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름이 한참 더 남은것 같은데 벌써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하루 이틀 사이에 계절은 여름에서 가을로 쏜살같이 달려가 버렸다.

지난해 9월초 까지 뱀사골 계곡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고, 아직 9월이 되려면 열흘이나 남았는데도...

지난주 아침가리골 물놀이 트레킹이 무색하게도 기온이 뚝 떨어져버렸다.

 

 

버스에 올라 지리산으로 내려가는중에 차에서 나오는 에어컨 바람이 춥게 느껴져 모두 막았더니 옆자리의 충박님이

올해는 여름이 온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가버렸다고 한말씀 하신다.

오늘 뉴스에 한해동안 내릴 비가 올 여름에 내렸다고 했는데, 올 여름이 여름같지 않게 느껴진게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내렸던 비 때문인것 같다. 찌는듯한 무더위 한번 없이 올 여름은 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지리산 계곡물이 더욱 서늘하게 느껴질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지리산 계곡 이라는것 외에는 산행지를 몰라 바위고개님에게 전화를 해보니 동부능선 어디쯤 이란다.

동부능선에 계곡이라면 대부분 내가 안가본곳 이려니 하고 신청을 하였는데 버스에서 안내도를 받고 설명을 들어보니

한신계곡 옆의 작은새골이다. 지난번 대성골에서 나가는 작은새개골과 비교 하면서 코스를 살펴봤던 곳인데 좋은 기회

인것 같다. 작은새골에 처음 가보는 거라 이왕이면 좀 더 커보이는 큰새골로 가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을 하였는데,

이생각은 작은새골 초입에 들자마자 부서진다.

 

기대 이상의 너무도 아름다운 계곡, 아래 사진들은 그 계곡들의 일부를 담아온 풍경이다.

 

 

 

 

백무동에 들어오면서 차창을 통해 바라본 지리산 하늘이 아름답다.

다만 천왕봉을 위시해 정상과 능선에는 구름이 끼어 있어 정상에서 조망은 기대하기 어려울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한차례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으니 말이다.

어차피 이번은 조망을 위한 산행이 아니니 만큼 소나기나 구름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일행들은 조용히 백무동 주차장을 출발해 산행을 시작한다. (8시30분)

 

 

 

 

30분 가량 진행후 백무동 계곡으로 내려선다.

 

 

 

 

백무동 계곡을 건너기 위해 가장 폭이 좁은데를 찾아 뛰어 넘는데 그것도 만만치가 않다.

물에 안빠지려고 열심히들 뛰어 넘었는데, 잠시후 작은새골에서 다들 결국 물에 다 빠지게 된다  

 

 

 

 

방금 뛰어 넘었던 곳이 폭이 만만치 않아 다른 분들은 더 좁은데를 찾아 위로 오른다.

아예 백무동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올라서 작은새골로 바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백무동 계곡을 건넌후 가파른 사면을 넘어서 작은새골로 내려선다.

다들 총강 거리며 물에 안빠지려고 하자 산대장님이 오늘 물에 안빠지고는 절대 갈수 없으니 그냥 물에 빠져가며

편안하게 걸으라고 한다. 주저없이 물어 들어서는데 의외로 계곡물이 시원하다. 그래도 아직은 여름인가 보다.

올 여름 비가 많이와서 계곡엔 수량이 풍부해 물소리가 더없이 시원스러운 가운데, 작은새골 초입의 길게 구불어진

멋진 폭포가 환영을 하고 있으니 다들 시작부터 즐거운 환호성을 내지른다.

 

 

 

 

계곡 초입의 3단으로 길게 늘어선 폭포

 

 

 

 

작은새골은 작지 않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작은새골이 큰새골보다 규모가 크다고 한다. 그럼 누가 새골 골짜기에 무엇을 기준으로 크고 작은

이름을 붙혔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큰새골의 위치가 위에 있어서 그렇게 불리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하튼 계곡은 이렇게 아름다운 폭포와 소가 이어지며 아름다운 비경을 연출한다.

 

 

 

 

 

 

 

 

 

 

잠시후 또 다른 멋진 폭포가 나온다.

수량이 많아서 그런지 계곡의 폭포들이 모두 제구실을 하고 있는것만 같다.

다들 감탄을 하며 한신계곡 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은새골의 매력에 빠져든다.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중에...  (9시23분)

동행한 충박님의 모습도, 오늘도 우연히 함께한 바람재님의 모습도 보인다.

