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의 올레길

해변따라 함께 걷는 변산

 

 

 

실 이라는 말은 어릴적에 많이 듣던 정다운 말이다.

사전적으로는 마을 이라는 뜻이라지만 어릴적에 자주 쓰던 마실 이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의 마을과는 또 다르다.

어디에 놀러 가는것을 마실 간다고 하였다. 오늘 뭐 했냐는 말에 '마실댕겨왔다' 라고도 하고... 밤에 놀러 나가는것을

밤마실 간다 라고도 하였다. 즉 마실은 마을이나 인근에 놀러 간다는말로 쓰던 정겨운 고향의 언어다.

 

제로 부안의 마실길이 그런뜻으로 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마을길' 정도로 해도 충분히 그 뜻을

전달하고 있으니 본래의 뜻이 뭐가 맞고 정답인지는 따질 필요가 없을것 이다. 다만 부안에 편안한 걷기 코스가 하나

생겼으며, 그 코스가 아름다운 변산의 해변을 끼고 있다는 것 이면 충분 하다고 본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7월 우리나라의

해안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52개소의 아름다운 해안길을 선정해 발표했으며, 전라북도에서는 유일하게 변산 마실길이

해안 도보명소로 선정됐다.

 

따라 걷기 운동이 한창이다.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앞을 다투어 편안하게 걸을수 있는 둘레길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화는 아니고 이미 다른 선진국에서 세계 3대 트레킹 코스와 같은 유명한 걷는길을

조성해 두고 있다. 현대인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뿐더러 자연속에서 비박과 야영을 하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여행을

함께할수 있으니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것 같다. 수십년전의 유럽의 책들을 보면, 학생들이 몇날 몇일을 토론을 하며

길을 떠나는 것을 보며 부러워 하였는데, 이제와서 그런 걷기 문화가 세계적인 유행이 되고 우리 가까이에도 이런 길들이

생기고 나니 그때는 쉽게 이해되지 않았던 그들의 문화에 비로소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는것 같다.

 

 

오전 10시 20분

새만금 홍보관을 출발하여 마실길에 들어선다.

 

 

새만금방조제 → 변산해수욕장 코스길

 

마실길 1구간 1코스 (새만금 전시관 ~ 변산 해수욕장)

 

 

새만금 방조제가 보이고 진행방향 오른쪽으로는 서해 바다가 보인다.

아마 오늘 하루종일 서해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 사진을 많이 담을것이다.

 

 

오전이라 그런지 해는 아직 진행방향의 좌측... 동쪽 하늘에 떠 있다.

오후가 되면 저 해는 서해바다로 넘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해가 저넘어에 있을때 바다를 많이 담아 두어야 할것인가.

오후엔 해가 서해 너머로 떨어질테니... 멋진 일몰 포인트를 고려해 두는것이 좋을것 같다.

 

 

마침 오전에 썰물때라 바닷길도 지나갈수 있는데...

밀물때면 이길은 어찌 지나가야 할까?

아마 따로 산길로 우회로가 만들어져 있을것이다.

 

 

길은 대부분 바다를 따라 이어져있다.

 

 

물빠진 해변길을 걷는게 참 좋다.

이렇게 바닷길을 즐기려면 가는날의 물때를 잘 살펴야 한다.

 

 

겨울이 다가오는 11월 말의 조용한 바다 해변엔 파도, 새, 우리들...

무언가를 생각하고, 지난 1년을 조용히 정리하며 걷기엔 참으로 좋은 길 이다.

 

 

가끔씩 해변을 벗어나 마을길을 지나간다.

 

 

너른 바다와 텅빈 백사장...

난 뭘 찍어야 하지??

광활한 바다와 단조로운 풍경 앞에서 순간 나는 방황한다.

수평선.... 그 직선의 단조로움

오르락 내리락 산만 다니던 나에게 바다가 주는 직선의 평화는 이색적이다.

그래도 참 좋다.

 

 

조개를 캐는 관광객들도 보이고...

