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 2009년 9월 5일 토요일

               어디로 :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

               날씨는 : 쾌청

               누구와 : 여행과 산행 25명

               코스는 : 운흥1리 - 진터골 - 765봉 - 토끼봉 - 상학봉 - 855봉 - 묘봉 - 북가치 - 절골 - 운흥2리

               시간은 : 7시간

              

 

               계곡산행의 즐거움과 시원함을 추억의 저편으로 던져두고 계절은 벌써 가을의 시작이라는 9월을 맞이하였다.

               달력이 넘어간다고 해서 더위가 알아서 물러갈리는 없겠지만 어느덧 반바지에서 긴바지로 자연스레 바꿔입게 되고보니 마음은 당일 기온과 무관

               하게 이미 가을을 받아들이고 있는것 같다.

 

               속리산은 문장대에서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구간 보다 이날 산행을 하게된 상학봉 ~ 묘봉 코스를 가고 싶어 기회를 기다렸는데 때마침

               산악회에서 이번주말 산행지로 묘봉코스를 정하고 보니 지난해 같은 코스를 놓친 아쉬움을 1년만에 풀게 되었다.

 

               원래 계획했던 코스는 운흥1리에서 사지매기골을 지나 토끼봉을 거쳐서 주능선에 오르는것 이었는데 버섯재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배려해서 그랬는지 토끼봉으로 안내하는 표지가 없고 새롭게 진터골로 가는 새로운 등산로를 만들어둔 바람에 다들 토끼봉 방향으로 못가고

               진터골을 거쳐 주능선에 올라 토끼봉 갈림길에서 토끼봉에 다녀오느라 1시간 가량 알바를 하게되었다.

 

               상학봉 ~ 묘봉 구간은 중간에 물을 보충할수 있는 샘터가 하나도 없음으로 물을 충분히 준비해 가야만 한다. 가을로 접어든 날씨를 믿고 물을

               여름보다 적게 준비하여 고생을 하였는데, 화창한 날씨 만큼이나 많은 분들이 이날 물 부족에 고생을 하였다. 또한 밧줄구간이 많으니 장갑을

               꼭 준비해서 가야하겠다.

 

*                                             *                                            *

              

 

              

               묘봉(974m) : 백두대간 소백산맥의 줄기인 속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1,058m)을 머리로 하여 북쪽으로 봉우리를 이어가며 공룡처럼 길게 능선이

               뻗어 있는데, 천왕봉-비로봉-입석대-신선대-문수봉-문장대-관음봉-묘봉(두류봉)-상학봉-주전봉-토끼봉-미남봉으로 연결 되어 있고, 특히

               토끼봉-상학봉-묘봉에 이르는 능선은 치마바위,너럭바위,암탉바위,굴바위,문바위,감투바위,돼지바위,말바위,병풍바위,장군바위,업은바위, 등등

               이름도 잘 모르는 바위들이 암봉과 암벽 석굴 등으로 줄지어 늘어서 있으며, 그중 묘봉은 거대한 암벽암반 덩어리로 거대한 얼굴바위 위 꼭대기에

               올려져 있어 선녀들이 내려와 놀던 곳이 아닌가하는 연상을 하게하며 올려보고 내려보는 첩첩 산맥의 전경은 가히 속세를 잊게 한다.

 

 

속리산 상학봉 묘봉 산행지도

 

원래는 운흥1리에서 사기매기골을 지나 토끼봉을 거쳐서 가기로 계획을 하였는데 운흥1리에서 버섯등 임산물 채취 문제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위 지도상의 주황색 진터골로 새로운 등산로가 생겼고 이정표가 새로운 길로 안내가 되어 있었다.

덕분에 토끼봉을 다녀오기 위해 1시간여를 알바를 하게 되었다.

 

 

 운흥1리에서 여행과 산행 회원님들

 

속리산 상학봉 ~ 묘봉 코스의 봉우리들이 아름답다.