 

 

 

 

잠시 쉬는 사이에 그 뒤에 있는 폭포를 담아 보았다.

 

 

 

 

작은새골

 

 

 

 

 

 

 

쉬면서 후미팀을 기다리는 일행들

 

오늘 산행에서 명심해야할 속담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 이다.

태풍과 폭우의 영향으로 계곡의 바위들이 밀려가고 떠내려가다 재배치가 되었기 때문에 힘이 없이 굴러가서 낙석이 되는 녀석들이

있을수 있으니 불안해 보이는 바위는 꼭 조심을 해서 지나야 하며, 미끄러운 바위 구간을 많이 지나야 함으로 조심하고 집중해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바로 위에도 이렇게 멋진 폭포가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저 맑은물에 풍덩 뛰어들고 싶지만... 갈길이 멀다.

 

 

 

 

이 물들이 흘러서 백무동 계곡으로 합쳐지게 된다.

 

백무동계곡은 네 갈래의 큰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동바위능선과 연하북능 사이가 장터목에서 내려오는 한신지곡

연하북능과 바른재능선 사이가 한신주곡, 바른재능선과 곧은재능선 사이가 칠선봉 북쪽에서 발원하는 큰새골,

곧은재와 오공능선 사이가 덕평봉 밑에서 내려오는 작은새골이다.

 

 

 

 

조금더 오르니 다른 폭포와 시원하게 깊은 소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연이어 붙어 있는 작은 폭포와 예쁜 웅덩이가 유혹을 한다.

날씨가 조금만 더 더웠더라면 앞뒤 잴것 없이 그냥 들어갔다가 나왔을 것이다.

 

 

 

 

두팔을 들고 있는 즐거워 하는 나의 모습 (현섭님 作)

 

 

 

 

 

시원한 물 웅덩이가 계속해서 나온다.

지난번 큰비가 내렸을때는 엄청난 물이 이 계곡에도 흘렀을텐데 지금은 흔적도 없이 투명한 물만 예쁘게 흐르고 있다.

 

 

 

 

 

 

 

 

 

 

다들 초장부터 신발이 물에 빠진터라 시원하게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폭포와 소들이 연이어 계속 나온다.

이 작은 계곡에 이렇게 예쁜 소가 많이 있다니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대충봐도 어른키는 훌쩍 넘을것 같은 깊이에 크리스탈 그린의 특급 청정수의 물색이 아름답기만 하다.

 

 

 

 

 

 

 

 

 

 

 

 

 

 

 

 

 

 

 

계곡을 오르는 일행들

 

 

 

 

 

 

 

 

즐겁고 아름다운 계곡, 작은새골

 

 

 

 

 

 

 

버스에서 에어콘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서... 이제 정말 가을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지리산의 깊은 계곡물이 차갑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결국 특급 수영장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한분이 멋지게 다이빙을 하셨다.

아마도 갈길이 멀지 않다면 다들 뛰어들고픈 마음일것이다.

 

 

 

 

 

 

 

계곡은 좁아질듯 하다가 넓어지기를 반복한다.

 

작은새골의 다른 이름이 평전막골 이라고 하는데 골안에 평평한 평상같은 너른터가 있다 해서 평전막골 이라고

한다고만 하지 어느곳에도 평전막골의 漢字를 찾아 볼수 없었다.

 

어떤분들은 작은새골을 오르다 1020 고도의 합수점에서 우측의 오공능선 방향의 지곡으로 올라가는 계곡이 평전막골

이라고도 하는데 그분들의 탐사 산행 사진을 아무리 보아도 평평한 너른터 라고 볼수 있는곳은 찾을수 없었다.

 

솔직히 평전막골의 평전이 坪田 인지, 坪前 인지도 자료를 찾아볼수가 없었다.

전자는 세석평전의 경우처럼 일제시대의 잔재로서 일본식 표현이기 때문에 이름의 유래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가 있는 것이라 오히려 유래를 따질 필요도 없이 무시해도 좋을것 같고....

후자의 경우엔 덕평봉 앞에 있는 골짜기라는 말인데, 이경우엔 일제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것이다.

막 또한 한자어 幕 일수도 있고, 우리말인 마지막 이나, 막혔다는 뜻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리산 전문 탐구산행을 하고 있는 산꾼들 사이에서는 넓은 평지가 있다는 전자의 개념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데, 그 증거가 되는 뚜렷한 넓은 평지는 찾지못하고 있다.

