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의 장안산은 백두대간 산줄기에서 뻗어내린 우리나라 남한 8대 종산 가운데 호남 종산에 속하는 명산

으로 호남과 금남 정맥의 종산이자 모산이다.  동쪽으로 백운산, 서쪽으로 팔공산을 품고 있으며 남쪽으로 지리산

부터 북으로 덕유산 까지 조망이 시원스러운 곳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이자 1986년 군립공원

으로 지정되었으며 인근에 유명한 덕산계곡을 비롯하여 방화동, 지지계곡 등 크고 작은 계곡을 안고 있다.

 

 

겨울 산행을 고려하면서 바위가 많지 않은 편안한 육산이자 산행 기점인 고지의 무룡고개에서 출발함으로 초보님

들도 어렵지 않게 산행을 할수 있어 심설과 눈꽃산행을 겸해서 산행지를 선정 하였는데, 때마침 전날 내린 눈으로

부드러운 눈길을 걸으며 녹기전에 살짝핀 눈꽃을 구경하는 행운을 만나게 되었다. 산행내내 장쾌한 조망을 제공한

남덕유의 강렬한 기운을 느끼면서 지리에서 덕유까지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었던, 시골 오지의 대명사인 무진장과

맛있는 사과로 유명한 전북 장수에 있는 호남의 명산 장안산을 소개해 본다. 

 

 

 

 

무룡고개 주차장에서 (10시15분)

 

 

8시에 대전을 출발한 버스는 장수IC를 빠져나와 장안산 아래 괴목동으로 들어간다. 이번 정기산행도 운전을

맡아서 고생하신 거먹바위님의 네비가 고장이 난것이다. 다시 길을 확인하고 무룡고개로 올라서는데 지난밤에

내린눈인지 고개가 살짝 미끄럽다. 눈이 많이 내려 무룡고개로 버스가 오르지 못할경우엔 조금전 괴목동에서

부터 산행을 시작해야만 한다.

 

 

 

 

 

 

 

 

 

무룡고개의 출발점인 계단.

 

반대편으로는 백두대간 영취산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보인다. 영취산에서 뻗어나간 호남정맥은 장안산을

종산으로 삼고 녹색선을 따라 밀목재로 이어진다. 우리는 정상에서 직진하여 중봉과 하봉을 거쳐 범연동으로

내려갈것이다. 계단 사진을 찍는다고 일행들을 다 올려 보내고 혼자서 산행을 시작한다.

 

 

무룡고개 유래

 

대부분의 지도에는 무령고개로 표기되어 있다. 이것은 '무룡'을 잘못 듣고'무령'으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룡(舞龍)은 '용이 춤을 춘다'는 뜻이다. 산세가 마치 용이 꿈틀꿈틀 살아서 무룡고개에서 장안산으로 올라

가는 형상이라고 한다.

 

 

 

 

 

 

중간에 우측으로 발을 돌려 팔각전망대에 올라서 본다.

 

간밤에 내린눈인지... 갓 만들어낸 케잌에 얹은 생크림 같은 느낌이 드는 눈의 촉감이 참 부드럽다.

올해 밟아본 눈중에 가장 느낌이 좋은 눈길 같다.

 

 

 

 

 

 

 

 

 

 

영취산에서 육십령을 지나 남덕유로 가는 백두대간길 뒤로 구름모자를 눌러쓰고 흰눈에 덮힌 남덕유의 동봉과

서봉의 웅장한 모습이 감동스럽게 다가온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괴목마을과 그 오른쪽 뒤로 백화산 왼쪽 멀리 뒤로 봉화산이 보인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무룡고개 건너편 영취산

왼쪽아래 산행 출발지점인 주차장이 보이고, 영취산 중앙 능선따라 산정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이 보인다.

 

 

함양 영취산은 바로 옆에 있는 백운산과 마찬가지로 같은 이름을 쓰는 전국의 영취산 가운데 해발 고도가

가장 높다. 산 동쪽으로는 부전계곡 이라는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있어 여름철 계곡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얼핏 보면 밋밋해 보이는 저 영취산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백운산에서 남덕유로 뻗어가는 백두대간에서

호남지역과 금강 남쪽 충청 남부지역 산줄기의 근간인 금남호남정맥이 뻗어나가는데 바로 그 분기점이 저

영취산 이기 때문 이다. 그래서 정맥을 하는 분들은 우리처럼 바로 장안산으로 오르지 않고, 왕복 30분 거리의

영취산을 들려서 장안산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한다.

