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 : 2009년 8월 29일 토요일

               어디로 : 전라남도 강진군 신전면 수양리

               날씨는 : 쾌청

               누구와 : 여행과 산행 10명

               코스는 : 오소재 - 주작공룡능선(주작산 오른쪽 날개능선) - 좌측 능선갈림길 - 주작산 - 봉양

               시간은 : 7시간

              

 

               여름내내 계곡 산행을 하거나, 시원한 알탕을 염두에둔 계곡을 낀 산행을 주로 했었는데 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니 기다렸다는듯이 멋진 산행이

               올라온다. 해남 땅끝에 있다는 주작산과 덕룡산이 오늘의 그 주인공이다. 이곳도 그동안 갈수 있는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는데 여차여차 하다보니

               사진으로만 구경하고 산행 참여를 못하고 있던중 이었다. 조금 있으면 가을이 오고, 가을엔 또 가을대로 가고싶은 산들이 많이 있는지라 꼭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타이밍으로 최고의 특별산행지가 선정이 된듯하니 산행을 주관한 분과 마음이 통하는 듯도 하다.  

 

               주작산 도착전에 차창으로 월출산이 다가온다. 아름답고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월출산 국립공원과 주작산 바로 앞에 있는 해남의 명산 두륜산

               도립공원에 가려 제대로된 감투하나 얻어쓰지 못한 주작산이 근래에 들어 한쪽 날개마져 덕룡산 이라는 이름으로 잘려나가게 되었다니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날개잃은 봉황의 슬픔이 느껴지는듯 하다.       

 

               사진으로 볼때는 오밀조밀한 작은 암릉들로 이루어진 귀엽고(?) 아담한(?) 모습이었는데, 이번 산행을 통하여 왜 주작과 덕룡능선이 공룡능선이라

               불리우는지 실감할수가 있었다. 절대 만만한 산이 아니었다. 무박산행으로 8시간 ~ 10시간에 걸쳐 주작 ~ 덕룡 종주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거리에 상관없이 20여개의 암봉을 오르고 내릴수 있는 강한 체력이 요구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 같다. 암릉을 눈으로만 보고 우회로를

               통하여 부드러운 능선 산행을 하는게 아니고, 굴곡이 제법 심한 암벽 봉우리를 20여개 이상 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주작 공룡능선은 예상보다 힘들기도 했었지만, 사진으로만 보고 상상했던것 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수천개의 크고 작은

               바위들... 신이 하늘에서 주작의 형상을 만들면서 양쪽으로 활짝편 긴날개를 온통 크고작은 바위로 장식한 듯하다.

 

               능선상의 최고봉은 고작 472m 이지만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이 주작공룡 능선은 1,000m 이상의 암릉을 옮겨다 놓은듯 웅장하고 아름

               다우며 500m 도 안되어 우습게 보이는 산이 이처럼 온몸으로 힘들수도 있다는것을 체감할수 있는 그런 산이다.

 

 

 *                                             *                                                *

 

 

               강진과 해남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주작산의 형상은 해남 북일면 오소재에서 신전 어관 영수리 금학동 뒤편의 능선을 주작의 오른쪽날개라 하고,

               신전초등학교 뒤편의 산봉우리는 주작의 머리이고 신전 수양리에서 도암 석문리에 이르는 능선은 주작의 왼쪽날개이다.

               해남 옥천 첨봉에서 덕음산에 이르는 능선이 주작의 몸통이다 이는 마치 먼 남해바다를 향해 날아가는 봉황새의 모습이다.

 

               주작산은 400m 조금 넘는 낮은 산이지만 그 웅장함은 수천 미터가 넘는 산 못지않다. 10m가 넘는 절벽위에 우뚝 솟은 수많은 암봉을 밧줄을 타고

               넘나들며 칼날 능선을 거닐 때 오금을 절이면서도 쾌감을 느끼고, 천태만상으로 빚어진 만물상을 보면서 조물주의 능력에 감탄하고, 부드러운 억새

               능선 길을 걸으면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산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톱날 같은 암릉 구간을 한번 들어서면 한 고비 한 고비 넘어갈 때마다 왔던 길이 너무 힘이 들어 되돌아갈 엄두가 나질 않고

               눈앞에 펼쳐진 암릉들이 자태를 뽐내며 손짓해 어쩔 수 없이 종주를 해야 만이 나올 수 있는 등산코스이기에 뒤돌아 갈 수 없는 인생길 같다.

