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몇일간 추웠던 날씨가 다시 따뜻해 지면서 근래들어 눈도 내리지 않다보니 어느산 이건 제대로된

눈꽃 산행을 하기엔 부족한듯한 주말이다. 그래도 눈없는 선자령 보다는 조망이라도 기대할만한 남덕유가

나을듯 하여 선자령은 다음으로 미루고 간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한다.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전북 장수군 계북면과 경계하며 솟아난 남덕유산(1508m)은  

옛날엔 황봉(黃峰), 봉황산(鳳凰山)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곳은 언제 가도 좋을 멋진산 이지만, 특히 겨울에

더 어울리는 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덕유라는 이름에서 알수 있듯 향적봉 쪽의 부드럽고 순한 육산이 아닌

남덕유는 산꾼의 굳센 기상을 보여주는 개골산 이다.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 반면 남덕유산은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이루므로

백두대간 종주팀들에게는 오히려 향적봉보다 더 의미있는 산이다. 남덕유의 봉우리는 하봉, 중봉, 상봉으로

나뉘며 상봉이 되는 봉우리는 동봉과 서봉 두 봉우리로 나뉘는데, 그 중 동봉이 정상이 되는 남덕유산 이며 

서봉은 달리 장수 덕유산으로도 불리운다.
 

 

 

 

영각사 입구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10시39분)

 

 

 

 

 

 

날이 너무 따뜻하다.

고어자켓은 물론 이너 자켓까지 벗어서 배낭에 넣어 두었고, 얇은 가을 장갑과 여름 모자를 쓰고도 땀이 난다.

이런날에 상고대는 기대하기 어려울듯 하지만, 파란 하늘이 멋진 조망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팀 말고도 버스를 이용해서 두어팀이 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속도를 내다가 경사가 가팔라 지면서

다들 속도를 못내고 줄지어 걸어 올라간다.

 

 

 

 

 

 

영각재 직전의 계단길

 

 

 

 

 

 

영각재 (12시8분) 

 

금줄을 넘어가면 하봉을 거쳐 진양기맥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남령에 이른다.

금줄 왼쪽 뒤로 식사를 하고 있는 몇분들은 비싼 밥값을 지불하고 점심식사를 하신다.

우측 원안에 잠복 근무중인 국공파 요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몇분이 딱지를 끊었는데...

 

이 겨울에 저 국공파 요원은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저렇게 열심히 잠복 근무를 하고 있을까....

적어도 등산객들의 안전 이나 산불방지를 위해서는 아닌듯 하다.

이렇게 눈밭인 겨울엔 일부러 불을 내려고 해도 힘들기 때문이다.

 

 

 

 

 

 

후미가 너무 늦는듯 하여 영각재에서 30분을 넘게 쉬며 기다린다.

1시간이 다되어 가는데도 후미가 도착하지 않는 가운데 셔츠 한장만 입고 있으려니 땀이 식어가며 한기가

올라오니 다들 배낭을 매고 영각재를 출발해 바로 옆에 있는 계단에 오르기 시작한다. 

 

 

 

 

 

 

영각재 옆의 첫번째 철계단 (13시1분)

 

 

 

 

 

 

첫번째 철계단에 올라서니 바로 아래 영각재와 그 뒤로 하봉을 거쳐 남령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황점 아래 월성마을이 보이고, 그 뒤로 멀리 가야산(중앙맨뒤)과 우측뒤로 의상봉과 비계산이 보인다.

눈꽃대신 조망이 아름다운 날 이다.

 

 

 

 

 

 

덕유의 주능선도 활짝 열리기 시작한다.

삿갓봉 ~ 무룡산 ~ 중봉 ~ 향적봉 ~ 설천봉 정상의 상제루 까지 육안으로 선명히 조망이 된다.

 

 

 

 

 

 

남령 뒤로 월봉산 ~ 황석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구름위에 살짝 보이는 웅석봉과 천왕봉에서 반야봉 까지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천왕봉 앞쪽으로 괘관산과 우측으로 함양 백운산도 조망이 된다.

 

 

 

 

 

 

덕유의 주능선은 고도가 올라갈수록 더 장쾌하게 조망이 된다.

 

 

 

 

 

 

남덕유를 향해 가면서 바라본 덕유산 전경과 우측뒤로 수도산 ~ 두리봉 ~ 가야산 까지... 파노라마 (클★릭)

 

 

 

 

 

 

지리산쪽은 역광인것이 좀 아쉽다....

지리산 반야봉 한참 오른쪽으로 구름위에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게 광주 무등산 이다.

