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향수의 고향 옥천 장령산 (장용산)
향수의 고향 옥천의 진산 장령산은 충남 금산군과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을 가르는 경계가 되고 있으며 인근에 서대산과 천태산 이라는
이름있는 산을 두고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옥천군민들에게는 어느곳 보다도 사랑을 받는 산 이다. 천태산에서 대성산을 거쳐
장령산을 지나 마성산으로 가는 흔히 말하는 천-성-장-마 종주코스로 알고 있기도 하지만 옥천의 진산이기도 한 장령산은 시인 정지용
님의 고향인 옥천을 언급할때 빠뜨릴수 없는 산이기도 하다. 올해는 장령산 휴양림에서 제1회 정지용 향수 시인학교를 개최하기도
했다.
수요일 오후, 창밖으로 보이는 날이 무척 화창하여 마침 비번이라 쉬고 있는 옆지기와 함께 차를 몰고 훌쩍 옥천 장령산으로 떠났다.
용암사를 보고 싶었지만, 원점회귀를 할수가 없어서 휴양림으로 방향을 잡고 고속도로와 국도를 거쳐 장령산 휴양림에 도착하니 갑자기
추워진 날씨 만큼이나 썰렁한 휴양림.... 분명 화창한 하늘보고 외출을 생각하였는데, 왠일인지 도착하여 보니 하늘이 겨울하늘 처럼
잿빛이다. 오후3시. 많이 늦은 시간이지만 높지 않은 산이라 어둡기 전에 내려올수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이동원님의 향수를 마음속에
읊조리며 산행을 시작한다.
장령산 휴양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렁다리를 건너 산행을 시작한다. - 오후 3시11분
다리 아래로 흐르는 옥천제일의 계곡 인 금천계곡의 맑은 물이 사진에서도 잘 드러난다.
향수 (詩 정지용/노래 이동원, 박인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 시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금천계곡 상류
비가 내려서 수량이 많아지면 물이 깊은 곳이 있나보다.
주차장 위쪽에 올해 여름 사망사고 지점 이라는 주의가 아직도 걸려 있다.
주차장에서 위쪽으로 아스팔트 길이 나있는데, 실질적으로 도로는 주차장에서 끝난다. 그리고 바리케이트도 그곳에 설치해야 하는데
도로가 나있어 차를 몰고 올라가 보니 백미터도 채 못가서 길이 막혀 있는게 보인다. 그길을 따라 산길을 넘어가면 골짜기 깊은곳에
자리한 금산군 군북면 상곡리가 나온다.
출렁다리 아래쪽 모습
군데 군데 일부러 작은 보를 만들어 여름에 휴양림과 계곡을 찾은 이들이 수영을 즐길수 있도록 만들었다.
주차장에서 출렁다리 쪽으로 오다보면 야영을 위한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위 사진에서 보는것과 같은 파라솔이 데크옆에 하나씩 붙어
있다. 유사시 비가 내리면 대형 파라솔을 쳐서 나무 데크와 텐트를 보호 할수 있도록 되어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 숙박시설을 지나자 마자 산책로를 버리고 대형 철골 통신탑이 있는 우측으로 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오늘의 진행 방향은
1코스로 능선에 오른후 정상을 다녀와서 다시 능선을 타고 전망대를 지나 거북바위까지 간후에 3코스로 하산을 하는것이다.
1코스는 바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라 약간 가파르다.
하지만 다른 코스에 비해 등로가 잘 조성이 되어 있고, 중간 중간 조망터에서 조망을 하면서 오르다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주능선에
오를수 있다.
조금 오르니 휴양림 건너편으로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게 색이든 아름다운 산이 눈에 들어온다.
충남의 최고봉 서대산 이다. 앞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옆에서 보니 전혀 다른산 같다.
아래쪽으로는 금천계곡을 따라 있는 장령산 휴양림 일대와 저 멀리 산능선에 뾰족한 첨탑이 있는 식장산이 보인다.
장령산 휴양림 등산로 1코스 등산 인증 나무 라고 하면서 사진찍고 가라고 한다.
장령산 주능선과 멀리 마성산이 보인다.
식장산 방면을 조금 당겨 보았다.
서대산의 육중한 모습.
정면에서 볼때는 참 재미없게 밋밋한 산이 옆에서 보니 근육질로 보인다.
충남의 최고봉 서대산과, 옥천의 진산 장령산은 이처럼 휴양림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장령산 정상이 보인다.
주능선에 올라 정상을 다녀오기 위해 하산로와 반대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걷는다.
낙옆이 쌓여 있는 경사진길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장령산 정상
기존 장용산 이라는 정상석이 산명이 장령산으로 변경되는 와중에 사라진것 같고, 새로운 정상석은 아직 준비가 안된것 같다.
장령산/장용산/장룡산 지명
장령산은 최근까지도 장용산, 장룡산등으로 불리워 왔는데, 이번에 장령산으로 통일을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장용산(壯龍山)은 '장할 장'자에 '용 용'자를 써 왔고, 10년만에 바뀐 이름 장령산(長靈山)은 '긴 장'자에 '신령 령'자로
'조선환여승람'에도 '장령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오래된 명칭 이라고 한다.
