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주말. 토요일 오전에 먼곳에서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는지라 꼼작 없이 집에서 대기모드로 손님들을 기다린다.

이전에 살던곳에서 친하게 지낸 아이들의 친구들과 부모 내외다. 이제는 헤어진지 꽤 되다 보니 오히려 아이들 끼리는

좀 서먹하고 어른들끼리 더 친하다. 그분들이 오면 점심을 같이 하고, 오후엔 어디로 갈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본다.

대전으로 손님이 오면 늘 데리고 가는 곳이 바로 계룡산 자락 동학사 계곡이나, 갑사 아니면 울창한 메타세콰이어 숲

으로 유명한 장태산 인데, 이분들이 몇년전 오셨을때 장태산에 같이간 기억이 있으니 이번에는 갑사계곡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학사는 실상 대전에 가깝게 있으니 찾는 곳 이지 관광객들 에게는 거의 별볼일 없는 절 이기 때문이다.

 

 

머나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뒹굴 뒹굴 하며 손님들을 기다리는데 안오셔서, 전날 ㄱ산에서 취한 산삼들을 정리하고

예쁜 유리병에 산삼주 두병을 담아내고 있던 오후 4시경에 초인종이 울린다. 이럴줄 알았으면 약초산행에 따라 나설걸...

오후 4시면 산행후에 귀가해도 시간이 충분 했는데 라는 생각에 잠시 아쉬운 미련이 남는다. 시간이 늦어서 갑사로

데리고 가기에도 좀 늦은듯 하고 가벼운 인사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저녁때가 된다. 산삼주와 막걸리로

밤이 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몇년간 쌓인 이야기 들을 풀어낸다.

 

 

지난밤 통음으로 늦게 일어날줄 알았는데 산삼주의 효능인지 세시간을 자고나니 가볍게 눈이 떠진다. 아침식사 후

오전엔 두가족 모두를 갑사에 데리고 가야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손님들이 아침식사 후에 아이들 일로 바로 올라

가야 할 일이 있다며 서둘러 떠나신다. 헛.... 오늘 그렇게 가고 싶었던 사랑산 가는 날인데.... 해마다 사랑산 가는

날이면 일이 생겨 올해는 가보나 했었지만, 이번일로 취소를 하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버스떠난 직후에 손님들이

가신다니 토/일 주말의 행보가 애쓴보람이 없는듯 하다. 이번 주말은 산행에 대한 마음을 애써 비워두었는데 비운

마음이 다시 슬며시 채워진다.

 

 

손님들을 보내고 다시 방콕에서 황금같은 주말을 보내려니 기분이 묘해진다. 아무래도 병에 걸린듯 하다. 산행을 시작

하고 몇년전 무릎이 고장나서 3개월 쉴때를 제외 하고서는 주말 산행을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산병이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더니 점심후에 편히 TV를 보며 쉬려는데 해가 질까봐 연신 창밖을 보며 좌불안석 이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시간은 2시가 넘어 가고,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해본다. 냉큼 다녀올수 있는 주변의 산중에 안가본곳도 없고, 편도 40분

거리에 있는 갈기산이 떠오른다. 갈기산... 갈기산... 다녀오려면 월영봉까지 달려야 할텐데, 통상 4시간 이상 걸리는

코스에 왕복 이동시간을 생각하니 산행을 3시간에 달린다 해도 빠듯해 보인다. 일단 정처없이 주섬주섬 배낭을 꾸리면서

채비를 갖추는데 문득 생각나는 계룡산 오성대.

 

 

오성대. 지난번 비가 오던날 산악회원 몇명과 작심을 하고 찾아 떠났는데, 심우정사 옆의 가짜 오성대만 보고 힘들게

삼불봉 능선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후에 산악회에 오성대 가는 길에 대한 글이 올라왔었는데 요즘은 편리한 세상

이라 스마트폰으로 계룡산에 가서 그 글을 찾아 보기로 하고 계룡산으로 떠난다. 대전에 살면서 가장 자주 가본산이

계룡산 인지라 이제 통제된 절반의 구간을 제외 하고는 기존 등산로는 매력을 잃은지 오래라서 주말산행에서 근래

1~2년사이에 고려의 대상이 되어 본적이 없다. 어찌 보면 계룡산이 너무 작은 것이다. 그 마저도 절반이 천황봉 너머

군시설인 계룡대 때문에 통제가 되고 있으니 늘상 갈수 있는 등로가 똑같을수 밖에 없는 것 이다. 

