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 쌓여 천연의 요새로 알려진 적상산,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마치 여인네 치마 같다 하여 붉을 적(赤), 치마 상(裳)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붉은 가을산 적상..

그런 적상산엔 뚜렷하게 소문난 계곡이 없어 여름 산행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우리들 산악회의 이번 8월 정기

산행지로 적상산이 선정이 되었다.

 

 

물론 이번 8월 정기산행은 산행이기 보다는 야유회가 주 목적으로 인근에 계곡에서 시원한 오후가 준비되어 있기에

특별하게 산을 보고 산행지를 선정한것은 아닌것 같고, 마침 목적하는 계곡 근처에 있던 산이 적상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에 산꾼들이 이용하는 서창이나 안시내 코스가 아닌 일반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안국사 코스를 통하여 가벼운 

트레킹 같은 산행을 하였다. 덕분에 쉽지 않은 여름의 적상산을 구경하게 되었다. 여름에 누가 적상산에 올까 하는

예상대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적상산 능선엔 우리들뿐, 붉은 치마가 아닌 초록 치마를 두른 한 여름의 적상산을

전세내고 누비는 호사를 누렸다.

 

 

 

적상산 일주문

 

 

대전 ~ 통영간 고속도로에 있는 금산의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을 하면서

산정에서의 멋진 조망을 기대하였는데, 다시 버스에 올라 20여분 달려 내려오니 하늘에 고약한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내 차창에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랑비 수준이고, 어차피 가벼운 산책코스 이니 무더운 여름날

시원하게 비가 내려준다면 오후에 물놀이 하게될 계곡에 수량도 많아 질터라 나쁠게 없다고 생각을 해본다.

 

 

에어콘을 꺼가며 적상산에 힘겹게 오른 버스는 안국사 갈림길을 지나 적상호 끝에 있는 전망대까지 가서 돌아온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전망대 이고 보니, 이왕 온김에 잠시 내려서 전망대에 올라 멋진 조망을 했으면 하는

바램과 달리 버스는 전망대 까지 온 목적을 상실하고 다시 몸을 비틀어 안국사 주차장으로 향한다.

 

 

텅빈 대형버스 주차장엔 우리들뿐, 단체사진을 남기고 일부는 우산을 들고 몇몇은 비옷을 챙겨 입은채 안국사를

향해 가볍게 걸어오른다. 선두에서 안렴대 부터 갈것인가 아니면 향로봉 부터 갈것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다들

향로봉으로 방향을 정하고 출발을 한다. 그 사이 나는 안국사로 올라서 카메라를 챙겨들고 부처님의 얼굴을

마주하며 두손을 모은다.

 

 

 

 

 

안국사

 

 

안국사는 고려 충렬왕 3년(1277년)에 월인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산정에 있는 적상호 양수발전소 건설로 인해 수몰되어

당초 있던 곳에서 위쪽에 있던 현재의 호국사 터로 옮겨지게 되었다.

 

 

 

 

 

안국사의 성보박물관은 다른 사찰에서 찾아볼수 없는 독특한 곳으로 세계 각국의 불상 등을 수집해 보관하고 있다.

 

 

 

 

 

안국사 천불전

 

 

안국사의 천불전은 한전에서 산정호수를 만들며 적상산에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수몰되게된 옛 사고(史庫) 터에 있던

사고의 선원각을 1991년에 이곳 안국사에 옮겨 지은 것 이다.

 

 

 

적상산 사고의 유래

 

조선은 건국 후 한양의 춘추관을 비롯해 충주, 성주, 전주 4대 사고에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국가 중요 서적을 보관했다.

그러나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뒤 전주사고에 보관하던 실록만 유일하게 보존되고 나머지 사고의 실록들은 모두 소실

되는 변을 겪게 되었다. 이렇듯 사고가 평지에 설치되어 사고수호에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은 이후 오대산, 태백산, 마니산,

묘향산 등 깊은 산속에 外사고를 설치하고 춘추관에 內사고를 두었다.

 

이후 후금의 위협으로 북방에 있는 묘향산 사고가 위험해지자 실록을 옮겨 보관할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게 되었다.

광해군때 조정에서 사관을 적상산에 보내 땅 모양을 살피게 하고 산성을 수리한 이후, 실록전을 건립한후 실록을 옮겨 보관

하기 시작하다가 1633년(인조 11년)까지 묘향산 사고의 실록을 모두 이곳으로 옮겼다. 1641년에는 선원각을 건립하고

왕실의 족보인 선원록을 보관함으로써 완전한 사고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이 선원각 건물은 1991년 적상산 정상에 양수

발전소가 건립되면서 기존 사고가 수몰되게 되자 안국사로 옮겨 지금의 천불전이 되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안국사를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다.

