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꽃밭

 

지리산 에서 세동치 까지 

 

 

리산 서북능선은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정령치를 지나 덕두산까지 이어진다.

보통 지리산 하면 성삼재에서 천왕봉 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을 생각할수 있으나 얼마전 부터 산꾼들이

지리산 종주보다 더 긴 태극종주 라는것을 시작하면서 부터 크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리산 태극종주는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의 주능선에 서북쪽과 동남쪽으로 이어 태극(S) 문양을 이루는

코스를 걷는 것이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에 따라 마루금만으로 이어졌다.

서북쪽으로는 바래봉을 거쳐 덕두산에 이르고, 동남쪽으로는 왕등재를 지나 웅석봉에 이른다.

 

번 산행 코스는 정령치에서 출발하여 바래봉까지 가는 것 이었다. 

그러나 눈으로 인해 버스가 정령치를 오르지 못하게 되었고, 같은 이유로 성삼재에도 오르지 못하자

코스를 급히 수정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묘봉치 밑 위안리 상위마을에 내려 만복대를 거쳐 고리봉 까지

산행을 하고, 우리들 일행은 용산리로 가서 바래봉에 올라 고리봉 까지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상위마을에서 용산리로 가는 길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게 되었고, 가파른 오르내림을 하는 중에

능선 오름길에 쌓인눈에 발이 미끄러 지는 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리산 주능선을 바로 앞에 마주보고

화려한 점심식사를 하였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세동치에서 공안리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

 

록 세걸산을 오르지 못했지만, 바래봉에서 바라본 장쾌한 조망과 서북능선을 오르내리면서 바라본

손에 잡힐듯 가까운 지리산 주능선의 웅장한 모습은 오늘 산행을 아름답게 하였고, 충분히 그 보답을

한것 같다. 매번 봄날에 바래봉 철쭉이 절정일때는 많은 인파로 인해 미루기만 하고 찾지를 못했는데,

이번에 진분홍 철쭉밭 대신 순백으로 덮힌 바래봉 철쭉군락지역을 걸으면서 충분히 그 위안을 삼을수 있게

된것 같다.

 

용산리 (10시35분)

 

버스는 대부분의 산객들을 산동면 위안리 상위마을에 내려놓고 우리 다섯 일행을 포함한 아홉명을 태우고

운봉읍 용산리로 향한다. 상위마을에 내린분들은 서북능선에 올라 만복대와 정령치를 거쳐 고리봉에서

고기리로 하산을 할것이고, 우리는 바래봉에 올라 팔랑치와 부운치를 거쳐 세걸산으로 가는 것이다.

 

 

 

조촐한 인원들이 임도를 따라 빠른 속도로 진행을 한다.

경사진 임도를 상당히 빠른 속도로 걷고 있음에도 다들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없다.

 

 

길가의 표지목이 저만큼 눈에 묻혀 있다.

30분이 채 안되었는데 상당한 거리를 걸어 왔다.

여자분들이 죄다 산꾼들만 왔는지 가파른 길을 쉼도 없이 정말 잘도 걷는다.

상위마을에 일행들을 내려주고 용산리로 오는 중에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되었기 때문이고

아무래도 코스상으로 보아 우리가 고리봉 까지 진행하는게 그네들 보다 많이 늦을것 이기 때문이다.

 

 

 

바래봉에서 비박/야영을 하고 내려오는 팀들을 가끔 만난다.

 

오늘 한파의 절정을 이룬다고 하였는데, 2주전 소백산에 갈때 같은 십년만의 한파는 아니더라도

이곳 기온이 영하 18도 이하로 내려갔을테고... 바래봉에 부는 바람을 고려했을때 체감온도는

보통이 아니었을텐데, 이런날 비박 산행을 하는 분들이 대단해 보인다.

 

 

능선에 올라 바래봉 삼거리 까지는 계속 넓은 임도가 이어진다.

길은 평탄 하지만 오름길 경사는 만만치 않다.

