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봉은 운달산 정상에서 서쪽 당포리 방면으로 줄기를 뻗어 내린 지봉으로 육산인

운달산과 달리 힘차게 우뚝 솟은 웅장한 암릉의 봉우리를 말한다. 예전부터 성주봉을

오르는 길목에 있는  뾰족한 암봉인 종지봉의 대슬랩으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수리봉 이라는 멋진 이름표를 새로 달았다고 한다. 이날 산행은 종지봉을

넘고 성주봉을 지나 운달산까지 가는 길지 않은 종주코스, 그러나 국민안전처에서

폭염주의보 문자를 보내오는 날, 푹푹찌는 한여름 땡볕이 초장부터 사람을 잡는다.

 

 

 

 

 

 

 

 

 

당포1리 마을회관 앞에서 하차후 간단히 몸을 풀고 성주사를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2010년에 이어 6년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앞의 저 뾰족한 봉우리가 무엇으로

보일까? 아마도 일반 평민들은 부엌찬간에서 친근한 종지사발을 떠올렸을 테고 

사대부 고상한 선비님들은 힘찬 암봉에서 독수리의 굳센 기운을 느꼈을지도..

 

 

 

 

 

 

 

 

 

 

 

 

 

 

 

 

 

지난번 덕유산 들머리 황점에서 보았던 자주닭개비

 

 

 

 

 

 

 

 

성주사 옆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나니 위와 같은 성주봉 산행 안내도가 있다.

운명이련가, 오늘 성주봉을 지나 운달산을 가기로 했던 일행들은 운달산을

다음으로 미뤄두고 이 안내도에 그려진 코스 그대로 산행을 하게 된다.

 

산행코스 : 당포리 - 수리봉(종지봉) - 성주봉 - 당포리 (4.67km 휴식포함 6시간)

그렇게 땀흘리며 열심히 걸었다고 생각했건만, 5키로도 안되는 거리였던 것이다.

 

 

 

 

 

 

 

 

 

단풍나무 꽃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에 오니 벌써 종지봉까지 절반은 온듯하다.

당포1리에서 종지봉까지는 1160m, 이름이 수리봉으로 바뀌었는데도

자꾸 종지봉으로 부르는것은 그 이름에 정감이 더 느껴지기 때문이다.

 

 

 

 

 

 

 

 

 

초입에 예전에 없던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이윽고 수리봉이 자랑하는 150m 대슬랩구간

 

 

 

 

 

 

 

 

 

성주봉 코스가 유명해진 일등공신은 바로 이 대슬랩이고, 수리봉의 맛은

이 대슬랩을 기어오르는 것인데, 슬랩구간 옆으로 나무 계단이 만들어져

있으니 다들 그쪽으로 오르고 몇명만 슬랩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하긴

뜨거운 여름날 달궈진 돌맛이란게 뭐 별게 있겠나.... 구워지는 느낌뿐 ㅎ

 

 

 

 

 

 

 

 

 

뾰족한 수리봉 정상

 

바윗길이라 검증된 등산화를 신고 오려다, 지난번 아이더 산행버스때 받은 아이더의

신형 플리커 등산화를 15차례나 테스트 해보면서 막상 제일 의심스러웠던 바윗길에서의

밑창 상태를 제대로 점검 하지 못해, 섣불리 리뷰글을 쓰지 못하였던 지라 조금 더 조심

하여 걷고, 리뷰전 최종점검 이라 생각하고, 약간은 못미더운 녀석을 덜컥 꺼내신었다.

신발 테스트 한답시고, 바위에 미끄러져 위험한게 아닐까 걱정을 하였지만, 기우였다.

 

 

 

 

 

 

 

 

 

 

 

 

 

 

 

 

 

35도가 넘는 폭염이 맹폭을 하던 날, 아침 6시에 집앞을 출발했건만

벌써 뜨거워진 바위를 기어오르는데, 문자가 한통 날라온다. 폭염주의보.

이미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고 벌써부터 맥이 쭉 빠져버렸다.

