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두타산 -
어리버리한 초보들의 약초산행
전날 산행 사진을 정리하고 나니 새벽 4시가 가까워 진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나간줄 모르고 있었다.
두시간 후면 다시 기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똑딱이 카메라 사진인데... 그냥 올리면 될것을...
마치 민낯을 보여주기 싫은 여인네 처럼 살짝 지분을 바르고 몸단장을 하는데 항상 시간이 꽤 걸린다.
새벽...
알람소리에 잠이 깨고나니 피곤하다. 산행이고 뭐고 그냥 더 자고 싶다....
마침 창밖에 비소리가 거센걸 보니, 오늘 잘하면(?) 푹 쉬어도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쉬자는 문자가 없는걸 보니, 그대로 진행을 할려나 보다. 에긍...
가까운 거리고, 아침에 비도 내리고 하니 출발시간을 약간 늦추자는 문자가 온다.
새벽에 거세게 내리던 비는 이제 가랑비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내리고 있다.
오늘 가는곳은
소문난 잔치집... 진천의 두타산 이다.
어느 약초꾼의 소원을 담은 작은 탑
등로가 아닌 거친 사면을 치고 오르는 길에 약초꾼이 아니고선 돌탑을 쌓아둘 이가 따로 없을것이다.
여기까지 차를 가져 와도 되었는데...
우리는 벌써 가파른 산길을 2km 넘게 걸었다.
계곡과 깊은 정글속에서 약초 산행을 하다보면 조망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임도를 만나 아래를 내려보니 저수지 풍경이 근사하다.
전날의 깔끔한 등산복과는 달리 다들 무장공비 처럼 생겼다.
일반 등산복을 입고 약초산행을 하면 나무가지와 가시덤불에 옷이 견디질 못한다.
충북에서는 제일 크다는 초평지 모습
다른말로 미호저수지 라고도 한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낚시터 중의 하나로 붕어·잉어·배스·가물치·향어·금잉어·뱀장어 등이 많으며
겨울철에는 얼음낚시로도 유명하다.
물위에 둥둥 떠있는것은 낚시꾼들을 위한 수상펜션좌대 이다.
이쪽에도 물위에 펜션들이 둥둥 떠다닌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하늘은 쾌청하기만 하다.
중간에 잠시 등로를 따라 목적지 까지 오르는데 뒤로 저수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 펼쳐진다.
일단 능선에 올라섰다.
산세를 보고 다시 계곡으로 잠수를 할 생각이다.
약초산행을 가면 늘 계곡에서 잠수 산행을 해왔었는데...
아마도 이렇게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것은 약초산행 이후 처음인듯 하다.
능선의 돌탑
잠시 쉬었다가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건너편 사면으로 넘어 간다.
다른 일행들이 계곡 깊은 곳에서 열심히 다래와 어름을 따고 있을때... 나는 다시 능선에 올랐다.
오른쪽끝 조망바위 확대
능선위에 있는 돌탑에 기도를...
큼지막한 두꺼비
능선을 따라 많이 이동을 하며 이리 저리 간을 보아도...
뭔가 있을것 같은 분위기만 나오지 흔한 더덕줄기 하나 보이지 않는다.
길도 없는 산속의 숱한 발자국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듯 하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서는 오후에 다시 그림같은 초평지를 만났다.
사진을 찍고나니 일행들은 저 아래 멀리 계곡에 있다.
그들도 오죽하면 다래나 따고 있었을까.....
일행의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 합류하기 위해 계곡 정글속으로 스며들다 보니 이후 사진은 하산후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알탕하는 비공개용 사진 외에는 이게 끝이다.
도착해 보니 다들 푸~짐한 점심식사와 반주를 마치고 계곡 옆에서 쉬고 있다.
산이 얼마나 맨질맨질 한지 다들 소문난 잔치집에 먹을것 없다 고들 한다.
오늘처럼 수확도 없이 조망만 즐기고 내려가는 것은 처음인듯 하다.
다만 식사터 근처에 싹이 여러대 올라온 대물 봉삼이 여기 저기 있는데 제대로된 봉삼을 캐서 술담그면
그도 좋은지라 다들 대물을 찾아 각자 한뿌리씩만 채취하여 배낭에 담는다.
별 수확없는 산행이라 좀 허전 하지만 약초산행은 그런대로 또 재미가 있다.
더이상 산행은 무의미 하겠다는 생각에 다들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한다.
비가 개고 해가 떴기 때문일까.... 앞선 일행을 따라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비에 젖은몸을 말리려고 나온 시커먼
길다란 녀석이 내앞에서 옆 풀속으로 황급히 도망을 간다. 나도 놀랐지만, 그 녀석도 어지간히 놀랐나 보다.
아무리 안전각반을 차고 있어도 산에서 시커먼 뱀을 만나면 몸이 자동으로 기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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