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 - 가을을 맞이하는 길목에서

 

 

 

 

 

약초산행을 하면서 자주 다녔던 민주지산. 지금까지 대전에서 민주지산에 올때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황간을 지나

물한계곡으로 들어왔는데, 이번에 사랑으로님의 네비양은 우리를 무주로 뺑뺑 잡아 돌린다. 덕분에 승용차를 타고

도마령을 넘는 기회를 가져보게 된다. 천만산과 각호산 사이에 놓여 있는 840m 고지의 도마령은 각호산에 오를수

있는 가장 짧고 쉬운 길이라 각호산을 거쳐 민주지산 종주를 하는 분들이 많이 애용하는 곳 이다. 도마령 이라는 말은

‘말을 키우는 마을’ 또는 ‘칼을 찬 장수가 말을 타고 넘었던 고개’ 라는 유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한계곡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 합니다. (10시30분)

 

물한 이라는 말은 얼핏 보면 물이 차다고 해서 생긴 이름 같은데, 한문으로는 물한(勿閑)으로 쓴다.

‘몸을 한가히 두지 마라’는 뜻 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교훈 이다.

 

 

 

 

 

 

 

들머리에 있는 조그만 사찰 황룡사

사찰이 등로에 있는지라 담장도 없이 보이는대로 열린 사찰 입니다.

 

 

 

 

 

 

  

지난밤 산악회 정모에서 술을 마실때만 해도 다음날 아침 산행은 생각도 못했다.

사진 왼쪽의 사랑으로님이 권유를 하긴 했지만 술마시고 다음날 산행할 자신이 없었다.

더우기 뒤풀이는 3차로 이어지고...

 

아침에 고양이가 일어나라고 살짝 깨물고, 발로 툭툭 치지 않았으면 푹 잤을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 덕분에 눈이 떠졌는데, 몸이 너무 가뿐하다.

전날 1차에서 뭐 좋은 것을 먹었었나보다. 

 

 

 

 

 

 

 

산행 초입은 가파르지 않고 한동안 편한길이 이어진다.

잘 보전된 숲의 향기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왼쪽길을 택해 삼도봉을 먼저 찍고 민주지산으로 갈까...

아니면 우측길로 해서 민주지산 먼저 올라갈까...

원안대로 우측을 택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바람에 삼도봉은 가보지 못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알바를 했기 때문이다.

 

 

 

 

 

 

 

약초캐러 자주 왔던곳 이기 때문에 알바는 생각 하지도 않았는데 지도만 보고 편하게 잘 가고 있다는

착각과 너무나 당연할 것이라 믿고 걷고 있다가 알바를 하게 되었는데, 사실 황룡사를 출발하여 민주지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제대로된 위에 나오는 이정표를 제외하고 갈림길에 이정표가 전혀 없기 때문 이기도 했다.

태풍으로 등로가 훼손된 가운데 갈림길에서 리본을 보고 길을 잘못 선택을 한것이다.

 

 

 

 

 

 

 

등로 곳곳엔 이번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쪽새골 삼거리에서 길이 갈라지는데 꼭 있어야 할곳에 이정표가 없다. 

리본은 모두 직진방향에만 걸려 있는지라 다들 아무 생각없이 넓고 편안해 보이는 직진을 택한다.

이날 우리 뿐만이 아니고 뒤에 오던 다른 팀들도 죄다 이길로 알바를 했다.

 

 

 

 

 

 

 

청솔모 한마리가 커다란 잣방울을 들고가니 다들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다.

 

 

 

 

 

 

 

잣나무 숲

 

능선에 이르는 길은 완만하고 편안한 편이다.

오늘 산행은 여유모드로 느긋하게 진행을 한다.

잠시후 알바가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서..

 

 

 

 

 

 

 

신형 대포를 들고와서 열심히 작품활동을 하는 창회님

 

 

 

 

 

 

 

석훈님

 

드디어 민주지산 주능선에 올랐다. (12시40분)

다들 우리가 예정대로 민주지산에서 석기봉 으로 가는 능선에 있는 정상 바로 밑 갈림길에 올랐다고 착각을 한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길을 잡고... 이꽃 저꽃을 보고 담으며 느긋하게 진행을 한다.

그런데 바로 나와야할 정상이 가도 가도 나오지 않는다.

