산은 고려시대의 왕실의 추문이 얽힌 곳이기도 한데,  태조 왕건의 여덟번째이자 막내아들인 욱과 그의 아들 순(8대 현종)이 어린 시절 귀양살이를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욱이 조카인 경종(5대)의 두번째 부인 헌정왕후와 몰래 정을 통한 사실을 6대 왕인 성종이 알고 와룡산 기슭으로 귀양을 보냈던 것. 금지된 사랑으로 태아난 욱의 아들 순은  태어나자마자 헌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 곁으로 보내져, 아버지 욱이 숨을 거둔 여섯 살이 되던 해까지 함께 와룡산 기슭에서 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상인 민재봉을 기준으로 세 가닥으로 뻗은 산줄기 가운데 남서릉 끝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을 좌룡동이라 하고, 남서릉과 남동릉 사이에 마치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움푹 들어간 형태의 분지 안의 마을은 용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와룡동이라 불린다. 또한 포물선을 그리며 뻗은 남동릉 끝자락에 솟은 봉은 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용두봉이라 일컫는다.

 

와룡산 등로는 사천뿐 아니라 진주 마산 등지에서도 가까워 여러 가닥 나 있을 법하지만, 산세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비슷한 여건의 유명 산에 비해 가닥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사천시는 11월1일부터 5월15일까지 산불예방기간으로 정해놓고 임내저수지~도암재~새섬바위~민재봉, 백천계곡~백천재~민재봉 두 코스 외에는 통제하고 있어 다른 코스의 산행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들 두 코스가 와룡산 산행의 묘미와 산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코스이어서 그다지 서운할 것도 없다. 오늘의 코스 또한 임내저수지로 올라서 백천계곡으로 하산을 하는 코스이다.

 

오늘 와룡산행은 순전히 막내처제의 아들인 조카 '민재'에 의한 것이었다. 얼마전에 한 산악회 회원님이 와룡산을 다녀온 사진을 보니, 정상에 조카이름이 떡 하니 올라가 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산 이름이 의미심장한 와룡산 이라니. 용이 누워서 화려한 승천의 기지개 펼 그날을 위해 쉬고 있는 산의 정상 봉우리 이름이 조카이름과 같은 '민재봉' 이고 보니 눈에 담아 두게 되었고, 마침 산악회에서 와룡산 산행을 한다고 하여 집사람과 동행을 하게 된것이다. 와룡산에 대한 여타의 정보도 없이, 조카이름이 떡 ~ 하니 올라간 정상 사진 한장에 의미를 두고 무작정 사천행 28인승 우등 관광 버스에 올라탔다.

 

 

산행코스 : 남양동 - 남양(임내)저수지 - 돌탑집 - 도암재 - 새섬바위 - 민재봉 - 백천재 - 백천사

산행시간 : 약 6시간

 

※ 우리 부부가 나온 인물사진 몇장은 여행과산행의 김동운(호돌이)님과 온누리님의 명품사진들로 카페의 산행사진 에서 퍼왔다.

 

 

새벽 5시40분에 올라탄 28인승 우등 관광 버스는 6시넘어 대전을 빠져나가 대진 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내달린다.

요즘 매주 산행 탑승시간이 되어 버린 새벽 5시 40분...

야행성이라 늦게 잠을 자는게 몸에밴 습관인데 산행을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는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산행 전날만 저녁 10시쯤 픽 ~ 쓰러져 잠들어 버릴수는 없을까?

 

 

 

▲ 갑룡사 갈림길을 지나서 만난 돌탑집의 와룡산 백팔탑

 

 

▲ 와룡산 산행을 함께한 집사람 - 결국 와룡이 이모가 된다.

 

▲ 상사바위 - 상사바위는 경남의 바위꾼들한테는 꿈과 희망을 키워온 요람으로으로 한국의 많은 등산인들이 배출된 곳으로 해외등반을 위한

    체력을 단련시키기 위한 훈련장소로 암벽등반을 위한 절대적인 코스로 이용되는 곳 이기도 하다. 높이가 60m쯤 되는 바위 중앙부에 지름 1.8m의

    굴이 있는데 굴 속에는 부엉이가 살고 있어 굴바위 라고도 했으며, 상사병에 걸린 사람을 이곳에서 떠밀어 죽였다 하여 상사바위라 불렀다 한다.

 

▲ 상사바위를 올라야 하는데, 일행중에 초보님들이 있어서 오늘 산행 코스에서는 살짝 제껴놨다.

 

 

 

 

 

 

▲ 돌맹이에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작은 소원 하나를 올려 본다.