 

 새로운 길을 따라 진터골로 향하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토끼봉으로 가는줄 알았다.

 

마을을 지나 상학봉 이정표를 무시하고 직진해서 숲길로 들어서야 토끼봉으로 갈수가 있다.

 

진터골의 가파른 길을 오르면서 잠시 쉬는 자리에서 발견한 두꺼비

 

 능선에 올라 705봉을 오르면서 뒤로 매봉과 미남봉을 바라보며

 

 활목고개에서 올라오는 미남봉 - 매봉  능선길

 

 705 봉을 넘어 앞에 보이는 765 봉 - 역광이라 사진이 좋지않다. 

 

 

속리산 서북능선엔 밧줄구간이 아주 많다.

상학봉 ~ 묘봉으로 대표되는 서북능선 산행에서 가장 신나는 부분인데

반대로 밧줄에 약한분들은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조금전에 넘어온 705봉을 뒤돌아 보며

 

 

 

나뭇가지 뒤로 가까이 보이는 토끼봉

 

 765봉을 오르는 일행들과 왼쪽의 토끼봉

  

밧줄을 보호하느라 용수철 같은 모양의 스프링을 밧줄에 씌워 놓았는데...

밧줄은 보호될지 모르겠으나, 밧줄로서 기능은 제로에 가까우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용수철이 둘려진 밧줄을 잡으면 어찌되겠는가? 힘을 못쓰고 아래로 줄줄 미끄러진다.

다들 한소리씩 하며 스프링 밧줄은 잡지를 않는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765봉에서 바라본 705봉 

 

 즐거운 토요일 산행

 

 오른쪽 앞의 토끼봉과 그 뒤로 운흥1리로 흘러내리는 능선

원래 이 능선을 타고 올라왔어야 한다.

 

 토끼봉을 가기위해서는 상학봉으로 가는 능선에서 위사진과 같은 바위 사이 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어떤분은 통천문이라고 하는데, 하늘로 통하는 문은 아닌것 같고...

 

 토끼봉 가기전의 첨탑바위 구간을 지나는 일행들

 

전에는 밧줄이 없어서 토끼봉을 가기 위해서는 사진의 좁은 바위틈새로 들어가야만 했다.

일명 토끼굴 인데, 배낭이 없다면 웬만한 남자들도 기어서 통과할수가 있다. 

토끼굴로 통과가 힘든 분들은 밧줄을 잡고 오르면 된다.

 

 토끼봉 정상은 조망이 탁월하다.

꼭 놓치지 말고 올라가 보길 권하고 싶다.

어느 여자분이 왼쪽 바위끝에 가서 걸터앉아 사진을 찍었다.

휴 ~ 나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토끼봉 정상에서의 조망 - 765봉과 뒤로 활목고개로 가는 매봉, 미남봉 능선

 

 운흥1리 방면

 

 

 묘봉 바위와 같이 토끼봉 정상 바위도 이처럼 둘로 갈라져 건너뛸수 있을만한 틈이 있다.

 

 토끼봉 정상에서 바라본 상학봉 - 묘봉 방면 봉우리들

저렇게 오르 내림을 반복해야 하니,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

 

토끼봉에서 돌아와 서북능선 주능선을 타고 상학봉으로 가는중에 토끼봉을 조망할수 있는 포인트에서

뒤로 보이는게 토끼봉

 

 좁은틈의 토끼봉 전망 포인트에서 - 뒤는 낭떠러지

 

무명봉에 올라 바라본 - 상학봉으로 가기전의 중간의 또다른 무명2 봉우리

무명봉 뒤로 관음봉과 문장대에서 시작하는 속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지나온 무명봉

 

 

무명봉을 내려와 다시 계단을 지나 무명봉2를 오른다.