 

 

 

 

 

 

 

투구꽃

 

 

 

 

 

 

 

쑥부쟁이

 

 

 

 

 

 

 

구절초

 

 

 

 

 

 

 

둥글레 열매 

 

 

 

 

 

 

 

둥근이질풀

 

 

 

 

 

 

 

이렇게 꽃에 취해 어디로 가고 있는줄도 모르고 직진을 하는데...

정상이 왜 안나오지?

이름모를 봉우리에 올라 여기가 어드멘지 살펴보는데... 음마.

 

 

 

 

 

 

 

왜 석기봉이 저기 있을까... ㅡ,.ㅡ (13시11분)

그럼 저 앞에 있는 봉우리가 바로 민주지산 정상이고...

우리는 각호산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민주지산 보다 각호산이 훨씬 더 가까운 지점에서 우리는 고민을 하게 된다. 

 

1시가 되었는데 여기서 식사를 하고 가느냐...

아니면 정상에서 식사를 하느냐.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민주지산이 정말 멀게 보인다.

결국 이 봉우리에서는 간단히 요기만 하고 식사는 정상에서 하기로 하여 과일에 막걸리 한잔 마시고 출발을 한다.

 

 

 

 

 

 

 

민주지산 대피소

 

난로가 설치되어 있고, 겨울에 땔나무를 쌓아두어 등산객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곳 이다.

이곳은 민주지산을 다녀가본 분들이면 누구나 아는 1998년 특전사 사망사고가 일어난 장소 이다.

 

 

 

1998년 3월 28일 칠갑산을 출발하여 천리행군에 들어간 특전사 예하 흑룡부대 대원들은 사고당일까지 1백77㎞를

행군하고 있었으며 오는 4월6일까지 속리산∼백운산∼월악산∼대마산을 종주하는 대대 전술종합훈련을 하고 있었다.

낮부터 내리던 비로 몸이 젖은 상태였는데, 당시 신문기사에 의하면 일부 대원들의 경우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겨울철 내의와 우의 등을 지참하지 않은 채 행군을 강행하는 등 준비가 소홀했으며 스키 파카의 경우도 요즘 등산객이

착용하는 고어텍스 같은 특수 소재가 아니라 방수 투습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사고 부대는 4월1일 오후1시 전북 무주를 출발, 20㎞를 3시간 동안 강행군한 끝에 민주지산 정상부근에 도착해

야영에 들어갔는데, 밤이 되자 야영지의 기후가 급변하면서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가 닥치고 낮부터 내리던 비는

폭설로 변한 가운데 사고당시 현장은 이미 30㎝가량의 폭설이 내린데다 초속 40㎞의 강풍으로 당시 신문 기사에

의하면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급강하해 사실상 훈련이 불가능한 기상상태 였다고 한다.

 

출발 때부터 계속 쏟아지는 빗속의 강행군으로 체력이 급격히 소모된 데다 갑작스런 강추위로 저체온증 및 탈진

증상을 호소하는 장병들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오후 6시30분 첫 사망자가 나왔지만, 당시 장병들이 보유한 P-77

FM 무전기의 송수화기가 눈보라와 혹한으로 결빙돼 기능 장애가 발생해서 급박한 상황을 상급부대에 신속히

전달할수 없었고, 강풍등 악천후로 인해 헬기조차 뜰수 없는 상황이 되어 구조가 늦어지면서 대위1명을 포함 6명의

젊은 장병들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지금 그 사고의 현장엔 이렇게 대피소가 세워져 다시는 민주지산에서 그런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지산 (13시45분)

 

 

민주지산은 민주주의(民主主義)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주민들은 삼도봉에서 각호봉까지 산세가 민두름(밋밋)해서 ‘민두름산’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가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민주지산’으로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주민 및 전문가들은 동국여지승람과 무주부읍지는 물론 대동여지도에도 민주지산의 위치에

백운산과 삼도봉이라고 적혀 있다며 이 산의 이름이 일본에 의해 근대 측량이 시작된 이후 왜곡됐다고 주장

하면서 개명을 시도하는데, 민주지산 바로 옆에 무주의 백운산이 있기에 민주지산이 일제강점기 왜곡된 산명

이라는 주장은 억지라는 시각도 있어 쉽게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민주지산에서 바라본 주능선과 뾰족한 석기봉

 

 

 

 

 

 

 

민주지산에서 바라본 각호산 

 

각호산은 충북의 최남단인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경계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마령에서 바로

각호산으로 오른다. 예전에 물한계곡에서 각호산에 오르던 길이 너덜길이 매우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각호산 정상은

두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M자형을 이루고 있다. 이중 서쪽 암봉이 정상 이다. 각호산 이란 이름은

뿔달린 호랑이 라는 말이다. 옛날에 이곳에 뿔달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능선따라 맨 뒤 M자의 산이 각호산이고 그 앞 봉우리가 알바하면서 걸어갔다가 돌아오는 봉우리다.

