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아직까지 눈도 잘 내리지 않는 데다가 따뜻한 날들이 많아서 바닥에 쌓인 눈은 조금 있어도 예쁜

상고대나 빙고대 같은 설화를 자주 볼수 없는점이 아쉬운것 같다. 몇일전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려서 이번

에는 살짝 기대를 하였는데, 주중에 2-3일간 기록적인 한파를 몰아치더니 주말이 되니 다시 온도가 상승하여

또다시 기대를 저버린다.

 

 

서산의 가야산은 3년전의 산행의 기억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으로, 경남 합천 가야산에 비해 높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주변 내포지역 열 고을을 거느리며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서산마애삼존불, 개심사,

일락사, 보원사지 등의 문화유산, 그리고 이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로 불리는 명당 남연군묘를 품고 있어

합천 가야산에 비해 무엇 하나 꿀릴 게 없는 명산이며 지역민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불교의 성산 이다.

 

 

 

 

산행시작 (9시31분)

 

오전 7시30분, 대전을 출발한 버스는 공주휴계소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한시간 반을 달려 예산군 관광 안내도가

있는 상가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가야산의 주소지는 서산시 해미면 산수리로 나와 있지만,

보통 원점회귀 산행을 위해 산행 들머리로 예산군 덕산면 상가리를 많이 이용 하고 있다.

 

 

 

 

 

 

 

 

 

남연군묘

 

 

 

상가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제일 먼저 지나치게 되는 곳이 남연군묘 로서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이구(李球)의 묘이다. 안동 김씨의 권세를 피해 전국을 주유하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에게 접근한 정만인에게

명당자리를 부탁하니 정만인은 "덕산 가야산 동쪽에 이대에 걸쳐 왕이 나오는 자리가 있으니 이대천자지지

(二代天子之地) 이고, 광천 오서산에 만대에 걸친 영화를 누리는 만대영화지지(萬代榮華之地)가 있으니

선택하라고 하자 흥선은 주저없이 이대천자지지를 선택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땅에 가야사라는 절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이하응이 이곳에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려면

가야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든지 아니면 절을 없애야만 했다. 이하응은 이 절에 불을 질러 폐사시키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가야사 스님을 돈으로 매수해 불을 지르도록 했다는 설도 있고, 충청감사를 통해 폐사시키도록

했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가야사는 없어졌고 1846년 가야사의 5층석탑이 있던 자리에 남연군의

묘가 자리 잡게 되었다.

 

 

7년 후 흥선군은 차남 명복을 얻었고, 이가 곧 후사가 없던 철종의 뒤를 이어 12세에 왕위에 오른 고종 이다.

아들이 왕이 되자, 흥선군은 불태운 가야사에 사죄하고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1865년 남연군묘 아래쪽에

“보덕사”를 세우고 원당 사찰로 삼았다. 결국 지관의 예언대로 흥선의 후손은 2대에 걸쳐서 왕이 되었으나

조선은 이를 끝으로 멸망을 하게 된다.

 

 

교과서에도 나와 유명한 오페르트 도굴사건은 바로 이 남연군묘를 독일인 오페르트가 도굴하여 통상개방의

협상용도로 쓰려고 한것이다. 1868년 4월 21일 밤 140여명에 이르는 도굴단이 지금의 행담도 휴게소가

있는 자리로 상륙하여 묘에 이르렀으나 풍수가 정만인이 묘를 쓸 당시 도굴이 염려되니 석회를 써서 단단하게

하여야 한다고 하자, 흥선은 석회 300부대를 써서 관곽을 다지게 하여, 단단하게 굳은 석회석으로 인해

도굴단은 묘의 일부분만 파헤친 채 도주하게 되어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에 쐐기를 박는 결과를 가져왔다.

 

 

 

 

 

 

석문봉과 옥양봉 갈림길을 지나 3년전과 같은 길을 걸어서 올라간다.

옥양봉 가는길은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져, 충분히 몸을 풀어가면서 오를수가 있다.

 

 

 

 

 

 

한달에 한번 하는 정기산행.

모처럼의 산행길이 즐겁기만한 예쁜 언니들...

 

 

 

 

 

 

잠시후 관음전으로 올라가는 모노레일 앞에서 잠시 쉬어 간다. (10시23분)

관음전은 등로에서 50m 가량 벗어나 있는데다 그다지 눈길을 끌만한 암자가 아니라서 다들 지나쳐 간다.

 

 

 

 

 

 

관음전

 

 

 

 

 

 

 

 

 

정상이 가까워 질수록 경사는 가팔라 진다.

그사이 중간에 밧줄은 교체가 되었겠지만, 3년전 그대로 밧줄이 놓여 있다.

이제 곧 조망터가 나올것이며, 정상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곳에 있다.

