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팀이 겨울 소백산을 간다.

벼르던 겨울 소백산 이건만 눈도 부족하고 날씨는 온순하다.

특히 바람이 너무도 얌전한 날이다. 소백은 바람인데...

 

원래 계획은 을전에서 늦은맥이로 올라 국망봉을 지나 비로봉으로

가는것 이었다. 그런데 어슬렁거리기에 이 거리가 좀 길어 보여서

중간에 벌바위에서 새길이골로 들어섰는데 이게 문제가 되었다.

 

 

 

 

 

 

 

 

 

금왕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우측 하늘이 붉어지면서 환상적인 일출이 시작된다.

잠깐 사이로 붉디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는걸 보고 

뒤늦게 창밖으로 카메라를 꺼내들었지만 늦었다.

 

 

 

 

 

 

 

 

 

지난번 처럼 을전의 신선봉가든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9시)

 

 

 

 

 

 

 

 

 

새밭교 앞에서 우측으로 계곡을 따라 걷는다.

늦은맥이재 까지는 대략 2시간 거리다.

 

 

 

 

 

 

 

 

 

이번 소백산은 눈꽃도 상고대도 없다.

다만 녹지 않고 남아 있는 심설만 있을뿐

 

 

황홀한 찰라의 일출이 너무 아쉬웠는데 간간이 구름이 있는

파란 하늘이 꽃처럼 너무도 곱기만 하다.

어서 능선에 올라 멋진 조망도 하고 예쁜 하늘을 렌즈에 담고 싶다.

 

 

 

 

 

 

 

 

 

을전에서 늦은맥이로 올라서는 길은 계곡을 몇차례 지나야 한다.

그래서 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하고 여름날엔 비온뒤

계곡에 물이 많으면 특히 주의 해야 하는 곳 이기도 하다.

 

 

 

 

 

 

 

 

 

을전에서 1키로 지점

지도상엔 벌바위가 이쯤 이라고 나와있는데 벌통은 보이지 않는다.

 

 

 

 

 

 

 

 

 

벌바위골과 새길이골 갈림길에서 중대한 결정 ~

그리고 어슬렁팀 개고생의 시작

 

 

갈림길에서 늦은맺이재로 올라서는 편한 등로를 버리고 국망봉으로 바로 올라서는

새길이골로 가자고 한다. 물론 목적은 어슬렁팀이 늦은맥이로 올라 비로봉까지

크게 한바퀴 돌아오는데 시간이 안될것 같으니 시간 단축을 하려는 것이었다.

능선에 올라 비로봉으로 갈지, 늦은맥이로 갈지, 그건 나중에 결정하기로 하고..

 

 

 

 

 

 

 

 

 

갈림길에서 20여분 올라서 잠시 주유를 하고 간다.

어슬렁팀이 어슬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배낭이 무겁기 때문이다.

 

 

 

 

 

 

 

 

 

새길이골 계곡을 따라 올라선다

계곡을 수시로 건너거나 눈이 쌓인 계곡을 징검징검 올라선다.

 

 

 

 

 

 

 

 

 

선두에서 속리님이 발자국 하나 없는 길을 찾아서 오른다.

물에 빠지면 안되고 또 길을 찾는다고 자연 시간이 늦어진다.

 

 

 

 

 

 

 

 

 

이때까지는 그래도 재밌었던것 같다.

러셀안된 심설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길이 다들 즐겁다.

 

 

 

 

 

 

 

 

 

 

 

 

 

 

 

 

 

가끔은 이전에 있었던 정비된 등로를 걷기도 한다.

그와중에 계곡을 건너다 영이님은 신발이 물에 퐁당..

 

 

 

 

 

 

 

 

 

산수국

 

산행출발 3시간이 되어 12시에 계곡가에 모여 앉아 식사를 한다.