 

 

 

주작산 지도

 

현재의 주작산과 덕룡산 전체가 원래 하나의 주작산(朱雀山) 이었다.

즉, 덕룡산 이란 지명은 원래 없는것 이다.

오늘은 오소재를 출발하여

왼쪽날개를 덕룡이란 이름으로 잃어 버리고 날지 못하는 슬픈 봉황새의 오른쪽날개를 타고

주작의 머리를 거쳐 봉양으로 하산을 하였다.

 

 새벽5시에 대전을 출발하니 8시30분경에 오소재에 도착을 하였다.

이름 아침 하늘은 유난히 푸르기만 하다.

오소재를 지나는 길 사진 우측으로는 두륜산이 보이고 좌측이 주작산 이다.

 

 오소재를 살짝 넘어오니 두륜산을 배경으로

길가에 널찍한 주차공간과 화장실이 있다.

이곳에서 모두 내리고 차 두대는 하산지점에 차를 한대 두고 오기 위해 수양리로 떠났다.

그 와중에 기다리기 무료한 일행들은 막걸리 한통을 비운다.

 

 화장실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오소재 정상에서 왼쪽 (두륜산 반대편) 으로 주작산 들머리를 오른다.

월출산과 두륜산에 이름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주작산...

도립공원도 군립공원도 아닌 주작산 산행 들머리가 텅빈 감투 만큼이나 초라하다. 

 

 들머리를 지나면 이내 나무로된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벗어나자 마자 예상치 못했던 시점에 밧줄구간이 불쑥 튀어 나온다.

이제부터 주작산 오른쪽 날개능선의 시작인 것이다.

 

 

 

 능선에 오르자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오소재 건너편에 두륜산이 멋진 모습으로 양팔을 벌리고 있다.

 

능선 우측에는 남해바다 다도해의 절경이 펼쳐지고 있다.

 

일자로 쭈욱 뻗은 주작산 공룡능선의 진행방향 뒤에는 계속 잘생긴 두륜산이 버티고 있다.

다음에는 두륜산에 올라 주작산의 봉황새를 보고 싶다.

 

능선 한쪽은 이처럼 계속 일망무제의 다도해가 펼쳐진다.

 

주작능선이 공룡이라 불리우는 이유는 계속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봉황의 날개가 공룡의 등뼈처럼 생겼다니...

 

 

주작 공룡 능선 - 멀리 우측뒤로 보이는 산이 주작의 머리에 해당하는 주작산 이다.

 

주작산은 조선시대 지리지 여지도서(1759~1765)에 처음 등장한 산이며

이후 다산 정약용의 외손인 윤기정에 의해 동환록(1859)에 주작산 왼쪽 능선만

용이 꿈틀거리는것 같다고 하여 덕룡산이라 기록이 되는데

그 이후에 발행된 모든 지리서에는 덕룡은 사라지고 원래의 주작산만 등장을 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또 다시 국립지리원 지도에는 주작산 왼쪽 능선을 덕룡으로

주작산 오른쪽 능선을 주작이라고 나누어 표기가 되고 있으니 지도를 보고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주작과 덕룡을 별개의 산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지명에 보면 봉황천과 봉황리가 있듯, 오소재에서 봉황천 까지가 원래의 주작산 능선이고

산세가 전설속에 나오는 남방을 지키는 신령스러운 새 주작을 닮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인 것이다. 주작은 주조(朱鳥) 인데 붉은봉황을 의미한다고 한다.

