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산행 게시판에 관저동 구봉산 정상에서의 빠가사리 매운탕 번개 모임 안내가 올라왔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열대야 무더위속에 계곡도 아니고 산꼭대기 라니...

뜨거운 밤 산속에서 먹는 뜨거운 매운탕은 이열치열의 맛 일까?

다들 미치지 않고서야 ...

 

 

 

이틀간 냉동실에 얼린 막걸리와 소주를 챙겨서 배낭에 넣고 구봉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역시나 몇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다.

길고 긴 철계단을 오르는데 얼굴에서 부터 흐르는 땀이 팔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등산이 목적도 아닌데 왜 한여름밤 술 번개를 산 꼭대기에서 해야만 할까..

다행히 구봉산은 20분이면 정상에 오를수 있을 정도로 높지 않은 산 이다.

그래도 이렇게 물처럼 흘러내리는 땀을 산정에서 어찌 씻어낼까 고민스럽기만 하다.

이렇게 온몸이 땀으로 젖었는데 술맛이나 날까?

 

 

 

드디어 가쁜 호흡으로 철계단 끝에 올라서니 능선 너머로 휘황찬란한 보름달이 반겨준다.

지금까지 올라온 컴컴한 한밤중 숲속 길과는 또 다른...

 

 

 

이윽고 봉우리를 넘어 일행들이 있는 노루벌 전망대로 가기 위해 구름다리를 건너려니

우와 ~~~~~~ !!!!!

이제껏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오를땐 생각할수도 없었던 시원한 바람이 밀려든다.

배낭에서 삼각대를 꺼내 카메라에 연결시켜 놓는 사이에 온몸의 땀이 다 말라 버리는 느낌이다. 

 

 

 

 

 

구름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건너편 노루벌의 야경 (9시3분)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어둠속 산속 전망대에 먼저 도착한 회원님들이 시원한 밤을 보내고 있다.

 

 

 

 

 

 

 

능선의 시원함 이라니...

이 시원한 바람을 저 산아래 동네에 열대야 찜통속에 있는 사람들이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동네 사람들 ~

여기 겁나게 시원 합니다 ~

 

 

 

 

 

 

 

구봉정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를 마시면서 즐거운 담소가 오고 간다.

아.... 이 시원한 여름밤을 즐기려면 20분간 온몸에 땀이 절도록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게 흠이라면... 흠 이지만

그래도 능선을 넘나드는 시원한 바람은 그 수고를 다 보상하고도 남는다.

그 바람에 모기조차도 없는것 같다.

 

 

 

 

 

 

 

잠시후 무거운 비박 배낭에 먹거리 마실거리를 가득 채워온 아슬란님이 도착을 한다. (9시31분)

웃옷을 벗고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는 땀에 절어 번질거리는 싸나이의 뒤태를 잡아 보았다.

 

 

 

 

 

 

 

그 옆에서 션한 바람에 역시 웃통을 벗고 있는 충박형

바람 시원하고 모기 없으니 웃통벗고 온몸으로 맞는 밤바람이 더없이 좋은것 같다.

 

 

 

 

 

 

한쪽에서 오늘의 주인공인 빠가사리 매운탕이 익거나 말거나....

 

 

 

 

 

 

 

이미 한쪽에선 자리잡고 시원한 술판이 벌어졌다.

 

 

 

 

 

 

 

이윽고 엽서형의 비장의 야심작인 얼음 동동 띄운 냉콩국수가 준비되고...

 

 

 

 

 

 

 

매운탕에 라면까지..

 

 

 

 

 

 

 

 

 

 

 

 

 

 

그렇게 여름밤은 깊어만 간다.

 

 

 

 

 

 

 

생수병 위에 렌턴을 거꾸로 꼽으니 마치 병이 랜턴처럼 빛나고 있다.

 

 

 

 

 

 

 

 

 

 

 

 

 

 

 

 

 

 

 

 

 

그새 누워 시원한 바람에 꿀잠을 주무시는 분도 계시고..

 

 

 

 

 

 

 

자정이 넘은 시각...

다들 이곳에서 자고 간다고 한다.

하긴 여름밤 최고의 잠자리로 손색이 없는 곳 이다.

나의 기록은 여기 까지..

 

 

산을 내려가는 일행 두명을 따라 같이 열대야 속으로 내려왔다.

산아래 주민들은 생각도 못할 산꼭대기의 시원한 밤

그 밤을 위해 땀을 흘려가며 컴컴한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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