 

 

 

 

 

 

팔각정에서 보이는 장안산 정상

 

 

 

 

 

 

팔각정을 내려와 다시 괴목마을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만난다.

눈이 내려 버스가 무룡고개를 오르지 못하면 괴목마을에서 이곳까지 2.5km를 올라와야 한다.

 

 

 

 

 

 

 

 

 

눈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길

 

 

 

 

 

 

 

 

 

전망대가 가까워 질수록 눈꽃은 더 아름답게 피어 있다.

일행들은 전망대에서 홍탁을 준비해 놓고 한잔씩들 하고 있다.

 

 

 

 

 

 

전망대에 오르니 동쪽으로 백운산에서 영취산을 거쳐 남덕유로 가는 능선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지지리 계곡

뒤로 멀리 천왕봉에서 반야봉에 이르는 지리산 주능선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지리산 방향은 역광으로 사진이

선명하지 못한게 아쉽다.

 

 

지지계곡

 

전북 장수의 지지계곡은 장수의 장안산과 백운산에서 흘러내린 계류가 만나 만들어진 계곡이다. 장안산과

백운산 사이의 무룡고개를 상류로 무룡고개가 있는 곳, 우측 영취산 끝자락과 좌측 장안산 끝자락이 서로

모이는 곳이 지지계곡이고 여기서 요천은 시작되다.  해발 600미터 고지대인 지지리(知止里)는 섬진강 지류인

요천의 발원지인데, 이 계곡물은 동화호에 몸을 담궜다가 다시 남원을 지나 섬진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이 오지 장수의 지지계곡이 바로 섬진강의 최상류라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도 (클릭)

 

 

 

 

 

 

장안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쪽의 선각산과 덕태산

 

 

 

 

 

 

간간히 바람에 눈가루가 날리는 가운데 일행들은 눈밭에 모여 사진을 담으러 가고 있다.

촬영을 중단하고 서둘러 따라간다.

 

 

 

 

 

 

전망대 앞 눈밭에 앉아서 포즈를 취하는 일행들을 담느라 엎드려쏴를 하고 있는 호돌이님

 

 

 

 

 

 

눈밭에서 (호돌이님 作)

 

 

 

 

 

 

장안산 전망대

 

조망과 촬영을 위해 이렇게 전망대를 마련해 놓은게 참 좋다.

일행을 따라 가려는데, 황석 ~ 기백 라인을 제대로 담지 않은것이 생각나 다시 전망대로 돌아간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망 (클릭)

 

백운산에서 영취산을 지나 육십령, 할미봉 남덕유로 가는 백두대간 능선과...

남덕유에서 남령을 지나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 능선이 보인다.

 

 

 

 

 

 

그 사이에 일행들은 저 멀리 원안의 두번째 전망대에 오르고 있다.

 

 

 

 

 

 

두번째 전망대로 가면서 바라본 지나온 전망대

참으로 앞, 뒤로 조망이 아름다운 곳 이다.

 

 

 

 

 

 

지나온 방향의 파노라마 조망 (클릭)

 

 

 

 

 

 

남덕유 서봉 왼쪽으로 아까는 보이지 않던 적상산도 빼꼼히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클릭)

 

 

 

 

 

 

백운산

 

 

백두대간의 등뼈 한가운데 우뚝속은 1279m의 함양의 백운산 으로 전국 수십개의 백운산중 백두대간의 자존심

답게 그 높이가 으뜸이다. 비록 100대 명산에는 끼지 못하지만, 지난주 다녀온 포천의 백운산 보다는 사방 팔방

으로 조망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남쪽 멀리서는 광양의 백운산이 여기 북쪽에서는 함양의 백운산이 지리산을

조망하는데 최고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두곳의 지명도 비슷하다.

 

 

 

 

 

 

정상으로 가는 길

 

사진 찍는다고 쉬엄쉬엄 가는 나만 홀로 여산모드로 가는것 같고, 다들 바쁘게 남산모드로 바쁘게 걸어간다.