 

 

 

 

 

 

 

 

 

요염한 자태의 인목

 

앉은 자세가 요염하다, 엉덩이가 섹시하다며,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올라 앉고, 눞고,

껴안아 본다. 인목의 기를 받으려던 모 대장님은 오히려 인목에게 기를 뺐겼다며 이후

제대로 기운을 쓰지 못하고 산행내내 후미로 쳐져서 힘들어 했다는 전설을 남겼다. :-)

 

 

 

 

 

 

 

 

 

산행중에 계속 늘어서 있던 경고판

 

수리봉~성주봉 코스에 전에 못보던 안내판이 많이 서있던 것은, 이코스에서 사망사고

많이 발생 해왔기 때문이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정돈되지 않은 거칠고 험한 암벽 밧줄

구간이 많이 있어 위험하지만 또한 그로인해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산은 우중산행이나,

음주산행을 절대 조심해야 하며, 가능하면 초보자나, 노약자는 피하는게 좋을것 같다.

 

 

 

 

 

 

 

 

 

이윽고 수리봉 정상에 도착을 한다. (해발 600m)

이제 산행의 시작이건만, 폭염으로 다들 큰일한듯 이미 기진맥진해 보인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섰는데, 마치 계룡산을 한바퀴 돌고 내려온 느낌이다. 

 

 

 

 

 

 

 

 

 

이런 사연으로 종지봉이 수리봉이 되었건만, 난 아직도 종지봉이 더 느낌이 좋다. 간장종지를

엎어놓은 형태의 이 봉우리는 마치 독수리의 부리처럼도 생겼으니 크게 잘못된것은 아니지만,

수리봉이 흔해서 진부한 까닭도 있고,,,,, 영조시대에 유복한 명문 사대부 집안에서 태어난

권섭은 시와 회화 및 음악에 대단한 관심과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며, 풍류를 아는 선비답게

등산 유람도 좋아하여 전국의 명산을 두루 돌아다니며 많은 산행 유람기를 남기기도 하였다.

 

 

 

 

 

 

 

 

화지동 고지도

 

종지봉이 수리봉이된 근거를 제공했던 화지동 고지도를 보면 수리봉이 제법 크게 되어 있다.

성주봉은, 장군봉도 아니고 관음봉이라 되어 있고, 아래쪽으로는 (새목재) 조항령이 보이고

남쪽으로 장재봉이 자리하는데, 아무래도 위치상 단산은 아닌듯 하고 활공장으로 추정된다.

 

동쪽으로 3시반 방향에 쌍계사가 보이는데, 빈대가 하도 많아서 스님들이 절을 태우고 산너머

김룡사로 갔다고 한다. 지금 남아있는 주춧돌의 크기로 보아 쌍계사의 규모가 엄청났을 거라고

하는데, 빈대가 오죽 극성이었으면 스님들이 살계를 어기고 절을 태워서 몰살을 시켰을까? ㅎ

 

 

 

 

 

 

 

 

 

수리봉 정상에서

 

 

 

 

 

 

 

 

 

수리봉에서 바라본 조망

 

35도의 폭염에 땀이줄줄, 흐릿한 개스까지, 이래저래 사진찍을 맛이 안나는 날이다.

주흘산과 백화산은 구름속에 들어가 있고 포암산의 흰색 바위사면이 눈에 띈다.

 

 

 

 

 

 

 

 

 

성주봉을 지나면 바로 급하강을 해야한다.

 

 

 

 

 

 

 

 

 

수리봉 (종지봉)

 

먼저 내려가 건너 봉우리 조망터로 올라서 수리봉을 내려서는 일행들을 당겨본다.

 

 

 

 

 

 

 

 

 

 

 

 

 

 

 

 

 

 

 

 

 

 

 

 

 

잔대꽃

 

바위산이라 토질이 마르고 푸석해 보이는 가운데 삽주와 잔대만이 간간히 보인다.

 

 

 

 

 

 

 

 

 

가끔씩 패러글라이더가 날아다니는 활공장 방향의 조망도

글라이딩 하는 분들은 시원할까? 도대체 바람도 거의 없는 날이다.

 

 

 

 

 

 

 

 

 

가운데 뾰족한 성주봉

 

성주봉(聖主)은 예로부터 고을사람들이 신주(神主)처럼 받들어 신성시 한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다른 이름으로는 기세등등하게 우뚝선 장군처럼 보인다고 해서 장군봉

이라고도 부른다고.... 그런데 화지동 고지도에 따라 종지봉을 수리봉으로 개명해논 분들이

성주봉 혹은 장군봉을 지도에 나오는대로 관음봉 이라고 바꾸자고 주장하는건 아닌지.. :-)

 

 

 

 

 

 

 

 

 

조망터

 

조망이 좋은 산인데, 이날 개스로 흐릿한 날씨가 아쉽다.

