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에서 덕유까지 조망이 압권인

 

 

덕유에서 뻗어내린 대간길은 장안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가지의 뚜렷한 산줄기는

월봉산을 거쳐 거망산에 이르러 말굽 형태로 남쪽으로 줄기를 뻗어 황석산에 이르고 용추계곡 건너로  

금원산과 기백산 능선을 만들어 내었다.

 

석산은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과 서하면 경계에 우뚝 솟은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황석산은 바위가 많은 산으로 정상은 물론 산 전체에 돌이 많으며, 황석 이란 말의 유래 또한

정상에 적색으로 된 암봉이 많다 하여 붙혀진 이름이라고 한다.

 

 

석산과 거망산은 산꾼들이 좋아하는 많은것들을 갖추고 있다. 

낙옆이 수북히 쌓이는 울창한 산림, 웅장한 암봉과 스릴있는 암릉, 억새와 철쭉길로 장구하게 늘어선

아름다운 능선길... 여름에는 시원한 용추계곡이 하산길에 있으니 더할나위 없을것 이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이 함양군 서하면과 안의면을 지나는데 이 일대 골짜기를 화림동계곡 이라 부른다.
화림동을 흐르는 물을 ‘금천’이라 하는데, 흡사 용이 승천 할 것 같은 짙은 물의 색깔이 푸른 구슬과 같다고

해서 ‘옥류수’라고도 한다. 오늘 산행은 화림동 계곡 앞에 있는 충절의 상징 황암사 앞에서 시작을 한다.

황암사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 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황암사

 

황석산성 전투와 피바위 그리고 황암사에 얽힌 이야기들을 읽고 나니 당시의 비분함이 떠오른다. (09시51분)

 

호국 충절의 황암사

 

여기 전통적 충절의 고장에 깃든 호국정신은 천추에 길이 빛나리로다.

참담했던 임진왜란을 겪은 뒤 정유년(1597)에 이르러 왜적은 다시 14만 대군으로 침락해 왔으니

이 어찌 비분하지 않으랴.

 

영남을 짓밟고 호남으로 넘어 가기 위해 2만 7천명의 왜군이 음력 8월 16일 이곳 황석산성을 공격해 왔도다.

곽준(郭埈) 안의현감과 조종도(趙宗道) 前 함양군수는 수축한 이 성에서 소수의 병력과 고을 주민들을 모아

목숨걸어 수성(守城)을 맹약하고 관민 남녀가 혼연일체로 삼일동안 처절한 결전을 벌였도다.

 

조총으로 공격하는 왜군에 맞서 활과 창칼로 혹은 투석전으로 싸우다가 마지막에는 육박전으로 까지 항전했으나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어찌 성을 사수할 수 있었으랴. 왜군은 무자비하게 살육을 자행하여 참혹한 희생으로

시신은 산을 덮고 비명은 골을 메웠으며 계곡은 피로 물들었도다.

 

조선 숙종 40년(1714)에 황석산 하에 사당을 짓고 황암사라 사액(賜額)되어 위령제를 지내다가 일제 침략기에

사당이 헐리고 행사마저 중지 당했으니 이 또한 통탄하지 않았으랴. 1985년 김재연 선생을 비롯한 지역 유지분들이

뜻을 모아 黃石山城殉國先烈追慕委員會을 발족하여 다시 추모행사를 年年 봉행하였으니 순국영령들이 얼마나

기뻐하였겠는가. 1987년 황석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되어 허물어진 성곽을 수축하고 1998년

사당복원계획을 세워 국.도.군비 보조와 안의면 출신 재미교포 장용진. 성용형제께서 뜻있는 일에 희사한 거액과

호국의총 정화(護國義塚 淨化)와 사당(祠堂) 중건(重建)으로 면모를 갖추었으니 이 어찌 감격하지 않으랴.

이제 우리는 이곳을 세세년년(歲歲年年) 순국선열의 원혼을 위로하고 충의(忠義) 교육의 장으로 삼아 호국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노니 민족혼이 만세에 영원하리로다. (출처 : 황암사 중건 기념비문)

 

 

정상에서 망월대로 이어지는 능선에 이르기까지 계곡을 따라서 걷는다.