무등산을 깜박하고 높이로 봐서 백운산 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무등산 이다.

 

 

 

 

 

 

남덕유에 오르며 바라본 파노라마 조망도 (클★릭)

 

 

 

 

 

 

그동안에 다녔던 주위 산들이 선명하게 조망되는 멋진 날 이다. 

 

 

 

 

 

 

늘 그리운 지리 능선

 

 

남덕유에 올라 바라보면

남쪽 멀리 지리산 능선이 모두 바다 위에 뜬 섬이다

내가 오르내린 생의 고빗길 흰구름 속에 묻혀

그냥 바다에 지워지는 뱃길 자국 같은 것

사라지는 바람 소리 같은 것이라고 여기며

발길을 돌린다.

 

(시인 이성부님의 '갓난아기가 되어' 中)

 

 

 

 

 

 

 

 

 

 

맨뒤 봉우리가 남덕유산 이다.

 

 

 

 

 

 

매우 불편하고 악명높던 남덕유산 철계단이 2011년 여름에 철거가 되고 넓고 편리한 나무계단이 놓여졌다.

이전 철계단과 비교하니 좁은 비포장 도로가 아스팔트 깔린 고속도로가 된듯 하다.

 

 

 

 

 

 

황점으로 이어지는 월성계곡

 

 

 

 

 

 

누군가 저기서 손을 흔드는데 나중에 보니 아로미님 이다.

내가 저 지점을 통과할때와 7분 차이가 난다.

조금만 서둘렀으면 식사를 같이 할수 있었을 텐데...

 

 

 

 

 

 

남덕유산

 

 

 

 

 

 

다시 뒤돌아본 전망좋은 계단길

 

 

 

 

 

 

 

 

 

남덕유산 정상 (13시40분)

 

 

 

 

 

 

남덕유에서 바라본 덕유 주능선

 

 

 

 

 

 

남덕유산 정상에서 식사를 하는 분들과 뒤로 보이는 가야할 서봉

 

 

 

 

 

 

남덕유(동봉) 에서 바라본 장수덕유(서봉)의 멋진 모습

 

 

 

 

 

 

서봉 갈림길에서 식사후 출발 (14시30분)

 

식사를 서봉으로 가는길에 하기로 하였는데 먼저 가신분들이 남덕유 정상 바로 아래 서봉갈림길에 자리를

잡고 계신다. 할수없이 이곳에서 식사를 해야만 하는데, 정상에서 다른팀들이 라면을 끓여드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먼저 오신분들이 정상 어딘가에 국공파 요원들이 모여 있다면서 그냥 식사를 하기로 한다.

이것 저것 요리준비를 해서 이곳까지 들고오신 불나방님과 구름님이 머쓱해진다. 하지만 뒤에서 연락도

안되는 아로미님 일행이 잘못하면 다른길로 갈수도 있다고 하여 그냥 다들 자리를 잡고 앉는다. 

곧 따라붙을줄 알았던 아로미님이 우리가 느긋하게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도착을 한다. 

 

사진에 보이는 갈림길 이정목에 서봉으로 가는 안내가 없는것을 두고, 서봉은 국립공원 영역이 아니라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지도를 보며 확인해 보니 서봉을 포함 육십령 까지 덕유산 국립공원 관할 영역이다. 

 

 

 

 

 

 

서봉으로 가는 황새늦은목이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럽다.

 

 

 

 

 

 

안부로 내려와 서봉 오르기전 뒤돌아본 남덕유

 

 

 

 

 

 

서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길도 철계단이 장식을 한다.

 

 

 

 

 

 

서봉에 오르고 계시는 지교님

 

 

 

 

 

 

서봉에서 바라본 남덕유 에서 향적봉 까지 파노라마 (클★릭)

 

 

 

 

 

 

서봉에서 바라본 지리능선

지금 지리에서 바라본 덕유는 어떤 모습일까...

 

 

 

 

 

서봉 (15시5분)

 

 

 

 

 

 

서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토옥동 계곡 뒤로 삿갓봉에서 시루봉으로 뻗은 능선을 지나 중앙 멀리 홀로선 적상산이 보인다.

 

 

 

 

 

 

어전리로 뻗어내린 등로 뒤로 천반산과 멀리 운장산이 보인다.

 

 

 

 

 

 

 

 

 

서봉에서...