한라산 다녀온후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아로미님이 선두에서 산행을 이끌고 가니 내 사진에 인물은 없고

죄다 풍경 뿐이다. 아... 이제 여산모드는 전설일 뿐인가...? ㅎㅎ

 

후기를 쓰는데 산악회 회원님 한분이 주말 산행을 물어본다. 별유산은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번주말도

안내양 버스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니, 왜 그렇게 빡센데만 따라 가냐고 물어온다. 간단히 대답해줬다. 이젠

여산이 안내산악회 보다 더 빠르다고... ㅋㅋ  

 

 

 

 

 

 

일행들은 다들 두번째 전망대에 올라 눈썰매를 타고 있는것 같다.

 

 

 

 

 

 

당겨보니 천연 눈썰매장 이다.

 

 

 

 

 

 

 

 

 

두번째 전망대 눈썰매장의 일행들

 

 

 

 

 

 

 

 

  

경사가 제법 가팔라서 비료푸대 없이 그냥 엉덩이만 깔고 앉아도 잘 미끄러진다.

 

 

 

 

 

 

다른분이 엉덩이 썰매 하강을 준비중이다.

 

 

 

 

 

 

장안산 정상 (11시58분)

 

정상에서는 전주와 익산에서 온 두곳의 산악회에서 각각 양쪽에서 시산제를 지내느라 혼잡스럽기만 하다.

다른분들 기념촬영을 위해 정상석 부근은 깨끗하게 비워 두어야 하는데 대부분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팀들을 보면 다들 그럴 경황이 없는것 같다.

 

 

 

 

 

 

 

 

 

정상에서 바라본 남덕유와 지나온길

 

 

 

 

 

 

장안산 정상에서

 

 

장안은 옛 중국 당나라의 수도 인데, 이곳 장안산의 이름은 산 아래 계남면 장안리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유명한 덕산계곡을 끼고 있는 장안산은 대한민국(남한) 8대 종산(宗山) 중 하나이자 호남의 종산으로 불리운다.

군립공원 이자 산림청 지정 전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이기도 한데, 아직 많이 소개가 안되어 찾는사람들은 많지

않은것 같다. 지나온 장안산은 정상부 북동능선 광활한 억새밭을 끼고 있어 가을에 특히 인기가 높지만, 봄,

여름의 야생화 산행, 여름철의 계곡산행, 겨울의 부드러운 육산의 눈길을 걸으며 즐기는 심설산행과 눈꽃산행

등도 매력적인 4계절 명품 산행지 라고 한다.

 

예전에 나라의 으뜸 산과 강을 각각 12개씩 선정하여 12종산과 12종강으로 불렀다. 여암 신경준(1712∼1781)

선생이 작성한 여지고 에는 삼각산, 백두산, 원산, 낭림산, 두류산, 분수령, 금강산, 오대산, 태백산, 속리산,

장안산, 지리산을 12대 종산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곳 장안산은 호남정맥의 종산 이자 매우 영험한 산이어서

조상들은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천제)를 지냈다고 하는데, 기우제를 지내는 인파의 줄이 장수읍쪽으로

무려 5∼6km의 긴 행렬을 이룰 정도였다고 한다.


정상 너른곳 한쪽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분들을 피해 40여분간 식사를 하고 일어선다.


 

 

 

 

 

장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백운산

 

 

 

 

 

 

 

 

 

지도상엔 중봉과 하봉을 거쳐서 가도록 되어 있지만...

완만하고 평탄한길, 눈이 덮혀 어디쯤에서 중봉과 하봉을 지났는지 알수도 없다.

한참을 걷다보니 장안산 정상에서 1km 지난 지점에 다다르는데, 출발지점에서 본 이정표와 거리가 다르게

잘못 표시 되었다고 한마디씩 하였는데, 거기가 바로 하봉 이다.

 

 

 

 

 

 

하봉을 지나면 바로 밧줄 구간이 시작된다.

진행방향 왼쪽 아래로 하산지점인 범연동과 그 뒤로 호남정맥 능선길이 보인다. 

