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9년 4월 25일 토요일

코스 : 북한산성입구 - 의상봉 - 용출봉 - 용혈봉 - 부왕동안문 - 청수동안문 - 문수봉 -대남문- 대성문 - 보국문- 대동문 - 진달래능선 - 우이동 종점

거리 : 11km

시간 : 6시간

 

 

4월25일 토요일. 서울지역 강수확률 80%

비가 거의 확실한 가운데 산행을 하게 되었다.

 

비오는날 산행을 해본적도 없거니와, 이런날에 바위산을 오른다는 생각을 할수도 없었지만, 이미 산행을 신청해둔터라

나같은 참석 희망자들이 날씨를 이유로 취소를 하면 산행을 주관하는 산악회 운영진들의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것 같아

우중 산행을 각오하고, 그동안 혹시나 해서 들고 다니던 1,000원 짜리 가벼운 비옷은 집에두고, 조금 무겁지만 제대로된

우의를 배낭에 챙겨서 집을 나섰다.

 

하늘은 역시 일기 예보따라 구름이 잔뜩 끼어 있지만, 일단 집을 나서는 새벽5시에 이곳 대전은 비가 오지 않으니 출발은

나쁘지 않은것 같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러면서도 설마 그럴리 없겠지만 하루종일 부슬부슬 올비가 우리가

산을 다 내려온 다음에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겠다는 바램도 해본다.

 

지난 겨울에 북한산 백운대를 다녀온 이후로 두번째 가게되는 북한산.

북한산 등산 코스 중에서도 최고라는 의상봉 환상의 능선길을 오늘같은 우중에 가게 되었으니 마음이 편치 못하다.

 

차는 어느덧 지난 겨울에 백운대를 오르면서 통과했던 산성입구에 도착을 하고 그래도 기대감에 밖으로 나와보니

이곳도 아직까지 비가 오지는 않고 있다. 점차 비를 맞지 않고 산행을 할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몇일동안 기상청 일기 예보가 틀려 주기를 얼마나 고대했던가...

 

비가 확실하게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었음에도 적지 않은 등산객들이 산성입구를 지나고 있다.

기상청 예보가 틀릴것 이라는 확신감 일까 아니면 비가와도 북한산을 꼭 보고야 말겠다는 무모한 열정 일까

어느정도의 비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같은 자신감이 가득차 보인다.

 

북한산 등산로 입구에 서면 왼쪽으로는 커다란 바위산 원효봉이 오른쪽으로는 의상봉이 떡 버티고 서서 위용을 자랑한다.

그 사이로 백운대가 살짝 보일텐데, 오늘은 산 중턱부터 짙게 깔린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는다.

원효봉은 뒤로 염초봉을 거쳐 백운대로 가는 위험한 리지구간으로 유명한 원효봉 능선을 만들고 있으며

계곡 건너편 의상봉은 뒤로 용출봉, 용혈봉, 나월봉을 두고 의상봉 능선을 이루어 원효능선과 마주보고 있다.

마치 신라시대에 쌍벽을 이루었던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지금은 폐지된 TV 이경규의 라인업 프로그램처럼 라인을 이루는것 처럼 말이다.

법성종의 창시자 원효와 화엄종의 창시자인 의상의 이름이 북한산계곡을 끼고 서로 마주보는 봉우리를 차지하게 된데는

너무나도 유명한 일화인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다 해골바가지에 담긴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신라로 발길을 돌려서 북한산 덕암사와 원효암에서 참선 수도를 하다가, 나중에 당나라에서 불교공부하고 돌아온 의상을 불러

의상봉에 있는 석굴에 안내하고 원효는 원효봉에서 의상은 의상봉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참선하면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 왼쪽은 지난번 백운대 가면서 내려온 길이고, 이번 산행은 이곳에서부터 오른쪽으로 가파른 길을 오르면서 시작이 된다.

 

▲ 산행은 들머리를 지나 가파른 오름길을 20여분 지나면서 바위구간이 계속된다. 지난밤에 내린비로 바위가 미끄러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 의상봉을 오르면서...아직까지는 안개도 없고 조망도 나름대로 좋다.

 

▲ 하지만 중턱을 너머 정상 부근은 안개로 시야가 불투명 하다.

 

▲ 20여분을 지나면서 밧줄, 쇠줄 구간이 계속되고 젖은 바위로 인해 줄을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간다.

