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다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산줄기가 한강 북쪽을 흐르는 한북정맥 이라고 한다. 서울의 명산 북한산과

도봉산이 뿌리를 둔 데다, 수도권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한북정맥 남한 구간 약 175㎞ 중 걷기 좋으면서 풍광이

빼어난 곳이 광덕고개(664m)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구간인데, 특히 겨울철에는 허리까지 빠지는 적설량과 빼어난

설경을 자랑한다.

 

 

 

백운산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능선에서 바라본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는 궁예의 비통함이 스며 있다.

오늘의 능선 종착지 국망봉은 궁예가 불타는 철원 도읍지를 바라보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 이다. 부하에게

쫒기며 자신의 왕국이 불바다가 되는 걸 바라보며 그 땅을 떠나는 궁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오늘 그 길을

걸어본다.

 

 

 

 

광덕고개 (10시 50분)

 

도로를 사이에 두고 경기도와 강원도가 갈라지고 있다.

북쪽으로 가면 광덕산이요, 남쪽으로 가면 오늘 산행지인 백운산과 국망봉으로 가는 길이다.

오늘 산행 들머리는 이렇게 광덕산과 백운산 사이에 있는 경기도 포천 이동면과 강원도 화천 사내면을 이어주는

광덕고개다. 일명 '캬라멜고개'라 불리는데, 한국전쟁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하던 사단장이 급경사로 굽이도는

광덕고개를 오를 때면 차량 운전병들에게 졸지 말라고 캐러멜을 주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하는 곳이다.

 

 

 

 

 

 

광덕산과 회목봉

 

광덕고개에서 백운산으로 가는 산길은 마치 우리일행만 있는듯 한적하기만 하다. 

오늘 가야할 길이 먼 만큼 다들 속도를 내서 바쁜걸음으로 백운산으로 향한다.

작은오름을 몇번 넘어가며 완만한 능선길을 20여분 걸어 올라가니, 우리가 출발한 광덕고개가 제법 멀리

보이며 그 뒤로 광덕산 정상과 옆의 기상관측 레이더 기지 그리고 회목봉으로 연결되는 골짜기가 보인다.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한동안 고속도로를 달리듯 빠르게 진행되던 길이 갑자기 원인모르게 정체가 된다.

우리가 다른팀 후미를 만난듯 한데, 왜 그런지... 느릿느릿 영 속도가 나지 않는다.

 

정체를 일으킬 만한 산은 아니고 하니 한,두팀이 앞에 있는것 같은데, 도대체 어느팀이 이렇게 느림보 산행을

하는지 답답하였는데.... 나중에 봉우리에서 보니 어울림 산악회 라고 시각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산행 이었다.

 

얼마간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속으로 짜증을 냈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봉사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시각장애우님들의 안전한 산행을 마음속으로 기원드리며 봉우리를 넘어 백운산으로

향한다.  

 

 

 

 

 

 

화악산을 바라보고 누워 따듯한 햇볕을 쬐며 쉬고 있는 두분

마침 두분이 누워 있는 자리에 바람한점 없고, 햇볕이 유난히 따스하게 느껴진다.

시각장애우팀을 지나치니 다시 한적한 산길이 이어진다. 

 

 

 

 

 

 

 

 

 

백운산 정상 (12시8분)

 

백운산 정상은 시산제를 지내는 사람들과 지나가는 사람들로 가득차서 시장통을 방불케 한다.

혼잡스런 인파를 피해 간신히 정상석 사진을 담고 쫒기듯 산을 내려서다... 뒤돌아 본다.

그러고 보니 100대 명산인데 혼잡함을 피한다고 정상 조망도 못하고 내려온 것이다. 

내려서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돌아 올라선다.

 

 

 

 

 

 

 

백운산 정상에서의 조망

 

백운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100대 명산 치고는 허무할 정도로 볼품 없다.

겨울인데도 사방은 잡목으로 가로막혀 있고 딱 한곳, 출발한 광덕고개와 그 뒤 광덕산과 회목봉 쪽만이

잡목 사이로 살짝 보이는 정도다.

 

 

 

 

 

 

삼각봉 (12시59분)

 

삼각봉 못미처 점심 식사를 하고 삼각봉에 올라서니 이곳도 일단의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는 혼잡스럽다.