길은 계곡을 여러차례 넘나들기도 하며 때론 희미하게 이어진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주 등로가 아니어서 그런지 길이 잘 나있지 않고

잡목이 가끔 등로로 삐쳐나와 있는 것을 볼수가 있다.

 

 

 

식수준비하는곳을 알려주는 친절한 영자씨

따로 샘이 보이지 않는것을 보니 계곡물을 담으라는 말인가 본데...

더이상 계곡 상류에 오염원이 없다는 말일테고 산길에 샘이 없다는 말일수도 있으나

겨울날 차가운 날씨에 심하게 물먹힐일 없으니 다들 웃고만 지나간다. (10시34분)

 

 

한동안 가파른 산길을 오른다.

낙옆이 두툼하게 깔린 희미한 등로를 스틱과 발로 비질을 해대며 오른다. (11시11분)

 

 

 

오름길에 첫번째로 조망이 가능한 곳에 도착하였다.  (11시28분)

햐 ~ 조망이 보통 시원스러운게 아니다.

기가막히다. 눈이 절로 커지고 속으론 만세 삼창을 외친다.

 

 

 

바로 앞 계관산과 그 뒤 삼봉산 뒤로 우뚝 솟아 있는 지리산 천왕봉과 반야봉

그 둘을 잇는 지리산 주능선이 뚜렷하게 가까이 보인다.

 

 

비록 맑고 푸르른 하늘은 아니지만...

먼데 까지 보이는 깨끗하고 시원스런 조망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산그리메 

멋진산, 멋진조망에 날씨까지 좋으니 오늘 함께한 산님들과 더불어 신선이라도 된듯한 기분이다.

 

 

 

황석산 정상을 바라보는 일행들

 

첫번째 조망터를 지나 40여분 오름길을 재촉하니 황석산 주능선이 보이기 시작한다.

천미터가 넘는 산이라 정상부위는 희끗희끗 하니 잔설이 남아 있는듯 하다.

 

 

황석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린 능선과 계곡 그리고 맨 뒤로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거리는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황석산에서 망월대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랐다. (12시20분)

 

내려오는 길에 차를 가져다 두기위해 따로 출발한 몇분이 유동에서 산행을 시작한다고 하였는데

이곳을 지나 정상부의 성터에 먼저 도착을 했는지 알수가 없다.

일단 잠시 쉬고 정상으로 출발을 한다.

 

 

황석산 정상(우측)과 좌측의 남봉 사이에 성터가 보인다.

 

 

황석산 정상이 있는 주봉

 

 

정상의 오른쪽 (우리의 진행방향) 능선 뒤로 덕유산과 금원산, 기백산이 보인다.

 

 

정상 좌측 남봉 뒤로는 지리산 천왕봉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부 주능선에 있는 성터에 도착 (12시40분)

황석산성은 고려 때부터 있던 것으로 당시에는 방치돼 있다가 정유년에 안의현감 곽준이 

성을 정비하고 왜적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끝내 산화했던 곳이다.

 

황산성 전투

 

황석산성 전투는 진주성을 함락시키고 한양 입성을 위해 전주 방면으로 진격하던 일본군 주력 부대를 맞아

조선군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인 격전지로서 함양, 안음, 거창, 합천 등 7개 군현에서 3천5백여 명의 관군과

주민이 1597년 8월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간 아군의 수성 관민의 20배에 해당되는  7만5천 여 명의

가토 기요마사가 이끄는 왜군 주력부대를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여 치명타를 입힌 전투이다.

당시 체찰사로 있던 이원익은 김해부사 백사림을 도별장으로 3개읍의 백성들과 군사를 모아 황석산성을

지키도록 명령하였다. 그 당시 안음 현감으로 있던 곽준은 직접 관민을 동원하여 황석산성을 수축하고 병기와

기재를 정비하여 싸움에 대비했다. 이때 조종도는 군수직을 사직을 한 상태였고 성을 떠날 수도 있었지만
왜적은 이미 쳐들어오고 새 군수가 부임하지 않았으니 민심의 동요를 막기 위해 오히려 처자를 데리고 황석산성

으로 들어갔다.

전투가 시작된지 세쨋날...

