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남녘에 비가 와서 못가고 팔봉산으로 대신했던 달마산 으로 향한다.
달마대사는 왜 바다건너 해동땅 남해 땅끝 달마산에 왔던 것일까?
달마산 지도
산행코스 : 미황사 - 달마봉 - 도솔암 - 도솔봉주차장
산행시간 : 6시간 10분 (식사1시간 포함)
산행일시 : 2013년 3월30일
미황사 주차장에서 산행시작 (11시10분)
7시에 대전을 출발하여 4시간을 달려 달마산 아래 미황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땅끝마을 해남땅은 역시 징그럽게 멀다. 마음은 강원도 설악산이 더 멀게만 느껴지지만
실제 가는것은 해남이나, 진도등 남도 땅끝이 더 멀고 힘들다.
보물 947호 미황사 대웅보전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사찰 이라고 하며, 신라시대에 의조화상이 창건 했다고 한다.
신라시대 749년 돌로만든 석선이 땅끝 해안에 닿았는데 그곳에는 주조한 금인이 노를 잡고 서 있었다고 한다.
배 안에는 화엄경 80권, 법화경7권, 비로자나불, 문수보살, 16나한 등 불상이 가득하고 검은돌이 실려있었는데
이것들을 봉안할 장소를 의논할 때 검은돌이 저절로 벌어지며 검은 소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문득 커졌다.
그날밤 의조 화상이 꿈을 꾸었는데 금인이 말하기를 <나는 본래 우전국(인도) 왕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부처님 모실 곳을 구하였는데 산 정상을 바라보니 일만불이 나타나므로 여기에 온 것이다. 경을 싣고 소가 누워
일어나지 않는 곳에 경을 봉안하여라>고 일렀다.
이에 의조 화상이 소에 경을 싣고 가는데 소가 가다 지쳐 처음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산골짜기에 이르러 다시 눕더니 <미(美)> 하고 크게 울며 죽어 버렸다.
소가 처음 누웠던 곳에 사찰을 창건한 것이 통교사(通敎寺)요,
마지막으로 누워 죽은 골짜기에 사찰을 지어 경전과 불상을 봉안하고 미황사라 했다.
이때 미(美)는 소의 아름다운 울음소리에서 따오고 황(黃)은 석선을 이끌고 왔던 꿈에서 나온 금인(金人)의 황금색을
따서 미황사 라고 사찰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미황사 근처엔 <소를 묻은 동네> 라는 뜻의 牛墳里(우분리)가 아직도 남아있다.
미황사 대웅보전 주춧돌에 새겨진 게와 물고기
미황사 사적기에 나오는 위와 같은 창건 설화는 지금까지 보편적인 불교의 북방 전래설과는 달리
서남 해안 지역에 넓게 퍼져 있는 불교의 '해로유입설'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곳 미황사 사적기에 나오는 '우전국(優塡國)' 이란 인도를 가르킨다고 한다.
미황사와 달마대사
달마산(達摩山) 이라는 이름은 중국, 인도, 한국, 일본을 포함하여 전세계에서 유일한 이름 이라고 한다.
달마산 이라는 이름에는 달마대사와의 연관을 빼놓을수 없는데 오고가는 차안에서 이 이야기를 해줬더니
다들 일요일날 TV에서 방송하는 서프라이즈, 진실 혹은 거짖의 믿거나 말거나한 꾸며낸 얘기로 취급한다.
달마대사님이 왜 서쪽에서 왔는지만 묻지 말고, 왜 바다건너 이곳 해동땅 달마산에 오셨는지를
중국 소림사 게시판에 문의해 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해준다.
불선봉(달마봉) 으로 가는 등산로에 대전에서는 아직 볼 수 없는 진달래가 피어있다.
미황사에서 달마봉으로 가는길은 약간 가파르지만 험한길은 아니다.
