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가득한 지리산과 곰산 

 

 

 

전에는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에 오르는것 보다 더 힘들었다는 지리산 동부능선의 웅석봉을 찾았다.

지금이야 밤머리재를 지나는 도로가 생겨서 예전 보다는 훨씬 편하게 웅석봉 정상에 이를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만큼

웅석봉에 오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곰이 굴러떨어져 죽었을 정도로 산이 가팔랐으니 그 험함이 예상이 된다.

 

마철의 한가운데라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예보하던 일주일 전의 상황과 달리 산행일자가 다가올수록 산행이 가능

하게 비가 오지 않는다고 변한다. 산행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새벽에 살짝 비가 내렸는지 산에는 안개와 구름이

가득하여 고대하던 조망을 열어주지 않았다. 결국 미끄러운 길로 인해 곰골의 비경도 포기해야만 했으니 이날 산행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머리재에서 첫 능선에 이르는 길은 한시간여 가파른 길을 땀을 흘리며 올라야 한다.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웅석봉은 지리산 줄기의 산 이면서도 지리산을 가장 잘 볼수 있는 산으로 유명하다. 천왕봉에서 뻗어내린 산줄기가

중봉과 하봉을 거쳐 쑥밭재~새재~왕등재~깃대봉을 거쳐 밤머리재에 이르러 다시 한번 솟아 오르는데, 이산이 바로

웅석봉 이다

 

출발하기 전에 밤머리재에서 산악회 회원님들과...

 

 

사진과 글로만 보던 밤머리재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

59번 국도가 뚫리기 전에는 밤 한말은 까먹어야 넘을수 있을만큼 험했다는 밤머리재, 그만큼 밤나무가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백두대간과 지리산 태극종주 하는 분들이 꼭 거쳐가는 곳이다.

 

 

밤머리재 풍경

다른분들의 산행후기에서 보았던 버스를 이용한 간이 매점이 반갑기만 하다.

우리가 건너온 반대편으로는 밤머리재를 기점으로 왕등재와 쑥밭재를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33km의 동부능선길이 펼쳐져 있다.

 

밤머리재 표지석 길 건너편으로 왕재를 거쳐 웅석봉에 이르는 등산로가 있다.

처음부터 가파른 등로가 여름 초입의 그렇게 무덥지 않은 날씨 임에도 산꾼들의 몸에서 땀을 뽑아낸다.

 

밤머리재에서 웅석봉까지 5.3km 는 가파르고 쉽지 않은 길이다.

오늘 구름으로 인해 조망이 없다보니, 여산 특유의 안단테 여산모드가 아닌...

안내산악회 선수들 처럼 오르다 보니, 뒤에 처진 후미가 힘들어 한다.

 

 

웅석봉으로 가는 숲길

한동안 헉헉대며 능선에 오르니 다소 완만한 오솔길이 사면을 따라 이어진다.

 

 

처음으로 조망이 열리는 곳에 서니 오늘 두가지 목표중의 한가지가 무너지는 모습이 보인다.

촛대봉에서 하봉까지 장쾌한 지리의 주능선을 조망하려고 했던 목표가 안타깝게도 구름속으로 숨어 버렸다.

 

 

운무에 가려있는 진행방향의 모습

새벽까지 비가 살짝 내렸는지, 안개구름이 온산을 감싸고 있다.

지리산 뿐만이 아니고, 황매산이나 왕산쪽도 전혀 볼수가 없을것 같다.

 

 

멀리 보이는 밤머리재

어느덧 우리가 출발한 밤머리재도 저 만치 보인다.

밤머리재 뒤로 우뚝선 봉우리가 동왕등재로 가는 도토리봉이다. 동왕등재는 구형왕이 항전할때 깃대를 세워 깃대봉으로도 불리운다.

왕등재는 인근의 왕산 기슭 구형왕릉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리산에 들어온 구형왕이 왕등재에서 토성을 쌓고

항전하다 끝내는 왕산으로 쫒겨가 최후를 맞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웅석봉으로 가는 능선길엔 안개구름이 넘어 다니고...

 

건너편 지리산 천왕봉이 있어야할 자리엔 구름만이 가득하다. 아쉽다.

 

밤머리재에서 대원사로 내려가는 도로변의 산청군 삼장면 홍계리 일대

 

이렇게 평탄한 숲길을 걷다가...

 

 

구름이 스쳐가는 벼랑위 바윗길도 지난다.

구름만 없다면 시원한 조망이 열릴것인데 양쪽으로 야속한 구름만이 능선을 넘나들고 있다.

 

지리산 동부능선은 산꾼들이 아니면 거의 찾지 않는 곳이다.

여러 산악회의 표지기가 걸려 있는 나뭇가지 밑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웅석봉으로 길이 이어진다.

 

 

괴목과 바위 틈새로 구름에 가려진 산을 배경으로한 벼랑 아래 숲을 담아본다.

