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 시작하려는 일과 관련하여 금요일 저녁 서울 노원역 근처에서 미팅을 약속했다. 어차피 늦은시간에

만나고 바로 내려올수 없으니 마침 근처에 있는 동생 얼굴도 볼겸 하룻밤 자고와야 하기에 복장을 고민하다,

역시 드레스코드를 신경써서 갖춰야할 격조있는 만남이 아니기에 미련없이 등산복을 챙겨입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어차피 일요일은 일때문에 산행을 할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토요일 아침 바로 앞에 있는

도봉산에 올라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봉산(道峰山)은 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모여 살던 산 일까? 아마도 아닐것이다. 도봉산의 이름에 대한

그럴싸한 유래는 다른데 있을것이다. 그러나 도봉산의 신선대, 선인봉, 자운봉등 봉우리 이름들은 도교의

냄새를 물씬 풍긴다.

 

 

도봉산 최고봉 이라는 자운봉의 고귀한 자색은 황제의 색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도교의 색 이기도 하다. 천상의

세계를 관장하는 최고의 별 북극성은 고대 중국에서도 그것이 내는 빛이 자광(紫光)으로 간주되었고, 북극성

을 천신으로 보는 단체에서 제사를 지낼때는 자색옷을 입고 지냈다고 한다. 그렇게 하늘의 신 북극성에 대한

땅의 동급 상대자인 황제 또한 자색을 존중하여 황제가 기거하는 궁궐을 자금성 이라 불렀고, 중국 황제와 같이

땅의 북극성을 표방하는 일본의 천황가도 자색을 존중 한다고 한다.

 

 

여담으로 무협을 통하여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중국의 무당산의 최고봉은 이런 자색을 표방한 자소봉이고

엄청난 암벽에서 풍기는 칼같은 기상으로 유명한 중국 화산의 제일봉은 연화봉인데, 우리나라 경북 봉화의

명산인 청량산에는 자소봉도, 연화봉도 있는것이 재밌다. 여하튼 지금은 도교사원은 없고 불교 사찰만 모여

있지만, 전해오는 봉우리 이름들 속에서 도봉산은 도교의 냄새를 은은하게 풍기고 있는듯도 하다.

 

 

 

 

산행시작 (8시15분)

 

무수골은 서울산 같지 않게 주말 인데도 한산하다.

단위면적당 탐방객수가 세계 1위라고 하던데 이정도면 조용한 시골산과 다를게 없다.

 

무수골 이란 이름의 유래는 조선 세종이 먼저 죽은 아들 영해군의 묘를 찾아 이곳에 왔다가 원터약수터의

물을 마시고 물 좋고 풍광 좋은 이곳이야말로 아무런 근심이 없는 곳이라고 하여 무수골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다른 유력한 설은 원래 500년전 이곳을 무쇠골 이라 하였다가, 이후 무수동이라

개칭하였는데 그 연유는 영해군 묘소 형국이 선인무수지형(仙人舞袖之形) 으로 신선이 소매를 펼치고 춤을

추는 형국이라 하여 무수동(無愁洞)이라 불렀다고 한다.

 

 

 

 

 

원통암에 도착하자 처음 보이는 종각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모든 진리는 원 처럼 둥글게 둥글게 두루두루 통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가진 원통암..

어쨋건 원통하고, 분통 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뒤에 서있는 우이암을 부처님으로 모시는듯한 원통암

우이암이라고 생긴것은 전혀 소귀같이 안생겼으니 소문대로 관음암 이나 관음봉 이라고 부르는게 낫지 않을까..

경내 구석 바위밑엔 이성계가 기도했다는 석굴이 있다.

 

 

 

 

 

 

새로 만든 우이암 종각

 

 

 

 

 

 

 

 

우이암..

이 바위로 인해 우이동이란 지명이 생겼다고들 하는데, 아무리 봐도 소 귀때기 처럼은 안보인다.

원통암 뒤에 서계시니 부처님 이라고 보는게 더 합당할듯...

