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행버스를 갈아타고 비포장길을 달려서 힘들게 찾아갔던 고1때의 산행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운장산, 겨울이면 예쁜 상고대와 눈꽃으로 유명하여

많은 산꾼들이 이 계절에 즐겨찾는 곳을 향해 아침 일찍 출발을 했다.

 

 

 

 

 

 

 

 

 

전엔 내처사동에서 원점회귀를 하였는데 이번엔 피암목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이른아침 텅빈 피암목재 주차장엔 채 녹지 않은 잔설이 깔려 있다.

 

 

 

 

 

 

 

 

 

이곳에서는 원점회귀가 불가능 함으로 갔던길을 그대로 내려 와야 한다.

 

 

 

 

 

 

 

 

 

겨울 날씨치고 무척 따뜻한 날씨다.

그래서인지 능선엔 안개구름이 가득하고

나무엔 눈꽃하나 볼 수가 없는 길이 계속된다.

 

 

 

 

 

 

 

 

 

 

고도를 높혀 정상에 가까워지자 드디어 눈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번 덕유산 상고대에 비하면 턱도 없는 미약함 이지만

이날은 이마저도 너무 반갑기만 하다.

 

 

 

 

 

 

 

 

 

 

 

 

 

 

 

 

 

이마저도 산행을 일찍 시작했으니 보는 것이지, 늦게 오신 분들은 보지도 못할 듯 싶다.

 

 

 

 

 

 

 

 

 

지난번 왔을때 운장산의 환상적인 빙고대가 아직도 기억에 선 한데...

이번엔 그 빙고대는 물건너 간듯 하고, 구름이나 좀 가셔줬으면..

 

 

 

 

 

 

 

 

 

고도를 높혀 갈수록 안개구름과 상고대가 짙어지고

산길은 몽환속에 빠져든다.

 

 

 

 

 

 

 

 

 

능선 부근까지 왔는데도 구름이 가지시 않는걸 보고선

이내 조망에 대한 미련도 버린다. 

 

 

 

 

 

 

 

 

 

 

 

 

 

 

 

 

 

칠성대와 오성대엔 안개구름만 가득

 

칠성대가 있는 서봉은 다른 이름으로 독제봉(獨帝峰) 이라고 한다.

송익필이 임진왜란 전후 오성대에서 숨어지내며 매일아침 그곳에 홀로가서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문안드린 뒤부터 독제봉 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딴 사람이라면 몰라도 송익필이 선조에게 매일 문안인사 라니... 허헛~

 

 

 

 

 

 

 

 

 

칠성대

 

칠성신앙은 옥황상제님이 계신 칠성에 소원을 비는 신앙이다.

땅의 주인인 황제가 머무는 곳을 자금성 이라 하고

하늘의 주인인 상제가 머무는 곳을 자미원 이라 한다는데

 

이 자미원 가까운 곳에 북두칠성이 있다.

사람의 수명과 잉태와 길흉을 관장해

일곱 별 모두 장군의 이름으로 불리는 신이 된 별이다.

 

 

 

 

 

 

 

 

 

운장산의 이름 그대로 구름이 가득한 날이다.

 

 

 

 

 

 

 

 

 

그나마 아침에 보여주는 상고대에 만족할 뿐이다.

오늘은 이렇게 마음을 비워야 하는 날 이다.

 

 

 

 

 

 

 

 

 

 

칠성대 바위 아래서 간식을 드시는 분들

 

 

 

 

 

 

 

 

 

구름에 덮혔던 산에 바람이 휙 불어대며 구름 한조각을 몰아낸다.

순간 보여주는 아름다운 설경에 다들 짧은 탄성을 내뱉는다.

이내 구름은 다시 온 산을 덮어 버리고..

 

 

 

 

 

 

 

 

 

 

 

 

 

 

 

 

 

운장대로 가는 길

 

 

 

 

 

 

 

 

 

 

 

 

 

 

 

 

 

 

 

 

 

 

 

 

 

상고대를 구경하면서 안개구름속 산길을 걷는다.

운장대로 가는 길은 몽환적인 꿈길 이다.

 

 

 

 

 

 

 

 

 

 

 

 

 

 

 

 

 

 

 

 

 

 

 

 

 

운장대

 

머리좋은 천출로 태어나 잘못된 아비로 부터 시작된 개인적 원한과

운명의 굴레같은 신분 탈출과 개인의 야망을 위해 당쟁을 악용했던..

