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덕곡리 점천교 - 싸리골 초입 - 물건넘 - 358봉 - 묘련봉 - 갈림길 - 싸리골 - 점천교
시간거리 : 약 4.4km, 이동 2시간 30분, 휴식 2시간13분 (점심, 상사봉, 쑥 포함)

 

 

 

 

 

2년전과 같은 장소, 덕곡마을에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 228 번지)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묘련봉을 왼쪽에 두고 평화로운 골짜기 임도를 따라 걷다가 초입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묘련봉

등산로를 타고 오른다.

 

임도처럼 넓은 초입은 커다란 묘까지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바로 편안한 길을 버리고

계곡을 따라 오른다. 지난번에 궁금했던 계곡을 한번 둘러보고자 한것이다.

 

 

 

 

 

오가피 새순의 쌉쌀한 맛을 느끼며 주위를 돌아보니 봄 꽃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삿갓나물

 

 

 

 

 

족두리풀

 

 

 

 

 

능선에 오르니 진달래는 떠나고 대신 열아홉 새색시 처럼 고운 연분홍 철쭉이 수줍게 반긴다.

계곡 저편에서 새끼노루 한마리 깜짝놀라 후다닥 도망간다. 겨우 동물들이나 다닌듯한 흔적을

따라 난 비탈진 사면의 희미한 산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아직 전날 머금은 비를 채 삼키지 못해

살짝 미끄러운 흙은 묘련봉이 높지 않다고 순하기 까지 한건 아니라는걸 새삼 상기시켜 준다.

 

 

 

 

 

연하다 못해 흰색으로 보일만큼 연~~한 분홍색 철쭉에 잠시 시선을 뺏긴다.

연초록의 봄, 그리고 연분홍의 눈부시게 화사한 봄 산색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다들 봄 색이 주는 기운에 동화되어 인적드문 산길이 거칠어도 즐겁기만 하다.

 

 

 

 

 

그렇게 용수섬산(358봉)에 올라 오대장님을 잠시 기다리는 사이에 전에 정상을 볼 수 있었는

조망터인 옆 봉우리에 다녀왔다. 묘련봉 정상에서 왼쪽으로 푹 꺼진듯 보이는 벼랑이 보인다.

평평해 보이는 아래쪽 끝으로 다시 벼랑이 있고, 그곳에 멋진 바위가 하나 서있다.

 

앞쪽 월성봉 끄트머리 조망터에서 보면 묘련봉 정상부는 기운찬 치마바위 처럼 보일 것이다.

치마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벼랑이 상사바위 인지, 아니면 험준한 벼랑끝에 서있는 멋진 바위가

상사바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곳에 가려면 정상에서 바로 하산을 할게 아니라 남쪽으로 조금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주의하지 않으면 정상에서 바로 하산 하기 십상 이다.

 

 

 

 

 

상사바위를 당겨본다.

 

 

 

 

 

각시붓꽃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지나온 길이 보인다.

저곳은 용굴에 용이 살았다 하여 용수섬산 이라 불리운다.

혹자는 작은묘련봉 이라는 이름을 붙혔는데, 그건 큰 의미가 없는것 같다.

왼쪽의 봉우리가 맨 처음 올랐던 358봉 이고, 우측 봉우리가 이곳 정상 조망이 가능한 곳 이다.

 

 

 

 

 

묘련봉 정상에서 산길은 능선을 따라 계곡을 끼고 빙 한바퀴를 돈다.

 

 

 

 

 

건너편 봉우리 사이에 헬기장도 보이고

헬기장 까지는 차로 오를수 있도록 임도가 있어 보인다.

 

헬기장을 지나면 다시 검천리 거먹바위 가든 뒷산으로 이어진다.

지도를 보면 묘련봉이 더 높은데, 육안으로는 저곳이 더 높아 보인다.

이렇게 한바퀴를 돌아 저 봉우리에서 하산을 할 수도 있고

지난번처럼 묘련봉을 내려가 바로 계곡을 따라 하산 할 수도 있다.

