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붉은치마속에 감춰진 뜻밖의 부드러움

 

 

 

상산(赤裳山·해발 1029m)은 사방이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요새로 유명하다.

덕유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적상산은 전북 무주군 적상면의 중앙에 긴 타원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형세가 요새로서 최적의 요건을 갖춰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사고(史庫)가 있었다.

가을에는 절벽 주변에 유난히도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마치 여인네 치마 같다 하여

붉을 적(赤), 치마 상(裳)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그 경관이 빼어나 한국 100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상속에 그린 온산 가득한 환상적인 붉은단풍을 떠올리며 찾은 적상산은 때아닌 추위 때문인지 붉은

치마는 옷장 깊이 넣어둔채 다른색 옷을 꺼내입고 붉은치마를 두른 여인네를 만나기 위해 먼길을 찾아

와 당혹해 하는 손님들을 부드러운 미소로 맞이한다.

산행은 내내 부드럽다. 붉음과 깍아지른 벼랑이 가져오는 가파른 이미지가 아닌, 펑퍼짐한 가을치마

꺼내입고 후덕한 미소를 보이는 편안한 이웃 누이 처럼 부드러운 비단길로 빨강색 단풍만 찾아 산에

오르는 산객들을 달래듯 가볍게 능선으로 인도한다. 이내 붉음의 화두는 머릿속에 사라지고 편안한

가을 산길이 주는 아늑함에 빠져든다. 오늘 비록 적상은 보지 못했지만 서운하지 않은것은 까칠해

이는 그녀의 외모에 감춰진 뜻밖의 부드러움이 아닌가 싶다. 

 

 

 

덕유산 국립공원 서창매표소가 있던 서창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려는데 산객을 실은 관광버스

한대가 들어온다. 적상산에 단풍이 절정 이라는 시기라서 인파가 붐빌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예상외로

서창마을이 한가하다.

 

 

천미터가 넘는 산이지만, 아래에서 보이는 높이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무주군 전 지역이 고원지대이기 때문에 실제 높이보다 낮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가파른 벼랑으로 둘러싸인 산은 경사도 가파르고 험난해 보인다.

 

산 둘레가 험준한 벼랑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스런 성벽을 이루고 있으며, 옛날 고려시대 거란병과

왜구의 침략 때 인근 여러 군의 백성이 이곳에서 저항했다고 한다. 고려시대 거란족이 침입했을 때

인근 수십 군현의 백성들이 도륙 됐으나 이곳 사람들은 안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창마을을 벗어나니 완만한 돌계단이 나온다.

가파르지 않고 계단의 간격이 작아서 오름이 편안하다.

 

 

가끔 단풍이 보이기는 하지만 서창마을에서 올려다본 적상산은 붉은치마는 아니다.

아마도 적상산의 단풍을 제대로 보려면 안국사 아래 산정호수 전망대쯤이지 않을까 싶다.

 

 

서창 통제소에서 향로봉 까지는 3.1km

서창마을에서 올려다본 적상산은 무척 가파르게 보인다.

거침없는 바위가 벼랑을 이루고 산을 둘러 있고 벼랑 사이로 나있는 숲길의 경사도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런데....

 

 

오름길은 대체적으로 이렇다.

길이 좋다.

무척 좋다. 마치 비단길 처럼 부드럽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가파름은 어디로 간것일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편안한 오름길에 다들 놀란다.

경사도 완만하고 호흡도 편안하다. 옛날 최영장군이 말타고 올랐던 길일까?....

 

 

중간에 살짝 조망이 보인다.

아직 적상은 아닌듯 하다.

 

 

가을냄새가 물씬 풍기는 중년의 따스한 원숙미가 느껴지는 산길

 

 

편안한 오름길에 더하여 산색이 아름다우니 천미터 고지가 넘는 '적상'이 풍기는 서릿발같이

날카로웠던 선입견이 수직으로 무너진다.

 

 

가을 적상은 그렇게 우리들에게 여유를 가져다 준다.

천미터 고지치고는 여느 동네 뒷산보다 편안한 산길, 가을 적상은 고향 어머니의 넉넉한 치맛자락으로
산을 찾는
자식들에게 편안한 길을 열어준다.

 

 

봄의 '연'분홍과 '연'녹색이 주는 싱그러운 느낌과 달리 가을의 노랑, 주황, 빨강은 따뜻하고 푸근한

감흥을 자아낸다. 가을색 이파리에 부서지며 산란된 햇볕이 숲길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 준다.

 

 

장도(長刀) 바위

 

최영장군이 왜적을 물리치고 붉은 적상산의 아름다움에 반해 산을 오르는데 정상 부근에서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서있어 허리춤에서 장도를 뽑아 단칼에 쪼개고 길을내어 올랐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등산로는 바위앞으로 해서 나있지만, 바위사이로 올라가도 산성에 오를수가 있다.

장도바위 사잇길 너머로 가면 웅장한 위용의 치마바위를 조망할수 있으니 꼭 건너가 보기를 권하고

싶다.

 

 

장도바위를 지나 조금 더 가면 바로 적산산성의 흔적과 함께 옛날 산성의 서문이 있었다는 '적산산성

서문지'를 지나게 된다.

 

깍아지른 벼랑으로 둘러싸인 험준한 산세의 유리함 때문에 1374년(공민왕 23년) 최영의 요청으로 적상

산성이 축성됐다. 적상산성은 산의 지형을 이용해 만든 성이다. 전체 길이 8143m에 이르고 본래 동/서/

남/북 4개 문이 있었으나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성터를 지나면 주능선을 만날때 까지 동화속 같이 아늑하고 편안한 가을 산길이 계속된다.

