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 2009년 11월 22일 일요일

어디로 : 전북 완주군 구이면 ~ 김제시 금산면

누구와 : 장인어른 일행분들과 가족들

코스는 : 구이주차장 - 대원사 - 수왕사 - 정상 - KBS 송신타워 - 대원사 - 주차장

시간은 : 약 3시간

              

 

장인어른의 생신을 맞아 전날 온가족이 모여서 즐거운 저녁 한때를 보내고 다음날 가족 산행을 하기로 하였는데, 마침 일요일이라 장인

어른이 매주 전직 동료교사 및 제자들과 함께 가시는 모악산에 다시금 동반케 되었다. 인근에 마땅한 산이 모악산 밖에 없기도 하겠고

운동을 위하여 하는 등산이니 만큼 어머니의 품처럼 편안한 모악만 만큼 좋은곳도 없겠지만 매주 같은 산, 같은 코스를 다닌다는 것은

상당한 의지가 필요할것 같다.

 

물론 모악산에도 여러 코스가 있고 매주 다른 코스를 선택하여 코스가 반복되는 것에서 비롯되는 지루함을 피할수도 있겠지만

자가용을 이용하다 보니 원점회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단순 운동의 목적에서 추가되는 새로운 산과 등로를 접함에 따른 눈의

즐거움의 목적의 등산이 아닌 헬스클럽이나 학교운동장 처럼 운동에 주 목적이 있다보니 가능한 일인것도 같다. 마치 대전의 보문산

이나 계룡산 수통골 같은 목적을 하고 있는데, 모악산의 규모나 산세가 보문산이나 수통골과는 비교할수 없느니 만큼 같은 코스의

반복은 마치 동네 뒷산 취급당하는 모악산으로서는 억울한 일일것이고, 때론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것 임으로 가능하면 자주 코스를

변경하여 반복에 의한 지루함을 피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다만 장인어른을 비롯한 전직 동료 교사분들이 70대 중반으로 연로하시니 만큼 현재의 구이 ~ 수왕사 코스 이상은 무리 일수도 있고

원점 회귀를 하는 코스 중에서 가장 짧은 코스이니 만큼, 중인리 코스나, 가장 긴 원점회귀 코스인 금산사 코스 보다는 가장 많은 사람

들이 이용하는 무난한 코스인 대원사 ~ 수왕사 코스를 매주 반복 산행하는 잇점이 반복에 의한 단점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는것 같다.

 

 *                             *                             *                           *

 

모악산(해발 793.5m)은 전북 대부분의 시·군에서 그 웅장한 자태가 바라다보이는 대표적인 ‘평지 돌출산’이다. 모악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한반도 최대 곡창지대인 호남평야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어 ‘어머니의 산’으로 불린다. 고어인 ‘엄뫼’를 의역해서 모악(母岳)

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특히 모악산은 예로부터 미륵신앙의 본거지로 여겨져, 증산교의 본부와 더불어 30~40년대 각종 신흥종교

집단지로도 관심을 끌어 기록에 의하면 모악산 기슭에는 대원사, 귀신사, 수왕사 등 사찰을 비롯 무려 80여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한다.

 

모악산 지도 1

구이 모악산 관광단지에서 바라본 개념도 인데, 장인어른의 산행 코스와 딱 부합되는 개념도 같다.

 

모악산 지도 2

구이에서 오르는 코스도 정상을 통하면 다른길로 원점회귀 하산을 할수가 있다.

중인리 코스도 여러개의 원점회귀 코스를 가지고 있으며

금산사 코스는 금산사 왼쪽 능선으로 올라 주능선을 타고 정상을 지나 장근재나 배재로 하산하는 긴 원점 코스를 가지고 있다.

물론 관광버스를 이용해서 산행시에 가장 많이찾는 코스는 구이에서 출발하여 대원사 - 수왕사를 거쳐 정상을 지나 금산사로 하산 하는것 일것이다.

 

 

지리산, 한라산과 함께 유명한 女山인 모악산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멀리 보이는 정상

하늘이 유난히 파란것을 보니 카메라를 들고온 초보산꾼의 마음이 설렌다.

 

입구에 있는 고은님의 시비(詩碑)

 

모악산

 

 

 

내 고장 모악산은 산이 아니외다

 

어머니외다.

 

저혼자 떨쳐 높지않고

험 하지도 않고

먼데 사람들 마져

어서오라 어서오라

내 자식으로 픔어안은 어머니외다.

 

여기 고스락 정상에 올라

거룩한 숨 내쉬며

저 아래 바람진 골마다

온갓 들과 나무 그리고

어린 짐승들, 한 핏줄 이외다.

 

세세 생생

함께 살아가는 사람과도

한 핏줄 이외다

이다지도 이다지도

내 고장 모악산은 천년의 사랑 이외다.

 

오!  내 마음 여기두어...

 

 

시인 고은

 

천천히 대원사를 향해 오른다 (11시1분).