마침 정상석 앞에서도 어느분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어 정상석을 못보고 지나쳐 내려 가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다시 돌아 올라보니 삼각봉 정상석이 보인다.

 

산행을 시작하고 두 봉우리를 지나도록 제대로된 조망터를 만나지 못하고 잡목사이로 보이는 양쪽 산군들을

보면서 걷는다. 혹시라도 등로 주변에 사진을 찍을만할 곳이 없을까 두리번 거리던중, 등로 옆 잡목뒤로 눈에

덮힌 바위가 보인다. 멋진 조망을 보여줄수 있을것 같아 일단 조심스레 올라서본다.

 

 

 

 

 

 

명성산과 각흘산

 

바위에 올라서니 등로 진행방향 우측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멀리 명성산과 각흘산이 보인다.

 

 

 

 

 

 

명성산 

 

태봉국의 궁예가 철원 풍천원에 도읍을 정하고 통치하던 중 부하들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이 곳에 피신해서

왕건과 대치하던 중 기력이 쇠퇴해 부득이 산중에서 부하군사들과 해산을 하게 됐는데, 이때 심복들이 3일

동안 슬피 통곡했다고 하는 울음산(鳴聲山) 이다.

 

철원주민들의 의견은 정말 궁예가 타락한 왕이었다면 그 많은 병사들이 목숨을 걸고 궁예를 따라 명성산에

갈 이유가 없을것이며, 그를 위해 슬픈 울음을 울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관심법도 그렇고, 궁예의 최후에

대한 것도 그렇고, 모두다 승자인 왕건이 궁예에 대한 역사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진행방향의 오른쪽 포천군 쪽의 파노라마 조망 (클★릭)

 

진행하는 능선을 따라 왼쪽뒤로 도마치봉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흑룡봉...

도마치봉과 흑룡봉 사이 뒤로 신로봉에서 뻗어내려간 가리산이 보인다.

 

 

 

 

 

 

바람이 부는 능선 반대쪽 너머 따뜻한 사면에 오붓하게 자리 잡고 식사를 하는 두 산객의 모자끝이 보이며

즐거운 담소가 들려온다. 조심스레 셔터를 누르고 가던길을 재촉한다.

 

 

 

 

 

 

백운산에서 국망봉으로 가는 능선엔 38선 근처의 전방(?) 답게 참호가 많이 있다.

그냥 지나치려다... 호기심에 들어가 본다.

 

 

 

 

 

 

안에 들어가 보니 제법 넓다.

산행중 유사시 대피소로 사용될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마치봉 (13시30분)

 

궁예가 왕건과의 명성산 전투에서 패하고 도망치면서 이곳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산길이 너무 험해 말을 내려서

끌고 갔다고 하여 도마치(道馬峙)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유래를 떠나 한자명은 아무래도 도망친다는 우리말을

한문을 써서 끼워 맞춘듯한 느낌이 든다.

 

 

 

 

 

 

도마치봉에서 바라본 복주산, 두류산, 반암산

 

 

 

 

 

 

도마치봉을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강렬한 포스를 뽐내는 화악산이 보인다.

이곳도 900고지는 넘을텐데... 저녀석은 엄청난 거인처럼 높아만 보인다.

 

 

 

 

 

 

길은 도마치로 향하고...

 

러셀이 되어 있는 산길이 화악산을 향해 가고 있다.

직진 방향으로 무심코 걷는다면 아마도 도마치에 다다를 것이다.

도마치에서 다시 능선을 타고 오르면 아마도 석룡산을 거쳐 화악산에 닿게 될것이다.

혼자 떨어져 올지 모를 후미를 위해 유춘근 대장님이 뒤돌아 오셔서 도마봉 방향으로 화살표를 세개나 깔아

놓으신다. 혼자 걷는 초행길 이라면 아마도 도마치로 가다가 돌아올 확률이 높을것 같다

 

다음봉우리 도마봉은 스틱 손잡이가 놓여있는 방향인 우측으로 90도 꺽어져 가야만 한다.

갈림길에서 도마봉 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듯 러셀이 잘 안되어 있다.

 

 

 

 

 

 

도마봉 (14시)

 

 

 

 

 

 

도마봉에서 후미팀 일행들...

