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함께 찾은 의 아름다운 설경

 

 

장산에 처음 갔던 그때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때 학생들 몇몇이 선생님을 모시고 운장산을 갔다.

지금 기억에도 엄청 크고 무거워 보였던 배낭은 갸냘퍼 보였던 남자 선생님이 메고...

나머지 큰 텐트들과 먹거리들은 박스에 담아 끈으로 묶어서 교대로 들고 갔다.

이십대 중반의 예쁜 여선생님 두분과 함께...

 

그때만 해도 비포장 도로에 오지중의 오지였던 운장산은 딱히 등산로 라는게 없었다.

등산이 취미였던 남자 선생님 덕분에 길을 잃지 않고, 나무에 리본을 매달아 가며 험한 산을 올랐다.

노령산맥의 최고봉으로 6.25때는 빨치산이 지리산과 함께 늦게까지 남아 극성을 부렸던 곳이라던

선생님의 설명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지금은 도로가 다 포장이 되어 전국 어디에서나 당일 산행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교통이 열악하여 텐트를 준비하지 않으면 운장산에 오를수 없었던것 같다.

이튿날 정상에 올랐을때 번개와 폭우가 몰아치고... 거센 비를 맞으며 운일암 반일암으로

하산을 했던 아련한 기억이 운장산에 남아 있다.

세월이 훌쩍 지나 사십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찾은 운장산...

계절은 그때와 다르지만 같이 올랐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얼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엄한 산들의 파노라마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해발 1,126m의 운장산은 전라북도 진안군과 완주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주변에 높은 산이 없기 때문에 빼어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북으로는 대둔산, 동쪽으로는 덕유산, 남쪽으로는 마이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동봉과 서봉 운장대, 이렇게 세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으로 지도에는 운장대가 운장산 정상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실질적으로는 동봉이 운장산의 최고봉이다.

특히 겨울의 운장산은 눈꽃 또한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있으니 운일암 반일암 계곡이 있어 여름산행지로도

인기가 있는 운장산은 겨울에 올라야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수 있을것 이다.

 

 

내처사동앞 (10시5분 출발)

 

눈길이라 매우 미끄럽다.

잠시 정차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사이에, 옆으로 지나가려던 스타렉스 차량 한대가 눈길에 빠져

허우적 댄다. 일행들이 모두 내려서 열심히 밀어 보지만 헛바퀴만 돌고...

우리 차량도 같은 후륜 스타렉스라서 조심스레 출발하여 내처사동 주차장에 도착을 한다.

관광버스가 한대도 없는것을 보니 우리가 조금 일찍 도착을 하였나 보다.

보통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곳이 아닌 피암목재에서 출발을 많이 하기도 한다.

 

 

 

내처사동을 출발하니 바로 설국이다.

등로를 벗어나면 눈은 무릎까지 빠져든다.

 

등로에 접어들고나서 능선까지... 그리고 동봉 정상까지 가파른길의 연속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산할때 서봉에서 독자골로 해서 원점 회귀를 하였는데

내려오는 길은 더 가파르다. 그래서 버스를 이용하면 피암목재에서 출발을 하나보다.

 

 

 

50분 가량 오르니 첫번째 조망터가 나온다.

정상부 주능선에서 뻗어내린 긴 능선과 뒤돌아 멀리 보이는 산들의 조망이 매우 시원스럽다.

 

 

 

 

빙고대

 

다시 30여분 가파른 길을 오르니 잔 가지에 얼어붙은 투명한 빙고대가 피어 있다.

눈이나 상고대가 녹다가 기온이 급강하 해서 얼음으로 붙어 있는것을 빙고대 라고 한다.

역광을 받고 반짝반짝 빛나는 수정구슬 처럼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장면에 머릿속에서는

골든벨을 울리고 있고, 이 아름다운 장면을 십분지일도 제대로 사진으로 표현할수 없는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고운 눈가루를 바닥에 뿌리고 수정과 다이아몬드로 나무들을

치장해 놓은듯 그 어떤 설명으로도 감동을 묘사할수 없다.

 

 

 

 

 

 

눈꽃과 상고대

 

빙고대 군락을 무아지경속에 거닐고 나니...

이제는 눈꽃과 상고대가 기다리고 있다.

과연 그 어떤 꽃이 이보다 더 예쁠까...

이 눈꽃에 비하면 사쿠라는 꽃도 아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다들 감탄의 연속이다.

 

 

다들 이렇게 멋진날 이곳에 있음에 즐거워 하고 감사를 한다.

최고의 날에 최고의 산에 온듯 하다.

 

 

운장산 눈꽃이 아름답다고 하더니....

