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산행 이라고 해서 뭐 그렇게 거창한건 아닙니다.
산을 좋아하는 몇명이 그냥 정글속으로 들어간것 이죠.
다들 약초엔 초보들 입니다.
캐도그만 안캐도 그만
편한길따라 산속으로 가는 길에 설익은 밤이 많이 떨어져 있네요.
가을 냄새가 납니다.
반보거사님
산돼지가 출현해도 끄덕 없는 산적 복장
약초보다도 산행중에 보이는 소소한 것들에 시선이 갑니다.
간밤에 쳐놓은 거미줄과 이끼가 가득한 나무 밑동에서 신기하게 콩나물같은 새싹이 나오고 있습니다.
둥글레 열매
더덕꽃
몇달간 집 냉장고에 산더덕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더덕구이도 오래 먹으니 질리나 봅니다.
무더운 여름엔 구이 하는것도 귀찮아 하는것 같아..
더덕을 갈아서 천연사이다를 타서 얼음 동동 띄워 주니... 다들 너무 좋아라 합니다.
덕분에 한동안 천연사이다 공수 하느라 땀좀 흘렸습니다.
나무에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 있습니다.
더덕 줄기가 제법 실합니다.
사람이 올것같지 않은 인적없는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돗자리 깔고 아늑한 휴식을 보내기 딱 좋은 곳 이네요.
하늘도 담아 보구요...
산을 몇개 넘었더니....온몸은 땀으로 범벅..
날도 덥고... 에잉... 뭔 약초랍니까...
시원한 물놀이나 합시다.
도라지와 더덕을 씻어서 가볍게 점심 식사를 합니다.
폭포위에서 내려다본 계곡
푸름님
계곡에 맑은 물도 흐르고...
차량 접근성도 용이하고..
오늘 베이스 캠프는 이곳에 만들자구요.
이사람들... 약초를 캐자는건지, 말자는건지 ㅎㅎ
산행전에 앞풀이 부터 해대는 엉터리 초보 약초꾼들..
베이스캠프 옆 계곡 풍광이 근사 합니다.
도라지꽃
어설픈 도라지꽃 하나 보고 갔더니 주변에 도라지가 지천 입니다.
마치 주변 도라지들이 이놈보고 원망을 하는것 같습니다.
너때문에 들켰잖아 ~
더덕과 더덕잎, 줄기를 잔뜩 집어 넣고, 도라지, 잔대, 하수오까지 마구 집어 넣어 토종닭 백숙을 준비 합니다.
약초물이 진득하게 우러난 백숙
하수오를 백숙에 삶아서 드셔보았나요?
마치 감자 먹는것 같습니다. ㅎㅎ
이 백숙 국물이 어찌나 든든한지...
늦은 술자리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새벽같이 눈이 떠집니다.
그리고 속이 참으로 편안 하더군요.
베이스캠프를 만든 계곡 옆 평상 위에서 1박을 합니다.
밤새 비가 많이도 내리더군요.
평상위가 양철판 지붕 이어서 그런지 참으로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도둑 냥이들이 다녀갔는지 지난밤 닭먹고 모아둔 뼈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아침은 콩나물 북어 해장국에 전날 남은 백숙 국물로 닭죽을 만들었습니다.
닭죽에 더덕등 약초가 보이지요?
날이 새고 나니 우리 혼자만 놀던 자리에 물놀이 꾼들이 몰려 듭니다.
점심은 돼지고기에 고추장과 김치 등등을 넣고 볶았습니다.
재료가 뭐가 들어갔는지 기억도 안납니다만...
보기엔 이렇습니다만, 맛은 있었던 것 같네요. ^.^
제가 만들었습니다.
오후엔 다시 정글로 들어 갑니다.
뭐 크게 욕심도 없습니다.
약초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
물가에서 잘 놀았으면 되는거지요 ~
새끼산삼 입니다.
엄청나게 큰 더덕이 마치 나무인듯 위장을 하고 있네요.
나무 전체가 하나의 더덕 입니다.
이놈이 모 더덕이죠. 대물 입니다.
나중에 집에와선 이놈을 구경도 못했습니다.
집안 여자들 환호성을 지르더니... 아무도 몰래...믹서에 갈아서 여자들 끼리만 나눠 마셨답니다.
모더덕 주변엔 굵직한 놈들이 제법 많이 널려 있더군요.
날이 너무도 좋았던 여름날의 추억이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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