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그림같은 임피 정자에서

 

 

백운산에서 쫓비산을 지나 매실농원으로 종주하려던 이번달 정기산행이 비로인해 일정이 급거 변경이 되었다.

산행은 포기하고, 가까운 군산으로 차를 몰아 지난번에 다녀왔던 구불길의 다른 코스를 이어가기로 하였다.

비로 인해 신청도 저조하고, 스물한명을 태운 33인승 버스는 첫 목적지인 군산 구불길 2코스의 들머리

불주사에 도착하여 일행들을 내려준다.

 

불주사 일주문에 내려서니 어제와 달리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다들 황사비를 맞지 않으려 우산을 챙겨들고 불주사를 향해 올라가고, 우중 산행을 별로 안좋아 하는 나는

다른 세명의 일행과 함께 차에남아 원래 예정된 행사를 치루기로 한다. 비도 오는데 날궂이 할것 없이

풍치 좋은 곳에 앉아서 막걸리나 한잔 마시자는 것이다.

 

 

 

임피초등학교 앞 연지 정자

 

오늘은 풀코스로 구불길을 걷겠다는게 아니라 중간에 톡 잘라서 임피초등학교 까지만 걷다가 전주로 이동하여

한옥마을도 구경하고 유명한 전주막걸리도 한잔 하기로 되어 있기에 날머리를 임피초등학교로 잡고 우중에

구불길 트레킹을 포기한 일행 네명은 버스를 타고 날머리인 임피초등학교 앞으로 이동을 한다.

 

이제 어디 좋은곳에 앉아 막걸리나 마시면서 일행들을 기다리면 되는데, 임피초등학교 앞에 최적의 장소가

그림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민속촌 대갓집 후원에나 있을법한 아름다운 정자가 이런 곳에 있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오래되고 고풍스러운 정자는 척 봐도 보물급 문화재 같다.  

 

 

 

 

옛날 고을 수령과 양반들이 앉아 풍류를 즐겼을 정자.

 

조선시대 현청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임피초등학교는 탁류를 쓴 소설가 채만식이 졸업한 곳 으로

근처에 채만식을 기리기 위한 채만식 도서관이 있다.

 

연지로 빙 둘러싸인 정자에 비오는 날 술한잔 하러 들어서려니 흥이 절로 일어난다.

우리나라 도시마을에 어디 이만한 정자가 또 있으리요...

 

 

 

 

고창 복분자주와 막걸리를 꺼내놓고...

점심에 먹으려고 준비한 도시락을 펼쳐 놓는다.

날이 쌀쌀 하니 우모자켓 까지 속에 껴 입고, 따뜻한 국물을 위해 인근 중국집에 전화주문까지 하고 나니

가야금 한곡조 없는게 아쉬울 뿐이다.

 

 

 

 

조상님들의 풍류를 몸으로 느끼면서...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소중히 보전해준 마을 주민들께 감사드리며

원래 계획했던 오전 '행사'의 자리는 즐겁기만 하다.

다들 산에 보내고 이렇게 우리들은 땡땡이를 즐긴다.

 

 

 

 

아름다운 연지 정자

 

이 연지는 이조중엽에 현존 임피 노성당의 건물과 함께 임피현청의 부속시설물로서 역대 수령들이

지반을 돌면서 애민선정과 흥민동락을 골똘하던 곳이라고 쓰여진 비석이 세워져 있다.

 

 

 

 

 

 

 

 

연지 근처에 있는 임피향교

 

 

 

 

채만식 도서관

 

 

 

 

비석들과 연지

 

 

 

 

임피지역 역대 수령들의 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노성당

 

 

 

 

이렇게 근처에서 놀고 있으려니 구불길을 돌아온 일행들이 도착을 하였다.

비는 그새 그치고 하늘은 황사가 깨끗하게 씻겨나간듯 파란색을 보인다.

이제 군산을 출발해 다음 목적지로 예정된 전주 한옥마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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