 

 

 

 

안국사

 

 

안국사를 둘러보고 나니 일행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안국사에서 적상산 능선의 갈림길까지는 고작 200 미터 거리다. 계단길로 잘 만들어져 있어 구두신고도 충분히

적상산에 오를수 있게 되어 있다. 일행들을 뒤쫒아 서둘러 3분만에 능선의 갈림길에 올라서서 향로봉을 향해 걸어간다.

 

 

 

 

안국사 뒤편에 있는 적상산 능선의 갈림길

 

 

향로봉 까지는 1.3 km 의 편안한 능선 길 이다. 안국사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지라 서둘러 따라 가는데도 여유있게

걸어갔을 일행들이 보이지 않는걸 보니 안국사를 들리지 않고 바로 산길로 들어섰나 보다. 향로봉에 거의 다다라서야

일행들을 만날수 있었다.

 

 

 

 

향로봉

 

 

안국사뒤 능선 삼거리에서 완만한 오르내림과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 17분만에 향로봉에 도착한다.

능선에 있는 적상산 정상인 기봉이 통신탑으로 인해 정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향로봉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향로봉은 여름날이라 그런지 무성한 잡목과 이파리들로 조망이 시원치 못하다.

더욱이 안개와 구름까지 오락 가락 하니 조망은 영 볼품이 없다.

 

 

 

 

구름이 잠시 걷힌 사이에 바라본 적상면과 대전 ~ 통영간 고속도로 그리고 건너편의 시루봉

 

 

 

 

 

향로봉에서 과일을 먹으며 한참을 쉬다가 다시 능선 반대편 끝에 있는 안렴대를 향해서 돌아 간다.

 

 

 

 

갈림길을 지나 안렴대 못미처 조망바위에 올라서니 1005봉이 나무 사이로 보인다.

 

 

 

 

향로봉은 구름에 가려 희미하고 적상산 정산인 기봉에 있는 통신탑이 보인다.

 

 

 

 

 

안렴대

 

 

조망바위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철계단을 지나 안렴대에 도착을 한다.

까마득한 바위벼랑위에 세워진 곳으로 적상산에서 조망이 가장 좋은곳 이다.

 

안렴대는 고려시대 거란이 침입했을때 삼도 안렴사가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들어와 진을 치고 난을 피한곳이라 하여

안렴대라 부르고 있다. 병자호란 때는 적상산 사고의 실록을 안렴대 밑의 석실에 옮겨 난을 피했다고 한다.

 

 

 

 

 

안렴대에서 바라본 풍경

 

정면으로 쭉 뻗은 30번 국도가 마치 머리 중앙에 난 가르마 같다.

저 도로를 달려 조금만 달리면 기운찬 용을 닮은 용담호가 나오고 이어서 운장산과 구봉산에 이를수 있다.

조망과 사진은 안개로 인해 여전히 뿌옇다.

 

 

 

 

안렴대에서 바라본 1005봉

 

 

 

 

안렴대에서 봉화산을 배경으로 함께한 멋진님들

 

 

 

 

안렴대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풍경 (클릭)

 

 

 

 

 

※ 참고사진 :: 2010년 가을의 적상산 안렴대에서 바라본 조망

안렴대에서 바라본 조망1 (클릭)

 

 

 

 

안렴대에서 바라본 조망2 (클릭)

 

조항산 넘어 멀리 연석산 ~ 운장산 ~ 복두봉 ~ 구봉산 라인이 보인다.

 

 

 

 

안렴대에서 바라본 향로봉

 

 

 

 

향적봉에서 남덕유까지 잘 보여야 하는데, 덕유산 주능선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구름과 뿌연 안개로 인해 조망이 아쉬운 안렴대에서...

 

 

 

 

함께 읽기 위해 추천을~

 

 

 

 

올라온 갈림길로 가지 않고 우측길로 바로 안국사로 하산을 한다.

 

 

 

 

적상산성 호국사비

 

 

적상산에 지은 호국사의 창건과정을 기록한 비석이다. 호국사는 1949년 여순 사건때 불타 없어지고 1991년에 적상산

상부에 댐이 건설되면서 안국사가 수몰되게 되자 기존의 호국사 터에 자리를 옮겨 지금의 안국사가 되었다.