 

- 해남북일면 오소재에서 신전 어관 영수리 금학동뒤편 능선을 주작의 (오른쪽날개)라 하고

- 신전초등학교 뒤편의 산봉우리는 주작의(머리) 이고

- 신전수양리에서 도암 석문리에이르는 능선은 주작의(왼쪽날개) 이며

- 해남옥천 첨봉에서 덕음산에 이르는 능선이 주작의(몸통) 이다.

 

지도를 보아도 먼 남해 바다를 향해 큰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는 봉황새의 모습인 것이다.

 

 

 내 사진속의 인물은 대개가 요만하다.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주변 풍경과 산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산에 다녀와서 사진속에 정작 산은 한장도 없고

얼굴만 대문짝만하게 담아온 사진들을 많이 보았었는데

산에선 그래도 산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사진에서 인물이 가장 크게 나오는 사이즈가 이만하다.

이사진과 아래사진 정도가 내가 좋아하는 인물 포커스 사진 사이즈다.

더 이상은 클로즈업 하기가 쉽지 않다.

 

 끝없이 이어진 암릉

 

 

산행내내 평지는 거의 없다.

계속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할 뿐 이다.

 

두륜산을 배경으로 지나온 능선길

 

무수한 밧줄구간을 오르내려야 한다.

그나마도 밧줄이 있음에 감사를 해야 한다.

 

 오늘 처음 나오신 영아님은 단단히 고생을 하신다.

 

 조망도 좋은데 좀 편하게 눈돌리면서 능선길을 걸을수는 없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심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며 긴장을 놓을수 없는 공룡능선

 

이렇게 오르고 내려야할 아름다운 봉우리들이 셀수도 없이 이어진다.

 

 처음으로 무거운 DSLR을 들고나온 띠기님

오늘 망원렌즈 들고 조심스레 밧줄을 타느라 더더욱 힘이 들었을 것이다.

 

 아기자기해 보이는 암릉

하지만 직접 능선에 서보면 절대 아기자기해 보이지는 않는다.

만만치 않은 공룡의 능선인 것이다.

 

점심을 먹기전에 전망이 좋은 곳에서 쉬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거침없는 조망이 더할나위 없이 시원하고 아름답다.

 

과일을 안주삼아 수분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을 해본다. 

 

일단 저 봉우리 세개만 넘자 

 

 이렇게 세개만 넘고 나서 그 뒤로 육산으로 보이는 능선상의 제1봉에 올라 멋진 조망과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한다.

대충 보니 그리 멀지 않은것 같고 금새 달려갈수 있을것만 같아 보인다.

 

어떤 지도에는 저곳도 주작산이라고 나온다.

속리님의 말에 의하면 저곳은 북주작 이라 불리운다고 한다.

지도상에 주작산은 오른쪽 작천소령전에 우측으로 뻗어있는 능선상에 나와있는데

 

그런데 나중에 조사해 보니, 점심을 먹기로 계획했던 저 뒤의 봉우리는 덕룡봉으로

다른 명칭은 주작산 청룡봉 이라고 한다. (이곳에도 주작산 정상 비석이 있다)

그리고 그 봉우리가 주작산 주봉이고, 일대의 모든 사람들이 그곳을 주작산 정상으로 알고 있는데

국립지리원에서 나온 지도에는 주작산 정상이 다른곳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아마도 주작산 왼쪽 능선이 덕룡산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주작산 주봉이

덕룡봉에서 현재의 주작산으로 변경이 된것 같다.

덕룡봉이 주작산의 주봉이자 정상이 되아야 몸통 입구에서 양쪽날개를 거느리고

머리와 꼬리를 잇는 실질적인 중심에서 한마리의 봉황새가 남해를 향해 비상할수 있을것이다.

 

 

 덕룡봉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다시 (몸이) 힘들고 (눈이) 즐거운 능선길을 떠난다.

 

3개의 봉우리만 넘으면 덕룡봉 아래 안부가 나와야 하는데...

몇개의 봉우리를 넘어도 계속 앞에는 또 다시 3개의 봉우리가 나타나고 있다.

이 봉우리만 넘으면 마치 바로 덕룡봉 인것 같다.