주말 모악산은 항상 많은 등산객으로 분주하다. 그만큼 이제 등산은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생활취미가 되었다.

특히 구이에서 출발하는 대원사 ~ 수왕사 코스는 가장 많은 산객들이 찾는 코스이다.

 

항상 지나치기만 하는 천일암 갈림길을 지나 대원사로 향한다.

 

장인어른과 천천히 걷는 가운데 어느덧 대원사가 나온다. (11시27분)

 

모악산 대원사는 조계종 금산사의 말사로 고구려 보장왕 때, 승 보덕이 지었다고 한다. 

현재 남아있는 대웅전, 명부전, 산신각등은 한말의 건축물이다. 대웅전 안에는 삼존불상이 있으며 불상 뒤에는 후불탱화와 나한탱화가 그려져 있다.

경내에는 높이 238cm 의 고려 말기 작품인 5층 석탑이 남아 있으며, 6기의 부도가 있는데 이 가운데 용각부도는 두 마리의 큰 용이

휘어감은 채 여의주를 서로 물려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대원사는 또한 강증산의 종교적 출발점이 된 곳이다. 증산은 대원사의 방 하나를 얻어 49일간 먹지도 자지도 않는 수행을 했다고 한다.

49일 동안의 수행으로 천하를 바로잡는 도를 깨우치고, 대원사를 나와 세상을 향한 공사(公事)를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가르침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오직 ‘만고에 없는 무극대도’라고만 했다.

 

대원사는 수왕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산객들의 중간 쉼터 역할을 한다.

사철 나오는 시원한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심검당에 앉아서 땀을 식히며 쉬어 가는 곳 이다.

산행이 아직 익숙치 않은 장모님의 이날 산행 목적지도 대원사 였다.

 

 

늦가을의 푸른 하늘과 대웅전 뒤의 5층석탑 뒤로 보이는 모악산 정상

 

대웅전 뒤편엔 높이 238cm의 고려시대 말기 작품인 5층 석탑을 돌면서 기도를 하는 분들이 계신다. 

 

고즈넉한 대원사 전경

 

명부전 뒤 능선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하늘의 푸르름을 더해주는것 같다.

 

장인, 장모님과 장인어른의 동료 교사 및 제자분들 그리고 막내처제 부부와 함께

 

일행들은 대웅전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장인 어른 일행은 수왕사 왕복코스라서 쉬엄쉬엄 오르시고

동서 내외와 나는 정상을 다녀오기 위해 서둘러 진행을 하였다. 

 

대원사 아래의 유명한 간이 주막

대원사를 출발하여 20여분 오르면 수왕사에 도착을 한다.

지난번 산행에서 수왕사에 들려 벽암스님에게 송화백일주를 한잔 얻어 마셨는데, 오늘은 정상에 빨리 다녀와야 하니

수왕사 사진은 지난번 사진을 참고로 하고 바로 정상을 향해 오른다.

 

 

수왕사 <참고사진 10월4일자 수왕사 사진>

조계종 금산사의 말사인 천년고찰 수왕사의 전경 - 얼핏보면 사찰같지가 않다.

 

수왕사는 고구려 보장왕 때 백제로 망명한 보덕(普德)이 680년(신라 문무왕 20) 수도도량으로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진묵영당 옆 바위틈에서는 예부터 피부병이나 신경통,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석간수가 흘러나온다.

‘수왕사약지(水王寺略誌)’의 기록에 따르면 이 약수는 그 옛날 선녀가 마시던 물이고, 1300여년 전 신라 진덕여왕 때 영희(靈熙)와 영조(靈照)가

수도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이 약수로 곡차를 빚어 마셨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전통이 오늘날 송화백일주(松花百日酒)와 송죽오곡주(松竹五穀酒)로 이어진 것이다.

 

수왕사는 주지스님인 벽암스님이 빛은 송화백일주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제1호인 벽암스님이 빚는 송화백일주는 400년전 조선시대 진묵대사로 부터 유래된 것으로

해발 600m 고지에 위치한 수왕사에서 참선을 하던 수도승들의 고산병과 영양의 불균형에서 오는 혈액순환 장애를

예방할 목적으로 곡차를 일주일에 한두모금 마시도록 하기위해 만든데서 유래를 했다고 한다.

주지에게만 일인 전승으로 계승되어온 송화백일주는 12대 전승 기능 보유자인 벽암 스님에 이르러 전통 사찰 법주로 태어났다.

명인 1호가 빚어 민속주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국제발효식품엑스포 만찬주로 등장한 송화백일주는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고 한다.

 

 

무제봉에서 바라본 모악산 정상의 송신탑

백제와 조선시대에 가믐이 들면 무제봉에서 지역주민들과 전라감사가 돼지를 잡아 기우제를 지냈다는 전설이 있다.

탁 트인 곳 이지만 잡목으로 인해 조망이 탁월하지는 않고 넓은 공터로 여럿이 모여 식사하기는 좋은 자리 같다.

