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 2009년 11월 1일 일요일 

어디로 : 지리산 피아골

날씨는 : 짙은안개 & 구름 -> 맑음

누구와 : 여행과 산행 (총 19명)

코스는 : 성삼재 - 노고단 - 피아골삼거리 - 임걸령 - 피아골삼거리 - 직전마을 - 연곡사매표소

시간은 : 약 15km - 8시간 

 

 

설악공룡과 영남알프스를 거쳐 지난주 지리산 가기 딱좋을때 지리산 피아골 단풍의 최절정은 다음주라는 기자들의 글과 방송을 믿고 가보고

나서야 그 아름다움에 온몸으로 환호성을 질렀던 악휘봉을 다녀왔었는데.....

핏빛단풍이 어쩌고 하는 말에 속아서 이름 첫글자 처럼 붉을 피아골의 빨간 단풍을 기대하며, 여행과산행에서 왕초보산행 시리즈를 담당하는

푸름님 옆구리를 찔러서 성삼재 ~ 피아골의 환상적인 왕초보 산행을 주관하게 되었다.

 

전날에 내린다는 비는 몇시간 차를 두고 뒤로 내려 전날 체육대회 행사를 무난하게 주관할수 있었지만, 비온 직후 산행이 늘 그렇듯이 짙은

안개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은 지리산 이되 성삼재에서 올라 피아골로 내려가는 산행이라 노고단 가짜돌탑이 실질적인 정상이고 그곳

에서의 조망이 유일했을텐데 자욱한 안개로 인해 간단히 증명사진을 담는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사실 오늘 산행의 목적지는 피아골 인지라, 안개속에 잠긴 원거리 조망이 그리 아쉽지는 않았다. 햇님만 뜨면 안개야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고, 하산길 옅은 안개는 짙붉은 단풍의 아름다움을 더욱 멋지고 몽환스럽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었기 때문이다.

 

 

 

아....

산행 전날, 그리고 당일날에도 방송 뉴스에 나와서 피아골 단풍이 쥑인다고 했던 기자들은 죄다 뭐란 말이던가...  急

나를 믿고 핏빛 단풍의 환상속에 빠져있던 회원님들의 붉은 눈소리에 온몸이 멍들뻔 했다...

 

 *                             *                             *                           *

 

피아골이란 지명의 유래는 연곡사에서 수백명의 승려가 머물러 수행하며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척박한 토양에도 잘자라던 오곡 (쌀, 보리

조, 콩, 기장) 중의 하나인 피(기장)를 많이 심어 배고픔을 달랬다는 데서 피밭골이라 불리던 것이 점차 변화하여 피아골이라 불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피아골에 있는 마을을 기장직(稷), 밭전(田)을 써서 직전 마을이라 부르고 있다. <출처 : 피아골 직전마을의 안내도>

 

 

지리산 성삼재 ~ 피아골 산행 지도

 

성삼재 도착 (오전 10시25분)

주차장이 혼잡한지라 관광버스는 우리를 성삼재 길에 내려놓고 고개를 넘어 내려간다.

오늘이 단풍 최절정 이라는데, 생각했던것 만큼은 차가 밀리거나 막히지는 않았다.

 

성삼재 매표소 풍경 - 이곳에 오면 늘 마음이 편안하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신발끈도 고쳐매고, 다들 출발 준비를 한다.

 

성삼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을 하면서... (11시35분)

 

성삼재에서 노고단 오르는 더이상 편할수 없다표 왕초보 산행길

새벽까지 내린비로 지리산엔 안개가 자욱하다.

 

그래도 중간에 질러가는 길이 나오면 모두 질러서 간다.

 

놀매 쉬매 노고단 휴계소 도착 (11시 20분)

지난밤 내린비로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다들 재킷을 입고 술을 한잔 마시며

조금 늦는 후미를 기다린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천왕봉으로 향하는 지리산 종주길이 시작이 되며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완만한길을 따라 오르면 노고단 정상에 오르게 된다.

지리산 노고단 정상이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자유롭게 노고단 탐방이 가능했으나, 10월 12일~11월 16일까지

노고단 정상 탐방을 사전 예약제로 변경 시행한다고 한다.

우리는 왼쪽길로 들어 노고단 고개를 넘어 지리산 주능선을 타고 임걸령 까지 가야 한다.

 

안개가 자욱한 노고단 고개

뒤로 살짝 가짜 노고단 돌탑이 보인다.

모두들 삼삼오오 둘러앉아 간식을 먹거나 돌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노고단을 보호하기 위해 노고단에 돌탑을 임시로 옮겨와 싸놓은 일명 가짜 돌탑 앞에서

충청도 청양 사투리가 구수한 반보거사님

 

우리 일행들도 통닭과 술을 한잔씩 하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어제 날씨만 같았어도 어울리는 자리에 보다 어울리는 안주 였겠구만..

