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대봉을 향하여 세석을 벗어나며
세석고원의 철쭉꽃의 색깔이 진하고 아름다운 데는
연진이란 여인의 슬픈 넋이 깃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전설이 있다.
먼 옛날 지리산에 가장 먼저 들어온 호야(乎也)라는 남자와
연진여인은 대성계곡에서 보금자리를 열었다.
그들은 씨족사회의 모든 간섭으로 벗어나 지리산의 대자연속에서
인간적인 자유를 찾은 아름다운 사랑 이었다.
이 한쌍의 남녀는 산채와 산과를 따먹으며 원앙새처럼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둘 사이에 불행하게 자녀가 없는 한 가지 아쉬움이었다.
어느날 남편이 없는 사이 검정곰이 나타나 연진에게 세석평원에는
소원대로 아들 딸을 낳게 해주는 음양수라는 신비의 샘이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연진은 너무 기뻐 남편과 상의할 틈도 없이 단숨에
음양수 샘터로 찾아가 샘물을 실컷 마셨다.
그런데 곰과 사이가 좋지 못했던 호랑이가 곰과 연진이 주고 받는
말을 엿듣고 지리산 신령님께 고해 바쳤다.
지리산 신령은 음양수의 신비를 인간에게 발설한 것에 크게 노하여
곰을 토굴 속에 감금 조처하였고, 그 사실을 알려준 호랑이를
백수의 왕으로 군림하도록 특별 배려를 했다.
또 음양수 샘물을 훔쳐 마신 연진여인에게는 무거운 벌을 내려
평생동안 잔돌밭에서 혼자 외로이 철쭉을 가꾸게 하였다.
그날부터 연진여인은 뜻하지 않았던 스스로의 불행한 운명을
저주하며 세석평원에서 날이면 날마다 손발이 닳도록 꽃밭을
가꾸어 철쭉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지게 되었다.
연진여인의 애처로운 모습을 닮아 유별나게 청초하게 아름 답고,
또 연진여인의 슬픈 넋이 꽃잎마다 서려 있어 철쭉꽃의 색이
진하고 화려하게 피고 진다는 것이다.
또 연진여인은 밤마다 촛대봉 정상에서 촛불을 켜놓고 천왕봉의
산신령을 향하여 죄를 빌다가 그대로 돌이 되었는데, 촛대봉의
앉은 바위가 바로 가련한 연진여인의 굳어진 모습이란 전설이다.
천왕봉 산신령도 연진 여인의 가련한 희생을 보고서는 인간에 대한 노여움을 풀고
기적의 샘 음양수를 인간에게 개방하였으며, 그 혜택을 받게 하니
그 후부터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고 한다.
한편 연진 여인의 남편인 호야는 산과를 따러 나간 사이에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사라진
부인 연진을 찾으려고 날마다 계곡과 그리고 밀림, 산령을 넘어 지리산 일대를 헤매다가
칠성봉 중턱에서 까마귀로부터 연진의 소식을 전해 듣고 단숨에 세석평원으로 달려갔으나
산신령의 저지로 접근할 수 없게 되자 세석평원 중턱 능선의 높은 봉우리에서 발돋움을 하고
세석평원을 향하여 연진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목청껏 날마다 불렀던 것이다.
그래서 칠성봉에서 세석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절벽 위에 우뚝 솟아있는 호야봉(乎也峰)은
그때 그가 애태우며 섰던 자리라 하여 그런 이름을 부르게 되었으며
언제까지나 부르다가 지쳐서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 서 있는 호야의 굳어진 그대로라 한다.
거림에서 백무동
산악회에서 다음주말 특별 산행으로 잡아 놓고 있는 구간이다.
촛대봉에 오르면서 뒤돌아본 세석
지리산 세석평전은 해발 1,703m의 촛대봉과
1,651m의 영신봉을 좌우로 하고 둘레 8Km에 걸쳐
넓게 펼쳐져 있는 평원이다.
매년 5월말에서 6월초가 되면 세석평전은 연분홍 빛으로
붉게 물들인 철쭉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세석"이란 잔돌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며,
세석평전에는 바람과 운무가 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기후 특성 때문에
큰 나무가 자라지 못하고 2m안팎의 작은 나무들만 성장하는데 이
나무들을 멀리서 볼 때 평원을 연상케하며 세석평전의 "평전"이란
여기에서 유래한 말이다.
6.25 사변때는 빨치산의 근거지로 황폐화되었고,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야영과 오물투기, 훼손 등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기도 했으나 세석평전의 꾸준히
복원사업을 실시한 결과 이제는 원래의 상태로 거의 회복되었다.
촛대봉 오름길
세석평전의 습지지대
촛대봉 정상에서
촛대봉 정상 부근 모습
다시 안개속으로 숨는 세석을 뒤로 하고...
슬슬 지쳐간다.
연하전위봉에서 철푸덕...
이곳에서 바라보는 연하봉 경치를 연하선경 이라고 한다.
烟霞仙境(연하선경) - 고사목과 원시림의 선경
연하선경
세석평전과 장터목 사이의 연하봉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 사이로
고사목과 어우러진 운무가 홀연히 흘러가곤 하여
이곳에 앉아 있으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지리10경중 제2경인 연하선경을 배경으로 즐거운 띠기님
연하봉 바위 모습
연하봉 남쪽으로 뻗어내려가는 일출봉 능선
장터목 산장
마지막 힘을 내기위해 준비해간 홍삼과 산장에서 구입한 백도를 먹으며 천왕봉 오름 준비를 한다.
지난 겨울 백설로 뒤덮힌채
사진찍느라 벗어야만 했던
두꺼운 장갑을 3초이상 벗을수 없게 만들었던
차가운 칼 바람이 불어댔던 백무동 계곡의 푸르름이 색다르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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