 

 

조선시대 오성부원군 백사 이항복의 수련처 라고 알려져 있는 오성대.

계룡산 옛길속에 묻혀 이제는 오래된 산꾼 아니면 도저히 그 길을 찾을수 없는 전설속의 오성대.

간혹 찾은 산꾼들이 배낭에서 음식물을 꺼내놓고 성심으로 기도를 하는 기도터.

기가 쎄다는 계룡산에서도 최고의 명당터 라는 그곳을 찾아 보기로 한다.

나에게도 요즘 간절히 기도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 이기도 하다.

 

 

 

동학사 홍살문 (15시8분)

 

 

차를 몰고 동학사 주차장에 가니 그 넓은 주차장이 차들로 가득하다. 서둘러 주차를 하고 입장권을 끊어 매표소를

통과하니 3시가 가까워 진다. 늘상 장군봉이나 매표소 전의 천정골로 올라서 가기 때문에 입장권을 끊을일 없었지만

오늘은 시간상 은선폭포까지 바로 가기로 하고 문화재관람료를 지불한다.

 

 

동학사 홍살문

 

유명서원이나, 능, 묘, 궁전, 관아등 유교적 관습에 의해 세워지는 홍살문이 불교 사찰인 동학사 앞에 자리하고 있는

점은 특이하다 할 것 이다. 동학사에 이런 홍살문이 있는 연유는 동학사 경내에 신라의 시조와 충신 박제상의 위패가

안장되어 있는 동계사(東鷄祠), 정몽주, 길재, 이색의 위패가 안장되어 있는 삼은각(三隱閣), 단종, 김종서 등 세조의

왕위를 찬탈 당시 희생된 이들의 초혼제를 지내는 숙모전(肅慕殿) 등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경건한 마음가짐을

하라는 뜻에서 라고 한다. 1990년대 후반 현 동학사 일주문이 건립되기 전에는 이 홍살문이 일주문 역할을 대신

했다고 한다.

 

 

 

 

동학사 대웅전 (15시11분)

 

 

동학사의 문화재는?

 

계룡산의 동쪽에 자리한 동학사는 청도 운문사, 울주 석남사, 양산 내원사, 예산 수덕사의 견성암 등과 함께 우리나라

비구니 수련 도량으로 유명하다. 특히 계룡산에서 대전쪽에 가깝게 있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길목에 있어 계룡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유명한데 실상 등산객이나 관광객에게는 별 볼일 없는 암자에 불과 하다.

 

갑사 입구의 멋진 숲길과 볼것이 많은 큰 사찰 갑사를 생각 한다면, 계룡산의 진정한 대표 사찰은 누구나 갑사 라고 말

할 것 이다. 하지만 동학사는 관음봉으로 가는 주 등산로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조그만 대웅전과 삼성각만 관광객 들에게

선심쓰듯 개방을 하고 여타의 모든 문화재(?)는 모두 자물쇠가 채워져 있거나, 통행금지 구역 으로 제한을 하고 있어 

멋진 사찰을 생각하고 걸어온 관광객들에게 허탈감만 심어줄 뿐 이다. 보여줄 문화재가 없는 사찰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받고 있으니 이해가 안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화재 관람은 핑계고, 그냥 통행세 라고 생각하면 속 편하다.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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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 출입금지 

출입삼가 요망 

역사의 유물은 꼭꼭 잠둬두고 


 

 

 

 

 

 

 

 

 

 

 

 

 

 

동학사 경내의 대부분은 이처럼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어차피 국보나 보물이 한점도 없는 동학사에 불교인이 아니라면 특별히 관심가질만한 것도 없겠지만...

문화재 관람료 라고 쓰지 말고, 통행세 라고 쓰는게 더 떳떳해 보인다. 주차장 사업만 해도 충분할 텐데,,,

 

수련과 공부를 위해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요청은 당연한 일이니 기분나쁠일이 없다. 다만 입구에서 문화재 관람료

라고 해서 관광객과 등산객들에게 징수를 한다면 그에 합당한 볼만한 문화재를 제공을 해줘야 할게 아닌가 싶다.

