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황방산에서 맞은 황홀한 설날 신년일출

 

 

 

 

 

올해에도 날씨가 좋지 못해 신년 일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작년에도 이와 같아서 설날 새벽에 옥정호옆 오봉산에

가서 아름다운 일출을 보고 왔기에 이번에도 일출 장소를 고민해 본다. 이번엔 일기예보에서 설날에 구름이 낀다고

하니 일출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반반 이고, 차례를 지내야 하기에 가장 가깝고 짧은 거리를 찾아 보는데 기린봉과

황방산이 물망에 오른다. 그중에 높이가 낮고 전주시를 가로질러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싶은 생각에 황방산으로

설날 신년 일출 장소를 정해 놓는다.

 

 

 

 

 

설날 새벽, 서곡사거리 황방산 입구

 

 

 

 

 

 

 

 

서곡사거리에서 황방산 까지는 1.5km 거리에 정상은 고작 217 m에 불과하니 완만한 산책길이 분명하다.

헤드랜턴을 준비하지 못해서 휴대폰 랜턴을 이용할 생각을 하였는데, 황방산 등로엔 마치 공원 같이 가로등이

잘 조성되어 있다.

 

 

 

 

 

 

 

 

황방산 오름길에 바라본 전주시내 야경 

 

 

가로등 불빛도 좋고, 이렇게 야경도 좋으니 이곳에서 야등을 하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해보며 산을 오르는데

일출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는데도 하늘은 뿌옇기만 하고 붉은 기운이 감돌지 않는다.

 

 

 

 

 

 

 

 

우암과 여의송계기념비

 

 

고인돌을 잘라내고 黃榜山 牛岩 이란 글씨를 새기고 홈을 파서 송계비의 비신을 고정시켜 놓았다.

이 송계비는 일제 강점기에 산주들이 소나무를 지키자고 세운비석 인데 잘라내고 남은 고인돌의 남은 모습이

마치 황소 같다 해서 우암이라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우암에는 황방산의 방 자가 한자로 榜 으로 되어 있는데, 황방산의 방 자는 삽살개를 의미하는 尨 이라고 한다.

 

 

 

 

 

 

 

 

용터

 

 

 

 

 

 

 

 

산 아래 틀물방죽에 살던 용이 이무기가 되어 승천 했다는 용터 이다.

이곳에 실타래를 넣으면 산아래 틀물방죽에서 그 끝이 나올정도로 깊다고 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제를 지낸다고 한다. 그새 물이 상했는지 식용불가 라는 팻말이 걸려 있고, 바위 아래엔 근래 제를 지낸

흔적이 남아 있다. 

 

 

 

 

 

 

 

 

혁신도시 및 만성지구 복합단지와 틀물방죽

 

 

지금 보여지는 광경은 곧 사라지게 되므로 눈과 마음속에 영원히 담아 두기를... 라고 안내도 하단에 적혀 있다.

한참 공사중인 이곳은 조만간 전혀 다른곳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전주의 서쪽이 옛날의 흔적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지금 크게 변한것 처럼 말이다.

 

 

지도상에 기지제 라고 나오는 황방산의 용터의 전설과 관련된 틀물 방죽이 건설현장 우측으로 보인다.

저곳도 전주시의 영향권에 있지만 이 산 때문에 발전에 제약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우리 동네의 산장산 처럼.

대전 진잠 산장산 뒤의 성북동은 야트막한 산으로 가로막혀 대전시와 동떨어진 시골 동네로 남아 있다.

 

 

 

 

 

 

 

 

설날 첫해는 구름에 가려 나올줄을 모르고 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걸음을 하고 차례를 지내기 위해

서둘러 돌아가기로 한다.

 

 

 

 

 

 

 

 

하산길에 바라본 전주 산업단지의 공장들

 

 

 

 

 

 

 

 

하산길에 바라본 서곡 일대와 전주 서부 신시가지

 

 

 

 

 

 

 

 

 

 

 

 

 

 

 

 

정상까지 다녀오는 사이에 보니 황방산은 온통 무덤으로 가득차 있다.

이곳 저곳에 묘가 자리하고 있는데 산 하나가 거대한 공동묘지 같은 느낌이다.