아름답다는 말 가지고는 표현이 부족할것 같다.

다들 황홀경에 심박수가 증가하고 얼굴엔 이심전심 염화시중의 환한 미소를 띠고 있다.

 

 

동봉으로 가는 지능선에 올라 눈꽃을 배경으로...

 

 

 

파란 하늘과 예쁜 눈꽃의 만남...

최고의 날임에 분명하다.

 

 

동봉을 향하여 설국을 걷는다.

 

 

 

눈꽃이 활짝핀 눈꽃나무

겨울 운장산엔 눈꽃나무 천지다.

 

 

 

능선 삼거리 (11시43분)

 

내처사동을 출발한지 1시간 40분 만에 주능선의 구봉산 가는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구봉산은 각우목재 까지 뚝 ~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

 

 

동봉을 향하여 걷던중에...

앞서가던 반보님이 탄성을 내지른다.

 

 

와.....

가슴을 울리는 감동

눈부시게 아름답던 상고대에 이어

다시한번 가슴벅찬 감동을 주는 조망...

운장산은 조망이 탁월한 산이라고 했던가...

 

 

동봉(삼장봉) 정상

 

운장산의 최고봉은 삼장봉인데, 상봉 대접은 운장대가 받고 있다.

 

운장산 동봉 에서의 조망

 

멀리 덕유산 향적봉에서 ~ 무룡산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에 이르는 덕유의 주능선이 보이고..

그 오른쪽 지평선으로는 장안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용담호 너머로 한참 아래에 토끼 귀 처럼 쫑긋한 봉우리 두개가 살짝 보이니 마이산 인듯 하다.

 

 

운장대로 가면서 뒤돌아본 동봉

 

 

운장대로 가면서 바라본 조망(파)

 

※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실수 있습니다.

 

 

 

선명하게 보이는 덕유산 주 능선

 

 

마이산의 두 봉우리는 토끼귀 끝만 살짝 보인다.

 

 

운장대로 가면서 바라본 운장대(중앙)와 서봉 (파)

 

 

위의 두 파노라마 사진을 붙혀 보았다. (파)

  

 

운장산(운장대)와 서봉

 

 

서봉을 바라보는 앞쪽엔 절정 눈꽃이 활짝 피어 있다.

 

 

 

눈꽃나무

 

 

검은색 바위에 핀 아름다운 상고대

 

 

동봉 정상부의 설화

 

 

서리형태로 붙어 있는것을 상고대 라고 하고

녹다가 얼어붙어서 얼음 형태로 붙어 있는것을 빙고대 라고 한다.

 

 

주봉인 운장대를 오르면서 바라본 정상

 

 

그리고 뒤돌아서 바라본 지나온 동봉

 

 

동봉(삼장봉)과 주변 풍경 (파)

 

 

동봉 뒤로 구봉산으로 가는 능선

 

 

운장산 정상인 운장대

 

 

 

운장산 정상의 통신시설과 뒤로 보이는 서봉

 

 

 

운장대에서 바라본 용담호 방향의 조망

이렇게 환상적인 조망이 보이는 정상 바로밑에 눈을 치우고 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는다.

바쁠일 없는 느긋한 성찬..

백만불 짜리 식탁이다.

 

 

운장산 서봉

 

 

서봉을 오르면서 바라본 동봉

 

 

피암목재 방향의 조망

 

관광 버스를 빌려서 산행을 할경우 대부분 운장산 들머리는 피암목재에서 시작한다.

피암목재는 진안군 주천면에서 완주군 동상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름이다.

운일암 반일암을 거쳐 피암목재에 이르기까지 산길은 대형 버스도 쉽게 오를 수 있고

주차장도 여유있게 마련되어 있다.

 

 

 

상여바위에서 바라본 서봉

 

 

뒤돌아본 운장산 동봉(좌)과 정상인 운장대(우) 그리고 상여바위 (중간)

 

 

서봉에 오르면서...

 

 

 

운장산 서봉의 오성대(왼쪽 절벽 바위)와 칠성대(중앙 제일 높은 바위)

 

운장산 칠성대의 전설

 

옛날 운장산 깊숙한 골짜기에 절이 있었고 그 절에는 다만 주지 스님만이 절앞의 산을 개간하여

농사를 지어가며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깊은 산중에 손님이 찾아왔다.

그들은 불공을 드리러 온 사람도 아니고 불도를 배우러 온 사람도 아니었다.

모두가 미목이 수려하고 잘 생겼는데 망태를 둘러매고 있었으며 눈이 유난히 반짝이는 청년들이었다.