 

이정표가 있는 왕재를 지나 조금더 진행하니 정상을 앞두고 넓은 헬기장을 만나 식사를 하였다.

사진은 진행방향의 우측에 있는 청계계곡에서 오르는 길

 

식후에 신입 회원님들의 신고식으로 노래를 한곡조 들어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산행의 꽃 이라는 조망도 없는 오늘같은 산행은 먹는 즐거움과 이처럼 잠깐 이나마 유쾌한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것 같다.

 

 

구름속의 웅석봉

 

웅석봉(熊石峰)은 글자 그대로‘곰바위산’이다. 산세가 하도 가팔라 곰이 떨어져 죽었다고 해서 또는 산의 모양새가

곰을 닮았다 해서 곰바위산으로 부른다.

 

이 정상석 뒤로 지리산 천왕봉을 위시한 장쾌무비한 주능선 조망이 되고, 그것을 보면서 모두들 탄성을 자아내며

감탄을 해야 할진데, 보이는게 희멀건한 구름 뿐이다. 아 ~  하고 소리는 나오지만, 탄성이 아닌 안타까움의 소리다.

다른쪽으로 황매산과 왕산, 필봉, 둔철산 등도 조망이 되어야 하는데... 역시 마찬가지다.

 

아쉬움에 인터넷을 뒤져 고스락산악회 주당님이 겨울에 촬영한 웅석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사진을 올려 본다.

 

 

웅석봉 정상석 뒤쪽으로 바로 밑에 사진과 같은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웅석봉에서 매년 10월에 전국 산악인들의 안전과 군민들의 안녕을 위해 산청산악회 주관으로 웅석제가 열린다는데

옛 제단앞 공간이 좁고 위험하여 새로운 제단을 마련한것 같다.

산꾼들에게는 편안하게 점심식사를 할수 있는 장소로 애용이 될듯해 보인다.

 

 

어천 쪽으로 이어진 능선길

 

멀리 대진고속도로와 경호강이 흐르고 있다.

 

원래는 웅석봉 정상을 밟고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와 곰골로 하산을 하려고 계획하였으나 다들 초행길 인데다가 새벽비와

구름으로 길이 미끄럽고, 신입회원들이 포함된 정기산행인지라 코스를 변경하여 능선을 타고 좀더 진행하여 지곡사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였다. 곰도 구르고 떨어져서 죽었을 만큼 가파른 길이니 만큼 초보님들에게는 미끄럽고, 매우가파른  

하산길이 위험 할것이라 생각이 되어 변경을 하였는데, 아쉽지만 그래도 최선의 현명한 선택을 한것 같다.

 

이렇게 오늘 산행 두번째 목표였던 곰골 탐방도 무너져 버렸다.

이번 정기산행의 두가지 큰 목표였던.... 지리산 조망과 곰골탐방이 구름으로 인해 거품이 되버린것이니, 이번 산행은

무효라고 외치고 싶다.... ^^;;;

 

 

곰골의 비경 (참고사진)

 

하여 아쉽지만 곰골은 다른분 사진으로 대신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할듯 싶다.

네이버 블로거 주유천산님의 곰골 트레킹의 많은 폭포 사진을 편집하여 올린다.

곰골의 아름다운 폭포들과 비경을 감상하지 못한게 아쉽기만 하다.

 

 

하산길에 잠시 쉬어가며 구름이 조금씩 걷히며 보일락 말락한 원거리 조망을 감상한다.

 

웅석봉 정상부근의 시커먼 구름밑의 능선과 맨 뒤의 지곡사뒤로 뻗은 지능선 사이에 (화살표 중간 사이)

곰이 굴러 떨어져 죽었을 만큼 험하다는 곰골이 있다.

 

 

웅석봉 능선 뒤로 명의 유의태가 지냈다는 왕산과 필봉산이 보인다.

사진의 원은 곰골 지곡사 위에 있는 심적사 이다.

 

심적사를 조금 당겨 보았다. 

 

웅석봉 주능선과 지곡사 뒤로 뻗은 지능선의 파노라마

 

지곡사로 내려가는 길에 산꾼들이 백두대간의 무사 완주를 기원하는 돌탑을 쌓아 놓았다. 

 

 

 

하산을 완료하여, 계곡물에 간단히 씻고 나서 바라본 심적사 - 곰골 - 왕재로 이어지는 계곡

 

늘 새벽에 비온날 산행이 그렇듯이...

산행 내내 조망이 없어 안타깝게 만들던 구름은.... 산을 내려 오면 스윽 자취를 감추어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한다.

지금 저곳에선 조망이 시원스러울텐데...

 

 

지곡사 아래 내리저수지 풍경

 

 

내리저수지 주변에 활짝핀 루드베키아

 

이렇게 밤머리재 - 왕재 - 웅석봉 - 갈림길 - 암릉 - 내리저수지로 이어진 이날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구름때문에... 아쉽고 안타까운, 그렇기에 다음에 곰골 트레킹을 겸하여 다시 한번 와보고픈 웅석봉

산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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