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미터 밧줄구간이 매력적인 영동

 

 

악회의 1년을 정리하고 내년도에도 고생할 일꾼을 뽑는 정기총회가 있던 토요일...

밤늦게 까지 마신 술에 다들 다음날 컨디션이 엉망이다.

그래서 비교적 쉬운 산을 고른다는게 대전에서 가까운 영동의 천태산 이다.

잠깐 땀을 흘려서 전날 마신 알콜을 땀으로 뽑아내고 싶었고,,, 겨울이 되면 오르기 힘든

천태산의 밧줄구간을 즐겨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태산으로 이동중에 근처의 갈기산으로 가자는 의견이 제시 되었다.

천태산이 너무 짧을것 같다는 이유에서 였는데, 나 또한 찬성을 하였지만 다른 한분의

선견지명으로 결국 천태산에 가게 되었는데...

산행 시작후 10분 만에 다들 입에서 끙끙 대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나마 갈기산에 가지 않고 천태산으로 결정된것이 천만다행 이라는 소리들을 하게 되었다.

 

차장에 도착하니 관광버스들이 10여대 이상 늘어서 있다. 아마도 근처의 산들이 모두

산불방지기간에 들어가서 이곳을 찾은듯 하다고 동행한 꿈산형의 부연설명이 있다.

영국사 까지 준비운동 구간을 지나는데 날아갈듯한 처음 마음과 달리 발걸음이 묵직하기만 하다.

아무래도 오늘 산행이 쉽지만은 않을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태산의 명물인 75미터 밧줄구간은 새로이 정비가 된듯, 이전보다 튼튼하게 밧줄이 고정되어 있었다.

산에서 자신이 매어놓지 않은 밧줄엔 100% 목숨을 맡기지 마라고 하였는데... 이구간은 어쩔수 없다.

우회를 하던지 그냥 믿고 가야만 한다. 이제 한해 10만명 가량이 천태산을 찾는다고 하니 이 밧줄 구간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관할군청에서 신경을 써서 관리가 되어져야 할것이다.

 

 

멋진 암릉과 밧줄구간이 많아 충북의 설악 이라고 불리우는 천태산 

 

 

삼신바위

 

바위 옆 모습이 쭈글쭈글한 삼신할매의 얼굴 같다.

아이를 갖길 원하는 부모들의 소망이 담겼을까...

아래에는 많은 돌탑이 쌓여있다.

희안한것은 저 높은 바위 중간위에 쌓여진 돌탑....

저곳에 돌탑을 쌓으려면 아래에서 정확한 지점을 파악하고 돌을 던지는 수밖에 없는데...

하산 하면서 그 높은곳에 돌탑이 쌓인것을 보고 신기해 하였다.

 

 

주차장에서 영국사로 오르는길

그렇게 오르막이 심한곳이 아닌데...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는다.

어제 산악회 정기총회 한다고 밤늦게 마신 술병들이

죄다 종아리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것만 같다.

어제 같이 술을 마시고 오늘 동행한 두분들도 다 같이 끙끙 댄다.

 

 

삼단폭포

 

미끄러워 위험하니 저 위를 올라 가지 마라는 경고문구가 있다.

위를 올려다보니 계곡의 구조상 하단폭포 바로 위에 큼지막한 물웅덩이가 있을것 같다.

맨위에는 구름다리가 하나 보인다.

저곳도 길이 있나보다.

 

 

영국사의 은행나무

 

영국사가 보이고 멋진 은행나무가 보이는곳에 매표소가 생겼다.

국립공원도 아닌데....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이다.

물론 양산팔경중의 제1경이라고 하는 천년고찰 영국사와 천년을 살고 있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구경하러 오신분들도 있겠지만...

거의 대다수는 천태산에 등산을 오신분들이며, 특히 등산로 A코스에 있는 75m의 밧줄구간을

즐기기 위해 천태산을 찾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천태산의 또 하나의 명물 이런가...

매표소를 지나면 길따라 천태산을 다녀간 수많은 산악회의 리본이 매어져 있다.

