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4일

 

원래 이날은 눈이 많이 내린날이라 덕유산에 가려고 신청을 해놨었는데......

새벽 5시20분으로 맞춰논 알람이 어찌된 일인지 눈떠보니 아침 7시, 버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알람이 고장난줄 알았는데, am 으로 맞춰논 알람이 pm 으로 되어 있더군요.

아마 급하게 하다가 실수 한것 같습니다.

 

아쉬움, 허탈함, 안타까움, 미안함,,,,,이 몽땅 밀려드는 토요일 아침 이었습니다.

 

전날밤에 배낭도 싸두었고, 도시락도 쌌는데, 멋진 덕유산 설경은 놓쳤지만 (이날 덕유산 다녀온

같은 버스 일행들의 사진을 보니, 설경이 장관이더군요 ㅡ,.ㅡ) 꿩대신 닭이라고......

시내버스를 타고 계룡산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황당한 계룡산......

아침에 눈 조금 내린다고, 출입 통제를 해버리네요.

그것도 가장 평이한 천정골로 오르려 했었는데.....

눈이와서 산에 왔더니, 눈이 조금 온다고 입산을 통제 하다니.... ㅡ,.ㅡ

 

 

 ▲ 천정골 입구의 계룡산 산행 안내도

 

    다시 동학사로 올라가는데, 여기도 통제를 한다고 많은 등산객들이 내려 오더군요.

    내려오시는 분들중엔, 수통골과, 병사골을 거쳐서 오신분들이 있기에 이제 남은 입구는 지석골....

    물론 지석골도 통제를 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대로 물러서기엔 여까지 온길이 너무 멀고...

    더 높은 덕유산, 속리산도 통제를 안하는데, 게다가 눈도 조금밖에 안내렸는데 통제라니...이해도 안되고...

 ▲ 지석골로 걸어가는 중에..... 동학사 주차장으로 미끄러져 넘어진 택배트럭

    조금 더 걸어 내려 가는데 부부 산객이 차를 태워줘서 같이 지석골로 향했습니다.

 

 ▲ 눈내리는 계룡

 ▲ 지석골 입구 학림사..... 결국 여기도 통제가 되고, 허탈한 가슴을 안고 돌아서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요즘 인기있는 백지영님의 신곡 '총맞은 것처럼...'이 무심결에 떠오른 순간 입니다.

   

 ▲ 능공허도와 답설무흔의 신공으로 다행스레 산행은 시작이 되고......

 

 ▲ 장군봉을 거쳐 남매탑을 향하여....

 

 

 ▲ 장군봉 능선, 천황봉은 구름에 가려 있네요.

 

 ▲ 장군봉 능선은 밧줄 구간이 많죠

 

 

 

 

 

 

 

 ▲ 남매탑 뒤로 보이는 암자가 상원암

 

 

 

 ▲ 남매탑과 상원암을 지나,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심우정사로 내려가는길....

    눈이 없어도 찾기 힘든 오솔길이, 그나마 눈으로 뒤덮혀서 어데가 길인지 알수가 없네요.

    이날, 심우정사로 저를 인도한 이날 산에서 처음 만난 산우님이 눈감고도 갈수가 있을 정도가 되었을때 비로소 찾아갈수

    있는 길 이라고 합니다. 가는길에 가끔 보이는 멋진나무, 기이한 나무와 바위들을 이정표 삼아 그렇게 길을 찾아

    내려 갑니다.

 

    이분이 하신 말씀중에, 우리가 평소에 길을 알고 가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선답자들의 발자국만을 따라가는것에

    불과하지 실제로 길을 알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십니다. 뒤에서 발자국을 따라만 가는 후배들은 한걸음 한걸음이

    쉬워 보이지만, 처음에 백지상태에서 길을 찾아내고 첫 발자국을 남긴 선배들의 한걸음 한걸음은 수백배의 노력이

    담긴 결과라고 합니다.

    또한 그런 길 이라고 할지라도, 다만 우리가 선배들의 발자국을 따라갈 뿐이지 그게 꼭 절대적인것은 아니고, 또다른

    길을 만들어낼수 있고, 그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으니, 앞선 발자국을 쉽게 쉽게 따라 가는 것도 좋지만, 고정관념을

    가지고 그게 절대적 진리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물론 이분이 언급한 길이란 등산로를 말함이 아니고,

    세상살이를 빗댄것 입니다.

 

 

 ▲ 좋은 말씀 들려주시고, 심우정사도 안내해 주셨던.....산에서 만나 같이 산행을 한 산우님

 

 ▲ 힘들게 도착한 심우정사

    삼불봉 아래 커다란 절벽 바위 밑에 자리한 조용한 암자...