 

수왕사에서 20여분 오르니 모악산 정상석이 있는곳에 도착을 한다.

이전에 없던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편하게 조망을 할수 있는데 반해 정상석은 사진에 보이는것 처럼

전망대 테두리에 가려 옹색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주, 완주의 진산 모악산에 올라도 정상석을 배경으로 제대로 사진한장 담을수 없는것이니

관계자는 정상석을 옆으로 옮기든지 해서 따로 기념을 할수있는 장소를 조성해야 할것 같다.

 

작년에 낚시 동호회에서 정기 출조를 간적이 있는 구이저수지를 전망대에 서서 조금 당겨 보았다.

 

정상석과 전망대를 돌아 금산사 쪽으로 돌아가면 정상의 송신탑 둘레로 철망이 둘러져 있다.

그 둘레길을 따라 돌아가면 정상의 송신탑 건물 옥상으로 올라갈수 있는 입구가 나온다.

사진은 정상 송신탑 건물 아래의 작은 송신탑

 

모악산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방송 송신소의 주탑

 

장근재와 배재로 이어지는 모악산의 힘찬 능선의 잎이 떨어진 늦가을의 나무들이 마치 강아지의 보슬보슬한 솜털 같다.

 

장근재 방향 - 건물뒤 능선위의 넓은 최고 전망 포인트에는 일단의 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송신소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주 송신탑

 

 

모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중인리 평화동 방면

 

귀신사 방면의 모악산 주능선

사진 중앙 왼쪽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넓은곳이 헬기장인데 그곳에서 왼쪽으로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금산사 이다.

완만한 주능선은 시원한 조망과 함께 힘들이지 않고 능선 산행의 즐거움을 누릴수 있어 보인다.

다음엔 도시락을 준비하여 구이에서 올라 저쪽 능선 끝으로 한번 가보고 싶다.

 

*                  *                 *

 

산행을 시작하고 몇달동안은 홀로 산행이 대부분 이었다.

대화보다는 생각을, 일행을 쫒고 기다리기 보다는 혼자만의 여유를 즐길수 있는 혼자산행의 매력은 적막한 숲속의 고독함 이다.

그후 오랫동안 산악회 회원님들과 동반 산행을 하였는데, 동반 산행은 그나름대로 즐거움과 재미가 있기에

홀로 산행과 어느게 더좋고 나쁘다 라고 비교를 할순 없는것 같다.

 

김밥 한두줄 달랑 메고 가는 홀로산행에 비해 푸짐한 먹거리를 준비해 가며 준비부터 시끄러운 산악회 산행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요즘엔 문득 다시 홀로 산행이 그리워 진다. 어느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조용히 산에 올라 혼자만의

상상과 여유를 즐기면서 조용한 산행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가을이 쓸쓸히 가고 혼자의 계절 고독한 겨울이 오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주 송신탑

 

고찰 금산사를 광학 최대줌으로 당겨보았다.

 

금산사는 백제 법왕 원년(599년)에 자복사찰(국가 번영과 왕실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절)로 창건됐고

통일신라 때 진표율사가 6년간 미륵 도량으로 중창해 사찰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금산사는 국보 제62호인 미륵전과 함께 고려 석조건축물, 조선 후기 목조건축물 등 보물 11점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후백제때 견훤이 유폐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몇일전 2009년 11월6일 창건 1천410주년을 맞아 개산대재(開山大齊)를 봉행했다.

 

중인리 방면도 당겨서 찍어 본다.

어릴적 사진에 보이지도 않는 먼곳에서 동네 형/동생 들과 발도 잘 안닫는 어른 자전거에 곡괭이, 톱을 싣고

도시락을 싸서 칡뿌리를 캐러 오곤 하던 생각이 아련하다.

 

모악산 송신탑 정상에서 처제부부

 

어릴때 모악산 정상은 개방이 안되는것은 물론 사진 촬영 조차도 금지된곳 이었다.

2008년 4월 부터 30년 만에 모악산 송신탑을 개방하여 시민들에게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고 있다.

 

송신소 건물이 마치 영화에 나오는 군부대 벙커 같다.

 

송신소 건물엔 업무용 그리고 비상용 케이블카도 설치되어 있다.

 

모악산 정상석이 있는곳엔 역시 간이 주막이 있는데 앉을곳이 마땅치 않아 동서 내외와 수왕사 앞에서 정상주를 대신 하기로 하고 지나친다.

 

장모님이 기다기실것 같아 30여분을 서둘러 내려오니 장인어른 일행과 함께 하산을 시작 하셨다.

 

대원사의 사사자 오층석탑을 마지막으로 촬영을 끝내고 서둘러 하산을 하였다.

 

 장인어른 내외와 일행분들은 모악산 구이 관광단지의 비빔밥 전문 식당에 자리를 잡고 계셨다.

모처럼 식당에서 먹어보는 고향의 맛있는 비빔밥과 청국장의 맛이 푸근한 어머니의 산

모악산의 느낌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