산행을 시작하는 초보님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수 있는 산...

적상산의 부드러운 길은 가을이 주는 느긋함에 더해 산을 오르는 산객들을 편안하게 한다.

 

 

오늘 이산이 주는 즐거움은 붉은치마를 두른 단풍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기대하지 못했던 부드러운 산길이 가져다 주는 가을 산행의 여유로움 이다.

 

 

그렇게 능선에 올라....

향로봉으로 가는 능선길.

 

 

적상산 정상이 통신탑으로 출입이 통제된 지역이다 보니 주봉의 역할을 하고 있는 향로봉

 

 

향로봉에서의 조망

 

 

향로봉에서 다시 안념대로 가는 평탄한 능선길...

성급한 능선의 나무들은 벌써 잎새들을 다 털어내고 겨울을 준비한다.

 

 

적상산 정상인 기봉은 통신탑으로 통제가 되어 있다.

 

 

안렴대로 가면서 만난 시원한 조망

 

 

중간에  송신탑이 있는 정상과 능선끝의 향로봉이 보인다.

 

 

벼랑끝에 앉아 가을의 대화를 나누는 부부산꾼

 

 

가을 하늘과 가을 산

 

 

안렴대로 가는길에... 덕유산쪽을 바라보며~

건너편 뒤쪽에 우뚝선 봉우리가 덕유산의 주봉 향적봉 이다.

 

 

안렴대

 

적상산 남쪽 층암절벽위에 위치한 안념대는 사방이 낭떠러지로 이곳에 오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슬

아슬하게 한다. 고려시대 거란이 침입했을때 삼도 안렴사가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들어와 진을 치고

난을 피한곳이라 하여 안렴대라 부르고 있다. 또한 병자호란 때는 적상산사고의 실록을 안렴대 밑의

석실에 옮겨 난을 피했다고 한다.

 

 

조망이 탁월한 안렴대에서 바라본 거침없는 조망1 (클릭하면 큰사진)

 

 

안렴대에서의 조망2 (클릭하면 큰사진)

 

 

멀리 뾰족뾰족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보인다.

지난주에 비가와서 못갔는데, 내일 저곳에 간다.

 

 

덕유산의 주능선... 왼쪽의 향적봉에서 오른쪽 남덕유까지....

 

 

안국사

 

안렴대를 돌아와 능선 오른쪽으로 잠깐 내려가면 안국사가 있다.

안국사 밑까지 차를 타고 올라올수 있으니, 안국사에서 5분거리 주능선에 올라 적상산을 편하게

돌아볼수 있다.

 

 

극락전

 

 

안국사 극락전 영산회괘불탱 - 보물 제1267호

 

 

세계각국 불상들을 전시하는 성보박물관 옆 전통찻집과 단청

 

 

천불전

 

 

전경

 

 

안국사와 뒤로 붉은 단풍이 떨어져 내린 적상산

 

 

안국사 일주문

 

 

 

적상산 산정호수

적상호 - 안국사 바로 밑에 만든 인공호수로 양수 발전소에 필요한 물을 담아두기 위해 만든 무주

양수발전소의 상부댐.

 

산 정상과 산 밑에 각각 하나씩의 저수지를 만들어 놓고, 전력소비가 적은 한밤중에 물을 산 위쪽

상부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소비가 많은 시간에 산 아래 하부저수지로 이어진 관을 통해 물을

흘려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를 말한다

조망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다시 원점회귀를 해야만 하기에.... 이정도에서 만족 해야 하는것 같다.

 

 

적성산성

 

 

산성 밑으로 보이는 뾰족한 암봉

 

 

사고를 찾아 보는데 이정표도 안내도도 찾을수가 없다.

어디에 있는것일까....

 

 

안국사에서 오분걸려 계단 몇개 오르면 바로 능선이다..... 구두신고 적상산에 오를수도 있다는 말이다.

 

 

능선 삼거리에서 안국사 까지 200미터.... 경사도 완만하다.

 

 

다시 능선을 지나고 올라온 길을 따라 서창으로 하산을 한다. 

 

어제 치목마을에서 서창으로 택시를 타고 가는것을 알아보려고 적상모범택시에 연락을 하였는데

오늘은 택시가 모두 예약이 되었나 보다. 큰 행사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 할수 없이 원점회귀

 

 

다시 성터를 지나고...

 

 

장도바위 사잇길을 지나 조망터에서 바라본 웅장한 치마바위

 

 

안에 들어가 반대편에서 바라본 장도바위

 

 

토요일 오후 느긋한 하산길...

 

 

가을과의 대화

 

 

올라올때와 마찬가지로 편안한 하산길

 

 

 

다시 서창 - 하산완료

 

느긋한 산행

놀매쉬매.... 느긋한 점심 약 10km/6시간(모두포함) 부드러운 산행길....

가을 적상산의 여유로움을 한껏 느끼고 산을 내려왔다.

 

<등산코스>

1코스 : 서창 - 향로봉 - 안렴대 - 서창 (원점회귀)

2코스 : 서창 - 향로봉 - 안렴대 - 안국사 

3코스 : 안국사 - 안렴대 - 향로봉 - 안국사 (원점회귀)

4코스 : 서창 - 향로봉 - 안렴대 - 안국사 - 송대계곡 - 치목마을 

 

※ 치목마을에서 서창까지 10km

    적상모범택시 063-324-5526, 011-464-5527 :: 요즘 13,000원(2010년10월말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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