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하다는 뜻일까? 구불길 이란 말을 듣는 순간 편안한 시골길 같은 느낌이 든다. 제주도 올레길이 큰 인기를 끌고,
지리산 둘레길이 하나 둘 조성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에는 이와 비슷한 둘레길을만들어 내도 있는 가운데, 군산
에서는 구불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트레킹 코스를 만들었다. 이런 트레킹 코스는 힘들여 높은 산을 오르 내리기 보다는
편안하게 평지를 느린 걸음으로 걸으면서 여행의 즐거움과 건강을 챙길수 있어서 요즘 남녀 노소 할것 없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것 같다.
불문가지라고 군산의 구불길의 뜻은 우선 말 그대로 구불구불한 길을 의미 하는것 같다.
중간 중간의 이정표에도 구불길 표지기에도 '불'자와 '길'자의 길게 꼬부라진 'ㄹ'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길안내 포스터에도 나와 있듯이 구불길은 한문으로도 되어 있는데 오래머물 <구:久>에 풀초 아래 부처님불의 풀우거질
茀<불:艸+弗>을 쓴다. 그런데 풀우거질 '불' 자는 컴퓨터에서 지원하지 않는 한문이라 쓰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한문으로도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억지스러운 느낌을 준다. 오히려 산길을 뜻하는 岪자가 더 어울리는것 같기도 한데, 실제 구불길은
포장도로가 많다보니 산길도 아닌것 같기는 매 한가지다....
그냥 굳이 한문을 만들게 아니라 순수 우리말대로 구불구불한길 정도로 충분할듯 하다.
장항·군산선 철도연결에 따라 장항선 장항역·군산역을 이전하고, 기존 역은 ‘장항화물역’과 군산화물역‘으로 변경, 화물취급만
하게 되었다. 내흥동에 새로 건설된 군산역은 기존 군산역(군산화물역, 전북 군산시 대명동 소재)에서 3.5㎞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군산역을 출발하여 콘크리트 포장이된 시골길을 얼마간 걷는다.
오늘 여행의 테마는 느림보 걸음의 한가로움 이다.
물론 이게 올레길을 걷는 이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아닐까 싶다.
곧 금강 하구를 만나게 되어 뚝방길을 따라 영화동 방향과 반대인 금강호 시민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몇몇 사진 작가님이 포함된 사진팀은 해망동과 영화동의 일제시대 건물등 옛 군산의 모습을 렌즈에 담으러 가셨으니
우리와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을 한 셈이다.
물빠진 갯벌 너머로 장항이 보인다.
예전엔 장항에 가려면 배를 타고 가는게 유일한 방법 이었는데, 다리가 놓이고 나서는 얼마전 까지 운행되던 배도 없어지고
이제는 차를 타고 건너야 한다.
점점 가까워 지는 금강하구둑을 바라보며 뚝방길을 따라 한가로이 산책하듯 걷는다.
예전엔 있는지도 몰랐을 이 길을 ...
구불길을 군산의 올레길로 만들기 위해 애를쓴 공공기관과 몇분의 노력에 의해 이처럼 많은 이들이 걷고 있는것 이다.
훌쩍 키가큰 강가의 갈대밭도 지나고...
금강하구둑은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에서 전라북도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로 이어지는 하구둑이다.
2007년에 장항선이 생겨서 길 옆에 철로가 신설되었다.
금강호 시민공원의 진포대첩 기념탑
진포는 금강하구의 포구로서 바다로 나아가는 서해의 관문이자 해상무역의 요충지로
충남 서천군과 지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진포대첩이란 고려 말에 군산에서 있었던 전투로 군선에 화포를 장착하여 최초로 함포공격이 감행된 해상전투를 말한다.
고려 우왕 9년(1380년 8월)에 일어난 해상전투로 왜구는 500여척의 군선을 이끌고 쌀을 약탈하기 위해 전라북도 금강
하류인 진포(현재 군산)를 거점으로 내륙으로 침입하였다.