 

 

 

 

 

동학사를 지나면 사진에 보이는 길 끝 뒤로 넓은 공터가 나오고 나무 그늘에 벤취가 몇개 마련되어 있다.

바로 관광객들의 마지막 쉼터이자 대부분 이곳에서 돌아 내려가는 곳 이다. 이곳 부터는 산길로 접어 드는데 은선

폭포 까지는 평탄하며 힘들지 않으니 구두를 신은 분들도 쉬엄쉬엄 은선폭포 전망대 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쉬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은선폭포는 비가온 직후에나 멋진 곳으로, 계곡 높은 곳에 자리하여 수량이 매우 적은지라 평소엔 전혀

폭포의 위용은 볼수가 없고 계곡에 큰 바위 절벽이 하나 서 있는 정도에 불과하니 이점은 알고 가는게 좋을것 같다.

특히 폭포 전망대 직전의 길고 가파른 계단길은 그 고생 만큼의 폭포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니

비온 뒤가 아니라면 굳이 폭포 전망대 까지 찾아 가는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전망대 아래 긴 계단길 직전의

작은 폭포가 있는데 그곳 까지는 길이 평탄 하니 산책삼아 가보는 것은 좋을듯 하다.

 

 

 

 

심우정사 가는길 (15시20분)

 

 

동학사를 나와 5분여 걸어 올라가면 심우정사 갈림길을 만난다.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곳, 오지에 있는 암자다. 계룡산에 다니는 산꾼들이라면 꼭 한번은 가봐야 한다는 명소다.

지난번 심우정사를 통해 오성대를 가려다가 실패를 했다.

심우정사를 지나 급수 파이프를 따라 호랭이 능선 쪽으로 진행을 하면 기도터가 하나 나오는데 많은 분들이

그곳을 오성대로 착각을 하고 있다. 유명한 가짜 오성대다. 그곳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지난번은 오성대 계곡을 바로 건너 건너편 능선으로 올라 버리고 말았다.

 

이번에는 이곳을 지나쳐 산악회 카페에서 본 글을 찾아 보기로 한다.

일단 은선폭포 전망대 까지는 직진이다.

 

 

 

 

오성대 계곡

 

오성대 계곡 입구 인데 '오성대' 라는 그 전설의 이름이 씌여진 안내목에 글씨가 지워져 있다.

영문을 모르는 등산객들은 오성대라는 흐릿한 안내목을 보고, 다섯개의 별에 얽힌 전설이 있는줄로 알고들 있다.

산악회의 글을 보니 일단 이리 오르는 것은 아닌듯 하다. 무조건 은선폭포 전망대 까지 가라고 씌였으니...

 

 

 

 

녹음이 우거진 동학사 계곡길...

은선폭포로 가는 길 이다.

 

 

 

 

은선폭포 전망대 직전에 멀리 V자 형태의 쌀개봉이 보인다.

지금은 통제된 구역이다.

봉우리 모양이 V자 형태로 디딜방아의 쌀개를 닮았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란다.

쌀개는 디딜방아를 양쪽으로 고정시키는 걸개 라고 한다.

 

 

 

 

은선폭포 전망대 (15시37분)

 

역광으로 사진도 별로지만, 물이 없어 아까 말한대로 폭포도 볼품이 없다.

이곳에서 다시 핸드폰을 꺼내 산악회에 접속에 본다.

이전에 속리님이 오성대에 대해 스크랩해서 올려논 글을 찾아 읽어 보니...

 

아랫글은 속리님이 산악회 게시판에 어느님의 글을 옮겨 놓은 것 이다.

 

 

 

오성대 가는 길


 오성대 가는길엔 두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오성대 계곡을 따라 올라서 심우정사 우물터가 있는 곳에서 300여미터 아래에서 왼쪽으로 꺾어져 10여분 정도 올라서면 오성대에 이를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길은 은선폭포 전망대에서 폭포쪽으로 15미터정도 올라서면 오른쪽으로 희미한 등로가 나오는데 이 길을 따르면 나무토막을 걸쳐놓은 다리를 지나고

 한동안 산죽지대를 지나면서 작은 능선을 하나 지나는데 그것이 선불암을 따라 이어지는 호랭이 능선길이다.