더우기 이처럼 쉼없이 빠르게 걸어 오르기 에는...

 

만일 이길로 내려온다면....

비료푸대가 딱 좋을듯 하다.

넓고 평탄한 임도는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기에 딱 좋다.

눈썰매에 대하여 한가지 더 언급을 하자면...

이렇게 평탄하고 보행에 문제가 없는곳은 괜찮은데...

제발 가파른 산길에서는 눈썰매를 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눈이 허리까지 쌓이다 보니 웬만한 돌은 눈에 묻히게 되고 그래서 돌길이나 장애물이 많았을

가파른 산길에서도 눈썰매가 가능해 지는데.... 문제는

그 길을 따라 오르는 사람들에겐 죽을맛 이라는 것이다.

앞사람들이 러셀해서 단단히 다져놓고 오른 발자국을 비료푸대로 다림질 하듯 다 뭉개놓고 내려오니

그 가파르고 좁은 길을 오르는 사람들은 선행자의 발자국을 찾지 못해

계속 두터운 눈길에 미끄러 지기 일쑤기 때문이다.

 

이날도 우리 일행들이 가파른 봉우리를 오를때마다 방금전에 비료푸대들을 들고

우리를 지나쳐서 반대쪽인 바래봉 쪽으로 간 산꾼들 덕분에 

연신 미끌어 지며 고생을 했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서북능선 따라 만복대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 무등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산밑 고남산과 천황산이 지척에 들어 온다.

우측으로는 멀리 백운산과 덕유산이 보인다.

 

황산과 황산대첩

 

인월 옆에 있는 황산은 황산대첩의 황산으로 간혹 사람들이 계백장군의 황산벌과 혼동을 하는데

이곳은 고려말 최무선과 이성계가 활약을한 황산대첩의 장소로 삼도순찰사인 이성계가 군대를 거느리고

왜구의 퇴로를 차단한 다음 왜장 아지발도를 사살하고, 밤새 달아나는 왜구를 섬멸한 곳이다.

 

 

산행 들머리인 용산리 일대를 당겨서 본다.

 

 

산행시작 한시간여...

능선이 가까워 지고, 눈앞에 서북능선의 아름다운 상고대가 펼쳐진다.

 

 

  

바래봉의 상고대

 

 

바래봉에서 덕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의 아름다운 상고대 (파)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잠시 뒤를 돌아 보았다.

맑은 겨울의 조망이 더할나위 없이 시원스럽고 좋다.

 

 

어느님이 바래봉 정상에 올라서 있다.

 

 

서북능선 갈림길로 오르는 중에..

 

 

정령치로 가는 서북능선 갈림길 (11시49분)

이곳에서 바래봉을 다녀와야 한다.

 

 

바래봉으로 가는길...

흰눈에 덮힌 꼭대기가 바래봉이다.

 

 

일행들이 바래봉을 오르고 있는 사이에 강한 바람이 바닥의 굳은 눈을 쓸어 날린다.

 

 

바래봉

 

바래봉 정상부는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는 가운데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얼마전 소백산의 바람에 비한다면 부드러운 봄바람에 불과할 따름이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오늘은 소백산에 갈때 보다 더 무장을 단단히 하고 왔기 때문 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뉴스에서 오늘 한파가 절정을 이룰거라고 계속 경고를 했기 때문이다....

 

 

바래봉의 유래

 

지리산 바래봉(1,187m)은 본래 발산(鉢山)이라 하였으며..

바래봉은 본래 고산으로 숲이 울창하였으나 1971년 시범 면양목장을 설치 운영하면서

울창한 삼림을 제거하고 초식동물인 양들의 먹이로 철쭉은 남겨 놓았다.

방목된 양은 철쭉에 독이 있는 것을 알고 철쭉만을 남기고 잡목과 풀을 모두 먹어버리자

자연적으로 철쭉만 남아 군락을 형성하여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바리봉의 철쭉은 10여 년 전 등산객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으며 운봉목장이 폐쇄되면서

이곳의 양들은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옮겨졌다.