밝은 달빛 아래 왜적들의 거센 공격에 맞서 백성들은 손에 낫과 죽창을 들고 부녀자들은 돌을 운반하여 돌과

바위를 굴려 성벽을 기어오르는 왜놈들을 저지시켰다.

왜적들은 초조한 가운데 전 병력을 투입시켜 노도처럼 밀어붙였다.
이에 겁을 먹은 김해부사 백사림은 도별장이라는 장수의 직분도 잊고 무장의 사명을 저버리고 몰래 가족들을

이끌고 동문을 열고 달아나고 말았다.

열린 동문을 통해 왜적들은 물밀 듯이 쳐들어옴으로써 끝까지 싸우던 전 함양군수 조종도와 안음현감 곽준이

전사하였다. 백사림의 비열한 행동이 없었던들 왜적은 산성 공격을 포기했을 것이라고들 한다.

이때 많은 부녀자들이 살아서 왜적들의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꽃다운 여인들이 줄줄이 벼랑으로 뛰어내렸으니
많은 부녀자들의 흘린 피로 벼랑 아래의 바위가 붉게 물들었으며 이렇게 처절하게 피로 물든 바위를 후세

사람들은 피바위 라고 이른다.

 

 

성곽에 올라 바라본 망월대로 이어진 능선

그 뒤로 멀리 가야산이 보인다.

조금전에 단체 사진을 찍었던 작은 봉우리 공터 에서는 다른님들이 모여서 기념을 남기고 있다.

 

 

그리고 그 우측으로 펼쳐진 시원스런 풍경

가슴이 탁 트이는 장쾌한 모습이다.

 

 

성곽으로 바람을 가리고 한시간여 느긋한 점심 식사를 한다.

비슷한 시간대에 오른 여러 산악회의 산님들이 성곽 근처에 모여 식사들을 한다.

그중에 부산에서 온 '산으로출발' 이라는 산악회의 명찰이 보이니 반갑기만 하다.

어쩌다가 오래전에 가입은 하였는데 대전에 살고 있는 관계로 산행에 참여는 하지 못했다.

산행 공지 안내 메일도 자주 오고 하여 가끔씩 찾아 보는데...

실제로 회원님들을 보는것은 처음이다.

쑥스러움에 아는체는 못하고 조용히 그분들 명찰만 바라보았다.

 

 

식후에 남봉 정상에 올랐다.

사람들이 다니기 힘든 남봉 정상엔 인적은 없고 염소똥만 보인다.

 

 

 

남봉 정상에서 바라본 황석산 남릉과 멀리 지리산 천왕봉

 

 

망월대 쪽으로 뻗어내린 황석산 동릉

 

 

황석산 남봉 정상에서 바라본 괘관산(좌측)과 백운산(우측)

 

 

조금 당겨본 백운산

 

말굽형 전체가 장안산으로 알고 있었는데, 장안산은 백운산에서 말굽형 중간에 있는 무령고개 너머를

가르키고 이쪽에서 보이는 봉우리는 백운산 이다.

백운산은 장안산에서 무령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에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에서 지리산과 덕유산을 연결하며

정상에선 덕유, 금원, 기백, 거망, 황석, 장안, 팔공산등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백운산에서 영취산을 거쳐 무령고개를 넘어 가면 말굽형의 반대편에 있는 산이 장안산이다.

장안산은 호남의 종산, 호남정맥의 기봉이자, 전국 8대 종산중 제일 광활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산으로 

육당 최남선이 선정한 우리나라 12 명산중 호남을 대표하는 산으로 뽑혔다.

 

 

남봉에서 바라본 황석산 정상

뒤로 거망산이 우측으로는 기백산이 보인다.

 

 

 

황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봉과 조금전에 식사를 하는 인파로 붐볐던 성터

 

 

정상石을 대신하여 정상 인증샷을 만들어준 정상人

 

정상석이 있던 자리엔 받침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14시12분)

누군가 기대다가 절벽 아래로 굴려 떨어뜨린것 같다.

정상석의 의미와 그것을 정상에 세운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 한다면 ...

사진찍는다고 정상석위에 발을 올리거나 깔고 앉는 일은 삼가해야 할것이다.