 

 

▲ 이날 코스는 이처럼 팔힘이 필요한 구간이 많았다. 이날 산행을 완료한 여자 회원님들의 팔힘도 만만치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 에구 무셔라 ~ 나는 살떨려서 벼랑끝에 저분처럼 편안히 앉아 있지 못한다. 칫

 

▲ 토끼바위

 

 

▲ 산은 온통 연녹색 새잎으로 뒤덮혀 있다.

북한산으로 향하는 버스 차창으로 보이는 도로가 나무들의 화사한 연녹색이 봄 꽃이 주지 못한 또 다른 감흥을 자아낸다.

 진한 연두색 이라고 해야 하나, 연한 녹색이라고 해야하나...뭐라고 불러도 좋을

새봄 새내기 이파리의 신선함이 무척 상큼하게 다가온다.

 

▲ 의상봉과 용출봉

 

 

 

 

  

 

 

 

 

 

 ▲ 사람 마음이 다시 간사해진다.

그렇게 비가 오지 않기를 빌더니, 이제는 안개까지 걷혀 주기를 소망한다.

비가 왔더라면 비옷을 입고서 그 미끄러운 쇠줄구간 바위길을 어찌 올라왔을 것인가.

이처럼 사진은 커녕, 카메라를 배낭에서 꺼내지도 못했을텐데 말이다.

 

 

 

 

 

▲ 능선길은 안부를 내려가 다시 저곳을 올라야 한다.

 

▲ 사명대사가 호국을 위해 창건하고 승병을 양성하여 성문을 지키게 했다던 88칸의 큰절 국녕사는 민족수난의 역사와 함께 대부분 소실이 되었다고 한다.

사진은 국녕사와 동양 최대의 좌불 - 좌불 주위로 빙 둘러 있는것은 만불전 (조그만 불상들이 가득차 있다)

 

 

 

 

 

 

 

▲ 안개는 점점 짙어지고...

 

 

▲ 고뇌바위

 

 

 

 

 

▲ 2007년 9월 낙뢰사고로 5명의 사망자를 낸 용혈봉 정상 - 참혹한 흔적은 남아있지 않지만 모든이들의 머릿속에 낙뢰의 무서움을 일깨워 주었던 현장이다.

그날... 갑작스렇게 먹구름이 몰아치고 내린 소나기와 동반한 벼락이 일행중 한 명이 들고 있던 두랄루민으로 제작된 등산용 스틱을 겨냥했다고 한다.

산 정상은 낙뢰시 아주 위험한 곳이고, 특히나 의상봉 능선은 쇠줄 구간이 많아서 무척 신경을 써야하는 구간인것 같다.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스틱이 낙뢰에 더 위험하다 또는 더 안전하다는 내용이 제각각 이라 정확한것은 알수가 없지만 대략적으로

스틱을 들거나, 배낭에 메고 다닐시는 벼락에 아주 위험 하지만, 스틱이 땅을 찍고 있으면 접지가 되서 더욱 안전 하다는 설명이 있는데

누군가 전문가의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것 같다. 

 

▲ 자욱한 안개로 건너편 능선은 보이지 않는다.

 

 

 

 

 

 

 

▲ 절경이 안개에 묻혀서 아쉽고 또 아쉽다.

 

 

 

 ▲ 조망이 없으니, 정상표지석과 이정표라도...

 

 

▲ 문수봉 정상도 사방이 가득한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대남문

 

 

 

 ▲ 대성문 에서

 

 

 

 

 

 

 

 

 

 ▲ 칼바위 능선

 

 

 

▲ 대동문

 

 ▲ 진달래 능선길을 지나 우이동으로 하산을 한다.

 

 

 

▲ 멀리 안개에 가려진 아름다운 능선과 오봉

 

 

 

 ▲ 북한산 철쭉은 꽃이 크고 색이 연한 분홍색을 띠고 있다.

 

 

 

▲ 이날의 뒤풀이 장소 약수선운산장

출발할때 설마 하면서도 기대했던 것 처럼 정말 우연하게도 우리가 산행을 마치고 이곳에서 간단한 뒤풀이를 하는 도중에 비가오기 시작했다.

안개 때문에 아쉬웠지만... 사실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너무나 다행스런 산행이었던것 같다.

오늘 안개로 인해 볼수가 없었던 환상의 조망은 다음에 다시 의상능선을 찾을때로 잠시 미뤄두어야 할 것 같다.

 

 ▲ 약수산장 뒤로 흐르는 우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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