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된 흐린 가을 날, 먼 길을 달려 오랜만에 남해 금산에 왔다.

하늘은 온통 흐리건만 산색은 금산 이라는 이름처럼 가을색이 너무도 곱기만 하다.








금산으로 산행을 하면 보통 쌍홍문으로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는 코스인데

이번엔 하산길에 보리암 셔틀버스를 이용해 복곡주차장으로 간다.








흐린 숲속이라 ISO를 꽤 올렸는데, 이걸 능선에 올라 수정 하는걸 깜박하고

집에 와서야 발견했다. 물 올려놓고 깜박하고 냄비 홀랑 태워먹은 느낌이다.








까만 씨앗이 떨어진 누리장나무의 빨간 열매가 별 처럼 생겼다.














쌀쌀해진 날씨에 다들 두툼한 옷을 입어서 그런지 다들 땀을 많이 흘린다.

비가 다가오는 만큼 습도가 높았던 이유도 있는것 같다.








쌍홍굴 옆에 있는 만장대








장군암


7년전만해도 마치 장군의 머리카락 같이 무성하게 장군암을 뒤덮었던 멋진 송악을

볼 수 있었는데 그새 고사를 한것인지 안타까운 모습이다.








장군암과 만장대 사이로 바라본 남해 바다








쌍홍문


흡사 해골바위를 닮은듯한 쌍홍문은 옛날에도 정상으로 오르는 길목 이었던것 같다.

정상에 있는 문장암에는 주세붕이 쌍홍문이 있어 금산에 오른다 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다시 쌍홍문으로 내려오는 코스라면 쌍홍문을 지나 어느 방향으로 가도 무방한데

보리암 셔틀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쌍홍문에서 제석봉과 상사암 방향으로 가서

한바퀴 돌아보고 마지막에 정상과 보리암을 지나 하산을 하는 코스가 좋다.








쌍홍문을 지나며








제석봉에서 바라본 보리암

상사암이 금산의 전경을 조망 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라면

제석봉은 보리암을 가까이서 가장 잘 볼 수 있는 조망터다.


쌍홍문을 나와 후미를 기다리는 1-2분 사이에 다들 정상 방향으로 가버리고

결국 후미 몇분과 함께 바로 제석봉으로 향했다.








제석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제석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거대한 일월봉과 뒤로 대장봉 그리고 보리암








제석봉에서 바라본 금산 최고의 전망대 상사암








상사바위


한 총각이 첫 눈에 처녀에게 반하여 청혼하였는데

처녀 집의 반대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고 다시 구렁이로 환생하여

처녀의 몸을 칭칭 감고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금산 상사바위에서 굿을 하면 떨어진다는 점괘에 따라 굿을 하였으나

둘이 더욱 엉겨 붙으니, 결국 처녀집에서 둘을 상사바위 밑으로 밀어버렸는데

잠시후 큰 뱀 두 마리가 바다 위를 헤엄쳐 갔다는 구전 전설이 있는 곳 이다.

이성복님의 詩 <남해 금산>은 아마도 이 상사바위에서 쓴게 아닌가도 싶다. 








남해 금산 / 이성복 시인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금산 산장


1박2일 방송 이후로 많이 유명해져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분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예전에는 직접 담근 막걸리가 참 좋다고 했었는데 그 맛도 궁금하고..

언젠가 느긋하게 금산의 석양을 구경하며 저곳에서 하룻밤 쉬어 가고 싶다.








상사암으로 내려가는 길

상사암이 내려다 보이는 멋진 조망바위에서














조망바위에서 바려다본 상사바위














상사바위로 가면서 바라본 풍경
















비를 기다리는 하늘 빛이 몽환적인 느낌이 든다.

대전은 온종일 비가 온다는데 이곳은 가을 빛이 너무도 고운 날 이다.














일행들과 한참을 모델놀이를 하다가 전망 데크로 이동한다.








남해 상주 은모래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상사바위

예전에 산행하고 시간이 남아 저곳 은모래해수욕장에 가본적이 있다.








팔선대 암릉의 비경








상사암에서 바라본 풍경들








조금전에 놀았던 바위에 오른 오대장님








상사바위에서 바라본 남해 금산 전경








B코스로 셔틀을 이용해 갔던 박대장을 만나고 같이 헬기장으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헤어졌던 일행들이 모여서 같이 식사를 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몇일전 전국 거의 모든 신문에 크게 소개가 되었던 우리나라 최대의 줄사철나무를 만났다.