유사시 총만들면 우리나라 산하를 날아다닐 특공부대의 휘장같다.

연평도 사건이후에 남북관계가 경색이 되고 있는 마당에... 신문기사를 보니

북한의 특수전 병사들이 20만명 이라고 하는데... 이 특공산악회 휘장들을 보니

뭐... 이쯤되면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은 예비전력을 보유하고 있는셈이다.

 

 

 

천태산 영국사 은행나무

 

높이 35미터에 밑둥의 둘레만 11미터가 넘는 거목이며

영국사와 함께 천년을 넘게 살고 있으며 국가의 재난이 있을때마다 크게 울었다는 신목 이다.

동양에서 제일큰 은행나무 라는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와 비교될만큼 웅장하다.

 

 

은행나무 앞에는 소원을 적어서 매달수 있도록 종이와 펜이 적혀 있다.

다들 어떤 소원을 적었을까...

나는 네글자의 사자성어를 써서 매달아 두었다. 무얼까?

 

 

천태산 등산코스 안내도 보관함

 

2년전에 천태산을 찾았을때는 흑백 잉크에 간단하게 복사되었던 등산안내도가

이번에 가보니 좋은 종이에 칼라로 양면 인쇄가 되어 있다.

 

천태산의 등산코스를 개발하고,  암릉곳곳에 설치된 로프와 등산 안내판 등을 설치 하신분은

양산면 가곡리에서 약방을 경영하고 계시는 배상우님 이라고 한다.

이 안내도도 그분이 제작한것인데, 오늘의 컬러 안내도는 영동군에서 지원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분의 열정으로 등산로가 개발이 되고, 언론 매체에 소문이 나면서 산꾼들이 찾기 시작해

이제는 한해 10만명 가량이 찾는 명산이 되었다. 그분의 수고로 인한 등산객들이 멋진 암릉 산행을

즐기고 있는것이고, 또한 영국사가 입장료를 거둬 혜택을 누리고 있는것이다.

사실상 양산팔경의 제1경은 이제 영국사가 아니라 천태산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영국사를 벗어나 잠시 평탄한 소나무길을 걸어간다.

일단 오름길은 고민할 여지도 없이 75m 밧줄 구간이 있는 A코스

 

천태산의 등산코스는 A,B,C,D 모두 3코스로 곳곳에 안내 팻말과 등산로프가 설치돼 있어

어린이나 초보자도 쉽게 산을 오를 수 있다. 그러나 B코스는 등산로가 험준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고

이곳 계곡수를 사찰에서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등산객들에게 개방되지 않는다.

 

 

 

소나무길을 잠시 지나니 계속 밧줄길이 기다리고 있다.

짧은 밧줄, 긴 밧줄, 가파르거나 완만한 곳에서 안전을 위해 설치된 밧줄길이 이어진다.

천태산의 즐거움은 바로 이 밧줄구간이다.

 

 

조금 올라가니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

 

 

내려다본 영국사

사찰은 조촐해 보여도 보물 4점, 지방유형문화재 2점, 천연기념물 1점 등

천년 고찰답게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조망바위에 올라 바라본 주위의 조망들...

화창한 날에 조망까지 시원스럽다.

 

그렇게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산을 감상하며 조금씩 위로 올라가면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75m 암벽 밧줄구간이 나온다.

 

 

 

3단 으로 구성되어 있는 천태산의 명물 75m 밧줄구간...

산꾼들이 천태산을 찾는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이다.

앞서 진행하고 있는 다른 산악회 님들이 열심히 오르고 있다.

초보자나 노약자를 위해서는 우회로가 만들어져 있다.

 

 

첫번째 구간은 처음에 몇미터를 팔힘으로 매끄러운 직벽을 올라서야 하니 주의 해야 한다.

 

 

첫번째 구간을 올라서니 누군가 안내판을 매달아 두었다.

 

 

두번째 구간은 제법 긴 밧줄이 사면으로 이어져 있다.

 

 

그리고 마지막 제일 긴 세번째 구간...