 

 

 

 

 

 

 

 

 

 

 

 

 

두시간을 올라왔는데도 넓은 골짜기가 이어진다.

 

 

 

 

역시 여름엔 계곡 산행이나 트레킹이 최고다.

여차하면 물이 바로 옆에 있으니 물에 뛰어 들어 더위를 식힐수가 있기 때문이다.

 

 

 

 

팬타곤님 렌즈에 잡힌 모습 (팬타곤님 作)

 

 

 

 

 

 

 

 

멋진 산길을 함께한 충박님

하산길에 그토록 험한 한신계곡을 고무신을 신고 내려가는 기행을 보여주신다.

 

 

 

 

작은새골은 지리산 여느계곡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잘 보전하고 있다.

 

 

 

 

 

다들 서두르지도 않고 계곡 산행의 즐거움을 충분히 즐기며 진행을 한다.

렌즈에 물방울이 튀었는지 점점히 흔적이 보인다.

 

 

 

 

곳곳이 비처라 조망산행을 할때보다 카메라 셔터에 더욱 많은 손이 간다.

 

 

 

 

 

 

 

 

 

 

세미님 일행은 편한길을 외면하고 시원하게 물길을 따라 거친 계곡길을 직등 한다.

나도 따라서 계곡길로 물을 맞으며 올라 보았으나, 미끄러운건 둘째치고 카메라가 젖으니 쉬운 일이 아니다.

 

 

 

 

 

 

 

 

 

 

 

 

 

 

 

 

 

 

 

 

 

 

 

 

 

계곡은 한참을 올라도 깊은 물 웅덩이들을 연신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지 2시간 반이 지난 (11시38분) 시각에 갈림길을 만난다.

작은새골 본류를 따라 직진하면 덕평봉 아래로 이어져 오공능선을 타고 올라갈것 같은데, 우리는 산대장님이 답사를

다녀오신 곧은재 능선 쪽으로 뻗어 올라간 지계곡을 타고 오른다.

 

 

 

 

작은새골 본류

 

갈림길에서 본류를 사진에 담아 보았다.

수량이 풍부하니 한참을 올랐는데도 이렇게 멋진 웅덩이가 만들어져 있다.

 

 

 

 

산대장님을 기다리며 지류냐, 본계곡이냐를 논의 하였는데 결국 사전 답사코스대로 가자는 산대장님의 리드하에

작은새골 본류를 버리고 왼쪽 지계곡으로 올라선다.

 

 

 

 

 

 

 

지계곡으로 올라서니 수량도 많이 줄어 들고 길이 조금씩 험해진다.

 

 

 

 

이어 이번 여름에 산사태가 난 지역을 통과한다.

흙이 없고 밑 지반이 통 암반 인데다 그 위에 크고 작은 바위들 사이로 나무들이 뿌리를 내려서 인지 힘없이

밀려 내려가고 밑에있는 암반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새벽출발이라 다들 아침을 일찍 먹어서 그런지 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널찍한 사태지역을 지나 계곡가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커피한잔을 하고 있으려니, 선두팀 먼저 출발 한다는 대장님의 소리가 들려서 후다닥 배낭을

꾸리고 같이 식사를 한 세명과 함께 따라나서는데 어찌된게 충박님만 따라오고 현섭님 일행은 보이지 않는다.

 

선두팀 꼬리가 멀리 보여서 서둘러 뒤따라 가는데 충박님이 안보여 잠시 기다리는 사이에.. 이런 선두팀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부터 지리능선 까지는 계곡도 협소하고 나머지는 개척산행 수준인데, 선두팀을 놓쳤으니 난감하기만

하다. 충박님과 둘이서 계곡 양쪽으로 발자국을 찾아서 두리번 거리며 길을 탐색해 올라간다.

그래도 발자국 하나는 기가막히게 찾아내고, 혹시라도 현섭님이 바로 뒤따라 올것을 대비해 흔적을 남겨둔다.

 

 

 

 

따라갈 길잡이도 없고... 모델을 서줄 동행들도 없고... 길은 갈수록 험해지고

두리번 거리며 흔적을 찾아 올라가는 두명의 외톨이들~ ㅎ

 

 

 

 

충박님

 

 

 

 

가파른 폭포를 기어올라 서는데 안개까지 스며드니 낙오자가 된 기분이다.

그래도 둘이는 정확히 앞선분들의 흔적을 쫒아서 가고 있으니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끼옷을 입은 인적없는 깊은 산속의 나무

 

 

 

 

 

지리 주능선에 도착 (13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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