장용산/장룡산(壯龍山)과 장령산(長靈山)은 한문도 다르고 뜻도 전혀 다르다. 이에 대한 설명은 옥천군 지명위원회가 장용산을
장령산으로 고치는 지명개정안을 심의·의결하여 중앙지명위원회에 제출했고 이 개정안이 1999년 5월 1일 받아 들여져 장령산으로
지명을 개정하여 고시하여 그렇게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9년간 장용산으로 방치가 되어 있었는데 2008년도 부터
옥천군에서 장령산으로 공식 변경을 하기로 하였다.
장찬저수지
정상을 보고 다시 주능선을 타고 왕관바위 쪽으로 이동중에... 10여분 가니 조망터가 나온다.
아래 보이는 저수지는 옥천군 이원면 장찬리에 있는 장찬저수지 인데, 상공에서 보면 100% 고래 모습이다.
인터넷 지도나 항공사진 스카이뷰를 통해서 보면 어찌 그리 고래와 똑같은지 장찬저수지 라고 부르기 보다는 고래저수지 라고 부르는게
특색을 살린 이름일것도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궁금하신분은 장령산 검색해서 장찬저수지의 지도사진을 보면 이해가 되실것이다.
이원천으로 물을 뿜어대는 한마리의 고래를...
고래저수지 지도와 위성사진
옥천 일대
전망대가 있던 자리에 오니, 전망대를 새로 지으려 하는지 모두 분해해서 자재를 쌓아 놓았다.
정상석도, 전망대도 그리고 등산로도... 옥천의 진산 이라고 하는데 대대적으로 정비가 필요한 산이다.
저 옥천군 하계리에 시인 정지용님의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그 앞으로 노랫말에 나오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고...
옥천군에서는 보에 가로막힌 데다 콘크리트로 반듯하게 정비돼 옛 모습을 잃은 지 오래인 실개천을 자연스레 휘돌아 나가도록
복원 사업을 할 예정 이라고 한다. 향수의 詩人 정지용님의 시 배경이 되는 옥천일대와 옥천의 진산 장령산은 그렇게 서로가
긴밀한 유대를 가지고 있다.
장령산과 건너편 왼쪽의 서대산 그리고 오른쪽으로 서대산을 잘 조망할수 있다는 공산
삼청저수지 뒤로 작은 산을 넘어 대청호가 있다.
대청호의 수증기가 운해를 만들어 용암사와 뒷편의 장령산 능선의 조망터는 일출사진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다.
바위봉에 앉아 서대산을 조망하는 옆지기 뒤로 왕관바위봉이 보인다.
진행방향의 왕관바위봉
왕관바위봉 가기전 안부에서 왼쪽으로 나있는 3코스를 따라 하산을 할 계획이다.
일단은 왕관봉과 다음 거북바위 까지 가볼 생각이다.
시간만 늦지 않았으면 능선끝 전망바위 까지 가서 시목재를 거쳐 4코스로 임도를 타고 돌아오고 싶은데...
벌써 5시가 넘은 시간이다. 잠시후면 해가 떨어진다.
식장산 방향에 노을이 스며들고 있다.
서대산과 공산 사이에 있는 소롯길을 따라 넘어 가면 서대산 드림리조트가 있는 금산군 추부면 성당리가 나온다.
옥천을 가로지르는 고속철도가 도덕봉을 뚫고 지나가고 그 오른쪽 뒤로 월이산이 있다.
왕관바위봉에서 바라본 방금 지나온 봉우리
해질무렵 사진이라 그런지 노이즈가 자글거린다.
왕관바위 - 얼핏보면 왕관같이 보이는것 같다.
왕관바위는 중앙의 구멍을 통해서 통과를 해야 한다.
왕관바위 사이의 틈으로 통과를 한다.
왕관바위 뒷부분
다시금 서대산을 돌이켜 본다.
늦은시간이라 그렇지 실제로는 가을 산색이 참 예쁘다.
거북바위
거북이 바위에서 바라본 마성산 방향의 장령산 능선길에 슬며시 어둠이 스며들고 있다.
중앙의 도덕봉과 월이산 방향의 파노라마 (파노라마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수 있음)
현위치 - 거북바위
소정저수지와 삼청저수지 그리고 옥천군 일원
능선의 암릉구간... 앞에 보이는건 왕관바위
다시 왕관바위로 돌아와 하산을 위해 안부로 내려선다.
하산중 마지막 조망터에서...
벌써 어둠이 짙어 져서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다.
완만하리라 생각했던 3코스 하산길은 오히려 1코스 보다 많이 거칠다.
1코스에 없던 밧줄구간도 자주 나오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하산을 한다.
하산길 中
거의 하산을 완료 하니, 임도를 만난다.
우측에 옆지기가 내려오는 곳이 3코스 하산길이고... 좌측의 임도는 사목재로 가는 4코스 등로이다.
어둠이 내려 앉는 시간에 오를때 지나쳤던 휴양림 산림문화 휴양관에 도착을 하며 가을 오후에 훌쩍 떠난 장령산 산행을 마친다.
<장령산 휴양림>
충북 옥천군 군서면 금산리 산15-1번지 (043-730-3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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