산행기를 쓰기전에 우리와 같은날 우리보다 15분 늦게 을전에서 출발한 팀

기록을 보니 늦은맥이를 거쳐 12시 전에 비로봉에 도착해 있었다 ㅜㅜ;;

 

신발도 말리고 다들 준비한 음식들이 푸짐하여 1시간 반 가량의 넉넉한

식사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못한 음식들이 많이 남았다.

 

 

 

 

 

 

 

 

 

점심식사후 이번엔 내가 선두에 서서 러셀을 해가며 걷는다.

발목까지 빠지던 눈이 갈수록 많아지며 이젠 무릎까지 푹푹 빠진다.

 

 

 

 

 

 

 

 

 

올 겨울 눈이 별로 내리지 않은 소백이 이럴진데

만일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이었으면 이미 허벅지 까지는 빠졌을 것이다.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거의 다 온것으로 생각하고 계곡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계곡은 아무리 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위로 갈수록 눈이 더 깊게 푹푹 빠져서

진행이 힘이 들고 뒤따라 오는 여성 회원들이 걱정이 된다.

 

 

 

 

 

 

 

 

 

러셀을 해가며 올라온 길

 

 

계곡쪽에 눈이 많이 쌓인것 같아 능선으로 올라서 보는데 능선과 사면도 마찬가지다.

위로 올라갈수록 눈이 푹푹 더 빠지며 이제 깊은곳은 허리 가까이 빠져간다.

 

식후에 한시간 정도면 주능선에 오를줄 알았는데

벌써 3시간 넘게 푹푹 빠져가며 러셀을 하고 있다. 거리가 문제가 아니라 눈때문이다.

앞서가는 나도 힘이 들지만 아마 뒤따라 오는 회원들도 힘들어서 죽을맛 일 것 같았다.

 

 

 

 

 

 

 

 

 

점심 식사후에 러셀길만 3시간반

 

 

더이상 지속이 되면 일부 회원들이 탈진을 하게 될수도 있고 곧 해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속리님이 다가와 심각한 결정을 하자고 한다. 계속 진행 하거나, 이대로 다시 내려가자는...

 

속리님은 조심스레 내려가는게 좋겠다고 하였지만, 6시간 넘게 러셀을 하며 올라온 길을

해진후에 다시 내려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이미 우리가 9부능선을 넘은게 분명하기

때문에 해지더라도 일단 주능선에 올라 랜턴키고 편한 길로 내려가는게 좋겠다고 하여 

계속 오르는 걸로 의견을 모아 마지막 힘을 내서 진행을 하는데 이젠 허리까지 빠진다.

 

 

 

 

 

 

 

 

 

구름에 가려진 비로봉

 

 

우습게도 우리가 심각한 논의를 한 후 5분도 안되어 철쭉군락을 지나 능선이 나온다.

그대로 후퇴를 했으면 크게 후회를 할 뻔한 순간 이었다.

 

아침에 그렇게 예뻤던 하늘이 우리가 조망없는 산중에서 눈과 싸움을 하는 사이에

구름 가득한 칙칙한 모습으로 변해버린것을 보니 너무도 아쉽다.

 

 

 

 

 

 

 

 

 

끝이 없었던 새길이골

 

 

끝도 없이 길었던 계곡이 드디어 끝이 나고 그렇게 갈망했던 주능선에 올라섰다.

부탁하노니, 절대 겨울 에는 이 길로 올라오면 안된다. 개고생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하면 조난을 당하기 딱 좋게 생겼다. 겨울 심설에는 잘 다져진 등산로로만

다니는게 최고라는 것을 이번 새길이골 러셀산행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다들 오늘 고생 많았네...

 

 

 

 

 

 

 

 

 

이렇게 초암사 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에 다들 올라섰다. (16시)

 

 

시간 단축을 위해 지름길로 올라섰는데 시간은 두배로 걸리고

다들 죽을똥 살똥... 다들 분명한 한가지 교훈을 얻었다.

겨울철 비지정 러셀길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초암사로 내려서는 능선의 갈림길

 

 

능선에 오르니 비로소 긴장이 풀린다.