 

 

 

 

 

 

옥양봉 오름길에 첫번째 만나는 정상 바로 밑의 조망터.

3년전에 이곳에서 보았던 시원한 조망이 떠오른다. 당시 함께했던 멋진 일행들도..

 

 

 

 

 

 

조망터의 오른쪽 모습

 

옥양봉을 거쳐 석문봉으로 가는 능선이다.

몇일간 날이 춥더니, 어제 오늘은 다소 푹한 날씨다.

춥지 않아서 다행스럽지만, 덕분에 개스가 올라와 박무로 인해 조망이 시원하지가 않다.

나로서는 좀 더 춥더라도 파란 하늘을 보는게 더 좋은데 말이다.

 

 

 

 

 

 

조망터에서 바라본 가야산 능선

능선 우측 첫번째 봉우리가 석문봉이고, 중앙에 통신탑이 서있는곳이 가야산 정상인 가사봉 (가야봉) 이다.

좌측으로 뚝 떨어졌다가 다시 우뚝선 봉우리가 원효봉 이다.

 

원효봉 자락에서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당나라 유학을 포기했다는 원효대사의

득도굴이 위치 하고 있다.

 

 

 

 

 

 

 

 

 

말굽형태로 산들로 빙 둘러쌓여 있는 남연군묘가 있는 상가리

 

 

 

 

 

 

옥양봉에서 바라본 수정봉

 

 

 

 

 

 

옥양봉 정상

 

정상석이 따로 없고, 이정목만 세워져 있다.

정면이 상가리에서 올라온 길이고, 우측이 수정봉으로 가는 길이다.

수정봉으로 가는 길만 확인하고 우리는 석문봉으로 향한다.

 

 

 

 

 

 

옥양봉을 지나 바라본 능선길

 

날이 흐릿해서 그런지 제법 멀게 보인다.

우측으로 가장 높은 곳이 석문봉이고, 우리는 그곳에서 식사를 한후 통신탑이 있는 가야봉 까지 갈것이다.

 

 

 

 

 

 

옥양봉 앞에 있는 서원산

풍수지리학에서 남연군묘의 좌청룡, 우백호에서 좌청룡을 담당 하고 있는 산 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백호는 원효봉 이라고 한다.

 

 

 

 

 

 

석문봉으로 가는 능선길의 암릉

 

 

 

 

 

 

몇일전 내린 눈이 예쁘게 쌓여 있는 완만한 능선길을 걸어간다.

 

 

 

 

 

 

석문봉

 

가야산의 최고봉은 가사봉 (가야봉 678m) 이지만, 예로부터 이곳 사람들은 주봉을 석문봉으로 삼는다.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와 가야사 터에 맥을 대고 있는 봉이 바로 석문봉이기 때문이다.
 

 

 

 

 

 

그새 옥양봉은 저만치 가있다.

 

 

 

 

 

 

석문봉에서 이어지는 일락산.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길 이다.

 

 

 

 

 

 

중간에 등로를 살짝 벗어나 돌탑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지나온 옥양봉이 잘 보이는 조망터다.

 

 

 

 

 

 

돌탑봉에서 바라본 옥양봉

 

 

 

 

 

 

석문봉 직전 바람이 자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를 한다.

오늘 시간이 충~분 하니 여유있게 식사를 하라는 산대장님의 말씀도 있다.

 

 

 

 

 

 

석문봉 정상 (12시40분)

 

 

 

 

 

 

석문봉에서 바라본 옥양봉과 수정봉 그리고 서원산

 

 

 

 

 

 

 

석문봉 정상에서 행복한 우리들 님들

 

 

 

 

 

 

석문봉 정상에서

 

가야산의 최고봉은 가사봉인데, 정상이 통신중계탑으로 인해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석문봉이 가야산 정상을

대신하고 있다.

 

 

 

 

 

 

석문봉 정상의 돌탑과 석문봉에서 일락산으로 가는 금북정맥 능선길

 

 

 

 

 

 

석문봉이라 불린 것은 정상의 바위가 마치 커다란 문을 열어 놓은 듯한 모양으로 보이는 데서 유래

되었다고 하는데 사진속 암릉의 커다란 두 바위 덩어리가 그 모습이라고 한다.

 

 

 

 

 

 

석문과 석문봉

 

 

 

 

 

 

가야산 정상을 배경으로 선 반보님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

 

 

 

 

 

 

남연군묘의 주산인 석문봉에서 남연군묘로 뻗어내린 산줄기

아래 원안에 남연군 묘가 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곳 "가야산 동쪽 가야사 지역을 옛날 상왕(象王: 모든 부처)의 궁궐터"라고 했다고

하며, 풍수가로 이름을 날렸던 손석우씨는 전국 제일의 명당터인 자미원(紫薇垣)이 가야산에 있다고 주장

했고 그 역시 가야산 자락에 몸을 뉘었다.