 능선을 지나 다시 10여분 정도 진행하면 작은 지계곡을 만나 약간 내려서면 오성대에 닿게 된다.

 

 

 

첫번째 길은 지난번 시도했다 실패했던 길 이다.

그 사유를 생각해보니 심우정사 우물터에서 우리는 계속 수평 이동을 하여 가짜 오성대를 지나 계속 수평진행을 하다

나중엔 오름길을 택했던것 같다. 우물터에서 300미터 아래라니... 정확히 300미터가 아닐지라도 계곡쪽으로 상당히

내려갔어야만 했었다.

 

 

이번엔 두번째 길을 찾아 보기로 한다.

현 위치가 은선폭포 전망대 이고, 이곳에서 폭포쪽으로 15미터 라니 산삼을 찾듯이 샅샅이 뒤져서 제아무리 희미한

흔적이라도 찾아내고 말리라.... 다짐해 본다.

 

 

 

 

은선폭포 전망대에서 정확히 15미터를 가서 멈춰선다.

오른쪽으로 등로가 나와야 하는데.... 등로가 있을리 만무한 가파른 바위 벼랑이다.

희미한 등로... 나무다리... 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자세히 살피며 걷는데 15미터 까지 길 비슷한 것을 찾을수 없고

아예 길이 있을수 없는 지형이다.

 

폭포 전망대에서 30-40m 를 더 가면 폭포쪽으로 꺽어지는 길 중간에 계곡 비스무레 한것이 나온다.

아무리 봐도 은선폭포 전망대에서 산으로 오른다 하면 그곳밖에 길이 없다.

위 사진을 보시다 시피 상황은 이렇다.

어찌 보면 누가 다닌듯한 희미한 흔적이 있는 것도 같다.

 

 

 

 

계곡은 가파른 너덜길인데 의외로 넓다.

왼쪽으로 물길을 따라 계곡이 있고, 오른쪽 끝으로는 능선으로 가는 길이 있는것도 같다.

중간 중간에 돌로 축대를 쌓은듯한 곳이 나온다.

혹시 길이 있나 해서 오른쪽 사면을 유심히 살펴보며 너덜길 중간을 잡아 오른다.

약초산행이 아니라 각반을 안차고 나왔으니 바윗길에 특히 뱀이 조심스럽다.

주위에서 널부러진 나뭇가지 하나 주워서 신중하게 살피며 진행을 한다.

 

 

 

 

너덜지대를 통과하여 우측 능선에 올라 나무들 뒤로 바위가 있어 올라보니 잡목에 가려 조망이 없다.

다시 내려와 능선을 치고 오르려 하는데 20~30m 가량의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

맨질맨질한 바위가 아니라서 충분히 오를수 있을것 같은데, 혼자라서 조심스럽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다시 돌아 내려와야 함으로 내려올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바위를 기어 오른다.

높은 곳은 아니지만 바위라 조망이 있어서 저곳에 오르면 내 현위치가 대충 보일것 같은데...

중간쯤 올랐을때 위를 보니, 왕팅이 댓마리가 바위 상단부에서 윙윙 거리고 날아다닌다. 쩝....

한참을 서서 지나가는 놈들인지 서식하는 놈들인지 지켜보는데 근처가 집인지 어디론가 갔다가도 금새

되돌아 온다. 쩝... 작전상 후퇴다. 아무래도 이길은 아닌듯 하다.

선행자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암벽을 기어올라 갔다는 글은 본적이 없다.

 

다시 능선으로 내려와 건너편 사면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오성대 계곡으로 내려서는 능선 사면 같은데..

햇볕이 들지 않은 컴컴한 정글이라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내가 선택할수 있는 길이 아니다.

 

 

 

 

다시 너덜길을 내려오며 이번엔 아까 미처 살펴보지 못했던 오름길 왼쪽의 계곡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길은 우측능선을 넘어서서 오른쪽 오성대 계곡쪽으로 가야 맞을건데 왼쪽 계곡은 반대로

관음봉 방향의 삼불봉쪽 으로 길을 잡고 있으니 아닌듯 하다. 길이 있나 살펴 보며 내려오는데, 역시 물이 흐르는

오름길 왼쪽 계곡엔 길이 없다. 