 

 

 

 

 

 

 

 

 

척박한 산이라 달리 야생화는 볼 수 없고, 거의 대부분 보이는게 흔한 며느리밥풀꽃

밥뜸보느라 밥알 몇개 입에 넣었다가 고약한 시어머니에게 맞아죽은 착한 며느리의

입속에 있던 밥알갱이 두개가 며느리 무덤가에 피어난 꽃에 매달려 있다는 서글픈꽃 

 

 

 

 

 

 

 

 

 

수리봉을 지나서 성주봉 정상으로 가는 길엔 오르락 내리락 밧줄 구간이 이어진다.

 

 

 

 

 

 

 

 

 

위험한 직벽하강길

 

 

 

 

 

 

 

 

 

사진으로 보는것 보다 많이 까다로운 곳이다.

 

 

 

 

 

 

 

 

 

다시 건너편 봉우리 오름길 조망터로 가서 담아본다.

직벽구간은 여름이라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고 상단만 보인다.

 

 

 

 

 

 

 

 

 

일행들이 내려서는 직벽 옆으로 주흘산에서 포암산까지 조망해 본다.

 

 

 

 

 

 

 

 

 

다시 올랐다가 내려서고...

 

 

 

 

 

 

 

 

 

또 내려서고

 

 

 

 

 

 

 

 

 

멋진 소나무 옆에서

 

 

 

 

 

 

 

 

 

화지동 고지도의 주인공 권섭은 당포리 (화지동)와 인근을 엮어서 화지구곡 이라 부르고

이황의 도산구곡처럼 자신도 제 5곡 화지동에 거처를 마련했다. 당포리의 옛지명은 고주골

 인데 권섭이 정착을 하면서 마을 뒷산인 성주봉의 멋진 암릉을 바라보고 마치 활짝핀

매화 같다고 하여, 고주골을 화지동(화지리)으로 개칭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현재의 마을사람들은 화지리라 부르지 않고 다들 원래의 고주골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권섭의 화지구곡(花枝九曲) 중, 제 5곡 화지동(花枝洞)

 

五曲花枝洞壑深  오곡이라 골짜기 깊고 깊은 화지동
百籬千柿翳如林  감나무 울타리가 숲처럼 마을을 가리네
村耕雨露僧鍾月  밭에 이슬비 내리고 달 밤 절간 종소리 들리면
不盡斯翁詠讀心  늙은이의 솟아나는 시심 다할 수 없네

 

 

 

 

 

 

 

 

 

 

 

희양산은 저 백화산줄기 너머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담엔 낮지만 두루두루 조망이 좋은 봉명산에도 가보고 싶다.

 

 

 

 

 

 

 

 

 

 

 

 

 

 

 

 

 

자주꿩의 다리

 

 

 

 

 

 

 

 

 

돌양지꽃

 

 

 

 

 

 

 

 

 

밧줄 오르고 내리고를 계속 반복한다.

 

 

 

 

 

 

 

 

 

지나온 수리봉 뾰족한 봉우리가 보인다.

 

 

 

 

 

 

 

 

 

 만수봉 우측으로 월악 영봉이 보여야 하는데, 여즉 구름속인듯 하다.

 

 

 

 

 

 

 

 

 

 

 

 

 

 

 

 

 

드디어 성주봉 정상 (962m)

 

힘이 남아도는 회장님은 성주봉이 (느낌상) 600고지라고 하시는데, 이날 처음 목표와는

달리 다들 수리봉 (600m) 오름길 폭염에 이미 전의상실 하고, 저 멀리 일견하기에도 두개의

뾰족한 봉우리를 넘어서야 비로소 다음으로 보이는 거대한 동산이 운달산으로 보이는데, 이미

마음속에선 GG...  운달산을 장렬히 떠나 보낸다. 세번 도전에 정상 못오른 산은 에베레트스도

아니고 운달산 네가 처음이다. 어차피 도전 이라는 말 자체가 내게 큰 의미가 없었고...   :-)

 

요즘 영화 곡성에서 나온 유행어를 한마디 하자면 '뭣이 중헌디?' 가도그만 안가도 그만..

운달산이 어디로 도망가는것도 아니고, 6년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성주봉 까지만 ㅎㅎ

이날 회장님이 예정대로 종지봉에서 내려가 김룡사로 차를 이동시켰으면 아마 어떻게든

해서도 저 산을 넘어갔을지도,,, ㅎㅎ 이날 신의 한수는 회장님이 성주봉까지 동행한것... 