그런데 미황사를 둘러보지 않고 바로 정상으로 올라선 선두를 쫒아 다들 열심히 오르는데
그중에 반팔 차림의 여성분이 나중에 알고보니 1L가 넘는 대전 원막걸리 대짜를 두병씩이나
배낭에 넣고도 선두에서 무리를 이끌며 힘차게 치고 오른다.
그 와중에 새벽까지 회식을 했다는 달호님이 따라오기 힘들었는지 안타깝게도 중간에서 하산을 하고 말았다.
미황사와 송지면 일대
저녁에는 중부지방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있고, 개스가 끼어 조망이 썩 좋지 못하다.
미황사
가공산
능선을 따라 정상부에 자리한 암릉이 보이기 시작한다.
달마봉 (12시23분)
예전엔 봉수대가 있어 불을 썼던 봉우리 라고 하여 불썬봉 이라고 했는데 이젠 달마봉이 되었다.
또한 불썬봉은 달리 불선봉(佛仙峰) 이라고도 불리웠는데 사람들이 불선 이라는 이름보다는 불썬 이라고 불러대니
달마산에 어울리는 달마봉 이라는 이름으로 바뀐듯 하다.
달마봉에서 바라본 관음봉과 뒤로 보이는 두륜산
달마봉에서 바라본 완도 상황봉
블방이웃 숯댕이님의 고향인 완도의 숙승봉 - 백운봉 - 상황봉이 희미하게 조망 된다.
달마봉 정상 봉수대와 돌탑
달마봉 정상엔 이와 같이 봉수대가 있다.
완도의 숙승봉과 해남 북일면 좌일산에서 횃불을 이어 받았는데
불썬봉 이라고 불리웠던 이름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달마봉 부근에서 한시간 가량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일어선다.
지금부터는 기암들의 전시장이다.
딱히 설명할것도 없고 그냥 감상만 하면 된다.
그런데 달마산의 한자 표기에는 문제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청구도, 동여도, 대동여지도,조선지형도 등 고지도 에는
달마산(達摩山)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현대지형도에는 달마산(達馬山)이라고 표기 되어 있다고 한다.
達馬는 또 뭔가? ㅎㅎ 분명 잘못된 표기이다. .
문바위
다음은 달마대사와 달마산에 관한 고려때 무외스님 이라는 분이 쓴 글이다.
1281년 겨울에 남송의 큰 배가 표류해와 이 산 동쪽에 정박했을 때 한 고관이 산을 가리키면서 묻기를
'내가 듣기에 이 나라에 달마산이 있다 하는데 이 산이 그 산인가'라고 하자 주민들이 '그렇다' 라고 했다.
그러자 그 고관은 달마산을 향해 예를 행하고 '우리나라 에서는 다만 이름만 듣고 멀리 공경할 뿐인데,
그대들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으니 부럽다. 이 산은 참으로 달마대사가 상주할 땅이다' 라며 그림으로 그려 갔다.
참으로 절경이다.
만불상 이라고 하는데
과연 달마대사가 와서 지낼만한 산 아닌가 !
달마대사
중국 불교 종파인 선종(禪宗)을 창시한 인물로 남천축의 귀족 출신인데
무협을 좋아하는 남자들에겐 너무도 유명한 숭산 소림사에서 면벽좌선 9년만에 도를 깨달았지만
자신의 불법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로부터 모함을 받아 다섯 번이나 독약을 받았다고 한다.
이를 신통력으로 이겨낸후 여섯 번째는 스스로 독을 받아 마시고 숨을 거둬 웅이산에 매장되었는데
그를 장사 지낸지 3년 째 되던 해 무덤에서 나와 짚신 한 짝을 지팡이에 꿰어 어깨에 메고
인도로 돌아갔다고 하는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달마대사에 관한 이야기 라고 하는데
이곳의 이야기는 그때 달마대사가 인도로 가지 않고 이곳 해남으로 왔다는 것이다.
