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소령을 지나며

 

벽소령 내음

 

                         이성부

 

 

이 넓은 고개에서는 저절로 퍼질러 앉아
막걸리 한 사발 부침개 한 장 사먹고
남쪽 아래 골짜기 내려다본다
그 사람 내음이 뭉클 올라온다
가슴 뜨거운 젊음을 이끌었던
그 사람의 내음
쫓기며 부대끼며 외로웠던 사람이
이 등성이를 넘나들어 빗점골
죽음과 맞닥뜨려 쓰러져서
그가 입맞추던 그 풀내음이 올라온다

 

덕평봉 형제봉 세석고원
벽소령 고개까지
온통 그 사람의 내음 철쭉으로 벙글어
견디고 이울다가
내 이토록 숨막힌 사랑 땅에 떨어짐이여
사람은 누구나 다 사라지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나씩 떨어어지지만
무엇을 그리워하여 쓰러지는 일 아름답구나!
그 사람 가던 길 내음 맡으며
나 또한 가는 길 힘이 붙는다  

 

 

앞서가는 띠기님의 울트라마라톤 복장 패션 뒷모습

 

 

 지금은 무덤도 안보이고, 파이프로 연결해서 서서 받아서 전설은 전설로 묻혀 버린듯 하다.

파이프 라도 고개는 숙여야만 할텐데...

 

선비샘에 도착하여

바람결에 들려오는 스치는 산객들의 황망한 소식에

근무중인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 본다.

 

믿을수 없는 소식...

봉화마을

그분이 그렇게 돌아가시다니

산행 내내 가슴 한구석이 무겁게 가라 앉았다.

부디

하늘에서 평안하시기를...

.

.

 

가랑비라도 비온 뒤라 그런가

선비샘 수량이 제법 많다.

그래도 물맛은 시원하고 좋다.

 

지리산 남부 능선

 

화엄사에서 출발해서 무박 화대종주를 하고 있는 날렵한 나이쓰님이 벌써 우리와 합류를 했다.

이런....ㅎㅎ

천왕봉 가서 어디쯤 오고 있나 전화 해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벌써 따라잡힌 것 이다.

 

이사진 한장 찍고 경치 구경하는 우리를 남겨두고 나이쓰님은 능선길로 사라졌다.

띠기님과 산행내내 하던말이 있다.

산을 잘 타려면 배낭이 가벼워야해....

등에 매는 배낭 말고

말 그대로....배....낭...

뱃살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다.

 

나이쓰님을 보내고 우리는 망바위에서 주변을 감상한다.

천왕봉을 찾아보세요 ~

에고

천왕봉 쪽은 구름이 가득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걱정이 된다

지난 겨울 천왕봉에 올랐을때도 눈보라로 인해서 시계제로 상황 이었는데...

오늘도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자욱하다면....

게다가 가랑비가 실실 내리다 말다 하는게 수상하다.

 

위 표지판에 있는 그림과 같은 구도인데, 천왕봉 쪽은 구름속에 가려 있다.

 

 

칠선봉 정상

일곱 선녀는 어디에....다음에 와서 찾아 봐야 겠다.

 

칠선봉의 선녀들 인가.. 

 

 

영신봉 앞에 있는 1556 봉

저 봉우리를 넘고 영신봉을 지나야 세석에 이를수 있다.

영신봉 가는길 ... 기나긴 힘든 계단 오름길을 지나야 한다.

세석으로 가는 길은 힘들고 멀기도 하다.

 

 

앞쪽 천왕봉도 지나온 반야봉도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영신봉 정상 능선의 멋진 바위들

 

 

 

세석에 가까워 지니 철쭉이 더욱 예쁜것 같다.

 

 

세석 평전을 렌즈에 담으려 하니 구름님이 후다닥 아래로 내려오신다.

촛대봉은 이미 가렸고 시루봉만 보인다.

이날 구름형님은 대둔산에 가셨을텐데...

왜 여기서 훼방을 놓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

 

안개속에 세석평전과 세석산장

 

해발 1600m에 위치한 세석평전은 수십만평 규모의 광활한 고원이다.

세석은 5월 말에서 6월 초순에 걸쳐 평전전체를 연분홍 빛깔로 물들이는 철쭉꽃으로 유명하다.

철쭉이 피기 전에는 진달래가 또 한바탕 세석평전을 온통 진분홍 빛깔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세석평전은 이현상의 남부군 주둔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당시 이 곳에서는 남부군의 군중대회와 연극공연 등이 열렸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토벌대에 포위되어 몰살을 당했던 피비린내 나는 역사의 현장이 바로 이 세석평전이다.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싸워야만 했던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세석평전!

그러나 지금 세석평전은 안개속에 잠겨 말이 없다.


 

넓은 세석 평원

띠기님이 서둘러 세석으로 내려간다.

 

세석산장 - 12시20분

주변도 아름답고, 산장 분위기도 최고로 멋있는것 같다.

김밥 한줄과 육포로 점심을 해결한다.

가볍게 오다보니 김밥 뿐이다.

당일 종주를 위한 가볍고 효율적인 식사준비에 대해 선배들에게도 조언을 구하고

한번 고민을 해봐야 겠다.

 

여기 저기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세석에서 내려가서 탈수 있는 대중교통 버스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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