터를 쓴 손석우씨가 미래에 서해안 시대가 도래하고 그때 황방산이 우리나라의 최고 명당 자리가 될 것 이라고

했다는데 그래서 일까... 이렇게 많은 묘자리를 보니 명당은 분명할것 같다.

 

 

 

 

 

 

 

 

납암정과 고인돌

 

 

한자 사전을 찾아보니 도롱뇽 납(魶)자를 쓰는데 어떤이는 암고래 납 자라고 한다. 네이버 한자 사전에는 납어란

메기를 닮은 네발이 있는 인어를 가르키기도 하고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상광어로 돌고래나 물범 일수가 있다고

한다. 여하튼 정자의 유래는 알수 없고, 옆의 고인돌의 모양이 도룡뇽이나 암고래 또는 메기, 돌고래, 물범 처럼

생겨서 그렇게 이름지어진 거라고 추측해 본다.

 

 

 

 

 

 

 

 

 

 

 

 

 

 

 

 

황방산을 내려서며 바라본 전주시 조망도 (클릭)

 

 

 

 

 

 

 

 

원점회귀 하산지점인 서곡사거리

 

 

 

 

 

 

 

 

지난번 모악산에서도 비슷한걸 본것 같은데, 산악회 산행 안내판 이다.

등산 동호회는 수백개가 될테니 아마 동호회는 아니고 아마도 안내산악회의 산행안내 공동게시판 같다.

대전은 안내산악회만 해도 수십개라 이처럼 게시를 할수도 없고 해서 교차로에 고정 광고란이 만들어져서

다들 인터넷을 통해 교차로의 산행안내를 보고 안내산악회의 산행지를 파악하고 있다.

 

 

 

 

 

 

 

 

황방산 이란 이름은 비보를 위해 삽살개 방자를 써서 북쪽에서 들어오는 재앙을 삽살개로 하여금 밤새 지켜 막고자 

하는 뜻이 있다고 한다. 하여 전주의 사고사인 서고사가 자리하고 있기도 한다. 북고사 였던 진북사가 있는 호암산은

황방산 남동쪽에 자리하고 있어 황방산이 서쪽과 북쪽을 동시에 방비하는 산의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다음날...

 

설날에 보지 못한 신년 일출을 보기 위하여 명절을 맞아 전주집에 내려와 있는 동생과 매제 그리고 고3에

올라가는 아들을 전날밤 약속을 받고 새벽에 모두 깨워 다시 황방산으로 향한다. 연이틀 황방산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가깝기도 하지만 구두신고도 가볍게 오를수 있는 야트막한 산이기 때문이다.

 

 

 

 

 

 

 

 

붉은 기운이 올라 오는것이 전날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아름다운 일출이 기대된다.

 

 

 

 

 

 

 

 

 

 

 

 

 

 

 

 

 

 

 

 

 

 

 

 

 

 

 

 

 

 

 

 

황방산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일출과 전주시 풍경 (클릭)

 

 

 

 

 

 

 

 

서전주 일대와 우측의 모악산

 

 

 

 

 

 

 

 

황방산에서 바라본 모악산

 

 

 

 

 

 

 

 

저 앞산이 고덕산 인가...

저 산을 넘어 오느라 해가 예정된 시간을 넘기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붉은 기운만 드리운다.

그래서 붉은 빛이 오래토록 전주를 감싸고 도는 황방산 일출이 더욱 아름다운것 같다.

 

 

 

 

 

 

 

 

포토샵에 손댈 필요도 없는 원본 사진의 황홀한 아름다움에 집사람이 감탄을 한다.

 

 

 

 

 

 

 

 

 

 

 

 

 

 

 

 

 

 

 

 

 

 

 

 

예정보다 10분 늦게 붉은 기운이 올라온다.

 

 

 

 

 

 

 

 

 

 

 

 

 

 

 

 

 

전주 황방산 일출

 

 

 

 

 

 

 

 

설날후 음력 신년 첫 일출의 장엄한 붉은 빛이 비추는 전주시 

 

 

고3 수험생이 되는 아들을 위해...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위해...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사업을 위해...

여느때 보다 강렬하게 느껴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같이간 모두들은 각자의 소원을 빈다.

 

 

 

 

 

 

 

 

다시 어제 올랐던 정상을 지나 이번엔 일원사로 향한다.