가까이 가보니 맛조개를 캐는것 같다.

멀리서 보니 복장들은 전문가 수준인데....

여행객이 가족을 데려와서 체험을 하시는것 같다.

 

 

다들 추억만들기에 한창이다.

올 가을 들어 처음 만나는 쨍한 날이다.

 

 

파란 하늘...

올 가을에 그토록 보고 싶었던 파란 하늘...

주말마다 능선에 올라 뿌연 안개가 뒤덮힌 산을 보면서 갈구 했던 하늘...

그 하늘이 단조로운 바닷길 위에 펼쳐지니... 아쉽기도 하다.

바다 보다는 소재가 많은 산에 갔더라면 조망이 참 좋았을것인데... 라는...

여하튼 날씨 참 좋다.

 

 

군산대 해양 실습장과 대항리 패총

지나는줄도 모르게 패총을 지나버렸다.

바닷가에 간식들을 꺼내놓고...

간단하게 한잔씩 하고 다시 출발을 한다.

 

 

썰물때 미처 빠져 나가지 못한 어른 팔뚝만한 물메기...

잠시후 이녀석의 운명은...

바닷길에서 주은 소라와 조개를 넣고... 점심때 맛난 탕이 되었다.

녀석... 덕분에 이 아저씨가 처음으로 물메기탕 이란것을 맛보게 되었다.

 

 

변산해수욕장 해변을 지나가면서...

겨울로 접어들면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산길이 아니다 보니 땀이 덜나게 되고...

겨울 바닷바람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코스의 끝 송포항

공사중인듯 어수선한 마을을 지나간다.

 

 

송포포구 → 고사포해수욕장 코스길

 

마실길 1구간 2코스 (송포 ~ 고사포 해수욕장 ~ 성천)

 

 

 

송포에서 시작되는 2코스에 접어드니 해안을 조망할수 있는 평탄한 산길로 이어진다.

 

 

바다를 조망하고 나서 길은 다시 해변과 평행선을 긋는 산길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단조로운 산길을 버리고 外道를 한다....

 

 

즐거운 바닷길로...

다시 언급 하지만 이런 호사를 즐기려면 물때가 맞아야 한다.

 

 

이끼가 만든 돌산

 

 

변산 마실길은 바다를 보고, 또 보고...

해변을 걷고, 또 걷고...

편안한 길을 걸으면서 동행한 님들과 편한 대화를 할수도 있고...

 

 

파도가 만들어낸 기이한 풍경

해안 절벽인 파도로 인해 생긴 기암 괴석들이 많다.

 

 

 

놀매쉬매.... 출발한지 2시간 만에 고사포 해수욕장에 도착을 했다.

 

 

백사장이 아름다운 고사포 해수욕장

이날 만난 해변중 제일 좋은것 같다.

모래도... 그리고 풍경도...

아늑하니 참 좋다.

 

 

고사포 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원광대학교 해양수련원

명당에 자리하고 있다.

여름이면 학생과 교직원들이 이용을 많이 할것 같다.

 

 

예정대로는 이 근처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였는데...

이곳에서 오래 근무를 했던 대박군이 전라좌수영 세트장 근처의 단골 식당을 예약을 해놨다.

 

엊그제 공사가 끝났다는 2구간의 모항해수욕장 까지 오늘 진행을 하려 했는데...

식후에 버스를 돌려 다시 이곳으로 오는것도 그렇고 해서

모항까지 가는것은 포기하고, 식후에는 전라좌수영 세트장에서 이곳 고사포해수욕장 까지

거꾸로 진행을 하기로 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한가지 모르고 간과 했던게 있었으니....

수성당과 해넘이 타운을 지나면 돌아올때 고사포 해수욕장 까지는 해안선 구조상 일몰을 제대로 볼수가 없다는것이다.

일몰을 고려 한다면 가는길에 식사를 하고 격포 쪽으로 걸어가는게 좋다는 것이다.

