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에 찾은 영동 의 풍경

 

 

화도의 마니산과 같은 이름의 산이 충북 영동에도 있다. 인근 주민들은 마니산 이라고 물어보면 잘 모르고 마리산 으로

알고 있는, 마니산으로 잘못 이름이 붙혀진 마니산에 다녀왔다. 원래 전날 대야산을 다녀오려고 하였는데, 아침에도 비가

내리고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산행을 접고 다음날 산행을 하게 되었다.

강화도의 마니산 또한 마리산이 원래 명칭인데 잘못 불리워지고 있는 것으로 원래의 이름은 두악(頭嶽)으로 마리산·머리산

이라고도 부르며 마리란 머리를 뜻하는 고어로, 강화도뿐 아니라 전 민족의 머리로 상징되어 민족의 영산으로 숭앙되어왔다.

 

꾼들에게 기상청의 예보는 산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중요한 정보인데, 요즘 보면 예보가 아닌 당일이 되어 보아야만

그날의 날씨를 알수 있을 정도로 실시간 라이브 방송 수준이 되어 버린 기상청의 '예보'가 적어도 몇일전에는 예보를 확인하고

산행을 계획해야 하는 산꾼들을 힘들게 한다.

 

동군 양산면 죽산리의 마니산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있었던 곳에서 비롯된 (마리>머리)산 으로 그 아래에

중심이 마을을 가운데 두고 빙 둘러서 노고산-마니산-사자머리봉-시루봉-어류산이 천혜의 요새 처럼 자연스럽게 큰 성벽을

이루듯 에워싸고 있는 형세를 이루고 있다. 전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첫 경기에서 그리스를 맞아 2대0의 기분좋은 승리에

환호를 지르며 다들 새벽까지 이어진 다른 나라의 축구를 보느라 피곤한 가운데 산행을 하였지만 축구경기에 이겨서 그런지

다들 피곤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산행 들머리 주차장에서 바라본 마니산 향로봉

 

중심이 마을 안쪽 엘로힘 연수원 입구에 중심이 마을과 영동으로 하루 4번 다닌다는 군내버스 종점이 있고 그곳에

승용차 주차장도 같이 마련되어 있다. 산행 들머리는 이곳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나면 바로 이어진다.

 

 

주차장에서 위로 오르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몇발짝 가다보면 정면에 산불방지기간중 입산금지를 알리는

작은 플랭카드가 보이고 포장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산행 들머리는 정면 플랑카드 뒤로 희미하게 이어져

있는 길을 따라 오르면서 시작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여름에는 잡풀들이 많으니

긴바지를 입고 산행하는게 좋다.

 

 

가파른 등로에 이르기 전에 만난 산 오디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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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딱고개 처럼 가파른 길을 땀을 흘리며 오르다 보니 진행방향의 반대쪽으로 바로 옆에 있는 노고산이 보인다.

저곳도 조망이 탁월해 보인다.

 

노고산과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낚시꾼들에게 붕어 낚시로 유명한 죽산리의 죽산지

 

 

노고산 위로 가깝게 떠 있는것 처럼 보이는 구름...

덕분에 자외선이 심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역시 다들 땀을 뻘뻘... 얼굴은 소금밭이 되어 간다.

 

 

두세번 밧줄 구간을 지난다.

 

 

노고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시루봉 방향의 조망

 

노고산 8부 능선에 샘이 있는데 그 샘물은 고질병으로 고생하던 사람이 이 샘물을 마시면 병이 나았고, 피부질환을

앓는 이가 이 물을 바르면 씻은 듯 나았다 하여 영천(靈泉)이라 부른다. 샘이 있는 골짜기를 영천골이라 하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반대편 진행방향으로 정면에서 볼때 뾰족하던 향로봉 너머 구름 뒤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예전에 관광농원이었다가 지금은 하나님의 교회 라는 종교단체의 연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전의 관광농원 이었을때 이곳에  수만평의 포도농장을 운영하며 '사또마니' 라는 브랜드의 토종 국산와인을 양조하는

와인코리아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본사가 영동읍으로 이전해 있는것을 보니 연수원 우측의 사또마니 농장이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는 알수가 없다.

 

 

마니산과 같은 분지형 산악지대는 강우량이 적고, 낮에는 일조량이 많으며, 밤낮의 일교차가 10℃이상이 되는 등 포도재배의

최적지 라고 한다. 좋은 와인을 숙성시키려면 사계절 내내 13℃온도를 유지하는 곳이어야 한데, 충북 영동의 매천리 토굴은

일제가 태평양전쟁 당시 공습피난소와 탄약저장고로 활용하기 위해 파놓은 곳으로 년 중 12~14℃의 온도를 유지하며,

습도도 80%가 넘어 와인숙성에 좋은 충분한 수분을 유지하고 있다.

 

토종 와인 사또마니는 이곳 마니산 산 기슭의 포도농장과 와이너리에서 직접 생산한 와인이라고 해서 붙혀진 이름 이라고 한다.

 

 

연수원을 빙 두르고 있는 마니산과 사자봉, 시루봉 능선

 

 

멀리까지 아스라이 보이는 아름다운 산그리메에 동행한 시선님이 감탄을 한다.