 

 

 

 

은선폭포 30m 위쪽 계곡뒤에 있는 평평한 집터

 

다시 등산로로 내려와 은선폭포 쪽으로 진행을 한다.

그 사이에는 우측으로 진입할수 있는 길이 없다.

은선폭포 위에서 30~40m 등로를 따라 관음봉 쪽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우측으로 다시 계곡이 보인다.

계곡의 방향으로 보아 아무래도 오성대가 있을 방향과 거리가 있지만 혹시나 하고 계곡으로 들어서 살펴 본다.

역시 계곡은 초입의 완만한 부분을 지나 매우 가파른 바위로 이어지는데 방향또한 관음봉 쪽이라 아니라 생각하고

돌아서 내려 온다.

 



 

은선폭포위에서 바라본 은선폭포 전망대 (16시38분)

 

다시 갈길을 잡지 못하고 은선폭포 위로 등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시간도 그렇고, 계곡을 두곳을 뒤졌는데 없는것도 그렇고....

산악회 게시글에 오성대를 찾는 방법중 두번째 방법은 엉터리라 결론짓고 나니 난감해진다.

 

 

 

 

이제 뭐하지?

마지막으로 오성대 계곡을 한번 더 조사해 볼까?

아니면.... 연천봉에 가서 계룡팔경중 하나라는 연천봉 낙조를 즐겨볼까....

고민끝에 일단 그냥 관음봉에 올라 보기로 한다.

관음봉까지 1km

 

 

 

 

은선폭포를 지나 관음봉길 초입에서

 

은선폭포에서 관음봉 까지 1km 구간은 매우 가파른 돌 계단 길이다. 위로 오를수록 더 가파르다.

일단의 등산객들이 내려 오면서 수락산 깔딱고개는 여기에 비하면 깔딱이도 아니라고 한마디씩 한다.

 

 

 

 

긴 계단을 지나면 이곳으로 관음봉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첫번째 선물같은 유명한 너덜지대의 조망터가 나온다.

왼쪽의 삼불봉에서 장군봉으로 가는 능선길과 우측의 천황봉에서 황적봉으로 가는 능선 사이로 길게 늘어선

동학사계곡 중간에 지나온 동학사가 자리하고 있다.

 

 

 

 

동학사를 좀더 당겨 본다.

동학사 계곡 끝으로 박정자 삼거리에서 대전으로 가는 길 너머에 서있는 갑하산이 보인다.

그 오른쪽으로 보이는 유성구 노은동 일대.

 

 

 

 

관음봉 삼거리 (17시17분)

 

관음봉 삼거리에 다가서는데 어디서 더덕 냄새가 솔솔 풍긴다.

바람 방향을 확인해 보니 대충 어디서 나는지 감이 잡힌다. 일단 오늘은 더덕이 문제가 아니니... 생각을 접고...

연천봉 갈까를 고민하기 전에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관음봉에 올라보기로 한다.

 

 

 

 

 

관음봉을 오르면서 멋진 조망터에서 파노라마 사진을 담아본다 (클릭)

 

 

 

 

우측으로 쌀개봉 지나 천황봉이 보이고 왼쪽으로 천황봉에서 뻗어나간 황적봉 능선....

모두 비지정 통제구간으로 군 통제구역 까지 더해져 벌금이 엄청나다.

 

 

 

 

쌀개봉과 천황봉

 

 

 

 

계룡산의 이름 유래

 

계룡(鷄龍)산 이름의 유래는 천황봉, 쌀개봉 등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의 산봉이 마치 수탉의 볏 모양이고, 장군봉에서 삼불봉을 거쳐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몸통부분의 산능선이 마치 용의 등줄기 모양이라 하여 산 이름을 계룡(鷄龍)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천황봉 뒤로 늘어선 향적산

 

향적산에서 바라보는 계룡산 조망이 또한 일품이다.

 

 

 

 

천황봉과 향적산 (클릭)

 

 

 

 

관음봉에서 바라본 삼불봉과 자연성릉

 

자연성능은 자연적으로 생긴 성(城) 같다 해서 지어진 이름으로 산세가 닭 볏을 쓴 용의 형상이라는 계룡산의 몸통에

해당하는 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삼불봉과 동학사 계곡 (클릭)

 

 

 

계룡산은 참 작다.