 

 

송포포구 → 고사포해수욕장 코스길

 

마실길 1구간 3코스 (송포 ~ 수성당 ~ 격포항)

오늘은 3코스는 역으로 간다.

 

 

전라좌수영 세트장에서 가까운 '산골옛맛'집 에서 청국장과 바지락죽으로 맛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식사를 하느라 중간에 탑승했던 고사포 해수욕장을 향해서 돌아간다.

아... 아까 잡은 물메기... 식당 주인 아주머니가 끓여 주셨는데... 맛이 끝내줬다.

 

 

이제는 오전과는 반대로 왼쪽이 바다쪽 이다.

사진은 해변 바위에서 바다낚시를 하는 분들..

벌써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서 바다 사진을 담으니... 역광이다.

 

 

바닷가에 가서 파도를 구경하고...

 

 

해변 바위에는 낚시를 즐기시는 분들이 간간히 보인다.

시간만 여유 있다면 나도 걸음을 멈추고 한마리 건져 올리고 싶건만...

 

 

아직 밀물이 들어서지 않아 중간에 징검 징검 열린길

 

 

불멸의 이순신 장군을 촬영했던 세트장

TV에서 많이 보았던 풍경이다.

 

 

전라좌수영에 들어 서는 문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당시 세트장이 잘 보전 되어 있다.

 

 

드라마에서 병사들이 활동했던 좌수영에 오늘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에서 여행객들이 놀러왔다.

 

 

세트장을 지나니 길은 격포항으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해변길..

밀물때라 그런지 바위에 거세게 부딪히는 파도와 장난을 하며...

사진을 담아 추억을 남기면서 느긋하게 진행을 한다.

 

 

파도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언제든지 가다가 서면 그뿐...

시간내에 꼭 가야할 목적지가 없는 일행들은 자유롭게 바닷길을 즐긴다.

 

 

파도가 빚어낸 아름다운 해안절벽과 해변길

 

 

분명히 길로 제대로 온것 같은데 제방에 가까워 지자 여자들에게 특히 위험한 난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길이 맞다면.... 안전시설이 보완되어야 할것 같다.

아마도 우회로가 있는데... 밀물로 인해 잠겨 버린것 같다.

 

 

그리고 격포항까지 이어지는 나무 다리길...

아마 밀물때도 이 다리를 통과해서 지나갈수 있을것 같다.

 

 

 

격포항에 도착하자 큰 군함도 한척 보이고...

 

 

나무다리 끝 철망너머로 미사일과 비행기등이 보이는것 을 보니 공원에 전시를 해놓은것 같다.

 

 

 

문제는 이곳인데...

나무다리 끝나는 지점에 이정표도 없고 길도 딱히 없어 보인다.

일부는 담을 넘으려 시도해보고...

길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수 없다.

 

 

길이라고도 할수 없는 곳을 찾아 격포항으로 간다.

밀물때는 사용할수 없는 코스 이니 정식 마실길 코스라고 볼수는 없을것 같고...

나무다리 끝에서 격포항으로 이어지는 제대로된 길(우회로)을 만들어 두어야 할것 같다.

 

 

격포항을 지나면서...

저 산위의 전망대가 그리 조망도 좋고, 일몰도 좋다는데....

다음에 이곳을 지나가는 분이 있다면 저 전망대를 꼭 들려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예쁘게 보이는 식당... 해변촌 - 해랑채

통유리창 안으로 맛난 요리를 들고 있는 손님들이 보인다.

식사 하시는데 죄송하지만... 예쁜 식당의 모습을 한장 남긴다.

 

 

산길로 올라서니... 능선 갈림길 왼쪽에서 아주머니들 세분이 내려오신다.

아무래도 그곳으로 가면 정상의 전망대로 가는것 같다.

우리는 우측으로...

 

 

이곳에서...

좀더 느긋 했어야 했는데...

다들 서해는 언제 어느곳에서나 일몰을 감상할수 있다고 생각을 한것 같다.

아무생각 없이 늦지 않게 버스를 타려고 해변길도 채석강도 다 무시하고 아스팔트를 달려왔다.