 

 

 

바래봉 정상에서....

소백산 칼바람에 데이고 나서 완전 무장을 하고 왔다.

대충 안나푸르나 라고 해도 믿을 만한 복장이다.

영하20도 칼바람?.... 오늘은 우습다. ^^

 

 

바래봉에서 바라본 서북능선과 지리산 주능선

이쪽 방향은 내내 역광이다.

 

 

바래봉에서 바라본 삼봉산, 황매산 방향의 조망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선명하게 보이는 가운데 중봉과 천왕봉은 구름속에 잠겨 있다.

 

 

바래봉을 내려가려는데 다시 바람에 쌓인눈이 날린다.

 

 

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조망도 (파)

 

일행들을 먼저 내려 보내고 지리산 주능선의 파노라마 사진을 담아 보았다.

 

 

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서북능선

 

멀리 세걸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고리봉이 뾰족하게 보인다.

그 뒤로 우뚝 서있는 만복대...

버스에서 먼저 내린 일행들은 아마 저곳에 올라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것 이다.

 

 

바래봉에서 바라본 조망도 (파)

 

지리산 반대편쪽 조망도 이다.

왼쪽으로는 서북능선 따라 세걸산과 고리봉을 거쳐 만복대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는 무등산과 동악산이...

평원을 지나 오른쪽으로는 멀리 팔공산과 봉화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바래봉을 내려와 후미에서 바래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팔랑치 쪽으로 가신 두분을 쫓아 종종걸음으로 따라간다.

 

 

다져진 등로를 벗어나면 바람따라 밀려온 눈은 허리춤 까지 쌓여 있고

바람이 거센 능선의 작은 봉우리에도 종아리까지 푹푹 빠진다.

 

 

오늘 산행은 조망이 참으로 시원 스럽다.

진행방향의 왼편으로는 장엄한 지리산의 주능선이 우릴 반기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시원스런 평야를 건너 아름다운 산군들이 멋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백만불짜리 아름다운 조망을 앞에 두고 바람이 없는 언덕 밑에서 느긋하고 푸짐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하고 나니 이제 우리 일행 다섯명 뿐이다.

일행들 뒤로 지나온 바래봉이 우뚝 서 있다.

 

 

이날 세동치에서 바래봉으로 가신분들...

이분들 일행중에 몇분이 비료푸대를 들고 지나갔는데...

덕분에 우리가 가파른 봉우리를 오를때마다 미끄러워서 고생을 했다.

발 디딜곳을 비료푸대로 다 밀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이날 전라도 내륙지방에도 다소간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구름이 조금 끼는 정도지 눈내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한번 지리산 능선을 조망해 본다 (파)

 

 

천왕봉은 이제 구름에서 살짝 벗어나 제모습을 보이고 있다.

 

 

살짝 조금 더 당겨본다.

내 조망도는 '아니면 말고'.. ^^

 

 

봄이면 철쭉으로 아름다울길... 팔랑치를 지나간다. (13시33분)

 

팔랑치는 8명의 병사들이 지키던 수비성터라는 데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봄에 철쭉이 만발할 즈음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바래봉과 팔랑치의 황홀한 꽃밭에 정신줄을 놓는곳 이다.

바래봉 철쭉이 유명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본격적인 철쭉능선은 식수대를 지나 정상 500m 아래쪽 삼거리에서

정령치 방향으로 팔랑치를 거쳐 부운치에 이르는 능선길이다.

특히 팔랑치 부근에서 부운치 직전까지는 엄청난 군락을 이룬다.

 

 

 

가는 길에 잠시 뒤를 돌아 바래봉을 바라본다.

 

 

 

바래봉이 보이는 곳에서 일행들을 담아 보았다.

 

 

한참을 걷다가 다시 지나온길 바래봉쪽을 조망한다.

참으로 선명하고 시원한 조망이다.