 

 

정상근처 능선엔 고려시대에 쌓았다는 마니산성 옛성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 공민왕은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숨어 들었는데, 이곳은 삼면이 가파른 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석성을

축조하여 방어를 하였고, 그 중심에 있는 중심이 마을은 긴 계곡을 늘어 뜨리며 금강과 닿아 있는데, 멀리에서 중심이

마을로 향하는 계곡의 입구에서 마을이 멀고 길이 구불구불 하여 보이지 않는 천혜의 요새라고 볼수가 있을것 같다.

 

마리산 동쪽엔 어류산이 있는데, 처음에는 인근 금강과 관련있는 물고기를 칭하는 어류 인줄 알았는데 御留山 으로

공민왕이 마니산으로 가기전에 머물렀던 산 이라고 해서 어류산이 되었다고 한다.

 

마니산 정상엔 영동군에서 예쁜 정상석을 만들어 두었다.

 

마니산은 현재 한문으로 摩尼山 으로 되어 있는데, 인근 마을 주민들은 모두 마리산 으로 부른다.

이는 이산이 공민왕과 관련되는 산으로 임금이 머물렀던 데서 비롯하여 머리의 옛 우리말인 마리산 이었는데

우리말이 천대받던 시절에 마리산을 소리나는대로 한자로 표기하면서 마니산으로 잘못 둔갑을 했다고 한다.

 

 

산에 오르기 전에는 당연히 향로봉을 오르리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정상에 올라 보니 향로봉이 저 만치 아래에 보인다, 향로봉의 정상 너머는 다시 돌아오는길을 제외하고 모두 벼랑이라

별다른 길이 없다보니, 다들 멀리서 구경하는게 향로봉을 제대로 보는것이라며 무더운 날씨에 다녀오는것을 원치

않는다. 그런데 다른분 후기를 읽어 보니, 능선을 따라 저곳을 다녀오는게 무척 재미가 있다고 한다.

 

 

정상근처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고 희미한 등로를 따라 능선길을 이어간다.

 

능선 반대편 쪽으로는 천태산과 대성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까이 보인다.

 

고려말 홍건적의 난을 피해 남쪽으로 쫓기던 공민왕은 옥천까지 내려와서 왕가권속들은 영국사에 머물게 하였고

공민왕은 마니산성에서 독전 하였다고 한다. 마니산에서 영국사로 넘어가는 길에는 누교리란 지명이 있는데 이는

공민왕이 영국사를 왕래 하면서 영국사로 들어가는 들머리의 호탄천을 건널때 신하들이 깔아준 널판지를 깔고 건넜다고

하여 '널판지다리' 라는 뜻의 마을이름을 가진 누교리가 되었다고 한다.

 

영국사는 고려문종의 넷째아들은 대각국사 의천이 교종을 중심으로 선종을 통합하려고 시도한 천태종을 펼쳐나갈때

국청사라고 불리웠는데, 고려 공민왕 이후 나라의 안녕과 내란이 하루빨리 평정되기를 밤낮없이 빌은 곳이라 하여

寧國寺로 바뀌어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천태산은 바로 천태종에서 나온 이름인데, 지금의 영국사는 조계종 소속

이라고 한다.

 

 

중심이 마을의 골짜기 끝으로 멀리 금강이 보인다.

 

 

산길에는 산벚이 많아 산꾼에서 새콤한 버찌 맛을 보여준다.

 

 

조금더 진행해서 향로봉을 뒤볼아 본다.

 

 

넘어온 마니산 파노라마

 

중심이재에서 연수원으로 내려오는 길은 딱히 등로가 없이 매우 가파르다.

사진은 거의 계곡을 내려와서 연수원이 가까운 평탄한 숲길...

 

 

암봉에서 등로를 제대로 못찾고 (왼쪽으로 뚜렷히 나있는 등로는 다른길로 감) 바위사면을 따라 산으로 내려서서

한동안 숲속을 헤치고 내려서서 중심이재에 도착한다. 암봉을 사자머리봉으로 착각하였는데, 사자머리봉은

중심이재에서 왕복 30분 거리로, 정상을 다녀 오거나, 넘어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다 중심이 마을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계곡을 내려와서 올려다본 향로봉

 

계곡길은 공사중이라 등산로는 연수원 영역을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연수원으로 내려가며 바라본 노고산 줄기

 

연수원 뒤로 보이는 마니산 향로봉

 

이날 특이한것은 마니산을 내려와 주차장에 가보니, 수천마리의 검은 나비떼가 땅에 내려 앉거나 날아 다니고

있는것이다. 엘로힘 연수원 근처만 그런줄 알았는데, 옥계폭포에 가니 그곳에도 나비떼가 많이 보였다.

영동의 포도밭 때문일까?  왜 그렇게 양산면 일대에 검은 나비떼가 바글거리는지 모를 일이다.

 

 

 

돌아 오는 길에 손도 씻을겸 해서 옥계폭포에 들렀는데 계곡에 물이 많지 않다.

폭포 상류는 계곡물이라 깨끗할텐데, 이상하게도 폭포 밑에 고인 물은 그리 맑아 보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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