 

조선시대에 논쟁이 아닌 본격적인 골육 당쟁을 시작하게 만들었고 

4대사화를 합친것보다 더 많은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야 했던 

그로인해 싸울 인재가 없어서 임진왜란때 국가적 환란을 야기시킨

기축옥사 라는 대규모 음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배후조종했던

 

조선시대 최악의 음모 아이콘인 구봉 송익필의 자인 운장을 따서

주줄산 이었던 산명을 버리고 운장산이 되버린 산...

 

 

 

 

 

 

 

 

 

운장대 아래 옥녀봉으로 뻗어내려간 능선이 보이는 곳에 점심터를 잡았다.

지난번과 같은 자리다. 용담댐이 보이고 조망이 정말 좋았었는데...

구름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는 능선에 바람이 불자 얼른 카메라를 들었다.

 

 

 

 

 

 

 

 

 

운장산 최고봉인 동봉은 아직 구름속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피암목재로 온길을 그대로 돌아가야 하니 오늘 동봉은 포기한다.

 

 

 

 

 

 

 

 

 

운장대에서  내려오면서 바라본 서봉

 

 

 

 

 

 

 

 

 

황금리 방향으로 구름아래에 햇빝이 들어온다.

오늘 일기예보에 낮부터 오후는 쾌청 하다고 했는데...

 

 

 

 

 

 

 

 

 

운장산 서봉

 

운장 송익필이 은거했었다는 오성대와 칠성대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그의 얼굴이 보이는듯 하다. 

 

설마... 저기 누워있는 저 할아버지가 설마 송익필?

 

 

 

 

 

 

 

 

 

사진으로 일으켜 보자

흠.... 믿거나 말거나

 

 

 

 

 

 

 

 

 

그사이에 앗... 동봉이 구름모자를 벗고 모습을 보여준다.

삼장봉 으로 운장산 최고봉인데 정상 대접은 운장대가 받고 있다.

 

 

 

 

 

 

 

 

 

운장산 삼장봉 (동봉)

 

 

 

 

 

 

 

 

 

운장대

 

날이 포근하니 간간히 구름사이로 비치는 햇볕에 상고대가 다 녹아 버렸다.

구름속 상고대길을 걸었던 아침의 몽환적 분위기는 꿈결같이 사라졌다.

 

 

 

 

 

 

 

 

 

동봉과 운장대

 

동봉과 운장대는 살짝 모습을 보여주나 싶더니 다시 구름속으로 들어간다.

 

 

 

 

 

 

 

 

 

황금리 쪽은 구름이 더 진해진다.

 

 

 

 

 

 

 

 

 

 

 

 

 

 

 

 

 

 

 

 

 

 

 

 

 

다시 서봉으로 돌아가는 길

 

 

 

 

 

 

 

 

 

아침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칠성대 옆 오성대에서

또 다시 누군가의 얼굴이 보인다.

 

 

 

 

 

 

 

 

 

오성대를 당겨본다.

이정도 당겨서는 잘 안보이는 분들을 위해서...

 

 

 

 

 

 

 

 

 

아까 멀리서 봤을때 누워 있는 노인 모습의 코에 해당하는 오성대에서

다시 고함을 지르는 누군가의 옆모습이 포착된다.

 

오성이라 하면 카시오페아 일텐데.. 이게 대충 카시오페아 모습인가?

사실 능선 반대방향으로 칠성대 아래에 조그만 돌탑이 있는 오성대 라고

추측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뭐 송익필의 은신처가 어디면 어떤가.

 

 

 

 

 

 

 

 

 

암튼 안면바위에 대한 진품판정은 바위전문인 네비형님에게 맡기고

돌아온 길을 따라 피암목재를 향해 미끄러지듯 내려선다.

 

 

 

 

 

 

 

 

 

내처사동을 한번 내려다 보고

 

 

 

 

 

 

 

 

 

피암목재로 바로 하산

 

늘 그렇듯이 하산하고 산을 보면 그 많은 구름들이 사라졌다는 머피의 법칙

그러나 구름속을 거닐면서 다른 모습의 운장산을 구경한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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