 

 

 

 

 

 

도마봉에서 바라본 화악산과 우측 석룡산

도마봉에서 석룡산까지 눈에 덮힌 방화선 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석룡산으로 가는 저 아래중간쯤에 도마치재가 있을 것이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왼쪽으로 화악산 옆의 석룡산이, 오른쪽 끝으로는 국망봉과 땅벌봉이 서있고,

계곡 뒤쪽 끝에는 경기도에서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명지산이 우뚝 서있다.  

 

 

 

 

 

 

도마봉에서 뒤돌아본 도마치봉과 흑룡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흑룡봉 뒤로 명성산이 보인다.

 

 

 

 

 

 

도마봉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조망 (클★릭)

왼쪽부터 두류산, 응봉, 화악산, 석룡산, 명지산, 국망봉이 조망된다.

 

 

 

 

 

 

겨우내 녹지 않을 눈길

진행방향으로 내내 역광으로 햇살이 눈에 반사되며 은빛 으로 빛나는데 실력이 부족하여 담을수 없어 이렇게

자꾸 뒤돌아 걸어온길을 담아본다.

 

 

 

 

 

 

 

 

 

산불방지를 위해 만든 방화선에 흰눈이 곱게 쌓여 있다.

불이라도 나면 이정도 방화선은 불씨들이 그냥 날라가서 큰 의미가 없을듯 한데, 산꾼들에게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주고 있다. 봄이되면 이 길따라 예쁜 야생화도 많이 필것 같다.

 

 

 

 

 

 

 

 

 

 

 

 

방화선 따라 만들어진 아름다운 눈길

겨울산행 답게 원없이 눈길을 밟아본다.

 

 

 

 

 

 

후미팀과 간식도 먹어가며 여유있게 진행을 한다.

봉우리 위에서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하는 일행들..

 

 

 

 

 

 

땡기님 통과시간 13시22분

지금 핸드폰 내시계는 14시57분 ..... 이게 뭐꼬... ㅎㅎ

땡기님 견치봉까지는 기본이고 민둥산 까지도 다녀올지 모르겠다며 차에서 내리자 마자 슝~ 하고

땡기더니 우리보다 1시간35분 전에 이곳을 통과했다.

 

 

 

 

 

 

가다 힘들면 서서 뒤를 돌아본다.

잠시전 지나친듯한 도마치봉이 벌써 저만치 멀리가 있다.

 

 

 

 

 

 

건너편으로 수덕바위봉과 석룡산을 거쳐 화악산으로 가는 화악지맥 능선길이 힘차게 보인다. 

석룡산에 오를때는 이런 모습을 볼수 없고 숲길만 답답했었는데, 이렇게 떨어져서 보니 산세가 제대로 보인다.

 

 

 

 

 

 

등로 옆으로 굴뚝이 보인다.

그렇다면 이곳 지하에... 큰 벙커가 있다는 소리인것 같다.

 

 

 

 

 

 

진행방향으로 서있는 햇빛이 눈에 반사되어 사진은 비록 역광이지만 눈길은 아름답게 반짝인다.

 

 

 

 

 

 

가리산

 

 

 

 

 

 

진행방향 좌측 전방의 화악산(1468m)은 엄청난 기운을 쏟아낸다.

지난번 석룡산에서 보던 화악산은 그저 그렇게 보았는데, 이곳에서 보니 경기 제일봉이 맞는듯 그 기운이

굉장하다. 충남제일봉 서대산은 비교도 안될만큼 크고 힘차다.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강렬한 산기운이 느껴

지는듯 하다.

 

 

 

 

 

 

신로봉 전에 벙커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여기 봉우리들엔 죄다 벙커가 있다. 국망봉 정상석 밑에도 대형 벙커가 있다고 하니...

산에와서 비상시엔 벙커로 피해야 할것 같다.

 

 

 

 

 

 

그사이 우회를해서 진행한 일행들은 저만치 가고 있다.

 

 

 

 

 

 

신로봉

 

신로봉을 오는 길에서 바로 오르려 하니 길은 우회로 되어 있고, 정상으로의 직진 방향은 전혀 러셀이 되어

있지 않다. 우회하여 신로봉을 돌아서니 일행들도 앞서가고 있고 다녀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이렇게

보고 통과를 한다. 새길령이라 되어 있던데, 신로(新路)나 새길이나 같은말 이다.