나세, 심덕부, 최무선이 지휘하는 고려군은 군선이 100여척에 불과했지만 최무선이 발명한 화포를 주무기로 효과적으로
대응하였다. 왜군은 군선과 군선을 연결하여 거대한 해상기지를 형성하여 위협적인 전세를 펼쳤지만 고려군은 화포로
집중공격하여 적선 500척을 모두 불살랐다. 왜군은 내륙으로 퇴각하였지만 운봉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성계의 군대에게
섬멸되었다고 한다.
금강하구둑을 지나 우측으로 금강휴게소로 가다보면 무지개색 기둥이 예쁜 지하도를 만나게 된다.
금강호 휴게소 앞에서 길게 늘어진 일행들의 행렬을 정비하고 따뜻한 커피를 끓여, 간식을 먹으면서 쉬어 간다.
도로를 건너와 드디어 비포장 시골길로 들어서니 멀리 오성산 정상의 기상청 레이다 기지가 보이고, 오성산으로 가기 위한
진입로가 되는 성덕마을이 바로 앞에 보인다.
성덕마을로 진입하기 직전의 길가에 있는 식당 벽에 그려진 구불길 모습
오성산으로 가기위해 성덕마을로 들어서 마을 수호수 같은 큰 나무 밑에서 잠시 쉬어 간다.
성덕마을은 오성산과 오성인을 주제로 한 공공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큰 나무를 끼고 우측으로 돌아 예쁜 그림이 있는 담벼락 골목길을 따라서 마을을 지나면 철새들이 쉬어가고 낚시꾼이
대를 드리운 조그만 저수지 항동제를 돌아서 임도를 따라 해발 227m 오성산에 올라갈 수 있다.
성덕마을은 담벼락인 예쁜 그림이 많이 그려져 있는데, 군산시가 한국미술협회 군산지부 에서 추천한 10명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구불길 전구간에 이처럼 예쁜 그림을 많이 그려 넣었다.
성덕마을을 빠져나와 대나무 숲길을 빠져 나가면 오성산으로 오르기 전에 조그만 저수지(항동제)가 나온다.
오성산 입구의 항동제에는 많은 진사님들이 큰 카메라를 들고 학을 담고 계신다.
항동제를 지나서 콘트리트로 포장된 임도 따라 가면 오성산 정상에 오를수 있다.
구불길 1구간의 유일한 오름길 이다.
227미터의 오성산 정상에 있는 기상 레이더 관측소
오성산 정상의 휴게소
이곳까지 차가 올라올수 있으니, 군산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터 인듯 하다.
오성산 정상에는 감탄성이 나오게끔 정돈된 다섯기의 묘
백제말기에 군산으로 통해 백제를 침공한 소정방군으로 부터 금강의 입구를 지키던 오성산성이 함락 당할때 전사한
백제군의 묘소 라고 하며 오성산 정상은 당시에 당시에 백제를 지키던 성곽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군산의 최전방인 마서랑현(현 군산시 서부지역)의 백제군들이 패배한 후 백제의 도성인 사비성(부여)의 대문과도 같았던
금강에 당나라 전함들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백제 수비군이 금강의 입구인 오성산 인근에서 치열한 전투로 벌였는데...
지금도 오성산 정상에 서면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오성산 이야말로 금강을 방어하는 최고의 요충지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백제군들로서는 이곳만은 적에게 내어 줄 수 없었기에 오성산에서는 양군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그 결과「당서」
에서 기록 되 있듯이 백제군은 패배하여 수천이 죽고 나머지는 흩어졌던 것이다.
오성산 정상에서의 조망
이날 개스가 많이 끼고 날씨가 흐려 가시거리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산의 높이에 비해 시원한 조망을 가지고 있다.
금강대교를 지나 우측으로 금강을 따라 위로 길게 늘어서 있는 뚝방길이 하산후 옹고집장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공주산
으로 가게되는 길고 긴~ 탐조회랑길 이다.
반대편엔 성덕마을과 멀리 금강철새조망대를 따라 지나온 길이 보인다.
오성산을 내려와 점심식사를 위해 나포면 서포리에 있는 옹고집장집으로 내려가는 길...