 

 

 

 

 

반대편은 월성봉 능선 너머로 대둔산이 보인다.

 

 

 

 

 

왼쪽으로 수락전원마을이 보이고, 그 위로 뾰족한 돛대봉 암릉이 뾰족하다.

저곳에서의 많은 추억들은 세월에도 삭지 않고, 지금 이 길도 걸을수록 선명해져만만 간다.

 

세월과 인연은 물처럼 흘러가고 바람처럼 흩어지는데, 나무와 바위, 산길 여기 저기엔 아직도

지난날 산행길의 웃음과 미소가 짙게 배어 있다. 오늘의 산행, 새로운 동행이 만드는 추억이 

즐겁지 않을까만은 아련한 추억에 그리움과 아쉬움으로 이런 저런 상념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묘련봉(妙蓮峰) 정상엔 정상석이 없다.
국토지리정보원 구 지도에는 묘련봉으로 되어 있는데, 바뀐 지도엔 모련봉 으로 되어 있다.
아무래도 오타 같은데, 이 오타를 잘못 컨닝한것이 바로 모란봉 등산 안내도가 아닌가 싶다.

 

물한이재 넘어에 있는 양촌면 사람들은 남산리에 있는 남산 정상에 모란정 이라는 정자를 세워놓고

모란봉이라 부르며, 신년에 그곳에서 모란봉 해맞이 행사를 열고 있는데, 그곳 모란봉과 이곳을

혼동한게 아닌가 싶다.

 

 

 

 

 

영은산(靈隱山)으로 추정되는 산과 덕곡리에서 양촌으로 넘어가는 물한이재 옆의 물한산 이다.

논산문화원은 영은산을 설명하며, 영은사 뒤에 있는 높이 363m의 산 이라고 했는데, 현재 영은사

주위엔 363m 의 산이 없고, 영은사 뒷산은 월성봉과 바랑산으로 영은산은 영은사 앞에 있는

높이 426m의 저 산으로 추정된다. 마침 물한이재 옆의 물한산의 높이가 363.9m 이기는 하다.

금남정맥은 대둔산, 바랑산을 거쳐, 영은산(426봉), 물한산(363.9봉)을 지나 계룡산을 향해간다.

 

 

 

 

 

바랑산 자락 영은사 옛터에 자리한 영주사

산행후에 영주사에 방문 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영주사는 원래 영은사(靈隱寺)로 황산벌전투에서 산화한 영령들을 모셔놓은 곳인데

전란을 거치면서 폐허가 되고 근래 그 터에 절을 세우면서 영이 은거 한다는 의미에서

거주 한다는 '주'(住) 자를 사용하여 영주사가 되었다고 한다.

 

 

 

 

 

 

월성봉과 바랑산

저 너머에 법계사가 있다.

 

 

 

 

 

묘련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상사바위 암벽 위에서

 

 

 

 

 

 

 

 

 

 

마치 개를 닮아 지난번 왔을때 개바위라 부르기도 했다.

개바위 옆에 앉아서 느긋한 점심 식사를 즐긴다.

 

 

 

 

 

개바위에서 멋진 소나무들을 지나 아래로 좀 더 내려가면 벼랑끝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진짜 상사바위로 추정되는 바위를 볼 수가 있다.

 

 

 

 

 

월성봉과 대둔산

 

 

 

 

 

지나온 용수섬산도 더 잘 보인다.

 

 

 

 

 

벼랑끝 약간 경사진곳에 툭 튀어나온 바위가 있다.

 

 

 

 

 

이곳이 상사바위일까?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 이전엔 개바위가 상사바위로 보였고..

 

 

 

 

 

툭 튀어나온 바위에 서서 사진찍은 곳을 바라본다.

 

 

 

 

 

그러나 벼랑 왼쪽 끝에 서고서야 비로소 상사바위로 추정되는 바위를 볼 수 있었다.

용수섬산에서 바라볼때 벼랑 아래쪽에 평평해 보이던 곳 끄트머리에 있던 바위다.

 

 

 

 

 

저곳이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아도 포스가 느껴지고

이렇게 봐도 대단한 기운이 느껴진다.