 

 

 

 

 

 

다음 봉우리를 오르다 나뭇가지 사이로 지나온 길을 당겨본다.

중앙에 우뚝선 도마치봉 뒤로 복주산이 보인다.

 

 

 

 

 

 

신로봉에서 가리산으로 뻗어가는 능선

 

 

 

 

 

 

저 너머에.... 새로운 세상이...

 

 

 

 

 

 

그곳은 돌풍봉 정상이다.

 

 

 

 

 

 

돌풍봉에서 바라본 신로봉과 가리산 방향으로 뻗은 암릉

 

 

 

 

 

 

또 다시 우뚝선 봉우리...

눈길을 엉금엉금 올라가는 일행들이 보인다.

산길은 혼자여서 좋을때도 있고, 이렇게 일행이 있어서 좋을때도 있다.

 

 

 

 

 

 

왼쪽부터 신로봉과 암릉 - 삼각봉 - 돌풍봉

 

 

 

 

 

 

진행방향 왼쪽 건너편으로 아까 도마봉에서 화악산 쪽으로 뻗어나간 능선을 타고 오면 만나게 되는 도마치가

보인다. 도마치재의 절개지를 내려서면 휴게소가 있고, 석룡산으로 뻗은 화악지맥은 다시 능선을 따라 뒤로

이어진다.

 

 

 

 

 

 

땅벌봉에 오르며 뒤돌아 바라본 조망도

S자를 만들며 크게 휘어 돌아가는 한북정맥길을 볼수가 있다.

 

 

 

 

 

 

땅벌봉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조망 (클★릭)

위 조망도에 보이지 않는 가리봉, 흑룡봉, 명성산이 사진 왼쪽으로 보인다.

 

 

 

 

 

 

새길령 암릉과 가리산

 

 

 

 

 

 

땅벌봉에 서니 비로소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이자 경기 제2봉인 국망봉이 보인다.

왼쪽 뒤로는 경기 제3봉인 명지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 뒤로 연인산이 보인다.

사진으로 가깝게 보이는 우측의 국망봉이 실제로는 제법 멀다.

 

 

 

 

 

 

온종일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화악산

 

 

 

 

 

 

석룡산 뒤로 우뚝 서있는 화악산..

석룡산과 화악산 사이 우측의 골짜기가 새들이 노래를 부른다는 조무락골 이다.

몇년전 여름날 삼팔교에서 산으로 올라 원점회귀 산행 하면서 하산길에 조무락골에서 복호동 폭포수를

시원하게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기암 뒤로 보이는 가리산과 뒤로 명성산

 

 

궁예와 왕건

 

918년 하유월 을묘일, 기병장군 홍유, 배현경, 신숭겸, 복지겸 등이 몰래 짜고 밤중에 태조 왕건의 집으로 가서

그를 왕으로 추대할 뜻을 밝혔다. 태조는 굳이 거절하여 허락하지 않았으나, 부인 유씨가 손수 갑옷을 태조에게

입히니 여러 장수들이 옹위하고 나오면서 사람을 놓아 말을 달리며 외치기를 “왕공이 이미 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때에 분주히 달려와 참가한 자들이 이루 셀 수 없었고, 먼저 궁문으로 와서 북을 치고 떠들면서 기다리는 자도

만여명이나 되었다. 궁예가 이 소문을 듣고 깜짝 놀라 말하기를 “왕공이 벌써 천하를 얻었으니 내 일은 끝났다”고

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리하여 변복을 하고 북문으로 도망쳐 나가니 궁녀들이 궁 안을 깨끗이 하고 태조를

맞아들였다. 궁예는 산골로 도망하였으나 이틀 밤이 지난 후 배가 몹시 고파서 보리이삭을 잘라 훔쳐 먹다 바로

부양 백성들에게 살해되었다.