 

 

 

 

적상산 개략도

 

 

적상산성과 적상산 정상에 있는 양수발전을 위해 조성된 적상호가 표시되어 있다.

 

아침에 버스가 그냥 돌아온 전망대도 우측에 보인다.


 

 

 

 

 

 

 

 

 

 

 

 

 

 

 

 

 

 

 

 

 

 

 

 

 

 

적상산성

 

 

적상산성

 

적상산의 산정은 평탄한 반면 산아래 부터 중턱까지는 완만 하지만 중턱 부터 정상까지는 높이 400여m의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산세가 험준해 외부에서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다. 또한 물이 풍부해서 방어상 유리한 조건을 갖춘

천혜의 자연요새다. 이 같은 산세덕에 고려말에 최영 장군의 요청으로 적상산성이 축성됐다고 한다. 또 다른 기록은

조선시대의 여지승람 기록인데, 이 기록에 따르면 조선 세종때 체찰사 최윤덕이 이곳을 답사하고 반드시 산성을 쌓고

보존해야 할 곳이라고 건의했으며 인조때 산성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산성의 전체 길이가 8km에 달하고 본래 동-서-남-북 4개 문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다.

거란병과 왜구의 침략 때 인근 여러 군의 백성이 이곳에서 저항했고, 고려시대 거란족이 침입했을 때 인근 수십 군현의

백성들이 도륙됐으나 이곳 사람들은 안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안국사 아래 적상산성에 올라 바라본 거칠봉과 덕유산쪽 조망 (클릭)

 

 

 

 

멋진 암봉이 산성 아래 숨어 있다.

 

 

 

 

계곡 반대편으로도 멋진 암봉이 우뚝서 있다.

 

 

사고소식

 

덕유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위 사진 정면에 다리쪽으로 나있는 49번 지방도로를 넘어 구천동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데 

오늘 뉴스에서 충남대 학생들 10명을 태운 승합차가 저길 어딘가  커브길에서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가드레일 밖으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굴러 떨어져 5명이 사망하는 큰 사고가 났다는 비보를 전해온다.

 

 

 

 

 

다시 일주문을 통과 하며 약 2시간의 가벼운 트레킹 같은 짧은 산행을 마친다.

 

 

 

 

안국사 아래 대형버스 주차장에서 바라본 적상호 (상부댐)

 

 

 

 

마당이 넓은 계곡가 식당

산악회 운영진이 식당을 통째로 빌려서 오전내내 산행도 하지 못한채 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도 부치고...

겉절이도 오전에 직접 만들고...

여름날 힘내라고 특별식으로 개고기를 준비하고...

어휴... 누가 이 많은 것들을 준비 했을까...

 

 

 

 

 

나처럼 개고기를 못먹는 사람들을 위해 백숙과 닭도리탕 까지...

 

 

 

 

일단 시원한 이 지방 무주의 생막걸리로 갈증을 달래본다.

블방 이웃인 영동양반님도 이번주말에 이 무주생막걸리를 드셨다는 글을 읽고 보니 더욱 반갑다.

 

 

 

 

일본인 여자분이 오늘 산행에 동참을 하였는데 어쩌다 보니 오늘은 특식으로 개고기가 준비 되었다. 

통계상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한번이라도 먹어본 사람들의 비율이 약 55% 정도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오늘은

개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특히 많이 참여 하신듯 거의 대부분의 회원님들이 개고기를 맛나게 드셨다.

개고기 먹는것을 남다르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방인의 눈에 우리들이 개고기를 먹는 모습이 어찌 비쳐질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식당 옆으로는 작은 계곡이 흐르고 있는데 중간에 어른키가 넘어서 수영도 가능한 웅덩이가 있다.

 

 

 

 

계곡으로 자리를 옮겨 물가운데 상을 차리고 철푸덕 주저 앉아 시원한 술자리가 이어진다.

 

 

 

 

위쪽의 작은 폭포 밑에 자리를 잡은 분들

 

 

 

 

깊어서 수영이 가능했던 웅덩이

 

 

 

 

시원하고 즐거운 계곡에서의 오후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고서는 만나기 힘든 여름 적상의 한가함과 계곡에서의 즐거운 시간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야유회로 준비된 이번 정기산행은 조용히 수고하신 분들 덕분에 다들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행사를 준비하고,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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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음악 :: Black Orpheus - ZEBRA

 

 

적상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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