 

 무명봉2 에서 바라본 무명봉

 

무명봉2에서 바라본 건너편 봉우리 상학봉

몇개의 봉우리를 넘자 다들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무명봉2를 내려가는 길에 멋진 포토포인트

 

등산로는 바위밑을 통과하기도 

 

 상학봉 전의 무명봉3에 있는 멋진 나무에서

 

 상학봉을 배경으로

 

 상학봉과 멀리 뒤로 관음봉과 문장대

 

상학봉에 올라 뒤돌아본 지나온 봉우리들 - 맨 우측이 토끼봉이다.

 

서북능선의 암릉은 재미도 있고 웅장하고, 조망 또한 시원스럽다.

 

 상학봉 정상 바위는 철사다리를 올라야 한다.

 

정상의 바위는 아담한 2층의 거석으로서 이루어져 있는데 서너명만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넓지 않다.

속리산 북서쪽에 숨어 있는 듯이 자리 잡은 상학봉은 산 전체가 아기자기한 바위산이어서 기암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충북 알프스”란 이름에 걸맞은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정상석에 서서 둘러보면 건너편 벼랑에 거대한 바위가 소나무와 어우러져 한 폭의 진품 산수화를 구성해 놓고 있고,

멀리 묘봉의 무너질 듯한 너럭바위 위에 산행인들이 꽤나 작게 보이며, 그 너머로 관음봉, 문장대, 입석대, 천황봉 등의 연릉도 줄줄이 보인다.

 

상학봉 정상 바위 위에서

 

상학봉 정상에서의 조망 - 1

 

 상학봉 정상에서의 조망 - 2

뒤로 보이는 산이 백악산 이다.

 

 상학봉을 내려와 다음 봉우리로 가는중에

 

무명봉4 에서 상학봉을 배경으로

 

 재밌는 밧줄구간이 많은 서북능선 코스는 팔운동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밧줄을 오르고 내리고...

 

아기자기한 바위들을 지나면서 보니 일부 구간엔 어느덧 가을단풍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것 같다.

 

 좁은 바위틈을 배낭을 메고 내려오기가 쉽지 않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자들은 그냥 건너 뛰어가도 된다.

건너뛰어가서 바위를 넘으면 밧줄로 내려와서 다시 올라서는 길을 만나게 된다.

 

 드디어 멀리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묘봉이 보인다.

 

 묘봉으로 가는길에 묘하게 생긴 바위에서

 

 묘봉가는 길에 지나는 숱한 밧줄구간 중에 한구간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혀니님이 오늘 밧줄 모델을 많이 하신다.

 

 묘봉전에 무명봉4인지 무명봉5 인지 구분도 잘 안된다.

 

 다시 안부로 내려서고

 

묘봉을 향해 오른다.

 

 묘봉 정상엔 故 고상돈님의 추모비가 있다.

묘봉은 고상돈님이 즐겨찾던 산이라고 한다.

 

고상돈님은 1977년 9월 15일 에베레스트 정상에 한국 산악인으로서는 처음 깃발을 꽂는

쾌거를 이뤄 한국을 8번째 세계 최고봉 등정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1979년 5월 29일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매킨리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추락해 숨졌다.

 

 묘봉 정상에서 바라본 속리산 주능선

관음봉을 거쳐 문장대로 오르는 능선길과

왼쪽 문장대에서 오른쪽 천황봉까지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속리산 최고의 조망터가 아닌가 싶다.

 

묘봉정상 풍경

 

지나온 암봉들 - 이쪽도 역광이다.

 

 속리산의 대표 봉우리중 하나인 묘봉에 정상석이 없다니...

묘~하다

그래서 묘봉이 아닐진데...

 

 주능선을 배경으로

 

 묘봉 정상에서 단체사진

 

북가치의 갈림길

 

맨위 지도에 표시를 해두었는데

북가치에서 절골로 하산하는 길에 미타사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10분 정도 못미친 곳에

정규 등산로 한가운데 땅벌인지 쌍살벌인지 무시무시한 '놈'들이 진을 치고 있다.