<출처 :: 고려사>

 

 

 

 

 

 

국망봉 (16시29분)

 

궁예가 자신의 폭정에 대해 간언하는 부인 강씨를 강씨봉 아래 마을로 유배하였는데, 그 후 왕건에 패한 궁예가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부인을 찾았으나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으니, 회한에 잠긴 궁예가 인근 높은 산정에

올라 멀리서 불타는 도성 철원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하여 그 산을 망국산 이라 불렀다는데 언제부터인가

산이 봉으로 격하되어 께름직한 망국산 이란 이름은 사라지고 국망봉(國望峰)이라 불리우고 있다고 한다. 

 

산경표의 한북정맥 부분에는 백운산과 운악산 사이에 망국산(望國山) 이라는 이름을 볼 수 있으니 조선 후기

까지는 망국산으로 불리웠나보다.

 

 

 

 

 

 

국망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길

 

국망봉은 능선 양쪽으로 매우 가파른 산으로 2003년 겨울 산행을 즐긴다는 일가족 세부부가 대책과 준비없이

산에 올랐다가 6시간만인 오후 5시에 국망봉에 도착하고 하산을 하다 길을 잘못들어 이들중 네명이나 얼어

죽은 사고가 발생한곳으로 그 이후에도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곳 이라고 한다. 야트막한 동네 뒷산을 가는게

아닌 다음에야 겨울산행은 충분한 복장과 채비를 하고 산에 올라야 할것이다. 

 

 

 

 

 

 

국망봉에서 바라본 조망

 

우리가 하산하는 코스는 바로 앞 헬기장에서 왼쪽 무주채폭포 방향이다.

저뒤 견치봉 - 민둥산 지나 도성고개 다음에 조금전에 설명한 강씨봉이 있다.

일설에는 궁예가 부인강씨를 강씨봉 아래에 유배를 한것이 아니라, 강씨가 왕건을 피해 저곳으로 도망간

것이라는 말도 있으나 남아있는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 뿐이다.

 

 

 

파주골과 명성산 그리고 한탄강

 

진행방향의 오른쪽 아래인 강씨봉 우측의 포천시 영중면 성동리의 파주골은 그 이름이 패주골에서 비롯

하였으며, 성동리산성은 궁예가 왕건에게 쫓길 때 하룻밤 만에 쌓은 성이라 전한다. 포천시 관인면 중리의

보개산성은 궁예 최후의 결전지였다고 하는데 궁예는 이곳에 성을 쌓고 반격을 준비했으나 이미 대세가

기울어,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패퇴한 궁예는 한밤중에 남은 군사를 이끌고 명성산으로 피신한다.

거기서 다시 한 번 재기를 노려보지만 마침내 군사를 해체하기에 이르니, 그때 궁예의 군사들이 3일 동안

슬피 울어 산은 울음산(鳴聲山)이 되고, 그 애끓는 한탄의 눈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갔으니 그게 한탄강

이라고 한다. 경기도 포천(抱川)은 이 한탄강을 품고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국망봉에서 바라본 진행방향의 조망도 (클★릭)

화악산 애기봉에서 뒤쪽으로 명지산과 연인산이 보이는데 우측의 운악산은 역광으로 빛속에 숨었다.

 

 

 

 

 

 

국망봉에서 바라본 이동면 일대와 명성산

 

 

 

 

 

 

국망봉의 개

 

국망봉에서 헬기장으로 걸어가는데 문제의 이놈을 만났다.

닥스훈트 인줄 알았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생김새가 바셋하운드(?) 라고 한다.

그런데 이녀석이 수렵 견종 이라니... 아 참나... ㅠㅠ

 

글쎄 숏다리에 배가 만삭인 이녀석은 사진에 보이는 바로 앞에 있는 30cm 가량의 턱도 못 올라 오는 것이다.

앞에가는 일행들이 도저히 이 체격의 개는 이 겨울 험하고 미끄러운 이곳 국망봉 정상에 올라올수 없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개를 불러 보아도 녀석은 숏다리로 이 조그만 턱을 넘어오지 못하고

자꾸 애처롭게 미끄러 지고 있다.

 

눈내린 국망봉은 가파르고 험해서 롱다리 견종도 오르기 힘이 들텐데, 도대체 이놈의 정체는 뭐란 말인가??

게다가 배가 불룩하니 만삭이다....

국망봉 근처 군부대에서 키우는 개인데, 등산객들 따라 철없이 왔던것일까?