날씨가 싸늘해 져서 그런지 얼려서 가져간 0.5L 물 한병을 하산을 완료할때까지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미쉘님이 짙은 안개를 뚫고 저 아래 피아골 핏빛 단풍을 확인하고 있다.

 

노고단 고개에서 잠시 쉬고 나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임걸령으로 향한다.

 

재나두님이 문제를 낸다.

구름과 안개의 차이는...

결론적으로 푸름님이 대답한것이 정답이다.

둘간의 차이는 없다.

다만 그것이 지표면에 있느냐 또는 공중에 떠있느냐 라는점만 다를뿐...

그래서 산밑에서 본 구름이 높은산에 올라가면 안개일수도 있는것 이다.

그래서 안개구름 이라고도 한다....결국 내말도 정답인 셈이다.

 

짙은 안개에 부는 바람마저 시원치가 않다.

...춥다.

 

돼지령 부근에서

 

돼지령을 지나면서 일행들에서 경로를 안내하고 있는 푸름님

 

왕시리봉 능선을 바라보며

 

돼지평전의 억새밭

 

 

피아골 삼거리에서 우리는 점심 식사를 하기로한 임걸령으로 향한다.

이정표에서 우측올라 넘어가면 피아골로 내려가고

좌측으로 내려서면 임걸령으로 향한다.

 

드디어 점심 식사 장소인 임걸령에 도착을 하였다 (오후 1시5분)

임걸령은 조선 명종때 임걸 이라는 산적 두목의 이름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사진의 정면으로 임걸령 샘터가 있고 우리는 인근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반보거사님이 야관문에 복분자를 섞어 35도 증류주에 제대로 담근 울트라 야관문酒 1L를 가져오셔서 맛있게 나눠 마셨다.

야관문이 뭔지 첨 듣는 분들을 위해 인터넷 자료를 빌어 잠시 설명을 덧붙이고자 한다.

 

야관문

 

야관문은 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말로는 비수리라고 하며 한자로는 절엽철소추(截葉鐵掃?),야관문(夜關門), 삼엽초(三葉草), 야계초(野鷄草),
반천뢰(半天雷), 폐문초(閉門草), 공모초(公母草),음양초(陰陽草), 백관문초(白關門草), 야폐초(野閉草) 등의 여러 이름이 있다. 

야관문은 밤에 빗장을 열어 주는 약초라는 뜻이니 그 이름이 묘하다. 
이것을 먹은 사람은 천리 밖에서도 빛이 난다고 하여 천리광(千里光)이라고도 한다. 

또 큰 힘을 나게 한다 하여 대력왕(大力王)이라고도 하며, 뱀을 쫓는다고 하여 사퇴초(蛇退草)라는 이름도 있다.

 

야관문은 흔한 풀이다.  

새로 찻길을 닦느라고 깍아낸 비탈 같은 곳에 무리지어 자란다. 
고속도록 옆에 무리지어 자라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옛사람들은 이 풀을 꺾어서 묶어 빗자루로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흔하고 천대받는 풀이 비아그라 못지 않은 효과를 지녔다고 하면 누가 믿기나 할까.
야관문은 이름 그대로 밤에 닫힌 문을 쉽게 열 게 할 수 있는 약초다. 


여러 가지 남성 질병, 양기부족, 조루, 유정, 음위증 등을 치료하는 데 뛰어난 효력이 있다. 

2-3일만 복용하면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부작용이 전혀 없는 천연 비아그라의 효능을 지닌 약초라고나 할까.
그러나 야관문을 그냥 달여 먹거나 가루 내어 먹어서는 전혀 효과가 없다.  차로 끓여 먹어도 마찬가지다.

 

야관문은 반드시 술로 우려내야만 그 진가가 나타난다. 

35도 이상 되는 증류주에 야관문을 술 양의 3분의 1쯤 넣고 3개월쯤 우려내어 한 잔씩 마신다. 
특히 신장기능이 허약한 노인들의 양기부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야관문은 맛은 쓰고 약간 매우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 폐와 간, 콩팥에 주로 작용한다.
간과 콩팥을 튼튼하게하고 어혈을 없애며 부은 것을 내리게 한다.
몽정, 대하, 설사, 타박상, 천식을 낫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근육과 힘줄을 부드럽게 하며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한다.
또 열을 내리고 뱃속에 있는 벌레를 죽이며 유방에 생긴 종기, 뱀에 물린 상처, 눈이 빨갛게 충혈된 것을 치료한다.

 

지리산 최고의 물맛이라고들 하는 임걸령 샘터는 사시사철 물이 나온다고 한다.

지난번 종주길에 마셔보지 못했던 임걸령 샘물이 꿀맛같다.

 

식사를 하고나니 반가운 해가 뜨고 언제 그랬냐는듯...

안개는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다시 피아골 삼거리로 돌아와서 피아골로 하산을 한다.

지금까지 왕초보 산행으로 즐거워 하던 초보님들이 하산길이 길어질수록 힘들어 하신다.

지리산은 어느 골짜기건 짧은 골짜기는 없다.

