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 초보들의 약초산행 Vol. 1
약초산행 이라고 하면 괜스레 흥분이 된다.
마치 어린시절 소풍가서 보물찾기 놀이 하는 것 처럼...
뱀과 벌의 위험이 있는 가파른 정글을 헤매고 다니다 보면 호기심에 한번 따라온 분들은 대부분
고개를 절레절레 짓고는 다시 따라 나서지 않는데, 산악회에서 늘 산행을 함께하는 산꾼들이자
어딘지 모르게 많이 어설프기만 한 어리버리 초보 약초꾼 네명은 약초산행이 여느 산행보다 즐겁기만 하다.
지난 초가을까지 쓰던 약초용 배낭을 열어 장비를 점검 하고...
안전을 위해 각반과 에프킬라 그리고 만일을 대비한 항히스타민제와 구급약을 챙긴다.
카메라도 늘 쓰던 LX-3 가 아닌 방수와 방진이 되는 험지(오지) 전용 TS-2를 챙긴다.
아는 약초라곤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쌩초보이지만 산에서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도 즐겁기만 하다.
올해 첫 약초산행이다.
일행 네명을 태운 차는 대전을 출발해 한시간을 달려 ㅇㅇ산에 도착을 하였다.
어리버리 초보 약초꾼들...
그게 바로 우리들이다.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수확이 없어서 그냥 산행으로 끝이 나도 좋다고들 생각하는 순수 초보들이다.
산행후에 계곡물에 씻으며 노는것을 더 좋아라 하기도 한다.
혹독한 겨울이 끝나고 열린 새봄
산속엔 어떤 녀석들이 새로 나왔을까... 호기심을 가지고 산속으로 들어간다.
천남성
온산에 천남성이 가득하다.
얼핏 오행의 산삼잎과 비슷해 보이나 옛날 사약재료로 사용 되었다는 독초다.
역시 산속엔 야생화가 가득하다.
약초 찾는 일 보다 사진 찍느라고 바쁜것 같다.
남는건 사진이라고...
오가피
우리를 깜짝 놀래켰던 녀석들
얼핏보면 산삼이다.
산삼잎과 정말 똑같이 생겼다
오가피 큰 녀석들이 많다.
오후에 내려가서 백숙 끓일때 넣으려고 큼지막한 몇놈을 채취 한다.
오가피는 생긴것만 산삼을 닮은게 아니고...
약효 또한 산삼과 버금간다고 한다.
그래서 오가피를 나무산삼 이라고도 부른다.
지난해에도 이녀석을 넣고 백숙을 끓였는데... 그때 맛을 잊지 못한다.
木王
산속을 헤매고 다니는데 엄청나게 큰 나무가 앞에 서 있다.
참으로 잘 생긴 녀석이다.
마치 인근 활엽수의 왕 처럼 생겼다.
그리운 더덕향 조차도 없는 산길...
오늘은 장소 선택이 잘못 된 건지...
그저 맘을 비우고 능선을 향해 가파른 길을 올라간다.
벌깨덩굴
창출
수풀 우거진 속에서 수확이 없는 일행들이 달래밭을 발견하고 열심히 달래를 캐고 있다.
나도 한웅큼 캐었는데, 약초캐러 와서 약초는 구경도 못하고 달래나 캐고 있으려니 다들 웃음이 난다.
조촐한 간식
점심은 내려가서 하기로 하고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허기를 면하자고 한다.
약초캐러 다니면서 부정타게 삼겹살을 가지고 간다고 뭐라 하실분도 있겠지만...
우리들은 정식 약초꾼의 교리 같은것은 잘 알지도 못하는 어리버리 초보들 인지라...
막걸리통 옆에 투명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것은 옻순 이다.
지난밤 과음을 한 속리님이 도저히 맥을 못춘다.
천하의 산꾼 속리님의 이런 약한 모습은 이번에 처음이다.
간식도 먹는둥 마는둥 하시더니 삼겹살을 구워주고, 모아둔 오가피를 정리하여 혼자 내려가신다.
계곡으로 놀러온 후발대가 도착할 시간이 되었다고 하면서...
이렇게 세명이 산속에 남았다.
큰구슬봉이
잔대
세잎, 네잎 잔대가 많이 보인다.
술 한병 담을 만큼 채취를 하였다.
여성에 특히 좋다는 잔대는 인삼과, 현삼, 단삼, 고삼과 더불어서 5대 삼에 들어가는 삼으로...
해독능력이 탁월하고, 가래와 각종 여성질환에 좋으며, 기혈을 보충하고,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더덕은 몇뿌리를 캤는데...
너무나 반갑다 보니... 사진을 미처 못찍었다.
이렇게 별 소득 없이, 하산을 하기로 하고 산을 내려 가는데...
많이도 올라왔나 보다.... 갈길이 한참이다.
계곡에 도착하니...
오후에 놀러온 후미팀이 계곡가에 앉아 풍류를 즐기고 있다.
나는 배낭을 내려놓고...
바로 물어 뛰어 든다.
산속의 땀과 먼지, 하루의 피로가 싹 씻겨 내려간다.
땀과 흙이 범벅이 되는 약초산행을 갈때는 속옷까지 갈아입을 옷을 미리 준비해둔다.
계곡에 먼저 도착한 후미팀이 깨끗히 손질한 토종닭에...
산에서 준비한 오가피를 가득 넣고...
맛난 백숙을 끓이고 있다.
산에서 캔 더덕들 고추장에 찍어 먹고...
우리의 요리사 대박이는 맛난 매운갈비찜 요리를 한다.
큼지막한 더덕을 입에 넣기전 즐거워 하는 그늘님
(계곡 사진들은 걸음님 作 이다)
밥도 볶아 먹고...
약초캐는것 보다는 내려와서 노는것을 더 좋아하는 우리들...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볕이 따스한 5월의 주말 오후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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