 

녀석을 자꾸 따라오라고 부르는데 녀석은 낑낑 대기만 하고 올라오지 못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꼬리치며 얼굴가득 반갑다는 표정이 가득한데, 안아서 올려주려해도 만삭이라 그런지 안지를

못하게 한다. 그럼 어쩌잔 말이더냐... 둘이 같이 눈밭에서 부둥켜 않고 얼어죽자고?

그사이 일행들은 앞서 걸어가 보이지 않는다. 무주채폭포 하산길은 초행인데다 시간도 여유가 없어 더 늦으면

어두워져 잘못하면 조난당할수도 있는데, 이녀석은 같이 있자고만 하고 안기는것도 싫어하고 걷지도 못한다. 

 

일행들과 많이 뒤떨어지자 할수없이 배낭을 메고 돌아서는데... 애처로운 신음소리를 낸다. 끼엉~ 끼엉~

뒤돌아 보아도 어쩔 도리가 없어 몇발짝 더 걸어가는데, 이제 비명을 질러댄다. 짖는 소리가 아니다.

꺼허엉~ 꺼허엉~ ... 온산이 떠나가도록 슬피운다. 언어는 안통해도 도와달라는 소리가 분명하다.

빠른걸음으로 일행들을 쫒아 빠르게 내려오는데 한참동안 녀석의 울음소리가 산에 퍼지며 내 가슴을 후빈다. 

지난번 TV 동물농장에 나왔던 동물과 대화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라는 외국인 여성 하이디가 생각난다.

그녀라면 도대체 이녀석이 원하는게 뭐고, 그리고 내 뜻도 전달할수 있을텐데 말이다.

 

 

 

 

 

 

헬기장에서 우측으로는 견치봉으로 가는길이고... 왼쪽은 무주채폭포 방향 하산길이다.

 

 

 

 

 

 

돌아본 국망봉...

녀석은 계속 울고 있다.

 

 

 

 

 

 

무주채폭포 방향 하산길은 험하다.

아마 먼저간 우리 일행들이 대충 밟아 가면서 러셀 해놓은듯 하고 길은 매우 가파르고 험한데 제대로된

밧줄이 하나도 없다. 아마 녀석을 안고 내려오는것조차 불가능했을 정도로 험한 구간이 많다.

 

녀석의 울음소리와 슬픈 얼굴이 떠나지 않아 119에 전화를 했다.

산중이라 힘겹게 몇번의 시도끝에 연결이 되어 가평소방서로 전화가 넘어간다.

무심코 포천 국망봉 이라고 했더니 포천이 맞냐며 귀찮아 하는투다.

안테나도 오락가락해서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데 자꾸만 반복해서 물어본다.

그래도 할 이야기는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던차에...대화중에 툭 끊긴다.

그리고는 몇번을 다시 시도해봐도 안테나가 잡히지 않아 연결이 되지 않는다.

할수없이 서둘러 하산을 한다.

 

 

 

 

 

 

한참을 가파르고 험한길과 씨름을 하다가 계곡을 만난다.

 

 

 

 

 

 

무주채폭포 (17시42분)

 

높이 55m의 폭포라고 한다. 굉장하다.

사진찍는 장소부터 아래 얼어붙은 웅덩이까지 55m 낭떠러지인 셈이다.

미끄러지면 큰일인데 여기서 최대 난코스를 만났다.

 

 

 

 

 

 

무주채폭포를 돌아 내려가는 등로가 계곡물로 이렇게 큰 얼음덩어리로 얼어붙어 버린것이다.

그래서 밧줄이 두꺼운 얼음속에 들어가 있으니 마땅한 홀드가 없다.

어설픈 체인젠으로 저 얼음 밟았다가는 그냥 미끄러져 추락한다.

 

 

 

 

 

 

할수없이 절벽쪽 난간으로 내려서는데 보통 위험한게 아니다.

간신히 내려서는 곳에 받디딜데가 있긴 한데 무너질지 모르는 눈덮힌 좁은곳 이다. 그나마도 그곳으로

내려서는데 잡을데라고는 중간에 있는 바위에 솟은 눈에덮힌 홀드 하나 밖에 없는데 실수로 미끄러지면

바로 폭포아래로 추락 한다. 다행스럽게 선행자가 눈에덮힌 바위홀드를 발견하고 손으로 치워 놓아

그걸잡고 내려선다. 앞서간 여성회원님들이 이 구간을 어찌 잘 통과 했는지 참으로 다행스럽다.