 

 

남덕유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주능선이 육안으로는 선명하게 보였는데 사진으로 잘 구별이 안된다.

덕유능선 옆으로 장안산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다.

 

 

진행방향의 세걸산 앞으로는 크고 작은 여러개의 봉우리들이 능선에 놓여있다.

미끄러운 길에 오르내림이 상당하니 쉽지 않은 길이다.

 

 

미끄럽고 가파른 길을 따라 1123봉에 올라 다시 조망을 해본다.

 

 

등로옆으로 눈은 허리가 넘게 쌓여 있다.

 

 

부운치 (14시11분) 

 

부운치는 가까운 산내면의 부운리에서 유래된 지명 이다.

부운은 주로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곡풍의 찬 습기가 태양에 노출된 산 위로 올라오면서

수증기화되어 구름이 피어오르는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팔랑치 근처에서부터 부운치 직전의 봉우리까지 약 30분 정도 구간이 바래봉 철쭉의 최고 절정으로

바래봉에서 시작된 10리 철쭉 꽃길은 이곳 부운치에서 끝이 난다.

 

 

 

1140봉에 올라 지리산을 한번더 바라보고...

 

 

 

부운마을을 지나 이어진 뱀사골을 바라본다.

 

뱀사골이란 이름의 유래는 뱀사골 초입에 있는 석실 건너편에 배암사(背岩寺)란 사찰이 있었던데

따른 것으로 '배암사골'이란 이름이 변하여 생겼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배암사는 정유재란 때 불타 버리고 없는데,이사찰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아 뱀이 많고 적은 것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서룡산, 삼봉산 앞의 산내면도 한번 훑어 본다.

 

 

지리산을 코앞에서 조망할수 있는 삼정산의 근육질 능선과 골짜기들

 

 

바래봉 보다 높아 보이는 매우 가파른 봉우리를 오르면서 뒤돌아 본다.

크고 작은 봉우리들을 넘으면서 시간이 꽤 흘러 갔다.

벌써 세시다.

아무래도 고리봉 까지 가기는 힘들것 같다.

 

 

1140봉은 지난것 같은데 더 높은 봉우리 같다.

너머로 세걸산이 보이고 좌측으로 지리산쪽에 짙은 구름이 밀려든다.

 

 

반야봉과 노고단은 구름에 가려 있다.

 

 

중앙 좌측에 우뚝선 봉우리가 세걸산 이고, 능선따라 우측에 다시 뾰족한 봉우리가 고리봉이다.

그 봉우리 사이 능선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것이 만복대 이다.

 

 

오른쪽으로는 덕산리와 수정봉이 보이고...

원거리 조망은 구름에 가려 있다.

 

 

세걸산을 앞에두고 우리가 느긋하게 점심을 할때 앞서간 회장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세동치에서 하산을 한다고 한다.

세걸산에 오르면 고리봉 까지는 한시간이면 충분히 갈수 있을거 같은데 시간이 조금 빠듯 할것 같다.

아무래도 우리보다 코스가 무난한 만복대 팀이 하산을 시작한것 같다.

 

   

세동치 (15시18분)

아쉬움을 접고 이곳에서 전북학생교육원을 향해 하산을 한다.

 

 

눈이 두툼하게 깔린 하산길

 

 

하산길에 굵은 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전북학생교육원에 도착하여 아이젠과 스패치를 해제 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마을로 내려간다.

 

 

수철마을 하산 완료 (16시15분)

데리러온 버스를 타고 만복대 팀이 내려오기로 되있던 고기리로 가보니 예상대로 다들 하산을 해있다.

준비된 따뜻한 찌개 국물에 간단히 속을 채우고 버스에 올라 잠시 눈을 붙힌다고 생각했는데 그새 대전이다.

 

 

79

지리산 서북능선 지도

 

산행코스 : 용산리 - 바래봉 - 팔랑치 - 부운치 - 세동치 - 공안리 (5시간40분 : 점심식사 포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