 

또한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충청도는 내포를 제일 좋은 곳으로 친다. 가야산을 중심으로 하여 서쪽은 큰

바다요, 북쪽은 큰 만이고, 동쪽은 큰 평야, 남쪽을 그 지맥이 이어지는 바, 가야산 둘레 열 개 고을을 총칭하여

내포’라 하면서 비옥한 평야 중심에 가야산이 놓여 있다고 적고 있다. 현재 충남도청 이전이 예정된 내포

신도시는 이처럼 옛부터 명당 중의 명당으로 손꼽혀서 충남도청 이전이 논의되기 훨씬 전부터 풍수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가사봉으로 가는길에..

 

 

 

 

 

 

지나온 석문봉

 

 

 

 

 

 

석문봉에서 일락산으로 뻗어내린 금북정맥 능선

 

 

 

 

 

 

가야산 정상부와 원효봉

 

 

 

 

 

 

정상을 향해가는 일행들

 

 

 

 

 

 

뒤쪽에서 손을 흔드는 오리사랑님

 

 

 

 

 

 

한서대와 뒤에 늘어선 연암산

 

 

 

 

 

 

개스로 인해 서해쪽 조망이 시원스럽지 못하다.

 

 

 

 

 

 

가야산 정상의 군부대와 통신시설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길

왼쪽 중앙 우뚝선 곳이 석문봉이고 우측 멀리 뒤에 있는 봉우리라 옥양봉 이다.

 

 

 

 

 

 

가야산 정상 (13시43분)

 

산행전날밤, 3년전 가야산 최고봉인 가사봉에 정상석이 없었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그 사이에 정상석을

하나 만들어 두었을게 분명하지만 혹시나 해서 정상석 대신으로 쓰려고 프린트를 해서 왔는데 통신탑 있는

군시설 안에 정상석이 있는건지... 이번에도 역시 찾을수 없다.

 

 

 

 

 

 

지나온 능선과 말굽형태의 지형

최고의 명당 이라는 남연군묘가 자리한 주변 지형이다.

 

 

 

 

 

 

가야산 정상에서 상가리로 내려가는 길은 매우 험하고 가파르다.

가야산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라고 하는데, 겨울철 특히 미끄럽고 조심스러운 계절에

밧줄이 필요한 상가리~가사봉 구간에 밧줄 하나도 발견할수 없었다.

 

도립공원 이라고 하는데 그에 걸맞는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어야 할것이고, 비록 군시설 안으로는 못들어

가더라도 정상 부근 등로상 가장 높은곳에 기념을 할수 있는 정상석 하나는 세워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가리 저수지를 지나 뒤풀이가 예정된 마을로 내려가는 일행들

 

 

 

 

 

 

남연군 묘와 그 앞에 상여를 보관해논 보호각

 

남연군을 연천 남송정에서 예산 덕산으로 이전하는데 사용된 상여가 현재 묘 아래 보호각에 모셔져 있는 남은들 

상여다. 남은들은 덕산면 광천리의 마을 이름인데, 이곳 사람들이 남연군의 상여를 마지막으로 운구하게 되었고 

그 보답으로 상여를 받게 되어 남은들 상여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진품 남은들상여는 덕산 광천리 보호각안에

보관해 오다 장식부재 도난 등 안전관리 문제로 2006년 3월 17일 서울의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으며, 현재 남연군묘 아래 보호각에 있는 상여는 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 기능보유자인 전흥수씨가 남은들

상여를 모방해 만든 복제품 이다.

 

반보님과 경기도 연천에서 이곳까지 상여를 나르느라 고생을 했을것 이다 라고 말을 나눴는데, 확인해 보니 연천

고랑포에서 서산 해미 까지는 배로 운구가 되었다고 한다.

 

 

 

 

 

 

산행종료 (15시03분)

 

마을로 내려와 펜션을 빌려서 총무님 친언니분이 준비하신 찌개와 부침개등 맛난 음식에 한잔 술을 걸치면서 

우리들산악회 2012년 1월 정기산행을 마친다. 3년전과 똑은 길을 걸으면서 감회가 새로웠고, 비록 개스로 인해

조망이 선명하지 못한게 조금 아쉽게 되었지만, 그때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보고 느끼며 걸을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167

 

서산 가야산 지도

 

산행코스 :: 상가리 - 남연군묘 - 옥양봉 - 석문봉 - 가야산 정상 - 상가리 (5시간 반, 식사포함)

산행일시 :: 2012년 2월 4일 (土), 우리들산악회 1월 정기산행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