 

 

세번째 구간은 40m 가량의 제법 긴 구간이다.

눈이나 비가 내릴때는 피해서 우회하는것이 장수하는데 꼭 필요할것이다.

 

 

 

75미터 밧줄 구간을 오르면 시원한 조망이 반겨준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옥새를 숨겼다는 옥새봉

그 뒤로 월영산과 갈기산이 늘어서 있다.

 

 

 

75m 암벽구간 끝에서 바라본 가슴 시원한 조망

 

 

천태산 정상을 올려 본다.

이파리가 떨어진 앙상한 가지들이 마치 강아지풀의 솜털같이 보슬보슬하게 보인다.

 

 

정상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진 능선...

대성산으로 가는 길이다.

 

 

바위가 많은 천태산의 A 코스는 그만큼 조망하며 쉬어 갈수 있는 명당도 많다.

 

 

파란 하늘에 쾌청한 날씨...

산행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이다.

 

 

천태산 정상

 

정상석은 커다란 바위위에 올라서 있어 눈높이를 맞추고 사진을 담을수 없다.

전에는 우측의 금속으로 된 정상표지판이 있었는데, 새로이 멋진 정상석을 만들어 두었다.

이제 우측의 기존 정상표지판은 미관상 정리 하는게 좋을것 같다.

 

정상석 앞에는 예전과 같이 방명록을 기록할수 있는 시설이 준비 되어 있고

그 옆엔 등산로 개설자가 등로를 개척하고 관리하면서 힘들때 즐겨 읊는다는

나옹선사의 시가 적혀 있다.

 

바람같이 물같이 (나옹선사 지음)

 

청산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하산은 지난번과 동일하게 D코스를 선택하였다.

사진은 지난번에 식사를 하였던 헬기장...

 

 

하산길 역시 암릉에 조망이 열린곳이 많아 그중 한 포토존에서 흔적을 남긴다.

 

 

옥새봉과 망탑봉도 내려다 보니 산이 멋있어 보인다.

저곳에서 바라본 천태산은 또 다른 모습일것 이다.

 

 

천태산 하마바위

 

 

즐거운 하산길에서...

 

오늘 차를 돌려 갈기산으로 갔더라면....

휴... 다들 천만다행 이라고 한다.

이제 남은것은 어서 내려가 얼큰한 짬뽕을 한그릇씩 해서 속을 풀어주는것이다.

 

 

 

역광이 살짝 스며드는 하산길 암릉을 지나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산악회의 일꾼으로 선정되신 회장님..

1년간 또 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능선 정면 진행방향으로는 육조골과 월영봉 갈기산이 보이고

뒤로 희미하게 덕유산이 서있다.

 

 

영국사 뒤로 천태산의 암릉 사면의 나무들이 지난번 화재로 인해 불에탄 흔적이 남아 있다.

 

 

하산을 하면서 거의다 내려와서 마지막 조망터에서 천태산의 사면을 바라보며....

 

 

보물 제 532호 영국사 부도

 

고려명종때 지어진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사 부도는 등로에서 약간 벗어난 소나무 숲위에 있다...

다들 미처 신경쓰지 못하고 그냥 내려간다.

 

 

 

근처에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된 2점의 부도가 있다.

 

 

보물 제 534호 원각국사비

 

 

영국사 전경

극락보전과 대웅전

 

영국사는 통일신라 후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 명종 때인 12세기에 원각국사에 의해 중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고종 때 안종필이 임금의 명을 받아 탑과 부도, 그리고 금당을 새로 지었다.

절 이름을 국청사(國淸寺)라 하였다가 그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원(伊院) 마니산성(馬尼山城)에 머물 때 이 절에 와서 기도를 드린 뒤

국난을 극복하고 나라가 평온하게 되었다 해서 영국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대웅전 앞의 작은 부처님들...

 

 

 

보물 제 533호 영국사 3층석탑

 

 

만세루

 

 

밖에서 올려다본 만세루

 

 

올라갈때 보았던 웅장한 은행나무 밑둥을 한컷 남기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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