    깊은 산중 첩첩 오지의 심우정사에는 비구니 한분이 수도하고 계십니다.

    스님으로 부터 따뜻한 약초차(아마 두충차) 한잔 얻어 마시고, 절에서의 기본 인사법을 배웠습니다.

 ▲ 심우정사의 법당

    심우(尋牛) 라는 말은 소를 찾는다는 말 이라고 합니다.

    심우라는 말을 이날 처음 들었고, 동행한 산우님으로 부터 심우에 대한 설명을 들을수 있었습니다.

 

    사찰의 법당 안팎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심우도(尋牛圖)는 선(禪)의 수행단계를 소와 동자(童子)에 비유하여 그린 그림으로,

    그 단계를 열 폭으로 묘사하고 있어 십우도(十牛圖)라고도 합니다.

 

    심우도 또는 십우도는 본래 도교에서 내려오던 팔우도(八牛圖)에서 유래된 것으로, 12세기 중엽 중국 송나라때 곽암선사가

    여기에 2개의 장면을 추가하여 십우도(十牛圖)를 그렸다고 합니다. 도교의 팔우도는 무(無)에서 그림이 끝나므로

    진정한 진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여기고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소를 우리들의 참마음에 비유하여 마음을 찾는 것을 소를 찾는데 비유하여 그림으로 나타내고 심우도(尋牛圖)라

    하고, 혹은 열 폭의 그림으로 나타내었다하여 십우도(十牛圖)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 심우도는 본래의 근본 마음자리 찾는 것을 소 찾는 데 비유한 것으로, 그림 속의 산천은 대우주요 소는 마음이요 화두

    입니다. 각각의 그림에는 심우(尋牛)-견적(見跡)-견우(見牛)-득우(得牛)-목우(牧牛)-기우귀가(騎牛歸家)-망우존인

    (忘牛存人)-인우구망(人牛俱忘)-반본환원(返本還源)-입전수수(入廛垂手)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 심우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빌려온 참고 이미지

1. 심우(尋牛): 소를 찾는다.




사람이 본래 소유한 청정한 마음을 잃고, 방종하다가 득실 시비 가운데서
그 마음(소)을 찾고자 한다.


2. 견적(見跡): 발자취를 보다.




경전의 가르침을 따라 점차 마음의 작용, 그 자취를 이해한다.

3. 견우(見牛): 소를 보다.




가르침을 듣고 익힌 수행공덕으로 본래 구족한 불성에 대한 확신으로 믿음을 일으킨다.

4. 득우(得牛): 소를 얻다.




마침내 참 마음의 성품을 보았다. 곧 깨달음에 이른 상태이다.

5. 목우(牧牛): 소를 길들이다.




소고삐를 잡고 길들이는 모습인데, 깨달음 이후의 정진(수행)의 필요성을 보여 주는데
이는 깨달아도 습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6. 기우귀가(騎牛歸家):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




번뇌의 업에 이끌리지 않고 스스로 잘 조절할 수 있는 상태이다.

7. 망우존인(忘牛存人): 소는 잊었으나 사람은 남아 있다.




마음이 공(空)하여 청정한 줄은 알았지만 법(法:경계)에 대해서는
아직 실유(實有)라는 의혹이 남아 있다.


8. 인우구망(人牛俱忘): 사람과 소를 모두 잊었다.




마음과 대상 경계가 모두 공하여 어느 곳에서도 얻을 것이 없음를 깨닫는 것이다.

9. 반본환원(反本還源): 근본을 돌이켜 근원에 돌아가다.




마음과 대상 경계가 공하다는데 머물러 있지 않고 '일체의 경계가 일심'인 근원에
돌아가 동체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10. 입전수수(入廛垂手): 세상에 손을 드리우다.




스스로 증득한 일심의 바다에서 동체대비심을 일으켜 온갖 방편으로
중생이 이익이 되도록 실천하는 것이다.
뭇 삶과 동아리 되어 활동하나 일심을 떠나지 않으므로 물들지 않는다.

 

 ▲ 심우정사를 내려와서 동학사에서 은선폭포 가는길에 도착해보니, 그동안 못보던 사진과 같은 심우정사 안내 표지판이

    보였습니다. 이곳에서 5분만 하산을 하면 바로 동학사가 나옵니다.

    은선 폭포를 가다가 이 표지판 오른쪽 샛길로 4~50분 정도 오르면 심우정사에 도착 합니다.

 

덕유산행을 놓치고 꿩대신 닭(계룡)을 찾은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같이한 산우님들 덕분에 의미있고 멋진 산행

이었습니다. 두분의 기축년 신년 대복을 축원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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