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첫 주말 원거리 산행으로 진달래 꽃으로 유명한 여수의 영취산을 다녀왔다.

 

영취산(靈鷲山) 산 이름이 범상치 않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동명의 산이 고대인도 마갈타국의 왕사성에도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곳에서 석가여래가 법화경과 무량수경을 강의했다고 하는데, 5세기에 세워진 최초ㆍ최대의 나란다 불교대학과 라지기르(왕사성)의

첫 불교사원인 죽림정사,영산회상의 설법지가 있다고 한다. 불교의 8대 성지이자, 석가모니가 '금강경'을 비롯해 불경의 3분2가량을 설한 것으로

전해지는 기원정사의 시라바스티가 바로 신라의 옛 이름인 서라벌의 어원이 됐다고도 하니 아마 여수의 영취산은 이곳 인도의 영취산에서 유래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온산을 붉게 물들인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에는 마치 진달래밭 조성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큰 나무들을 모두 베어낸 것처럼 다른 사면의

푸르름과는 대조적으로 큰 나무들을 찾아 볼수가 없다. 버스안에서 산행대장님이 여담으로 여천공단의 공해로 나무들이 다 죽었는데 진달래가

공해에 강한 식물이라 꿋꿋하 살아남아서 군락을 이루게 되었고, 이 진달래가 여천공단의 공해를 많이 정화시켜주고 있다고도 한다.

공해가 빚어낸 역설적인 천상의 화원 이라니... 공해에게 감사를 해야하는 것일까?

 

영취산에는 진례산 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 상에는 영취산 정상석이 있는 510m봉을 영취산이라 표기해두고

있다. 그러나 1989년 흥국사가 발행한 안내책자는 '신증동국여지승람, 동국문헌비고 등 여러 고문헌에서의 언급으로 보아 현재 도솔암이 자리하고

있는 510m봉은 진례산이며, 영취산은 흥국사 대웅전 뒤의 439m봉을 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61년 간행된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흥국사 북쪽의 산봉에 진례산(進禮山), 남동쪽 산봉에 영취산(靈鷲山) 이라 표기해 두었다. 이런 기록으로 보면 현재 영취산 정상표기가 되어 있는

510m 봉은 진례산으로 불러야 하겠지만, 이제는 영취산으로 전국에 이름이 널리 알려지다 보니, 이제와서 진례산으로 변경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영취산이 있고, 그중에 경남 양산의 영취산이 제일 유명한데, 얼마전 양산의 영취산은 영축산으로 지명이 통일 변경 되었으니 

만큼 이제 여수의 영취산은 우리나라의 영취산중에 제일 유명한 곳이 아닌가 싶다.

 

최고봉이 510m 이니 만큼 가볍게 꽃 구경 간다고 생각했던 산행은 예상만큼 쉬운 코스는 아니었다.

봉우리를 3개 오르는 동안 두번이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세번의 오름을 하고난 일행들이 가볍게 놀러 왔다가

된통 고생한다고 할 정도였다.  진달래 축제 기간이고, 영취산이 워낙 유명한 탓에 대전에서만도 여러 산악회에서 영취산행을 잡아논지라

전국적으로 수많은 인파가 몰려 산행에 어려움이 있을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산행하는데는 걱정한 만큼 인파로 인한 복잡함이나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다.

 

▷ 산행코스 : 둔덕삼거리(여도중) - 호랑산 - 산근치(절고개) - 439봉 - 시루봉 - 봉우재 - 도솔암 - 영취산(진례산) - 450봉 - 예비군 교육장

▷ 산행시간 : 5시간 30분

 

▲ 산행 들머리인 여도중을 지나 정면에 보이는 호랑산을 향해 오르는 중

 

 

▲ 호랑산을 오르는 중에 내려다본 출발지점 근처 풍경

 

▲ 오늘도 해는 산행 내내 역광에 있다. 아니, 진달래가 역광쪽에만 피었다고 해야 하나...

 

  

 

▲ 호랑산 암벽구간

 

 

 

 

 

 

 

▲ 오늘 산행을 같이한 산악회 멋쟁이 회원님들 - 봄이라 겨우내 입었던 칙칙한 검은색 등산복들을 벗고 옷색깔들이 꽃만큼이나 화사하다.

 

▲ 날씨가 따뜻해서 꽃들이 때이른 개화를 시작하다가, 얼마전 일주일간 꽃샘추위를 맞아서 그런지, 꽃들이 피다가 얼어죽은 모습으로 가까이 보면 멀리서 보는

   화사함 만큼은 예쁘지가 않다.

 

▲ 능선길 등산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꽃밭이 형성되어 있다. 겨우내 삭막한 산길을 걷다가 이처럼 화려한 색채의 향연을 접하고 보니 신이 절로 나지 않을수 없다.

 

 

▲ 윗 사진의 암벽위를 올라서 본 모습

    이 암벽을 오르지 않고 우회 하는분들이 많은데, 꼭 올라서 꽃밭을 제대로 내려볼것을 권하고 싶다. 

 

 

 

 

 

 

 

▲ 이 아름다운 꽃밭에 진달래 축제의 일환인지 라이브 노래까지 울려 퍼진다.

   천상에 화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 온산 가득한 진달래꽃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노래 ~

 

 

▲ 꽃들이 능선길 등산로 따라서만 핀것 같다. 보아주는 사람들 가까이 있어 더욱 사랑을 받기위한 꽃들의 마음이 아닌지...

 

 

 

 

 

 

▲ 능선길 따라 한쪽은 푸르른 상록수가, 한쪽은 화려한 진달래가...묘하게 색깔의 대조를 이루고 있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 공단의 공해가 빚어낸 역설적인 아름다움

 

 

▲ 산 아래에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 행사가 한창이다. 

 

▲ 돌산대교를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거북선 - 지난주 해군사관학교의 거북선과는 조금 다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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