   산행중에 보이는 수많은 돌탑들... 그 탑들을 이루는 돌맹이 하나 하나 마다 한가지씩 소원이 깃들어 있을것 이다.

 

 

▲ 조금전 까마득히 일부분만 올려다 보이던 상사바위(천왕봉)가 제대로 보인다.

 

▲ 와룡동과 와룡저수지 

 

 

▲ 새섬바위 -  옛날....먼 옛날에 심한 해일이 들이닥쳐 바닷물이 이 산을 잠기게 하였으나  이 산 꼭대기에 있는 바위만은 바닷물에 잠기지 않고

   그 곳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죽음을 면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 용이 누워 있는 와룡산의 능선

 

 

 

 

 

 

▲ 돌탑 전망대 에서 ...

 

 

▲ 대형 슬랩 구간을 지나면서 ~

 

▲ 너덜길 구간

 

▲ 와룡 저수지와 돌탑 전망대 

 

▲ 새섬바위로 가는 암릉지대 능선길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  남북으로 뻗은 능선은 용의 등줄기 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 새섬바위에 오르는 집사람과, 정상에서 이쪽을 보고 사진을 찍고있는 호돌이님

 

 

 

 

 

  

▲ 능선길은 육산과 용의 지느러미 같은 바위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와룡동 계곡

 

▲ 민재봉 오름길

 

 

  

 

 

 

 

 

▲ 우측 가까운 정상의 바위가 새섬바위 그리고 능선따라 좌측 암벽봉우리가 천왕봉 - 상사바위 이다.

 

 

 

▲ 이곳(민재봉)에 서서 사천 바다를 바라보니 사량도, 욕지도, 남해 금산 등이 육안으로 뚜렷하게 조망이 되었다.

 

 

▲ 와룡산은 섣달 그믐날 밤이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있다. 와룡산이 운다는 내력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 산의

   족보격인 산경표(山經表)에서 와룡산이 누락되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와룡산이 아흔아홉 골로 한 골짜기가 모자라서 백개의 골이 못되는 산이 되어서

   운다는 설이 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일본사람들이 우리 고장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하여 와룡산 정상(민재봉)을 깎아 내렸기 때문

   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 조카 민재가 커서 큰 인물이 되면, 이곳에 새로운 전설이 생기지 않을까? ㅎㅎ

 

 

 

▲ 백천재에서 한컷 - 첫 산행에 많은 음식까지 준비하느라 힘에 부쳐 도암재 오름길에서 내려가신 땅콩님이 차를 타고 백천동으로 와서 다시 백천재로

   올라오셨다. 땅콩님의 용기와 의지를 기념으로 단체사진 한컷 ~

 

▲ 백천동 계곡 

 

 

 

▲ 하산길에 백천동 계곡물에 발을 씻었다 - 발끝이 에이는 차가움에 발을 주무르는 집사람을

 인물사진의 달인 호돌이님이 순간 포착을 하였다. 

 

▲ 백천사 에서 

 

 

 

▲ 초파일이 가까워서 일까...사찰마다 형형색색의 소망등이 화려하게 걸려 있다.

 

 

 

▲ 백천사에는 위와같은 약수터가 무척 많이 있었다. 이날 산행중에 백천골은 가뭄의 영향으로 수량이 극히 적었는데도 백천사에는 많은 약수터에서

   물이 콸콸 나오고 있는것이 신기하다.  

 

▲ 백천사 - 1300년전 신라문무대왕 때 의선대사(의상대사의 속세 형제)가 백천사를 처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천사가 있는 와룡산에는

   팔만구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 예전에 TV에서 본듯한 우보살 - 소들이 입으로 딱 ~ 딱 목탁 소리를 내는것이 신묘하다.

   소들이 깨달음을 얻어 소리를 내는 것인지, 교육에 의한 것인지 모르지만 딱딱 소리는 내면서 소들은 과연 자신들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인간들을 어찌 생각하고 있을지...

 

 

 

▲ 나무로 조각된 우리나라 최대의 백천사 약사와불 - 2300년된 소나무를 통째로 깍아서 만들었으며 겉에는 금칠을 했다고 한다. 길이가 15미터이고

    지름이 4미터로 와불 몸통 안에는 8명의 성인이 들어갈 수 있는 또다른 법당을 조성해 놓았다. 와불 앞으로 스님의 죽비세례를 받으려고 신도들이

    줄을 서있다.

 

 

▲ 징을 치고 종들을 손으로 돌리면서 한바퀴 돌면서 소원을 빌어 본다. 

 

 

 

 

▲ 사천의 모 식당에서 입에서 살살 녹는 아구찜으로 오늘 산행을 정리하고 간단한 뒷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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