 

 

 

 

 

 

 

 

 

봉우리 2개를 지나가야 하는 코스지만, 눈에 안보이는 많은 오르내림도 있을테고...

성주봉 정상 아래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면서 후미팀은 눈치를 보며 고민을 한다.

조금전까지 근처에서 식사를 하던 선두팀 몇분은 이미 출발을 한 상태지만, 나머지

일행들은 다들 이만 하산을 희망한다. 물도 다들 떨어진듯 하고, 짧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이런 감당안되는 습하고 더운 날씨에 다들 몇배로 지쳐버린 가운데 지나온

거리보다 훨씬 더 긴 거리를 간다는것은 아무래도 대량 탈진사태가 발생할수도...

 

 

 

 

 

 

 

 

 

성주봉에서 바라본 건너편 활공장과 뒤로 단산

 

예상치 못한 폭염의 여파로 다들 파김치가 되어 하산을 결정하고 밥터를 정리하고

가볍게 일어선다. 역시 폭염이 맹습하는날 여름산행은 하드코어 산행 보다는 짧게

땀흘리며 걷고 시원한 물속으로 들어가던지, 아니면 애초부터 계곡 트레킹을 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로울것 같다. 출발할땐 운달산을 한달음에 갈것만 갔았는데,,, 에잉 ~

 

 

 

 

 

 

 

 

 

기골찬 성주봉은 하산길도 매우 조심스럽다. 성주봉 정상 바로 옆 하산길 시작지점에

위와 같이 사망사고 지점 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는데, 사망사고가 한두번 일어난게

아닌곳이다. 아무래도 긴장하며 성주봉까지 힘들게 왔다가 하산 이라고 하는 방심

긴장을 풀어서 그랬을것도 같고, 식사중의 과도한 음주가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다.

혹은 등산로를 못찾아 운달산 방향의 위험한 암벽타기를 시도했을 지도 모른다. 

 

 

 

 

 

 

 

 

 

조심조심 까탈스러운 하산길을 내려선다.

등로 밖 너머는 위험한 낭떠러지다.

 

 

 

 

 

 

 

 

 

하산길에 바라본 운달산 가는 능선길

 

 

지난번엔 운달산쪽으로 조금 더 가다가 벼랑밑 나무 다리를 지나서 하산을 했었다.

이후엔 길고 긴 피곤한 너덜길이 기억에 남아 있는 반석폭포가 있는 반석골로...

이번엔 능선길을 따라 맨위 성주봉 안내도에서 그려논 그 길 그대로 간다.

 

 

 

 

 

 

 

 

 

산에선 뱁새가 체력좋고, 주력좋은 황새를 무리하게 따라가려고 하면 안된다 :-)

나도 예전엔 황새라고 바득바득 우기면서 쫒아 다녔지만, 요즘은 마음을 비우니

뱁새의 길도 즐겁기만 하다. 특히 렌즈가 꽃을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황새 걸음은 택도 없고, 뱁새 쫒아 다니기도 바쁠때가 많다. 황새든 뱁새든

자신이 좋아하고, 어울리는  산행스타일 대로 각자 산을 즐기면 그뿐인 것이다.

 

 

 

 

 

 

 

 

 

2006년 11월 성주봉 하산길에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

 

성주봉 근처에서 사고로 많은 분들이 사고를 당했다. 가깝게는 올해 3월에

그리고 작년 2015년 10월에도 성주봉 하산길에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성주봉 에서 하산길과 운달산 등로에 대한 정확한 안내 이정표가 필요하다.

 

 

 

 

 

 

 

 

 

 

 

 

 

 

 

 

 

하산길에 벼랑끝에서 바라보는 성주봉 암릉과 건너편 올라왔던 수리봉..

앞쪽으로 당포리와 뒤로 주흘산까지 조망이 근사하다.

 

 

 

 

 

 

 

 

 

지난번 하산길 보다는 많이 편했지만, 거리는 많이 긴 느낌이다.

 

 

 

 

 

 

 

 

 

맥문동과 비슷하게 생긴 무릇

 

 

 

 

 

 

 

 

 

하산을 완료하고 바로 계곡물에 들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몸을 식힌다. 운달산을 향해

떠났던 선두팀도 너무 무리인듯 하여, 중도 후퇴후 하산을 한다고 한다. 날씨로 인해

 다들 고생이 심했던 하루였다. 그힘든 와중에 장거리 운전을 하고, 맛난 음식을 준비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수 없다. 산행거리보다 4배는 힘들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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