  

 

더없이 아름다운 바위와 하늘

 

 뒤돌아 보니 얼마전 휴식을 취하며 덕룡봉에서 점심을 먹겠노라고 큰소리 쳤던 봉우리가 저만치 있다. (능선상 맨 우측봉우리)

 

또 다시 나타나는 봉우리...

이 봉우리만 넘으면 점심을 먹기로한 덕룡봉 으로 오를수 있는 안부가 나올까?

 

 또 다시 내려서 다시 봉우리는 오르고 나니...

 

 허거덩...

눈앞에 보이는 봉우리만 세개가 넘는다.

그리고 덕룡봉은 두어발짝 뒤로 물러선듯 보이고...

봉우리가 새끼를 치나...

다들 지쳐만 간다.

 

 또다시 오르고...

 

다시 내려오고

 

 좁은 바위틈도 지나고

 

또 다시 올라야 한다.

도대체 이 봉우리들의 끝은 어디쯤 일까...

 

빨간옷 빨간배낭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철녀 네스타시님

 

아름다운 주작 암릉

 

두륜산 방향으로 .. 지나온 능선길

 

이게 몇개의 봉우리 인가...

오늘 점심을 먹을수 있기는 한것일까?

 

덕룡봉이 갈수록 멀어져 가는 어느 봉우리 위에 네스타시님과 타이거님이 일행을 기다린다.

 

 휴 ~ 덕룡산 (주작산 왼쪽날개 능선)은 그만 잊어 버리자궁....

다들 기진 맥진 이다.

덕룡봉에서 먹으려 했던 점심을 이곳에서 하기로 한다.

출발전엔 다들 호기롭게 덕룡을 넘으리라고 했었는데...

이젠 아무도 덕룡얘긴 꺼내지도 않는다.

대신 덕룡능선에서 먹으려 했던 약물들을 죄다 꺼내서 마셔 버린다.

 

밥을 먹고 기운내서 다시 덕룡봉을 바라보는데...그새 봉우리가 다시 두어발짝 뒤로 도망간것 같다.

 

 

 또다시 오르고 내림을 반복한다.

 

 나기와 영아님은 다리보다 팔이 더 뻐근했을 것이다.

 

밧줄없이 바위를 직접 오르는 순수미소 푸름님

 

이제 두륜산은 자세히 보이지도 않는다.

 

우째된게 덕룡봉은 갈수록 멀고

 

 험난하다.

 

 멋진 암릉에서 띠기님과 영아님

 

 

 

 드디어 이렇게 아름다운 육로(?)가 나온다.

 

 

 덕룡봉쪽은 다음으로 미뤄두고 갈림길에서 주작산 머리에 해당하는 지도상 주작산을 향해 메인 공룡능선을 버리고 우측 능선길에 오른다.

 

 

 

 지나온 주작 공룡 능선

 

원래 오늘 이곳도 넘어 가고자 겁없이 계획했던 현재 지도상의 덕룡산 공룡능선 

 

덕룡산 이라는 요상한 이름을 가지고

주작의 몸통에서 떨어져 나간 주작산 왼쪽 날개 능선

덕룡산이 다시 주작산의 왼쪽날개가 되기전에는

주작산은 반쪽날개로 날지못하는 슬픔과 비통함에 고통스런 몸부림을 칠것같다.

지도상 주작산 정상에서

 

이곳이 주작산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위와 같은 주작산 비석이 주작산의 주봉인 덕룡봉에도 있다.

 

주작산 정상을 지나 500미터 가다보면 정각이 나오고 주작정이 나온다.

인근의 어르신들이 임도를 따라 차를 몰고 와서 산수화를 감상하며 풍류를 즐기고 계셨다.

 

 주작정을 가로질러 직진하여 봉양방면으로 하산을 하여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마을회관 마당에서 수돗물에 땀을 씻고 오소재에 주차해놓은 차 한대를 회수하여 대전으로 오는길에

누군가의 긴급제안에 의해 정읍의 산외마을에 들러 당일잡은 한우를 한잔 술과 함께 포식하며

산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즐거운 이야기 꽃을 활짝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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