 

 

 

 

 

 

덕천고개 갈림길 (14시22분)

 

나눠준 지도에는 이곳에서 왼쪽으로 하산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새로 세워진 이정표가 범연동 방향이 직진

으로 되어 있다. 아래 주민들이 하산길을 막아논것 같은데, 겨울이라 농작물 이랄것도 없으니 후미 몇분과

함께 예정된 코스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5명의 후미를 제외한 일행들은 환골탈태한 아롬여사를 따라서 직진을 하였는데, 다음 갈림길에서도

왼쪽으로 빠지지 않고, 906봉을 넘어서 빙둘러 청산별곡 근처의 날머리로 걸어간다. 호돌이는 내가 일부러

갈림길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시실리 2km 라고 하는데...이건 진실로 의도되지 않았던 일이다. ㅎㅎ

 

 

 

 

 

 

덕천고개 갈림길에서 범연동으로 내려서는 편안한 길

 

 

 

 

 

 

먼저간 선두팀들 이미 다 도착한줄 알고 서둘러 재촉을 하였는데... 쩝...

 

 

덕산계곡

 

범연동에서 시작하는 아래 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덕산저수지가 나오는데 이날 보니 많이 말라있다.

이 저수지 아래 용소들이 즐비한 멋진 계곡이 바로 영화 남부군에서 덕유산에서 지리산으로 가던 빨치산들이

기백산 아래 유안청 계곡에서 남녀 가릴것 없이 훌러덩 옷을 벗고 땀에 젖은 몸을 씻었던 장면을 촬영했던

장안산 덕산계곡 이다. 아마 옷들이 단벌인데, 산속 날씨와 겨울을 대비하느라 여름에도 솜옷을 입고서 험산을

뛰어 다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여름 금원~기백산과 유안청 계곡을 다녀오면서 썼던 글을 일부 옮겨본다.

 

 

 

유안청 계곡에서 목욕하는 500명의 빨치산들

 

때는 이미 한여름에 접어들어, 소백준령을 넘고 넘어 이동하는 긴긴 대열은 땀에 젖어 미역을 감은 듯했다. 모두가 겨우내 걸쳐온 동복차림 그대로였다. 그냥 동복이 아니라 그것만 걸치고 눈속에서 뒹굴고 자고 하던 투박한 겨울차림으로 폭양의 산악을 달리는 것이니 더울 정도가 아니었다. 그러나 산악지대에서는 밤낮의 일교차가 심해서 이슬을 맞으며 노숙하자면 두꺼운 옷을 아주 벗어버릴 수도 없었다. (중략)

 

이 때 315부대가 승리사단과 동행하고 있었으니까 당시 남한 빨치산의 최대 최강이라 할 5백여의 대병력이 그 골짜기에 집결한 셈이었다. 골짜기 어귀 산등성이에 보초가 배치되고 교대로 시냇물에 들어가 목욕을 했다. 더위도 더위려니와 실로 9개월 만의 목욕이니 그 상쾌함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출처 :: 남부군 - 이태)

 

 

 

 

 

 

 

산행완료 (14시56분)

 

한라산 정기를 받고 한마리 꽃사슴이 되어 뛰어다닌 대단한 아롬여사와 속리님이 먼저 도착해 있고, 906봉으로

해서 길게 돌아온 선두팀은 우리가 도착하고 나니 그제사 하나, 둘 내려온다. 할머니들이 담궈 파는 예쁜색깔의

시큼한 오미자 술을 두병사서 한잔씩들 하고 이른시간이라 버스를 타고 바로 돌아와서 대전에서 뒤풀이를 하게

되었다. 범연동에서 장수IC로 가는 길목의 계남면에 산악회 인원이 찾아갈 만한 마땅한 맛집을 찾지 못했기 때문

이기도 하다. 

 

장안산은 여름에 다시 와보고 싶다. 장안산이 또한 야생화의 천국이라는데, 아름다운 꽃들을 보면서 산행을 하고 

하산길은 중봉에서 덕산계곡 상류로 빠져드는 길을 택해서 계곡 상류의 청류를 보고 만지며 걷고 싶고 덕산계곡

용소에 시원하게 몸을 담궈보고도 싶다.

 

 

 

 

172

 

 

장안산 지도

 

산행코스 :: 무룡고개 - 장안산 - 하봉 - 덕천고개 - 범연동 (8.5km, 식사포함 4시간 37분)

산행일시 :: 2012년 2월19일 (日), 여행과 산행 16명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