일곱명이 일행인 이들은 주지에게 요기를 시켜달라고 하였다.


주지는 나 먹을 밥도 없다고 냉정히 거절하자 이들은 산위로 올라가 암자에 이르러

과거준비하는 선비에게 이르러 밥을 주기를 간청하였다.

마침 저녁밥을 준비하던 선비는 불공을 드린다음 식사를 드릴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며

불상앞으로 불공을 드리려고 하였다. 그러자 일곱명의 청년들은 화를 내며 배고픈 사람의 사정도

모르면서 벼슬은 무슨 벼슬을 한다고! 하면서 밥상을 지팡으로 내려쳤다.

선비가 놀라 뒤돌아보니 그들은 온데간데 없고 자기가 공부하던 책도 없어져 버렸다 한다.


이들은 칠원성군으로 탐랑성군, 거문성군, 녹존성군, 문곡성군, 염정성군, 무곡성군,파군성군 등으로

북두칠성의 일곱성군이었다 한다.이들이 운장산 암자에서 공부하는 선비가 큰 동량이 되어 벼슬에

나갈만한 재질이 엿보여 그를 한번 시험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실망하여 선비를 혼을 내주고 하늘에

올라갔다고 한다. 선비는 그후 자기의 모자람을 깨닫고 벼슬의 꿈을 버린채 수도승이 되었다 하며

그곳을 칠성대라고 부르게되었다 한다.

 

 

 

서봉 칠성대에서 바라본 연석산

만항재를 넘어 연석산으로 가는 금남정맥길이다.

 

 

운장산 휴계소로 내려가는 신월리쪽 풍경

 

 

서봉 칠성대 밑에 있는 오성대

 

오성대와 송구봉(송익필)의 전설

 

평소 나라의 혼란스러움과 장차 닥칠 국가의 큰 위기를 짐작한 이이는 항상 선조에게 시국을 개혁할

대책을 내놓곤 하였다. 그리고 선조에게 재야에서 그 엄청난 재능을 썩히고 있는 송익필을 추천

하였다고 한다. 송익필과 대면하게 된 선조는 그의 학식과 경륜에 찬탄을 금치 못하였다.

그런데 선조가 보니 송구봉은 눈을 감고서 말을 하므로 그 까닭을 물어보았다.

“경은 왜 눈을 뜨지 않소?” “제가 눈을 뜨면 주상께서 놀라실까 염려되어 이리하옵니다.”

“그럴 리 있겠소? 어서 눈을 뜨시오. 어명이오.”

이에 할 수 없이 눈을 뜨니 선조는 그만 그의 형형하고 강렬한 눈빛에 놀라 기절하고 말았다.

결국 눈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는 신하를 조정에 둘 수가 없다 하여 송익필의 등용은 무산되었다고 한다.
후에 송익필이 오성대에서 유배생활을 하면서 매일아침 이곳에 홀로 올라 임금이 계신 곳을 향해

문안드린 뒤 오성대 낭떨어지 중간에 있는 굴에 넣어둔 책을 꺼내어 읽었다고 하는데, 그 굴은 도저히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어서 송익필이 아니면 책을 꺼낼 수가 없었다고 하니 그의 범상치 않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이야기다. 그때 부터 그곳을 독제봉(獨帝峰)이라고도 한다고 전한다.

 

 

운장산과 구봉산의 이름 유래

 

운장산은 원래 주줄산 또는 구절산 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그런데 운장산 오성대에 유배된 이율곡의 친구인 구봉 송익필의 자인 '운장'을 따서 이름을 운장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운장산 동쪽에 있는 아홉 개 암봉으로 이루어진 구봉산도 송익필의 호인 구봉(九峰)에서

유래 됐다는 설이 있다.


 

칠성대 정상에서 氣를 받는 거사님

 

 

하산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파름의 연속이다.

하지만 눈이 많이 쌓여서 절반은 미끄러지듯이 내려간다.

일행중 한명은 비닐포대를 깔고 앉아 엉덩이 썰매를 타고 신이 났다.

눈이 많다 보니 나무 계단을 그냥 미끄러진다.

 

 

 

미끄러지듯이 내려 오다 보니...

생각보다 하산을 빨리 하게 되었다.

주차장 도착 (오후 3시)

 

기억속에 만난 가장 아름다운 눈꽃과 상고대 그리고 보석같은 빙고대

가슴속 까지 시원해 지는 찬란한 최고의 조망

오랜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찾은 운장산은 추억보다 더 아름다운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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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장산 등산지도

 

산행코스 : 내처사동 - 동봉 - 운장대 - 서봉 - 활목재 - 독자골 - 원점회귀 (식사포함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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