작은금샘
작은금샘 위치
일행들을 보내고 작은금샘 능선 삼거리에서 금샘을 찾아보는데 어디에도 이정표가 없다.
금샘 이라고 하면 어디가 금샘인지 이정표는 세워 두어야 할게 아닌가.
결국 시간이 너무 지체 되고 일행들과 너무 떨어지는것 같아 포기한다.
금(金)샘이 아니라 금(禁)샘 이라는 말인가.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금샘 위치를 확인 하고자 한다.
작은금샘은 금샘삼거리 이정표에서 서홍마을쪽으로 10m 내려가면 마을로 내려가는 직진과
우측 작은금샘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나무사이로 보이는 바위가
바로 작은금샘으로 바위 벽에 구멍이 나있는 형태로 샘이 있다.
지난번엔 4년만에 남해 설흘산에 다녀왔는데
이곳 달마산에는 언제 또 다시 오게 될까?
자주 오고 싶지만 남해 그리고 해남은
너무도 먼 곳 이다.
앞에 봉우리를 당겨 보는데 앞 봉우리 왼쪽으로 멀리 통신탑이 있는 도솔봉이 보인다.
사진으로 가깝게 보이지만 오르내림이 많아 무척 멀다.
도솔봉 안테나가 아득히 멀리 보인다.
달마봉도 저리 보이는걸 보니 지나온 길도 꽤 멀다.
안테나가 있는 도솔봉을 다시한번 당겨본다.
정상부 철계단을 넘어서면 직진 방향을 막아놓은 금줄이 보이고
등로는 능선을 넘어 밧줄을 타고 내려와서 마치 유턴을 하는 느낌으로 돌아서며 이어진다.
그곳에 큰 금샘으로 가는 너덜길 갈림길이 있다.
철계단을 넘어서며 뒤 돌아본 모습
동국여지승람에 나오는 달마산 금샘에 관한 기록을 옮겨 본다.
전라도 낭주(郎州)의 속현을 송양현(松陽縣)이라 하는데 실로 천하에 궁벽한 곳이다.
그 현의 경계에 달마산이 있는데 북쪽에는 두륜산이 접해있고 삼면은 모두 바다에 닿아있다.
산꼭대기 고개 동쪽에 있는 천길이나 되는 벽아래 미타혈이라는 구멍이 있는데
대패로 민 듯 칼로 깎은 듯한 것이 두세 사람은 앉을 만 하다.
그 구멍으로부터 남쪽으로 백여보를 가면 높은 바위아래 네모진 연못이 있는데
바다로 통하고 깊어 바닥을 알지 못한다. 그물은 짜고 조수를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한다.
큰금샘 위치
밧줄을 내려선 직후 도솔봉으로 가는 등로 왼쪽으로 너덜겅이가 나오는데
그곳이 바로 큰금샘으로 가는 들머리 이다.
너덜겅이가 시작되는 갈림길에서 왼쪽 너덜지역으로 90m를 바위 밑으로 휘어 돌아 내려서면 큰 금샘 이다.
다음 봉우리에 올라서도 도솔봉은 아직도 저만치에 있고
금샘 찾는다고 허비하는 사이에 일행들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노루귀
아직은 그래도 싱싱하다며 연분홍 꽃잎을 활짝 피운 노년의 노루귀
남들 진즉 다 보고 다닌 노루귀를 올해 처음 만났지만 그래도 반갑기만 하다.
다음 봉우리에 올라서 뒤돌아본 조망
그곳에서 여자분들 먼저 보내고 남자들 끼리 앉아 배낭털이를 한다.
오늘도 나와 뚜벅이님 모자는 지난번 팔봉산에서 나눠 드렸던 다음표 모자
드디어 도솔봉 통신탑이 가깝게 보인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보이는 조망
도솔봉 안테나 전에 가옥이 한채 보이는데
바로 도솔암을 건립한 법조 스님이 기거하는 요사채 이다.