내 뒤로 있는 연천봉, 문필봉을 제외하곤 이렇게 아래 사진에 보이는게 거의 전부이니 말이다.

그런데 아까도 도입에서 언급을 했듯이 동학사를 기점으로 우측 절반은 천황봉 너머 계룡대 군시설 때문에

비지정 통제구역이다. 그래서 더욱 아쉽다.

 

속리산, 월악산만 놓고 봐도 얼마나 계룡산이 작은지 알수가 있다.

속리산과 월악산은 국립공원 영역이 엄청나게 방대해서 인근 명산들은 죄다 국립공원에 편입시켰다.

하지만 국립공원 제 3호 계룡산은 이렇게 작은 영역으로 국립공원 이라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다.

나머지 절반은 언제나 빗장을 열어줄 것인가... 

 

 

 

 

 

관음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조망도 (클릭)

 

관음봉 전망대에 서서 계룡산을 조망하며 조금전에 내가 오성대를 찾는데 실패했던 계곡과 능선이 어드메쯤인지

생각해 본다. 아까 내가 올랐던 능선은 호랭이능선 같다.호랭이능선 초입에서 암벽을 만나 되돌아 온것인데

오성대는 호랭이능선의 선불암을 왼쪽에 두고 오성대 계곡을 우측에 두고 있으니 호랭이 능선을 넘었어야 했는데

오늘의 차림으로는 어려웠다. 그래도 대충 방향이 감이 잡힌다.

 

 

 

 

관음봉에서 바라본 문필봉과 연천봉

 

헤드랜턴도 챙겨 왔으니, 느긋하게 연천봉 낙조를 감상해 볼까...

그런데 가만히 보니 여기서 보는게 더 아름다울것 같기도 하다.

문필봉과 연천봉이 붉게 물들어 가는 것을 보는것도 좋을것 같으니 말이다.

그런데.... 앞으로 두시간도 넘게 남았다  ㅠㅠ

 

 

 

 

관음봉에서 바라본 천황봉과 문필봉/연천봉 능선

그 사이 계곡은 신원사로 이어진다.

좀전의 계룡산 거의 전부라는 파노라마 에서 고작 오른쪽의 연천봉과 문필봉이 빠진 것 이니 계룡산이 얼마나

작은 국.립.공.원. 인지 잘 알 수 있다. 

 

 

 

 

관음봉 정상에서...

 

 

관음봉 한운(閑雲) :: 관음정에 누워 관음봉 하늘위로 떠도는 한가한 구름을 구경하는 것이 계룡8경의 하나 라고 한다.

 

 

 

 

계룡8경(鷄龍八景)


제1경 천황봉 일출(天皇峰 日出) :: 천황봉 일출이 계룡팔경중 으뜸이라고 하는데, 이젠 그 절경을 군인들 밖에 맘놓고 즐길수 없는게 아쉽다.
제2경 삼불봉 설경(三佛峰 雪景) :: 삼불봉의 모습은 사계절 언제나 아름답지만, 특히 눈 내린 겨울 산봉우리에 피어난 설화가 가장 아름답다.
제3경 연천봉 낙조(蓮天峰 落照) :: 연천봉에서 바라보는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펼쳐지는 저녁노을은 계룡산의 또 하나의 절경으로 꼽힌다.
제4경 관음봉 한운(觀音峰閒雲)  :: 봄날 철쭉꽃이 아름다우며, 여기에 산봉우리를 감싸며 한가로이 떠도는 흰구름 한 조각이 더욱 운치를 더한다.
제5경 동학사계곡 신록(東鶴寺溪谷 新綠) :: 봄철 신록이 피어나는 동학사 계곡은 연중 가장 아름답다. 따라서 예부터 춘(春) 동학, 추(秋) 갑사라 일컬었다.
제6경 갑사계곡 단풍(甲寺溪谷 丹楓) :: 갑사 계곡의 불타는 듯 물드는 단풍은 예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했으며, 계룡산의 대표적 가을 풍광 중 하나로 꼽힌다.
제7경 은선폭포 운무(隱仙瀑布 雲霧) :: 비개인뒤 피어오르는 운무 속의 은선폭포는 신선이 숨어사는 곳 처럼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제8경 남매탑 명월(男妹塔 明月) ::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계룡산 남매탑의 풍광은 고즈넉하고 은은한 풍광을 자아내며 그 전설까지 더욱 신비롭다.