 

인수봉에 귀바위가 있고 아래쪽에는 소귀천이 있으며, 그 옆으로 우이령이 있으니... 우이암은 여기 말고 어디

다른곳에 소 귀때기를 잘 닮은 놈이 떡 하니 따로 있을듯 하다.  그건 여기 아래동네에 사시는 분들이 찾아볼

일이고.... 나는 오늘 덜어내야할 내 고민도 가볍지 않다.

 

 

 

 

 

 

설 사람들, 축복받은 북한산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이암과 도봉구 일대 (클ㅇ릭)

건너편에 보이는 산은 수락산과 불암산 이다.

 

 

 

 

 

 

 

북한산과 한양 (클ㅇ릭)

 

 

 

 

 

 

도봉산 자운봉과 주능선이 아름답게 보인다.

명산이다. 이런산이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 떡~ 하니 버티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한국 첨 오는 외국 촌놈들 서울에 와서 자기나라 설에선 구경 할수도 없는 이런 산 첨보면

모르긴 몰라도 아마 무척 부러울거란 생각이 든다.

 

 

 

 

 

 

다시 뒤돌아 보니 반대쪽에서 봐도 역시나 부처님 닮은 우이암이 서있다.

 

 

 

 

 

 

햐... 이 양반님들 자리잡은데가 참으로 명당 이로고... ㅎㅎ

더이상 걷는거 그만두고, 친구들과 이런데 앉아서 서울표 장수막걸리 한잔 마시고 있노라면 뭐 신선이

따로 있을손가... 혹시 옛날 이 산의 도인들도 다 이랬던건 아닌지... ^^

 

 

 

 

 

 

 

 

 

 

 

 

인수봉 앞...

오른쪽으로 길게 이어가는 능선이 상장 능선 이련가?

아직 한번도 가본적 없으니 지도를 보고 추측할 뿐이다.

 

 

 

 

 

 

얼마전 설 사시는 상록님이 2주 연속 찾아가서 밧줄잡고 오르락 내리락 하셨다는 오봉

저런 기묘한 바위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힘이 참으로 경이롭고, 대단 하다는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오봉에서 자운봉으로 이어지는 도봉산의 아름다운 자태 (클ㅇ릭)

 

 

 

 

 

 

정상부를 좀 더 당겨본다.

차분히 생각하며 산길을 걸어보려 했는데... 부드러운 육산도 아니고 이런 바위길에 저런 절경이 나타나는데

무슨 생각이고..... 그냥 보는것 만으로도 족할 뿐이다. 고민은... 나중에 ~

 

 

 

 

 

 

 

 

 

 

 

 

벌써 우이암이 저만치 있다.

오후에 용산역에서 기차 예매를 해두었지만, 코스가 짧은만큼 여유있게 풍경을 조망 하며 간다.

 

 

 

 

 

 

산행에 동행한 도봉산 아래 사는 매제

 

 

 

 

 

 

 

 

 

 

 

 

만장봉과 선인봉

선인봉도 만장봉과 같이 깍아지른 봉우리인데, 만장봉이란 이름 또한 높이가 萬丈이나 되도록 높다고 해서

생긴 이름 이라고 한다.

 

 

 

 

 

 

걸어서 오를수 있는 정상인 신선대 꼭대기에 사람들이 서있다.

 

 

 

 

 

 

파노라마 조망 (클ㅇ릭)

 

 

 

 

 

 

지나온 봉우리의 멋진 조망터

 

 

 

 

 

 

자운봉(오른쪽)에 가는길에 뒤돌아 보이는 능선너머 의정부

 

 

 

 

 

 

신선대에 오르면서..

 

 

 

 

 

 

신선대에서 바라본 포대능선

뒤로 멀리 머리 벗겨진 사패산 정상이 보인다.

 

 

 

 

 

 

오를수 없는 도봉산 정상 자운봉

 

아마도 저녁노을이 참으로 아름다운 날에 이 봉우리를 바라보며 이름을 붙힌것일까...