 

상단부 벼랑 왼쪽 사면을 타고 내려갈수 있어 보였으나

이번엔 원거리에서 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것 같다.

언젠가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그때는 한번 내려갔다 와야겠다.

 

 

묘련봉 상사바위의 전설

옛날, 조선시대. 이 마을에 딸 하나를 두고 사는 부부가 있었는데, 어느날 약초를 캐기 위해 산을 헤매다가 청년 하나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정성껏 병간호를 해주었다. 그 청년은 원님의 아들이었다.

청년이 이 집에 온지도 한달 보름이 되었다. 그 사이에 청년은 농부의 딸과 정을 통하고 결혼 약속까지 하였다. 몸이 완쾌된 청년은 자기 집으로 돌아와 그 동안의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그 처녀와 결혼하겠다고 하였으나 부모들은 노발대발 하며 한양에 사는 양가집 규수와 혼인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한편 농부의 딸은 오매불망 매일 뒷산 바위 위에 올라가 그 청년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어느날, 그날도 바위위에서 청년을 기다리고 있는데 원님의 아들이 한양으로 장가가려고 사모관대를 쓰고 오는 행렬이 보였다. 그녀는 반가운 나머지 애타게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하고 재차 불렀지만 한양으로 장가가러 가는 원님 아들은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외면하였다고 한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 지며 천둥번개가 진동하였고, 그녀는 떠나가는 원님 아들을 보면서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죽었고, 원님의 아들은 회오리 비람에 휘말려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후 이곳에는 두 개의 바위 가 생겼는데 사람들은 이 바위를 그 두사람이 한이 맺혀 바위가 되었다 하여 '상사바위' 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묘련봉은 한자로 妙蓮峰 이라 쓴다.

뜻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 불교적 의미인지, 농부의 딸 이름인지..

상사바위의 전설을 생각해보면 妙蓮이 아니라 妙戀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극적 사랑의 현장 이라 그런지, 지난번 왔을때도 흐리더니 이날도 역시다.

비련의 슬픔이 낮게 깔린듯한 잿빛 하늘, 벼랑끝에서 부는 바람도 소슬하기만 하다.

 

 

 

 

 

또 다른 멋진 소나무들을 보며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상에서 서쪽 능선 안부를 향해 하산을 한다.

 

 

 

 

 

 

 

 

 

 

안부 갈림길에서 묘련봉의 유일한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엔 상사봉 이라 적혀있다.

묘련봉 이라는 이름도 예쁘고 상사봉도 좋다.

한 두방울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바로 덕곡리로 하산을 한다.

 

 

 

 

 

인적드문 산이라 하산길 역시 뚜렷하지 않지만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다.

 

 

 

 

 

삿갓나물 군락

 

 

 

 

 

가랑비 슬슬 내리는 싸리골 임도

 

 

 

 

 

여기 저기에 향긋한 봄 쑥이 무성하다. 쑥질의 시간이다.

다들 봄비를 맞으며 쑥국 몇번 끓여먹을 만큼 쑥을 캐담는다.

된장찌개에도 쑥 한줌 넣으면 봄 향기, 봄 맛이 따로 없다.

 

 

 

 

 

산행을 마치고 위에서 본 영주사로 향한다.

 

 

 

 

 

영주사로 가는길에 올려다본 묘련봉 상사바위

 

 

 

 

 

영주사에 도착하니 비는 더욱 굵어진다.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절 이다.

 

 

 

 

 

 

 

 

 

 

 

 

 

 

 

전각이 아니라 커다란 암벽아래에 조성되 특이했던 영주사 나한전

 

 

 

 

 

여기저기 자유분방하게 앉아계신 모습이 자연의 암벽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흐리고 봄 비 내리던 날, 두 연인의 비련의 현장, 묘련봉을 다시 다녀왔다.

비로 인해 절은 대충 보고 다음을 기약하였지만, 한눈에도 아늑한 곳임을 느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영주사를 기점으로 바래봉에 올라 월성봉 북릉을 타보고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