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가는 길목에 암봉에서

 

 

로 일주일전 5월1일...산악회 회원님들이 지리종주를 했을때 지리주능선에 쌓여있는 눈때문에 무척 고생을 하였는데

일주일만에 날씨는 겨울을 지나 봄을 스치고 초여름으로 내달려 가고 있는듯 하다.

봄날이 있는둥 마는둥 사그러져 가는 쾌청한 주말에 산악회 회원님들과 대둔산에 들었다.

 

대둔산에 몇차례 가본적이 있지만, 오늘같은 멋진 바위들은 처음 보는것 같다. 차를 몰고 이치휴게소를 넘어갈때 감탄만 했던 

웅장한 암봉들을 오늘 오른것 이다.  자주 가는 대둔산이려니 했던 생각이 오늘 싹 달라지게 만든 칠성봉의 절경... 산속에 있으니

설악이나 여기나 .. 번지수 말고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북 완주와 충남 논산에 걸쳐 있는 대둔산은 예로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렸다. 신라의 원효대사는

대둔산을 일컬어 '사흘을 둘러보고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 산’이라고도 했다. 정상인 마천대(摩天臺)는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은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지었다고 한다. 또한 대둔산 이란 산명도 거기서 나왔다고 한다.

 

둔산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전라북도 완주쪽에서 보는 대둔산은 깎아지른 절벽의 바위산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그러나 전라도 운주를 지나 일단 충남 논산 땅에 접어들면 그 삼엄하던 암벽지대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완만한 경사의 능선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면서 포근한 육산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대둔산의 바른 이름은 순수한 우리말은 '한듬산'이다. 이 한듬산을 漢字化한 것이 대둔산이어서 '듬'의 뜻이 들어 있지

않고 다만 '듬'과 비슷한 한자를 음화 한것이 '둔'이므로 그 둔자가 한자로  어느자 이든 상관이 없는 것이다. 벌곡, 가야곡

등 일부 논산사람들 은 그 쪽에서 보는 한듬산의 모습이 계룡산과 비슷하지만 산태극 수태극의 대명당자리를 계룡산에게

빼앗겨 한이 되어 '한이 든산'의 뜻 으로 한듬산이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한듬산의 한을 크다는 대(大)로 하고,

듬은 그 소리만을 비슷하게 둔(芚), 혹은 둔(屯) 으로 해서 대둔산(大屯山)이 된 것이다.  

 

 

 

뿌리공원 주차장 에서 바라본 봄색이 예쁜 유등천과 건너편 풍경

 

 

이치(배티재) 휴게소에서 바라본 대둔산 바위봉위 웅장한 모습과 이치대첩비

 

임진왜란때 경상도와 충청도를 휩쓸고 노략한 왜군이 군량미 확보를 위해 비옥한 곡창인 호남으로 진격하기 위해

왜장 고바야가와가의 지휘아래 2만의 병력으로 충청에서 전라로 향하는 교통의 요지인 대둔산 입구의 배티재를

넘으려 하였는데, 명장 권율장군이 1500의 병사로 승승장구 하던 왜군을 물리친 곳으로, 이후 호남지방은 임란 동안에

왜적의 피해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일제시대에 일본에 의하여 폭파된것을 후손들이 다시 건립하였다고 한다.

 

 

용문골 등산로 입구를 지나 칠성봉을 향해 오르는 초입의 완만한 오솔길은 편안함을 준다.

 

 

오늘 산행 코스는 용문골로 슬슬 올라 → 칠성봉 전망대 → 천년솔바위 → 칠성봉 → 낙조대 → 배티재로 내려오는 것 이다.

 

 

 

 

봄 그늘이 아름다운 시원한 계곡을 건너고 완만한 등로를 따라 20여분 오르니 암봉들이 가까워 진듯 하다.

 

 

늦게 출발한 만큼 벌써 배가 고픈 이들도 있을테고...

일행들은 잠시 간식을 먹고 숨을 고르며 쉬어 간다.

 

 

웅장한 바위들의 절경에 다들 설악의 기분이 난다고 한다.

대둔산을 작은 금강산 이라고 부른다는데 오늘 느낌은 설악의 한자락 같다.

 

 

암봉 너머로 보이는 하늘의 구름이 파란 도화지에 흰 물감을 줄 지어 뿌려놓은듯 하다.

 

 

당나라 정관 12년 선도대사가 이곳에서 도를 닦고 있을때 용이 이 바위문을 열고 승천하였다고 하여

불리워 지게된 용문굴. 용문골의 이름은 이 바위로 부터 생긴듯 하다.

 

 

 

칠성봉 전망대에 서니 이치 휴게소에서 바라보던 칠성봉의 웅장한 암봉들의 장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칠성봉은 말그대로 암봉이 7개라는 말인데, 용문굴에서 용이 승천하기 전에 하늘에서 일곱개의 별이

떨어졌는데, 그게 칠성봉이 되었다고 한다.