 

 

 

황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진행방향 (거망산)의 능선길...

능선을 따라 바로 앞에 북봉 암릉이 기다리고 있다.

 

 

용추계곡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으로 기백산과 금원산이 마주보고 있다.

계곡끝 너머 북쪽으로는 덕유산이 길게 능선을 드리우고 있다.

 

 

정상을 내려가는 길은 상당한 각도의 세미 클라이밍

안전밧줄이 없으니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은 무조건 우회를 해야 한다.

 

 

 

릿지 구간을 내려와 올려 다본 황석산 정상

 

 

거북바위에 오르며 뒤돌아본 황석산

릿지구간의 가파름이 제대로 보인다.

 

 

거북바위에서 바라본 황석산

주봉과 뒤로 남봉 그리고 왼쪽의 동릉을 따라 망월대...

 

 

 

거북바위 (14기42분)

정상쪽에서 보아야 사진처럼 거북이 모양을 볼수가 있다.

 

 

멀리 남덕유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주능선이 보인다.

그 오른쪽으론 금원산과 기백산이 용추계곡 넘어 황석산에서 거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마주보고 있다.

 

기백산은 크고 작은 계곡과 아름다운 경관이 많으며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하며, 심원정에서 용추폭포에

이르기 까지 주위의 기암괴석과 함께 산세가 웅장하며 특히 정상에서 금원산 까지 3km 에 달하는 능선의

억새 풀밭이 장관이다.

 

 

덕유산에서 가야산 까지의 장쾌한 파노라마

 

 

북봉의 암릉 지대는 우회를 해서 지나간다.

우회길도 밧줄의 연속으로 초보자들에겐 쉽지 않은 길이다.

 

 

 

위험한 북봉 암릉을 우회 하면서

 

 

북봉 암릉을 우회하며 바라본 거망산

 

6·25 때 빨치산 여장군 정순덕의 활동무대가 바로 거망산이다.

정순덕에게 잡힌 국군 1개 소대가 무기를 빼앗기고 목숨만 건져 하산한 사건이 최근에야 밝혀졌다.

 

 

뫼재를 지나면서 뒤돌아서 바라본 황석산

북봉 암릉과 그 뒤로 멀리 정상이 보인다.

잿빛 흐린 하늘이 개이는듯 하며 살짝 역광속에 살짝 열린 파란 하늘의 구름이 신묘하다.

 

 

가야산쪽 하늘은 이미 파란색으로 변해 있는데...

일몰이 채 두시간도 남지 않은게 아쉽다.

 

 

용추계곡 건너 기백산의 하늘도 구름을 밀어 내고 있다.

 

 

뒤쪽으로 지나온 능선길...

능선길 우측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건너로 계관산이 있고

그 뒤로 멀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반대편 좌측 사면 아래 용추계곡 넘어 기백산 자락 뒤로 가야산이 보인다.

 

 

겨울이 되어 푸르름을 유지 하고 있는 소나무와 갈색 앙상한 가지만을 남겨논 활엽수들의

조화가 아름다운 용추계곡과 안의면 일대를 좀더 당겨 보았다.

 

 

괘관산과 백운산 사이로 해는 저물어 가고...(15시46분)

 

 

거망산 쪽으로 능선길을 가며...

 

 

 

우리는 예정된 산내골을 훨씬 더 지나 황석산에서 거망산으로 가는 능선을 타고

불당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다음 푯말에서 능선길을 타고 973봉을 지나

청량사로 하산을 한다. (15시55분)

 

 

하산길 초입엔 경사도 가파르고 눈길이라 아이젠을 꺼내 신었다.

 

 

금이간 동그랗게 생긴 바위 앞에서 돌을 들고 자세를 잡은 속리님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지루한 하산길이 한시간넘게 이어지며 드디어 청량사에 도착을 한다. (17시5분)

 

 

장자벌의 용추계곡과 예쁜 산장이 있는곳에서 회수해온 차를 타고 산행을 마친다. (17시13분)

 

 

 

69

 

황석산 등산 지도

 

산행코스 : 황암사연수원 - 정상 - 뫼재 - 1205봉전 푯말 - 능선길 - 973봉 - 청량사 (약 7시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