 

 

 

 

 

 

 

 

 

 

 

 

 

 

 

 

 

관음정 - 관음봉 정상석 - 천황봉

 

관음봉에서 놀고 있으려니... 산객들도 이미 다 내려간 시간..

계속 연천봉을 오가며 풍광을 낙조시간까지 풍광을 즐길까 고민 하다가 오성대에 대한 미련이 남아 올라올때 봐두었던

오성대 계곡 탐방을 하기로 한다.

 

 

 

 

은선폭포와 폭포 전망대 사이에 있는 계곡

이날 첫번째 탐방을 했던 계곡이다.

 

 

 

 

다시 계룡8경중 제7경 은선폭포를 지나친다

비 개인뒤 운무에 가려진 은선폭포의 46m 높이에서 우렁차게 쏟아질 폭포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은선폭포 전망대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길

관광객들은 갈수기에는 폭포의 모습이 별볼일 없으니, 계단 아래 계곡 까지만 산책하다 돌아가는게 좋을것 같다.

 

 

 

 

은선폭포 전망대에 오르는 계단길 밑에 있는 작은 폭포

보통 하산길에 이곳에서 세족을 하곤 하는데, 이 폭포 뒤로 계곡을 따라 오르면 은선폭포 밑으로 갈수가 있다.

 

 

 

 

계룡8경중 제 5경 동학사 계곡의 신록이 이런것인가...

 

 

 

 

다시 오성대 계곡의 입구에 도착했다 (18시45분)

 

 

이때 괴산 사랑산에 다녀온 산악회 회원들이 시내에 모여서 뒤풀이를 한다고 전화가 왔다. 같이 한잔 하자고...

만일의 경우 헤드랜턴을 사용하기로 하고 인적 없는 오성대 계곡 뒤에서 진입로를 찾아본다.

우측으로 가는 등로는 심우정사 가는 길과 만나는 길이니 아니고...

결국 계곡을 바로 올라가기로 한다. 계곡 건너로 희미한 등로가 보이고, 계곡도 완만하니 예상했던 맞는 코스

인것 같은 흥분감도 찾아 오는데...

 

 

 

 

 

 

계곡 왼쪽으로 쓰러진 나무 밑으로 해서 이어진 길이 어느순간 가파르더니 뚝 끊어져 버렸다. ㅠㅠ

이리 저리 길이 이어진 흔적을 찾다가 결국 계곡 바윗길을 그대로 올라본다.

계곡길도 어느순간 단단히 작정을 하고 올라서야 할 정도로 형편 없어지고 나니 실망이 찾아든다.

날도 너무 늦었고.... 작전상 후퇴를 해서 철저한 자료 조사를 해야만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결국 돌아섰다.

 

 

 

 

다시 찾은 동학사

 

 

 

 

불켜진 동학사 계곡 (19시21분)

 

 

결국 오늘도 오성대 찾는데 실패를 했다.

하지만 이제 거의 확신이 선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다음번 오성대 탐방 산행에선 꼭 찾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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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 추가열 (갈대소리)

 

계룡산 지도 (이젠 사라진 은선대피소가 나오는걸 보니 옛 지도 같다)

 

구글 입체지도로 살펴본바, 호랭이 능선길은 오성대 계곡으로 2개의 지계곡을 두고 있으며 이중 삼불봉에 가까운

첫번째 지계곡 위로 오성대가 있는 것 이다. 참으로 계룡산 산삼 찾기 보다 힘들다. 

 

답답한것은 그동안 이곳을 찾은 분들이 꽤 있는데, 네이버, 다음 다 뒤져도 어느분이고 제대로 들머리 초입 안내를

해논분이 없다. 요즘같이 디카가 많이 보급된 시대에 열줄 글보다는 한장의 사진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심우정사가 동학사와 같은 조계종 이면서도 동학사 소속의 암자가 아니라고 동학사의 입김이 작용을 하였는지

지도에서도 빠져있고 안내도에서도 빠져 있는데 오성대 옛길을 복원하고 심우정사를 거쳐 남매탑으로 가는 길까지

복원해 놓으면 좋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반쪽난 계룡산이 너무 좁고 답답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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