 

 

칠성봉 전망대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천년솔 바위로 오르기 위해 모두들 바위를 기어 오른다.

천년솔 바위 코스는 초보자나 노약자에게는 위험한 코스이니 우회를 권하고 싶다.

 

 

우리는 바위 틈을 따라 기어 오르고 오른쪽에는 릿지팀이 직벽을 그대로 기어 오르고 있다.

 

 

왼쪽 바위에 오르기전 바로 앞의 우뚝선 오른쪽 바위의 두 바위 사이로 한컷 담아 보았다.

 

 

암봉에 올라 아래를 바위를 오르는 일행들을 내려다본 모습

 

 

봄날은 순식간에 가버린듯 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지리산에 눈이 녹지 않아서 종주팀이 설산을 거닐었는데....

몇일만에 초여름이 된듯 반팔 소매가 자연스럽게 덥다.

암봉에 올라 조망을 감상하는 사이에 릿지 코스로 올라선분의 후미분이 자일을 정리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조금더 높은 바위에 서니 조망이 그만큼 더 시원해 진것 같다.

 

 

아래에선 우뚝 높게만 보이던 건너편 암봉도 눈높이를 같이 한다.

 

 

화창한 날에 조망은 더 없이 시원하고 아름답다.

 

 

천년솔 바위

저 바위위에 서있는 소나무가 천년이나 되었는지는 알수가 없지만 생김새는 근사하기만 하다.

다시 천년솔 바위로 오르기 위해 세미릿지를 해야 한다.

 

 

 

 

천년솔 바위로 오르면서 바라본 풍경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천년솔 바위에서의 조망들

 

 

까마득한 암봉 정상엔 한 릿지팀이 올라가 있다.

 

 

천년솔 바위앞 지나온 암릉길에서 한껏 자세를 잡으신 걸음님

 

 

조금전의 릿지팀이 한둔바위를 오르고 있다.

 

 

대둔산의 바위는 화강암으로 바위를 좋아하는 많은 클라이머들에 의해 다양한 코스가 개발되어 있다고 한다.

용문골 암장은 그중 하나이며 우리일행이 지나온 칠성바위와 천년솔 바위도 구조대 리지 코스의 중간에 있다.

 

 

방금 릿지팀이 올라간 루트에선 걸음님

 

 

그새 일행들은 천년솔 바위 아래 너른곳에 앉아 식사 준비를 한다.

 

 

천년솔바위에서 일반 등로로의 가파른 하산길엔 산객들의 흔적이 미미한것으로 보아 천년솔바위 코스는

오를때 아찔함 으로 인해 많이 다니지는 않는것 같다.

 

 

다시 능선에 올라 낙조대로 향하는 길에 뒤돌아 보니 대둔산 정상인 마천대로 향하는 능선의 건너편 봉우리가

보이며 뒤로 마천대가 보인다.

 

 

낙조대로 가는길 멋진 바위 능선에서 한컷 흔적을 담는다.

 

 

낙조대로 가는 암릉을 지나는 일행들

 

 

 

칠성봉 암릉에 올라 바라본 조망은 아래에서 볼때와는 또 다른 한 폭의 그림이다.

 

 

건너편 바위에 올라 자세를 잡고 있는 걸음님

 

 

너른 바위에 모두 올라 풍광에 도취되어 한껏 즐거운 일행들

 

 

힘찬 산줄기 하나가 대둔산 주능선에서 뻗어 있다.

 

 

뒤돌아본 마천대 방향의 능선 길

 

 

 

능선길은 계속 그림같은 봄날의 조망을 쏟아 낸다.

 

 

사진을 찍고 절경에 푹 빠져 있는 사이에 일행들은 건너편 암봉에 올라 있다.

 

 

대둔산의 바윗길이 이렇게 아름다운줄 미처 몰랐다....

 

 

봄에서 여름으로 번쩍 하고 넘어가는 순간에 우리가 서있는듯 하다.

 

 

산악회에 가입하고 오늘 첫 산행을 나오신 릴리님에게 구름님이 장난삼아 전통이라며 신고식을 요청 했는데

웃고 넘어갈것 이라는 예상과 달리 릴리님이 멋진 노래를 한곡조 뽑으신다.

간드러진 노래소리에 타이밍도 어쩜 시기 적절한 것이... 노래 제목이 바로 '봄날은 간다' 이다.

마치 우리가 서있는 이 시간 처럼... 그렇게 봄날은 가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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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진 노래 한자락 듣고, 낙조대를 120미터 남겨두고 조릿대 사이에 놓여진 돌계단을 따라 하산을 한다.

 

 

하산하면서 만난 자주색 각시붓꽃과 이름모를 흰색 들꽃

 

 

다시 이치 휴게소로 내려와 돌아본 대둔산이 몇시간 사이에 여름으로 한참 다가선듯 녹색이 완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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