앞서가던 낭만정원님이 비명을 지르며 벌에 많이 쏘였고 나도 손에 한방을 쏘였는데

둘셋 또는 대여섯명씩 움직이는 소그룹의 하산팀들은 죄다 벌에 쏘였다.

정규 탐방로 한가운데에서 검은색의 파리보다 작은 녀석들이 날파리 처럼 윙윙 거리는데

대부분 못보거나, 보더라도 벌이라고 생각치 못하고 지나가기 쉬운데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 속리산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할것 같다.

어찌나 아픈지 배낭에 집어넣은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찍는 것도 잊고 말았다. 아쉽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속리산 땅벌 or 쌍살벌 - 사진을 찍지못해 그놈 비스무레한 사진을 참고삼아 인터넷에서 모셔왔다.

 

집에와서 속리산 공원 관리공단이나,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속리님이 올린 글을 찾아보았는데 없어서

글을 쓰려고 시도했는데 멀쩡하니 잘돌아가는 관리공단 홈페이지가 글쓰기만 하면 다운이 되어 버린다. ㅡ,.ㅡ

여러차례 시도했지만 글쓰기만 하면 글은 안올라가고 30여분이나 먹통이 되어 버리는

이상한 홈페이지 때문에 결국 글은 올리지 못했다.

 

*            *        (이틀후)        *            *

 

하는수 없이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속리산 관리공단 사무실에 벌이 있는곳을 알려주고 처리를 부탁했다.

공단 직원분은 북가치에서 미타사 쪽으로 하산을 하는 코스가 비정규 탐방로라는 말을 하며

정규 탐방로는 묘봉까지 와서 되돌아 가야 한다는 이해불가능한 상식밖의 원칙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벌 문제는 담당자들과 상의하여 처리한다고 했다. 묘봉 까지만 정규 탐방로라는 것이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원칙(탐방로)을 주장할게 아니라 잘못된 원칙을 수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요청을 했다.

(공단직원들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심한단속은 하지 않는듯 했으나 잘못된 원칙(?)을 수정한다는

일이 다른 기관과의 협조도 구해야 하고 ... 무척 번거롭고 쉽지 않은것 같다.)

 

솔직히 묘봉까지의 산행이 얼마나 힘든 코스인지를 안다면 묘봉에서 되돌아서 다시 운흥1리로 하산을 하라는 소리는

일푼의 재고의 가치도 없는 아름다운(美親) 규정이라고 본다.

묘봉까지 탐방로를 풀어놓고 이후 하산길을 만들어 놓지 않는다는 생각은 과연 누구 아이디어 였을까?

북가치에서 절골을 거쳐 운흥2리로의 내려가는 길은 당연한 묘봉의 하산길이며 이날 묘봉에서 하산하신분들중

거의가 모두 이 코스로 하산을 했다.

 

모르긴 몰라도 북가치에서 하산길에 보니 왼쪽 숲쪽으로 출입금지 라인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아래 마을 사람들이 버섯을 재배하면서 쳐놓은것 같은데, 그분들의 입김이 작용을 한것 같기도 하다.

국립공원에서 버섯을 재배한다고 하산로를 막는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막는다고 맘먹은 도둑들을 막지도 못할뿐더러

만일 절골 하산길이 사유지라면 다른 방향으로 하산을 할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친 등산객들에게 다시 그 험난한 길을 되돌아 가라고 한다는 것은 눈이 있이 위 지도를 볼줄 아는 사람이거나

그 길을 한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상상할수도 없는 4차원적 발상 이라는 것이다. 

묘봉 정상에서 헬기를... 부를 일이 없기를 바랄뿐이다.

 

 

 하산 완료후 운흥2리에서 바라본 서북능선

 

하루빨리 북가치에서 절골로 하산하는 지극히 당연한 코스가 정규 탐방로로 풀리길 바라며...

내친김에 관음봉 거쳐 문장대로의 휴식년도 빨리 풀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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