 

아무래도 아로미님과 느림님이 서봉으로 오기에는 무리인듯 하여 전화를 여러번 하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

만일 벌써 식사를 마치고 서봉으로 오기위해 하산중 이라면 서봉 어딘가에 헤드랜턴 이라도 하나 묻어두고

가야 무사히 하산을 할텐데...라며 기다리며 연락을 취하는 중에 간신히 연결이 되고 보니 이미 식사를

마치고 되돌아서 하산길에 들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도 두분이 서봉으로 왔으면 갈림길도 못찾고 헤매일뻔

했으니 돌아가길 무척 잘했다. 서봉에서 20분 이상을 지체하고 서둘러 하산길에 오른다.

 

 

 

 

 

 

육십령 방향으로 내려서며 뒤돌아본 서봉

 

 

 

 

 

 

육십령으로 가는 백두대간 능선길

 

 

 

 

 

 

서봉과 동봉(남덕유) (클★릭)

 

 

 

 

 

 

육십령으로 가는 능선길은 남쪽이라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있다.

사진에 보이는곳을 지나 내려가니 아예 산길이 눈이 녹아 검은색 진흙길 이다.

 

 

 

 

 

 

서봉을 뒤돌아 당겨 보았다.

 

 

 

 

 

 

가파른 밧줄 구간도 지나고...

 

 

 

 

 

 

서봉과 남덕유 그리고 금원/기백 능선

 

 

 

 

 

 

남덕유... 금원/기백/월봉/황석 에서 괘관산/웅석봉

 

 

 

 

 

 

오른쪽 아래, 하산 지점인 교육원과 왼쪽 뒤로 남령에서 이어진 수리덤과 월봉능선...

그 뒤로 기백/금원/거망/황석의 U자 능선

 

 

 

 

 

 

원래는 능선을 좀 더 내려가서 덕유교육원 갈림길 이정표 안내목이 있는 곳에서 내려서야 하는데 바위고개님의

진두지휘 하에 지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서봉과 동봉 사이의 계곡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꽁꽁 얼어붙은 작은 와폭을 내려서며 계곡을 따라 내려서니 앞에 가신 분들이 후미를 기다리며 앉아 계신다.

뒤에 쳐져 있는 두분이 한참 떨어진듯 기다려도 내려서지 않는다.

남부군 생각이 난다.. 빨치산들... 한겨울 지리에서 선을 잇기 위해 고분분투 하던 장면들...

한겨울 깊은 산중에서 선이 끊어지면 낙오가 되어 위험하다고 하던 대화들...     

 

 

 

 

 

 

 

 

 

연수원 도착 (17시20분)

 

뒤에 쳐진 두분을 기다리며 이곳에서 다시 20여분을 기다린다.

 

통상 보통걸음으로 5시간반 정도 걸리는 코스를 중간 중간 후미를 기다리느라 7시간에 걸쳐 산행을 하였다.

겨울엔 추위도 있고, 땀이 식어가는 지라 다른 계절에 비해 오래 기다리기가 쉽지 않다. 하여 겨울 산행은 가급적

이면 자신 체력이나 수준에 맞는 산행을 해야 하고, 또한 빠른 분들은 좀 늦추고, 늦는 분들은 좀 분발해서

선/후미의 차이를 줄이는게 좋은것 같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건 아닌듯 하다.

 

 

 

 

 

 

그사이 하늘에 달이 떠오르고...

 

 

 

 

 

 

덕유교육원

 

학생들의 정신교육과 심신단련을 통한 인격을 도야하고 민족정기를 계승하여 애국하는 국민상을 정립하며

교직원들의 자질향상과 확고한 국가관 확립을 위해 1983년도에 설립 되었다.

 

 

교육원을 지나서 영각사 입구로 천천히 걸어 가는데 발이 시렵다. 산행중에는 미처 몰랐으나 오늘 신발을

잘못 선택하여 신발속 양말까지 모두 젖은것 이다. 산길을 걸을때는 온기로 괜찮았는데 20여분 동안 서서

후미를 기다리다 천천히 걸어 내려오니 그제사 발이 시려운 것이다. 여분의 양말은 준비해 왔지만 신발까지

젖은 통에 귀가를 서둘러 대전으로 돌아왔다. 남은 분들은 금산의 맛집에서 뒤풀이를 하러가고...

 

기대했던 상고대나 눈꽃은 볼수 없었지만 겨울산 답게 아름다운 조망이 그걸 대신하였으니 나름대로 만족

스러운 산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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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지도

 

산행코스 :: 영각사매표소 - 영각재 - 남덕유 - 서봉 - 지능선으로 - 교육원 - 원점회귀 (식사포함 7시간)

산행일시 :: 2012년 1월 7일 土 with 여행과산행 (1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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