이제 등산만 힘든것이 아니라 긴 하산길도 그만큼 힘이 든다는 것을 알았을 것 이다.

그나저나 하산중에 고대하던 핏빛 단풍이 있어줘야 긴 하산길로 고생하는 님들에게 위한이 될텐데 갈수록 낙엽만 보인다.

 

하산길엔 무릎보호대와 스틱이 도움이 되니 긴 하산길에는 준비하는 좋다.

등산화는 끈을 조여매어 발가락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고

웬만큼 급하지 않는이상 뛰지 않는게 좋다.

 

하산중에 나무위를 보니 겨우살이가 지천이다.

 

뒤에 오시는 다른 산악회 분이 일행에게 까치집 이라고 친절히 설명을 하신다. ^__^ 

 

가을 향기 완연한 하산길

 

피아골 대피소 가기전에 다리를 건너면서...

 

어느덧 피아골 대피소에 도착했다.

 

먼저온 일행들은 커피를 끓여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피아골대피소 옆의 돌탑들

 

패아골 대피소를 배경으로  ~

 

정신놓고 가다간 헤딩하기 딱 좋은 나무에서 시원한바람님

조만간 쓰러지며 길을 망가뜨릴것만 같다.

 

1주일만 전에 왔더라면.... 붉은 계곡에 내려가 사진도 찍어 보련만..

단풍이 없는 계곡엔 그나마 아쉬워 하는 이들 몇몇만 내려가서 사진을 찍는다.

 

항상 즐거운 출렁다리

한 아저씨가 다리 입구에서 두손으로 줄을 꽉 잡고 열심히 반동을 줘서 굴러댄다.

중간에서는 출렁대는 반동으로 인해 일시적 현기증이 올수도 있으니 이런곳에서 장난을 치는것은 위험할수 있다.

 

 

피아골 핏빛단풍은 도대체 어디로 간것일까?

에효...여기 한그루 남아서 우릴 기다리고 있다.

 

피아골 계곡의 단풍 - 1

 

불무장등 능선 쪽에 가늘고 흰색의 길다란 나무들이 수백그루 몰려서 심어져 있다.

 

피아골 계곡의 단풍 - 2

 

대피소를 지나 조금더 내려가니 넓고 완만한 산책로가 나온다.

하산길의 어려움을 경험하신 미쉘님..

재나두님이 앞으론 대리취소 하신다고 하신다 ㅎㅎ

그래도 몇번 하시다 보면 편해지실 겁니다. ^__^

 

피아골 직전 마을과 뒤로 보이는 통꼭봉 능선의 단풍

 

 직전마을의 토종벌통

 

 

직전마을에서 바라본 연곡사 방향의 계곡

 

직전마을에서 연곡사 매표소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

직전마을 부터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이다.

산길을 걷다가 포장도로를 걸으니 당장 발이 불편한것 같다.

 

왼쪽에 붉게 물든 한그루 단풍나무의 핏빛단풍(?)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는분의 모습에서 오늘 낙엽만 가득한 피아골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매표소 방향의 주차장이 가까워 질수록 가로수의 단풍이 붉어진다.

 

 

어제, 그리고 오늘 피아골 핏빛단풍이 절정이라고 을친 기자들은

기사쓴답시고 차를몰고 여기까지만 왔다가 돌아간 것일까?

 

연곡사 앞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의 말사이다. 545년(신라 진평왕 6) 연기조사가 창건했으며,

신라말부터 고려초에 이르기까지 선도량(禪道場)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절의 이름은 연기조사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큰 연못에서 제비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법당을 세운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2점 국보 부도가 있고, 4점의 보물이 전해 내려온다.

 

연곡사 뒤 산능선에 커다란 달이 떠있다.

이날이 음력 9월15일 보름인 것이다. 

 

연곡사 대적광전

 

 

국보와 보물이 가득한 큰산의 절답지 않게 산사에는 고요함이 가득하다.

 

물맛이 좋다는 연곡사 약수

 

새로 칠한 듯한 단청과 예쁜 담의 기와

 

지리산을 배경으로... 연곡사 3층석탑 (보물 제 151호)

 

연곡사를 나서며 바라본 앞뜰

 

 산행을 마치고 나니 다들 피빗 단풍을 보지못한 서운한 표정이 가득하다. 

에효... 너무 일찍 온것 같다.

355일 이나 앞당겨 왔으니... 

 

차를 이동하여 내동리를 벗어나니 오른쪽에 위 사진에 보이는 청보리밥 간판이 보인다.

모두들 큰 기대없이 요기를 하기위해 들어갔는데

생각치도 못한 이집이 맛집이었다. 다들 환호한다.

맛있는 보리밥 비빔밥에 따라나온 청국장도 일품이다.

소주한잔과 지리산 막걸리 한잔 기울이며 단풍의 아쉬움을 넉넉한 쥔장의 인심으로 달랜다.

사진에 전화번호가 있으니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대환영을 받을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