결국 고사포 까지 가지도 못했지만...

 

 

해가 벌써 저만큼...

느긋하게 채석강을 거닐고 나와서 서해낙조를 감상하면 딱 좋을 시간이었다.

길따라 서두르다 보니 부안의 명물 채석강은 들리지도 못했다. 아쉽다.

 

 

낙조가 유명한 해넘이 마을 해변에 앉아 있는 노을공주는 황금색 노을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 그녀를 본다면 사랑이 이루어 진다나....

근처의 채석강이 연인들이 같이 가면 헤어지게 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노을 공주는 사랑을 다시 이어준다고 한다.

그러면 연인들이 채석강을 들렸다가 노을 공주를 만난다면? ㅎㅎ

아무튼 공주 옆에 앉아서 같이 노을을 본다면 참 좋을것 같다.

 

 

이제 부터는 아스팔트 길로 서둘러...

왜그랬는지.... ㅡ,.ㅡ

 

 

길을 벗어나 냉큼 뛰어 수성당에 다녀왔다.

 

 

안에는 북을치며 열심히 기도를 하는 분이 계시고...

바닷길의 안전을 위한 기도일까?

 

 

해넘이 조망이 환상적인 곳엔...

어선으로 제단이 만들어져 있고 향 냄새가 바람에 날린다.

이곳을 지나서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무언가에 쫒기듯 아스팔트 길만 빠르게 걸어 갔는데...

그냥 이곳에서 낙조를 감상하며 쉬는게 어땠을까?

 

 

수성당의 낙조를 감상하기 딱 좋은 자리...

서해 낙조를 감상하기엔 정말 좋은곳 같다. 

 

 

수성당에서 바라본 서해바다...

 

 

우리의 부족한 여유가 아쉬운 풍경이다.

 

 

해변길....

일몰을 감상할 전망대를 찾아서 빠르게...

 

 

변산해안도로 아스팔트 길을 지나가면서...

 

 

하섬 전망대

이곳에서 일몰은 볼수가 없다.

고군산군도 - 새만금방조제 - 하섬이 보이는 전망대

 

맨 오른쪽 섬이 하섬인데...

고사포에서 바닷길로 약 2km지점에 위치한 섬으로 소나무숲이 우거지고 200여종의 식물과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섬으로

중앙에 지하 60m에서 솟는 석간수가 흐로고 남쪽에는 백사장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음력 1일과 15일 전후하여

간조때가 되면 모세의 기적처럼 수심 약 9m의 바다가 2~3일 동안 너비 약 20m, 길이 2km로 갈라져 바닷길이 드러난다.

모래와 갯벌이 적당히 섞인 바닷길을 걸으며 굴, 조개, 해삼 등을 딸 수 있으며 자연의 신비로움과 바닷가의 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구간에서 서해로 떨어지는 낙조를 감상할수 없는건 해가 저 방향에 있기 때문이다...

자꾸 불안한 예감이 든다.

 

 

아스팔트길을 계속 걷는데 기대했던 전망 포인트는 나오지 않는다.

나중에 지도를 보고 해안선 구조를 보니.... 일몰을 보려면 수성당에서 멈췄어야 했다.

서해에서도 낙조를 볼수 없는 구조가 있는것이다.

 

 

적벽강은 언제 지나쳤는지도 모른다.

 

 

수성당에서 도착지점 까지 가면서... 최대의 조망터..

 

 

버스에 도착후...

다시 조망터를 찾아서... 아스팔트길이 아니라 산길로 되달려서 동산에 올라 본다.

 

 

마실길을 따라 되돌아가 동산 정상에 올랐는데도.... 잡목으로 조망이 시원치 않다.

 

저렴한 맛집을 찾다보니 우리의 진행 코스와 동떨어진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되어 여러 가지로 일정이 틀어졌지만

간만에 바닷바람을 쐬며 아름다운 길을 걸을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다. 

 

변산 마실길 지도

1-2-3코스 총 1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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