 

간신히 안전하게 내려섰는데 한탄강 트레킹 코스를 인솔하고 떠났던 금강 회장님이 자일을 가지고 30여분을

달려와 후미를 챙기신다. 곧 어두워 지는데 미처 도착하지 못한 후미가 컴컴한 가운데 이구간을 통과하는게

너무 위험 하기 때문이다.

 

 

 

 

 

 

무주채폭포

 

55m 높이라 하는데 사진으로 보는것보다 실제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옛날 무관들이 나물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고 춤을 즐겼다고 해서 무주채(舞酒菜) 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편안한 눈밭을 밟으며 내려와 도로에 도착한다. (17시59분)

사진속 왼쪽위의 절벽아래 눈에 덮힌 깊은 적목용소가 있다.

옛날 용이 승천하려다 임신한 아낙네에게 들키자 덜컥 주저앉아 소가 생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아예 용이 놀던 곳이라 하여 용소라 이름을 붙여 놓았다
이곳에서 길을따라 자루목이 근처까지 한참을 걸어서 버스가 주차된곳에 도착하며 산행을 마친다.

 

 

 

도로를 내려오며 안테나가 확실히 잡히는것을 보고 다시 119에 전화를 해서 아까 상황을 설명한다.

가평군 국망봉에서 능선길따라 견치봉쪽으로 헬기장 못가서 30여미터 떨어진곳에 배가 만삭인 숏다리

견공이 있다고..혹시 군부대가 있다면 연락좀 해달라고 하니... 국망봉에는 군부대가 없다고 한다.

그럼 저 개가 저 험한곳에 어찌 있다는 말인가... 조그만 개도 아니고 배가 만삭인데다 등치 큰놈이..

30cm 턱도 못올라가는 숏다리라... 아마 저곳에서 꼼짝 못할것 같은데..

설마 눈내리기 전에 저기를 올랐다가, 눈이와서 못내려 오고 저곳 정상 벙커에서 살고 있다는 말인가?

 

119에서 가평군에 유기견 신고를 하겠다고 한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군청의 담당공무원의 전화를 받았는데, 일요일은 쉬는날이라 그런지 월요일에 대책을

강구하고 조치사항에 대해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글을 쓰는 지금 화요일 오후...

가평군 담당 공무원은 아직 연락이 없다. 하긴 저 견공을 구하려면 헬기를 이용하는 수밖에는 없을테니

쉽지 않은 일이련가...

 

도대체 미스테리다.

저 덩치의 숏다리 만삭의 개가 왜 저곳에 있느냐 말이다.

분명히 유기견은 아닌듯 한데 말이다.

 

 

 

 

 

 

버스앞에 이곳이 38도 선 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막걸리 두어잔에 갈증과 허기를 달래고 대전에 도착하니 10시가 넘은 시간이다.

 

 

 

 

171

 

백운산 - 국망봉 지도

 

산행코스 :: 광덕고개 - 백운산 - 도마치봉 - 도마봉 - 신로봉 - 국망봉 - 무주채폭포 (7시간30분, 식사포함)

산행일시 :: 2012년 2월 11일 (토) 금강산악회

 

 


 

30센티 턱을 못넘던 녀석이... 그날 힘들게 우리 일행을 쫒아왔나 봅니다. 에고..

다음날 무주채폭포로 국망봉을 오르던 분들에게 국망봉 헬기장에서 무주채폭포로 가는 지능선에서 발견되어

내가 안으려고 할때 거부하던거와 달리 밤새 추위에 시달렸는지, 어느 고운님 품에 안겨 배낭속에 쏘옥 들어가

같이 산행을 하고 하산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 그 개의 주인이 너무도 애타게 그녀석을 찾고 있다고 하니 그날 국망봉 개를 배낭속에 넣고 하산하신

분께서는 이글을 보시거든 아래 링크의 개찾기 글을 보시고 꼭 연락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국망봉 개 찾기 글 :: http://blog.daum.net/boxer123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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