주능선은 길이 뚜렷하고 다들 랜턴과 먹걸이가 있으니

이제 혹시라도 조난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덕현리 방향 동쪽 사면

 

 

 

 

 

 

 

 

 

왼쪽의 국망봉과 우측의 상월봉

 

 

두해전 속리님과 어슬렁 거리다가 늦은맥이재에서 신선봉방향 작은 봉우리에 올라

신선봉 조망만 하고 국망봉과 상월봉은 시간이 늦어서 그냥 내려서야 했었는데..

 

 

 

 

 

 

 

 

 

연화봉과 뒤로 도솔봉 라인이 흐릿하게 보인다.

 

 

 

 

 

 

 

 

 

도솔봉을 당겨본다.

 

 

 

 

 

 

 

 

 

현위치

 

 

 

 

 

 

 

 

 

방금 올라섰던 바위

 

 

 

 

 

 

 

 

 

국망봉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다들 능선에 올라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소 ~

푹푹 빠지지 않는 단단한 땅이 이렇게 반가운줄을 새삼 느꼈을 것이다.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국망봉으로 향한다.

 

 

 

 

 

 

 

 

 

 

 

 

 

 

 

 

 

국망봉 오름길

 

 

 

 

 

 

 

 

 

 

 

 

 

 

 

 

 

국망봉

 

국망봉은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왕건에게 나라를 뺏기고 나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전국 명산 대찰을 찾아 떠나고, 왕자인 마의태자는 나라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실패로

끝나자 엄동설한에도 베옷 한벌을 걸치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에 이곳 국망봉에 올라

멀리 옛 도읍 경주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서 유래 한다고 한다. 

 

 

 

 

 

 

 

 

 

국망봉을 정말 힘들게 만났다.

 

 

 

 

 

 

 

 

 

뒤돌아본 국망봉

 

 

 

 

 

 

 

 

 

그리고 앞에선 상월봉

 

 

 

 

 

 

 

 

 

상월봉

 

 

 

 

 

 

 

 

 

신선봉과 민봉 능선

 

 

 

 

 

 

 

 

 

봄이 되면 철쭉으로 예쁠 국망평전

 

 

 

 

 

 

 

 

 

상월봉과 특이한 입석 상월불 바위

 

 

일행들이 우회길로 해서 늦은맥이로 바로 가는데, 오늘 힘들게 올라온 길을 생각하니

봉우리를 옆에두고 우회를 한다는게 너무 아까워서 다시 되돌아가 상월봉에 오른다.

 

 

 

 

 

 

 

 

 

상월불 바위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스님이 도를 깨우친 곳인데, 각자가 남아 있다고 하여 상월불각자 라고 한다.

 

 

 

 

 

 

 

 

 

상월봉 정상에서 바라본 상월불 (16시38분)

 

 

 

 

 

 

 

 

 

정상엔 정상석이 따로 보이지 않고 눈이 잔뜩 쌓여있다.

 

 

 

 

 

 

 

 

 

상월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상월봉에서 바라본 신선봉과 민봉

 

 

바람에 휘청이며 사진을 담고 상월봉을 반대편으로 내려서는데 조금 위험스럽다.

손으로 바위를 잡고 밀며 간신히 뛰어내려 일행을 따라 늦은맥이재로 향한다.

 

 

 

 

 

 

 

 

 

늦은맥이재 (16시55분)

 

경사도가 느리다고 해서 이름붙혀진 늦은맥이재

지난번과 비슷한 시간에 하산을 시작한다.

 

 

 

 

 

 

 

 

 

산을 내려서는데 이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하산길 왼쪽 능선위로 주황빛 노을이 보인다.

 

 

 

 

 

 

 

 

 

새길이골로 들어선 운명의 벌바위 갈림길을 다시 지난다.

 

 

 

 

 

 

 

 

 

새밭교 (18시10분)

 

 

아침에 산행 기점이 된 새밭교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을전(乙田)은 새밭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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