 

 

 

 

 

 

 

물한계곡 뒤로 멀리 황악산이 보인다.

 

 

 

 

 

 

 

대덕산과 삼봉산이 보이고, 덕유산은 역광뒤 구름속에 숨어 있다.

 

 

 

 

 

 

 

정상 남서쪽 조망이 좋은곳에서 한시간 동안 느긋한 식사를 한다.

오늘 어디까지 갈지는 식사를 마치고 결정 하기로 한다.

 

 

 

 

 

 

 

석기봉을 향해 출발 (15시14분) 

 

 

 

 

 

 

 

덕유산이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민주지산에서 석기봉을 지나 삼도봉으로 가는 주능선

 

 

 

 

 

 

 

창회님

 

 

 

 

 

 

 

 

 

 

 

 

 

석기봉으로 가는길

 

 

 

 

 

 

 

오늘 큰 즐거움을 주는 청주에서 온 아롬님

 

 

 

 

 

 

 

민주지산이 벌써 저 만치 보인다.

 

 

 

 

 

 

 

막기항산, 황악산 방향 조망

 

 

 

 

 

 

 

민주지산을 지나 산행을 리드하는 산수유님

 

 

 

 

 

 

 

창회님

 

 

 

 

 

 

 

석기봉 가는길의 구절초

 

 

 

 

 

 

 

창회님 렌즈에 담긴 내 모습

 

 

 

 

 

 

 

석기봉 앞 바위봉에서 바라본 석기봉

이름 그대로 바위로 만들어진 첨봉이다.

 

 

 

 

 

 

 

석기봉에서 바라본 무주방향 조망

 

 

 

 

 

 

 

석기봉 에서

 

 

 

 

 

 

 

석기봉에서 바라본 황악산 방향

 

 

 

 

 

 

 

석기봉에서 대덕산 방향 조망

 

 

 

 

 

 

 

석기봉을 내려서며'

 

 

 

 

 

 

 

삼도봉에서 우측으로 부항령을 지나 대덕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패퇴하는 북한괴뢰군들 속에 이곳에 은거하며 활동했던 골수빨갱이들도 죄다 월북했을때

이현상은 소백을 넘지 않고 이곳 민주지산에 남아 잔여 대원들을 빨치산 대장이 되었다. 이후 이현상과 그의 승리

사단은 이 길을 따라 덕유, 기백을 거쳐 지리에 들어가게 된다.

 

 

 

 

 

 

 

석기봉에서 바라본 물한계곡 방향

 

 

 

 

 

 

 

신 장비와 함께 열정적인 샷을 보여주는 창회님  

 

 

 

 

 

 

 

하산길...

 

저 갈림길에서 삼도봉은 고작 1km..

하지만 어두워 지고 있는 지금 아쉽지만 이곳에서 은주암골로 하산을 해야만 한다.

 

 

 

 

 

 

 

은주암골 하산길

 

 

 

 

 

 

 

중간에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씻고..

 

 

 

 

 

 

 

무지소

 

 

 

 

 

 

 

잣나무 숲을 지나며..

이 숲 가득한 향기를 모아서 술을 담그면 얼마나 그 맛과 향이 좋을까... 하는 말들을 나눠본다.

 

 

 

 

 

 

 

황룡사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18시 40분

 

알바와 지나친 여유로 인해 8시간을 산에서 보내면서 삼도봉도 다녀오지 못했지만, 생각치 못한 산행을 함께

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자주 다닌 산길이라고 가볍게 보다가 알바를 하게 되는 바람에 일정이 헝크러

졌는데 이번일을 교훈삼아 산길에서는 늘 조심하고 주의해야 한다는것을 깨닫게 되는 산행이 었다.

 

 

 

 

민주지산 등산 지도

 

산행일시 :: 2012년 9월 22일 (土) 우리들 산악회

산행코스 :: 황룡사  - 쪽새골삼거리 - 갈림길 - 우측무명봉  - 대피소 - 민주지산 - 석기봉 - 은주암골 - 주차장 (8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