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의 방태산 기슭에는 산 속에 숨은 세곳의 둔덕과 네곳의 작은 경작지를 가리켜 삼둔 사가리 라는 말이 있다.

그 삼둔사가리는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에  난을 피해 편히 살 수 있는 비장처(秘藏處) 로 나온다. 달둔,살둔,월둔의

삼둔과 적가리,연가리,명지가리,아침가리의 사가리가 바로 그곳이다. ‘둔’은 펑퍼짐한 산기슭을, ‘가리’란 사람이 살 만한

계곡가를 말한다. ‘아침가리골’은 사가리 중에서도 가장 깊고 길다. 한자로 하면 조경동(朝耕洞) 계곡인데, 아침 한나절에만

잠시 드는 볕에 밭을 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만큼 햇볕이 금방 사라지는 깊은 오지라는 얘기 이며 또한

'아침에 밭을 갈면 더 이상 갈 밭이 없다' 란 뜻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오지이며 경작할 땅이 작다는 말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여름내내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더니 모처럼 3일간의 말복 연휴를 맞고 보니 고속도로가 차들로 만원

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전에서 아침가리골이 있는 강원도 인제군 까지는 먼길인데 새벽에 일찍 출발한 보람도 없이 휴가철

차들로 인해 목적지에 늦게 도착을 하게 되고 보니 방태천 물가에 앉아 산행도 하기 전에 점심부터 해결을 한다. 또한

그 덕분에 배낭을 두고 트레킹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사진 찍을일 없어 배낭을 버스에 두고 가볍게 길을 나서는 분들은

그만큼 즐거운 계곡 트레킹을 즐길수가 있었다.

 

 

트레킹의 시작점은 방동2교를 지나 있는 유명한 방동약수터다. 방동약수를 지나 임도 길을 40여분 올라서면 임도 정상

방동고개에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작은 주차공간이 있는데 승용차나 마을 트럭으로 이곳까지 갈 수가 있다. 이후 다시

임도를 따라 50여분을 걸어 내려서면 아침가리골(조경동) 계곡 트레킹의 시작점인 조경동 다리에 도착을 하여 계곡을

따라 진동리로 하산을 하며 아침가리골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조경동 다리에서 진동리 마을 까지는 약 3~4

시간이 걸린다.

 

 

 

 

 

 

식후에, 방동2교를 지나 방동2리에서 하차를 하고 산불감시 초소 까지 태워줄 트럭을 찾아 보았는데 여의치 않다.

사전에 예약을 해둔지 알았는데 도착이 예상보다 늦어져서 그런지 운전할 기사분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도착이 많이 늦었는데, 계획에 없던 한시간 산행을 해야 하니 나머지 일정이 쫒기듯 진행을

해야 할 형편이 되었지만, 강원도 인제 까지 와서 일찍 귀가 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버렸으니 마음은 가볍다.

 

 

 

 

 

방태천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서 함께한 잠보 & 여니님과 함께 (온누리님 作)

 

 

 

 

 

방동2교에서 바라본 방태천의 모습

 

 

결국 버스를 타고 좀 더 올라가 대형버스 주차장 근처에서 하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13시40분)

예정보다 일정이 조금 늦어지겠지만, 땀을 조금 흘리며 산행을 하고 나서 물맛을 봐야 더욱 시원한 법이다.

 

 

 

 

이미 점심 식사도 마친지라, 대부분 배낭을 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임도 길을 오른다.

 

 

 

 

 

방동약수 입구

 

원래는 방동약수를 들려서 이쪽으로 올라야 하는데, 버스가 주차장을 지나 조금 더 오르다 보니 다들 임도길을 타고

약수터를 그냥 지나쳐 올라가게 되었다.

 

 

방동약수의 전설

 

300년 전 심마니의 꿈에 나타난 산신령이 일러준 곳에서 큰 산삼을 캐었는데, 그 자리에서 샘물이 솟아 났는데 바로 지금의

방동약수 라고 하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꿈속의 산신령이 말한대로 만병통치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병을 치유하기

위한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안양에 근거를 둔 허밍버드 라는 자전거 라이딩 클럽의 정기행사 코스가 조경동을 지나 방동약수로 이어지고 있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거친 산길을 달리는 것은 등산과 다른 또 다른 즐거움을 줄것만 같다. 특히... 내리막에선 ~

 

 

 

 

 

임도 정상엔 산불감시 초소가 있고 10여대 가량 주차할수 있는 공간이 있다 (14시23분)

 

정상을 지나 임도를 따라 진행하니 가파른 비포장 임도가 이어지는데, 아까 임도를 오르며 만났던 라이딩팀의 후미가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땀을 쏟아내고 있다.