정상 직전의 등로 옆에 있으니 누구나 다 볼 수 있어 발견 이라고 까지 할것도 없는데

여하튼 기존 국내 최고 크다고 알려진 마이산의 것보다 더 크다고 하니 이날도 인기가 많다.








정상 망대 아래 커다란 정상석이 있지만

나는 근처에 있는 이 작은 빗돌이 좋다.








남해산악회가 세운 빗돌이다.

그리고 이곳이 정상석이 있을법하게 조망도 참 좋다.








그곳에서 바라본 보리암과 대장봉














금산 정상에서 바라본 보리암, 대장봉, 상사암








금산 정상 망대에서








순천바위 뒤쪽으로 수우도와 사량도가 보인다.








순천바위로 가는 능선 뒤로 작은 섬이 은박산이 있는 수우도 이고

그 뒤 사진 중앙의 근육질 산이 사량도의 상도 지리산 이고 우측이 하도 칠현산 이다.








순천바위 왼쪽으로는 멀리 사천의 와룡산과 향로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금산 정상의 문장암


망대 바로 아래에는 조선 중종 때의 유명한 학자인 주세붕 선생이

쌍홍문을 통해 금산에 올라 감탄해서 남긴 글씨가 새겨져 있다.

由虹門 上錦山 (유홍문 상금산), 쌍홍문이 있어 금산에 올랐다.








보리암으로 내려가면서 바라본 아슬아슬 형리암과 웅장한 대장봉









보리암에서








저 계단을 내려서 이성계 기도터를 찾아간다.














보리암에 올라 내려다보니

절정의 가을 산색에 다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이성계 기도터인 선은전으로 가면서








중간 조망바위에서 바라본 이성계 기도터인 선은전


이성계는 조선 개국을 앞두고 정통성을 인정받기 위해 전국의 명산을 누비며 산신기도를 올렸으나, 어느 산에서도 감응이 없었다. 가장 영험하다는 지리산 산신마저 "아직 그럴 만한 인물이 못 된다" 고 돌아가라고 했다고 한다. 낙담한 이성계는 지리산에서 남쪽을 바라보는데, 어디선가 서광이 비쳤다. 그곳이 남해였다.


당시 이 산의 이름은 보광산 이었는데, 이성계는 삼불암이 보이는 절벽 아래 자리를 잡고 마지막 기대를 걸고 산신에게 백일기도를 올렸다. 그 자리가 보리암 동쪽 삼불암 아래 이태조기단(李太祖祈壇) 이라고 전한다. 남해 산신은 이성계가 마침내 왕이 될 운명이라는 사실을 꿈으로 알렸다고 한다. 이성계는 왕이되면 보은을 하기 위해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쌀 것을 약속하고 실제 비단으로 감싸려고 했으나, 신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신 그 이름을 보광산에서 비단처럼 아름다운 산 이라는의미로 금산으로 바꿨다고 한다.







중간 조망터에서 돌아본 보리암








선은전


건물 안쪽 양쪽으로 비석이 있는데

왼쪽 비석이 남해금산 영웅기적비 이고

오른쪽 비석이 대한중흥공덕시성비 이다.

고종때 의정부 찬정 윤정구가 글을 짓고 세운 것이다.

건물 왼쪽 뒤 암벽에는 李氏新壇 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선은전에서 바라본 앞쪽의 조금전 조망바위와 뒤쪽의 보리암

해수관음상 전망대의 사람들이 보인다.








보리암으로 돌아와 해수관음상을 찾아간다.

가는 길에 만난 석굴속의 작은 부처님








해수관음상으로 가는길








해수관음 부처님은 전통적인 용왕신의 불교적 모습이 아닌가 싶다.

보리암은 우리나라 3대 기도처 이기도 한데, 이 3대 기도처가 모두 바닷가의

해수관음이 계신곳 이다. 아무래도 용왕신이 산신 보다 윗줄 인듯 싶다.








해수관음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서 바라본 상사암. 절정의 가을풍경에 잠시 넋을 놓는다.

아직 시간의 여유는 있지만, 종종 걸음으로 주차장으로 가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간다.


황칠막걸리에 따끈한 어묵탕으로 뒤풀이를 하고 차에 오르니 창너머로 보이는

복곡저수지와 뒤쪽 금산 자락의 만추의 산색이 그렇게 고울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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