유명한 도솔암은 요사채 오른쪽 능선 너머에 있다.
도솔암
도솔암은 조선조 정유재란 때 명량해전에서 패배한 왜구들이 해상퇴로가 막혀 달마산으로 퇴각하던중
화마를 입어 전소된 곳 이라고 한다. 빈터에 주춧돌과 기왓장만 남아있었는데 30년 전부터 여러 차례 많은
스님들이 복원을 시도 하였으나 인연이 되지 않아 불사의 뜻을 이루지 못하였는데
2002년 6월 8일 오대산 월정사에 계셨던 법조스님이 연속 3일간 선몽의 꿈을 꾸고 현세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이곳 도솔암 터를 보고 짧은 기간에 법당을 건립하여 불가사의한 불사로 주변에 회자되고 있다.
도솔천 그 이름답게 도솔암 마당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기가 막히다.
운해라도 깔리는 날에는 선경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도솔(兜率),
칠보(七寶)와 광명(光明) 등으로 장식된 궁전이 있는
하늘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곳.
미륵보살님이 살고 계신 불국정토.
그 이름에 버금가는 풍경이 아닐까.
이 도솔암 아래 70m 정도 내려가면 의조화상이 도솔암에서 수도를 하면서
목을 축였다는 용담 이라는 동굴속 샘이 있다고 한다.
전에는 식수로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동굴내에 박쥐가 살고 있어서
그런지 새들의 배설물로 인해 식용이 불가능 해졌다고 한다.
도솔암
도솔암
마치 바위 벼랑 틈에 자리잡은 독수리 둥지처럼 생겼다.
반보님이 이전에 말하기를 달마산에서 도솔암만 보고와도 본전은 챙긴것 이라고 했는데
달마봉 오름길에 컨디션이 안좋아 하산을 했던 달호님이 산애형님 차량을 이용하여 도솔암에 와있었다.
법당에 들어가 부처님께 절을 올린다.
간절한 소망, 아이가 고3쯤 되면 누구나 간절한 바램 하나는 있는 법이다.
일행도 떠나고, 요란스럽게 몰려온 관람객들도 떠난 텅빈 도솔암에 다시 오른다.
그렇게 잠시 시간을 멈추고 뒤돌아 선다.
서둘러 일행을 따라 가는데 저기 보이는 봉우리에 다들 올라서 있다.
그런데 달마산 다녀오면 다들 사진한장 남기는 도솔봉 정상은 어디란 말인가?
통신탑 부근은 군부대 라며 등로가 없고...
방금전에 일행들이 올라섰던 바위 봉우리에 서니 하.....
경치가 기가막히다.
달마대사님이 왜 동쪽 이곳 달마산에 오셨는지는 더 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
도솔봉 정상
그런데 숯댕이님이 빵신이님과 올라가서 인증샷을 남기고온 도솔봉 정상석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고보니 바위들이 다 배불뚝이 달마대사님 처럼 생겼다.
도솔봉 주차장으로 가는길은 이처럼 평탄한 평지길
차를 몰고 도솔봉 주차장에 오면 누구나 쉽게 도솔암을 다녀갈수가 있다.
도솔봉 주차장 (17시23분)
땅끝마을로 이동
이제 푸름님이 회를 먹자고 하여 마땅한 회집을 찾는데 산애형님이 알아보고 오더니
땅끝마을은 많이 비싸다고 한다. 이곳에서 가까운 항구가 어디있나.
다들 아는데가 없고, 논의 끝에 완도항으로 가기로 하고
완도대교를 넘어 완도항을 찾아 깊숙히 들어간다.
한참을 달려 신지도와 이어진 신지대교가 보이고 완도항에 도착한다.
수협수산물 시장에서 횟감을 사서 술한잔 하며 매운탕 까지 먹고
다시 먼길을 되돌아 대전에 올라오니 자정이 훨씬 넘었다.
산애형님 그리고 뚜벅이님 장거리 운전하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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