 

 

지난밤 원점 회귀가 아닌 일원사를 지나 하산을 하고자 안내도와 자료를 찾아 보았지만 어디에서도 일원사를

지나 하산을 하면 어디로 산을 내려오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발견할수 없었다. 차량을 회수 해야 함으로

차 한대를 일원사 아래쪽에 두고 가야 하는데, 결국 그냥 차 한대로 서곡 사거리로 와서 주차를 하고 택시를

이용해서 차량회수를 하기로 한다.

 

 

 

 

 

 

 

 

황방산 정상

 

 

어느 독실한 기독교인이 정상에 십자가를 그려 놓았다.

 

 

 

 

 

 

 

 

황방산의 명물 이라는 힘쎈 도토리 나무

 

 

도토리 씨앗이 싹을틔우고 커나가면서 단단하다는 화강암을 두동강 내고 줄기를 뻗어 올렸다.

얼핏보면 바위를 두쪽내고 뻗은 생김새가 남자의 성기를 상징하는것 같기도 하다.

 

 

 

 

 

 

 

 

서곡의 유래

 

 

황방산은 서곡의 뒤쪽을 감싸안고 있는 산 이다.

황방산 아래 서곡은 배산임수에 무병장수의 서출동수의 비결까지 갖춘 명당 이라고 한다.

이렇듯 황방산 아래 서곡은 산자들에게 좋은 명당이요, 산위는 죽은 자들에게 명당의 역할을 하는듯 하다.

 

 

 

 

 

 

 

 

황방정을 지나서 만나는 갈림길

 

 

이곳에서 일원사를 들렸다가 되돌아와 서곡주공아파트 (서곡성당) 쪽으로 하산을 했어야 했다.

즉, 출발지인 서곡네거리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이곳에서 서곡성당쪽으로 하산을 해야 택시를 탈수 있는 것인데

이 간단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을수 없어 우리 일행들은 일원사를 들르고 나서 그냥 그곳에서 하산을 하고 만다.

 

 

 

 

 

 

 

 

갈림길을 지나면 엄청난 탑들과 불상이 보이는 사찰이 보인다. 일원사다.

 

 

 

 

 

 

 

 

일원사

 

 

 

 

 

 

 

 

황방산 일원사의 엄청난 수의 불상과 탑들

 

 

대충봐도 보통 불상들이 아니다. 저런 석조 불상이나 탑을 하나 세우려 해도 비용이 꽤 들어가지 않겠는가..

예전에 이 절은 삼국시대부터 내려오는 만덕사 라는 사찰 이었다고 하는데 일원사로 바꿔었다고 한다.

 

 

 

 

 

 

 

 

 

 

 

 

 

 

 

 

 

 

 

 

 

 

 

 

 

 

 

 

 

 

 

 

 

 

 

 

 

 

 

 

 

 

 

 

 

 

 

 

일원사 대웅전

 

 

많은 탑들 밑에 사람의 이름이 적힌것을 보니 아무래도 거대한 납골당 인듯 하다.

석조 조형물 하나 만드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갈텐데 그런 조형물이 12,000개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엄청난 곳이다. 게다가 산 아래를 내려오니 등산하면서 여기 저기에서 봤던 무덤들은 비교도 안되는

거대한 공동묘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 일원사의 납골당은 산자 뿐만이 아니라 죽은자들에게도 명당

이라는 황방산의 지세와도 관련이 있을것 같다.

 

 

 

 

 

 

 

 

등산로 이면에 감춰진 황방산 한켠의 거대한 공동묘지

 

 

공동묘지 말고도 황방산 전체에 자리한 많은 묘들과 일원사의 엄청난 납골당을 보고 나니 황방산이 마치 황망산

으로 북망산 같이 느껴진다. 이렇게 묘가 많은곳을 전날 새벽에 오르며 야등하면 좋을곳 이라 생각을 했다니...

 

 

일원사를 구경하고 그냥 편한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공동묘지터로 내려오게 되었다. 그곳에서 한참을 걸어

큰길가로 가보니 지도상의 유연로를 만나는데 택시가 거의 다니지 않는 도로다. 겨우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고

차량을 회수한다. 누군가 서곡사거리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원점회귀 하기 싫다면 황방정 갈림길에서 일원사를

다녀온후에 서곡 주공아파트로 하산을 하기를 추천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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