 

 

 

 

 

 

 

조경동 다리에서 뛰어 내리는 잠보

 

조경동교에 도착을 하니 서울서 왔다는 2030 산악회 일행들이 쉬고 있다. (15시11분)

방동약수를 출발하여 조경동 다리까지 1시간 반이 걸렸다.

 

 

배낭을 차에 두고 구명조끼만 입은채 트레킹을 시작한 산악회 후배 잠보가 연신 다리 위에서 뛰어 내린다.

임도를 따라 직진하면 오래전 폐교된 조경분교와 아침가리골 상류가 나오고...

다리에서 물길따라 하류로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아침가리골 계곡 트레킹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음에는 아침가리골 상류에서 1박을 하며 진행을 하는것도 좋을듯 하다.

 

 

 

 

 

 

 

 

제법 깊은 조경동 다리 밑에서 한시간반 흘린 땀을 수영을 하며 다 씻어낸다.

그 사이에 서울팀과 일행들은 계곡을 따라 내려가고 있다.

 

 

 

공유를 위해 누르고 출발 ~ 

 

 

 

 

조경동 다리

 

 

 

 

카메라를 보호하기 위한 방수팩만 챙겨들고 편하게 나선 온누리 형님

 

 

 

 

 

구명조끼를 입고 누구보다 편하게 계곡을 즐기는 잠보님

 

 

 

 

 

계곡에 와서 물에 안빠지려고 발버둥 치다가 결국엔 물속에 자빠뜨려져 '이왕 베린몸'이 된 여니님

이렇게 여산에서 네명이 아침가리에 동행을 하였다.

 

 

 

 

 

대포를 잠시 던져두고 물속에 잠긴 온누리님

 

 

 

 

 

구명조끼 입은 잠보님은 신이 났다.

 

 

 

 

 

그렇게 즐거운 아침가리골 맑은 물길을 따라 놀면서 내려간다.

 

 

 

 

 

불영계곡 만큼 기암괴석과 깊은 곳이 많지는 않지만 6.25 전쟁도 모르고 지났다는 깊은 계곡 오지에 자리한 아침가리골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아침가리골 풍경

 

 

 

 

 

보조로 들고간 파나소닉 방수카메라가 TS2 렌즈커버 유리에 발수코팅이 부실해 사진을 모두 버렸다.

 

방수카메라는 아무리 첨단 기능을 갖추고 있어도 렌즈커버에 물방울이 맺히면 사진을 찍을수 없기에

그부분에 발수 코팅은 필수적 기능인데 파나소닉 방수카메라는 구입후 1회 사용때만 문제가 없었고 이후에는 발수기능이

증발을 하였는지 혹시나 해서 보조용도로 계곡 산행에 수차례 들고 다녔지만 제대로 사진을 담아본적이 없는것 같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물길따라 걷는길은 언제나 즐겁기만 하다.

 

 

 

 

 

 

 

 

 

 

 

길이 따로 없다.

시간이 많다면 계곡을 따라 물길로만 내려갈수도 있고...

아니면 이리 저리 물길을 건너며 계곡 따라 나있는 산길을 이용할수도 있다.

 

 

 

 

 

이런곳을 만나면 일단 카메라를 배낭안 김장봉투에 넣고 단단히 방수조치를 한다음에... 바로 물에 뛰어 든다.

 

 

 

 

 

 

 

김장봉투 안에 패킹을 하고 배낭을 꾸렸더니 약간의 공기가 튜브역할을 해주어 배낭을 메고 벌러덩 물에 누으면

배낭이 등과 목을 받쳐주며 물에 뜰수 있게 해준다. (온누리님 作)

 

 

 

 

 

불영계곡과 마찬가지로 계곡 트레킹을 꼭 걸어서 가려고 할 필요는 없다.

오늘처럼 길이막혀 늦는 바람에 점심을 먹고 출발을 하는 경우엔 배낭을 두고 수영을 즐기며 내려가면 되는 것이다.

 

 

 

 

 

 

 

배낭을 이런 용도로 써먹을 줄은 미처 몰랐다. (온누리님 作)

다음엔 김장봉투가 아닌 좀더 질긴 재질의 비닐을 준비하는게 좋을것 같다.

 

 

 

 

온누리님이 대포를 들고 동행하시니 맘이 편하다.

물놀이를 하느라 카메라를 배낭속에 넣어두고 첨벙거리며 사진촬영에 게으름을 피워도 나보다 더 멋진 사진을

남겨 주실것 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덕분에 멋진 사진들을 많이 퍼다가 후기에 싣게 되었다.