드디어 점심식사를 하기로 예정된 옹고집장집에 도착했다.
초등학교(구 서왕초등학교)를 개조해서 만든 오고집장집의 운동장(마당)에는 수많은 장독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곳은 쌈밥으로 유명하다는데, 쌈밥 말고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장을 만드는 업체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장독대 왼쪽으로는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는 공장도 세워져 있다.
마치 시골의 조용한 초등학교의 모습 그대로...옛 학교의 조경과 교실건물을 이용해서 예쁜 식당을 만들어 두었다.
현관 출입구엔 옹고집 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폐교를 활용한 모범사례 라는것을 한눈에 보고 느낄수 있다.
1학년-2학년-3학년 교실은 이름 그대로 식당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우리 일행들은 2학년 교실로 안내를 받았다.
교실은 칠판을 그대로 둔채 널찍한 식당으로 변해 있었다.
밥먹다가 떠든 사람은 바로 칠판에 이름 적힌다. ^__^
그나저나 학교 교실에서 식사를 하면서 반주 까지 하려니 기분이 묘하다 ~
아주... 오랫만에 학교 교실을 찾은 어른들은 향수에 젖고, 맛에 반해서 다들 들떠있다.
청국장도, 된장도 쌈밥도 신선한 재료와 함께 너무 맛있어서 다들 허겁지겁이다.
이집은 쌈밥으로 유명한 집 이라고 한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학교에 맞게 공기밥 대신에 추억의 도시락이 나온다.
밥먹다가 떠든사람...
학교에서 술먹은 사람...
내 이름도 적혀 있다..... 떠든사람
맛난 식사를 하고, 운동장 잔디밭에서 족구도 한판 하고, 다들 탐조회랑길을 찾아 간다.
구불길 표지기
왼쪽에 한강보다 넓어 보이는 금강이 흐르로 오른쪽엔 작은 내를 지나 드넓은 나포십자들이 펼쳐져 있는 탐조회랑...
비포장 탐조회랑에 들어서니 다들 환호성이다. 오늘 최고의 길이라는 찬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와 같은 찬사는 얼마 못가 다들 쏙 들어가버렸다.
금강을 왼쪽에 두고 똑같은 풍경이 이어지는 단조로운 5.5km 의 탐조회랑길은 생각보다 길고 지루했다.
구불길 1구간 18km의 마지막 길을 걷고 있다 보니, 모두들 걷는데 지치기도 했지만, 끝도 없을것 같은 지루한 길이 이어지니
다들 점차 불편해 한다.
편안한 느린 걸음으로 강과 평야가 만나는 중간에 놓여진 이 느려터진 길은 느긋함을 즐기고 음미하며 걸어야 할것인데
혼자 걷는 나그네의 여유로운 느긋함이 아닌 30여명의 산악회 일행들과 '한구간'을 걷고 있노라니 느긋함의 미학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긴 코스에 지친 이들에게 단조로운 긴 마무리는 지루함만을 느끼게 해주는것 같으니, 뭔가 묘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탐조회랑 중간에 새를 관찰할수 있는 (탐조) 시설물.
금강하구둑 일원은 국내 3대 철새도래지로 가창오리를 비롯한 청둥오리, 기러기 등 각종 철새들의 아름다운 군무가 펼쳐지는
자연의 무대이고 먹이를 제공해주는 금강 담수호 아래 십자 들녘은 철새들의 아늑한 안식처이다.
회랑길 따라 금강의 반대편 십자들에도 새들이 가득하다.
모르긴 몰라도 이곳에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상당한 갈등이 있을것 같다.
뚝방길이 끝나는 공주산 밑에서 버스를 타고 군산역 근처에 내려 다시 30분간 걸어서 군산역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군산
구불길 1구간 비단강 길의 즐거운 트레킹을 마친다.
코스 : 구불길 제 1코스 비단강길 (군산역 ~ 금강호 ~ 오성산 ~ 탐조회랑 ~ 공주산)
시간 : 약 6시간 (18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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