紫雲, 자줏빛 구름 이라니, 그날의 하늘은 참으로 고왔을 것이다.

고귀함과 상서로움을 나타내는 황제의 색인 자주색... 도인의 눈으로 바라본 그날의 노을은 자색 이었나 보다.

 

 

 

 

 

 

만장봉과 선인봉

 

 

 

 

 

 

신선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방향의 파노라마 조망 (클ㅇ릭)

 

 

 

 

 

 

신선대에서 바라본 송추방향과 뒤로 계명산

 

 

 

 

 

 

다시 돌아와 능선을 넘는다

 

 

 

 

 

 

포대능선

 

 

 

 

 

 

만장봉과 선인봉의 다른 모습

 

 

 

 

 

 

Y계곡전 스릴있는 구간이 시작된다.

 

 

 

 

 

 

한가한 Y계곡

주말은 일방통행 이라고 하는데, 플래카드나 안내판도 없고...

일단 능선길 지나 들어서니, 사람들도 많지 않고 한가하니 두어번 교차지점에서 기다렸다가 통과한다.

산아래 매제도 이길이 일방인지 몰랐다고 한다.

 

 

 

 

 

 

예전에 포가 설치되어 포대능선 이라고 불리운다고...

 

 

 

 

 

 

포대 벙커 위에 올라 바라본 노원구와 도봉구 일대

 

 

 

 

 

 

포대능선을 따라 뒤로 사패산과, 우측 멀리 지난번 다녀온 양주 불곡산

 

 

 

 

 

 

수락산

 

 

 

 

 

 

다락능선을 내려가며 바라본 도봉산 정상부

 

 

 

 

 

 

망월사

 

망월사는 신라왕실의 융성을 기리고자 신라 선덕여왕때 창건되었는데 망월사 라는 이름은 대웅전 동쪽에

토끼 모양의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달 모양의 월봉(月峰)이 있어 마치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다락능선으로 내려서며 바라본 포대능선의 바위들...

 

 

 

 

 

 

다락능선 초입은 몇구간 가파르게 이어진다.

올라오는분중 어느분이 내가 촌놈인줄 한눈에 알아봤는지, 놀리느라 그랬는지

이구간도 일방 이라고 하신다. 그거 이번주 부터 반대방향으로  바꼈다는데

못들으셨나바유~ 하고 나도 농으로 대응을 하고 기다렸다 내려선다.


 

 

 

 

 

 

올려다본 주봉

 

다락 능선을 타고 더 내려갔어야 했는데, 대충 많이 내려왔다고 생각했는지 매제가 그만 내려서자고 해서

능선을 버리고 산신각이 있는곳으로 내려서 만월암을 거쳐 하산을 한다. 다락능선을 타고 좀 더 갔어야

했는데... 아쉽다. 원래 계획은 녹야원으로 내려오는 것 이었는데...

 

 

 

 

 

 

 

 

 

 

 

 

집채만한 엄청난 크기의 바위가 능선에서 부터 수많은 나무들을 분질러대며 굴러내려와 등산로를 덮쳤다.

주말에 인파가 많았을때 그랬다면 정말 큰 사고가 났을법한 대형 낙석이다.

 

산행종료 (13시40분)

 

 

산을 내려와 매제와 둘이 동동주 한잔 걸치고 나와보니 그새 하늘이 뿌옇다. 산행중에 없던 황사가 날아

들었는지 조금전까지 잘 보이던 산 정상의 바위들이 누런 먼지에 가렸다. 일때문에 이곳에서 약속을

정하느라 계획에 없던 도봉산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덕분에 서울 산의 비경도 보고 바쁜 와중에 산을

다녀올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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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등산지도

 

산행코스 :: 무수골 - 우이암 - 도봉주릉 - 신선대 - 다락능선 - 만월암 - 도봉매표소 (5시간 30분, 식사포함)

산행일시 :: 2012년 3월31일 (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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