 

 

 

 

온누리님은 저렇게 대포를 들고 이동하고...

나는 배낭속에 카메라를 넣기 귀찮으면 김장봉투를 구명조끼삼아 물속에 벌러덩 누워서 한손은 카메라를 들고

물밖에 내놓고 나머지 한손으로 배영으로 노를 저어 물길을 통과하기도 한다.

 

 

 

 

잠보님에게 방수 카메라를 맡기고 끝내 물에 안빠지며 요상하게 계곡 트레킹을 하려는 여니님을 퐁당 빠뜨렸더니...

이왕 이렇게 될것을 진즉부터 시원하게 놀지 못했다고 후회를 한다. ㅋㅋ

그래서 계곡 초입부터 '이왕 베린몸'이 되는게 더 좋았을것을 ^^

 

 

 

 

 

 

 

 

 

 

배낭을 튜브삼아 물길따라 내려가는 재미는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것 같은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 진다.

깊은 계곡이라 그런가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먹구름이 계곡을 덮은 것이다.

이내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오나 안오나 어차피 젖은몸 별 문제는 없겠지만...

카메라를 들고 있는 입장에서 곤란해 지는 순간이다.

마른 렌즈 닦개는 배낭속 안전한 곳에 있는데 꽉 묶인 김장봉투를 열고 꺼내고 닫기가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

방수카메라만 제기능을 해줬어도 전혀 문제 없는데, 발수코팅 때문에 카메라로서 기능을 못하니... 비가 반가울리가 없다.

 

 

 

 

 

비가 내려도 물놀이를 즐기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다만 사진찍는게 많이 번거로울 뿐이다.

 

 

 

 

아침가리골에서 가장 깊다는 뚝밭소

여유가 있다면 이곳에서 수영을 하며 놀다가 갈텐데, 하늘은 시커멓고, 비는 내리고, 다들 서둘러 내려간 터라 사진만

한장 남기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비가 오거나 말거나 계곡 트레킹은 즐겁기만 하다.

사진 한장 찍고 나 역시 카메라 수습하고 배낭을 메고 물속으로 ~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아침가리골

 

 

 

 

어느덧 다시 비가 그치고...

 

 

 

 

 

 

 

 

우리가 생각하는 계곡 트레킹 이란 바로 이런것 !!

두발이 아닌 네발을 선호하는 여름 트레킹 ~ 

지난해 불영계곡 트레킹 구간에서도 절반은 이렇게 물길로 네발을 사용해 내려왔다. 

 

 

 

 

 

눈부시게 맑은 물이 흐르는 아침가리골

온누리님은 물까지 손으로 떠서 먹어보시고 물맛 참 좋다고 하신다.

 

예전엔 조경동에 정감록을 믿고 모여든 평안도, 함경도에서 온 수백명의 화전민이 살기도 했었는데...

1968년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모두 이주시킨 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되어 조경동 계곡 상류에

딱 1가구만 거주하고 있어서 그런지 물이 맑고 깨끗하다.

 

 

 

 

이윽고 아침가리골 트레킹의 끝을 알리는 수중보가 나온다. (18시7분)

조경동 다리에서 수중보 까지 약 3시간이 걸렸다.

늦게 출발한데다, 소나기가 내려서 서둘렀던 길,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즐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다음엔 1박 코스로 느긋하게 진행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비가 내리고 나서 안개가 피어 오르는 조경동 계곡

 

 

 

 

 

 

 

 

수중보를 지나며 아쉬움에 다시 한번 더 시원한 깊은 물속으로...

 

 

 

 

 

아침가리골 트레킹은 끝이 났지만 진동리로 가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방태천을 지나가야 한다.

 

 

 

 

 

진동2교 너머 산에선 안개가 피어 오른다.

 

 

 

 

 

물살이 약간 센데다 미끄러운 돌이 있어 카메라를 손에 들고 도하 하려는 온누리님에게 방수팩에 넣는게 좋겠다는

말씀을 전해 드린다. 여기 까지 조심하며 무사히 왔는데, 트레킹 종료 지점에 와서 넘어져서 비싼 카메라를 풍덩

빠뜨리는 어이없는 일이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진동리에 도착, 산행종료 (18시18분)

마른옷으로 갈아입고, 준비한 고기와 술로 속을 채우고 다시 대전으로 먼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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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코스 :: 방동약수 - 조경동교 - 아침가리골 - 진동2교 (약 4시간 30분 - 식사시간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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