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봄날 오후에 대둔산을 찾았다.

빛이 부족한점이 아쉬웠지만 어차피 작품사진 찍으러 가는것도 아니고..











대둔산 수락계곡 주차장에서 400m 가량 도로를 따라 걸어 오르면 우측으로 작은 건물이 나온다.

구매표소인데, 그곳에서 우측으로 가는 위 이정표를 따라가면 얼레지다리를 지나 월성봉에 이른다.


사실 이날 산행의 주 목적은 대둔산 얼레지를 보는 것 이었다.

대둔산 얼레지는 구매표소에서 우측 월성봉으로 가는 계곡 초입 등산로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숨기고 보호해야 되는 비밀스러운 곳이 아니라, 대둔산 입구에 들어서면 도로 양쪽에 안내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지도에 수락계곡 이라고 나오는 신매표소 서쪽의 월성봉 방향 계곡으로 가면 안된다.











이미 다른 계곡을 탐방하고 온 뒤라 시간도 늦었고

월성봉은 얼마전에 다녀온지라 이번엔 정상까진 오르지 않을 생각이다.




















광대나물












현호색











곰취




















족두리풀, 세신

독초라 나물로 먹으면 안된다.











홀아비꽃대











지난 가을에 떨어진 도토리가 겨울을 나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양지꽃


단렌즈도 아니고, 어두우면 힘을 못쓰는 하이엔드 이다 보니 선예도는 많이 떨어진다.











계곡가에 무리를 이루고 있는 큰 괭이밥











낙엽을 살짝 들추니 우산나물 새순이 막 돋아나고 있다.

아마 지금쯤 고패삼도 이렇게 올라오고 있을 것이다.











족두리풀


올해 봄 부터 족도리풀 이라 불리던 것이 족두리풀로 학명이 정정 되었다고 한다.

또한 개불알꽃은 봄까치꽃 으로, 며느리밑씻개는 가시모밀로 순화되어 학명 표기가 고쳐졌다고.











대둔산 얼레지


빛이 적은 흐린 오후, 얼레지 군락지에 도착을 했으나... 너무 늦고 말았다.

얼레지의 99.9%가 이미 시들거나 떨어져 버리고, 겨우 극소수의 개체가 버텨내고 있었다.










 

얼레지 군락지의 계곡 풍경











아직까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얼레지가 반가워 이쁜모델, 못생긴 모델 가릴 겨를이 없다.

얼레지는 독초이긴 한데 약해서 나물로 조금 무쳐먹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흰얼레지는 귀하기도 하지만, 맹독초이니 주의를 해야 한다.











얼레지의 꽃말은 여인 이다.

그것도 바람난여인 이라고 한다.

치마를 활짝 들어올린 모습이라서 그런가?


얼레지 라는 이름은 순 우리말 이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님과는 전혀 무관하다.


얼레지의 영어 이름은 Dogtooth Violet 이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猪牙花 라고 부른단다.

봄 숲의 여왕님을 감히 개, 돼지 이빨 이라고 하다니 ㅎ











개별꽃











족두리풀











제비꽃








































미치광이풀

이름 그대로 독초다.


옛날 강원도 화천 산골로 시집온 새댁이, 반찬을 하려고 뒷산에서 산나물을 캐가지고 왔다.
처음보는 나물이지만 맛깔스럽게 생겨 많이 뜯어다 삶았는데
식사 때가 아니라 식구들은 밭일을 나가고 집에는 아무도 없는 때였다.


새댁은 나물을 무쳐서 간을 보았는데 너무 맛있어 혼자 한접시의 나물을 다 먹었고
온몸에 독이 퍼져 고통스러워 가슴을 쥐어 뜯으며, 맨땅에 구르기도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다가 끝내 숨을 거두었다.


그후 사람들은 새댁이 뜯어다 먹은 풀을 보면 <미치광이풀>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새댁이 숨을 거두기 전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마치 미친사람 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봄 야생화의 여왕 이라는 얼레지

너무 늦게 왔다. 그것도 흐린 날..





















얼레지군락지는 이곳 얼레지 다리에서 끝난다.

이후는 운동모드로 지능선에 올랐다가 날이 더 어두워지는것 같아 그냥 내려섰다.


얼레지다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계곡을 따라 흔적을 밟으며 더 진행해 보는데 어느 순간

앞에서 덩치큰 멧돼지 한마리가 부리나케 뒤돌아 도망을 친다.

계곡을 건너 건너편 가파른 사면을 허겁지겁 뛰어 오르는 녀석을 보고 나도 그만 돌아섰다.












아무도 없는 흐린날 오후의 숲길을 따라 다시 되돌아 간다.

바람같은 봄은 벌써 화사했던 벚꽃을 떨어뜨리고, 숲의 여왕을 시들게 했다.

청춘(靑春), 삶처럼 푸른 봄날은 금새 추억만을 남기고 여름 너머로 사라질 것이다.

밟는것도 아까운 봄 산, 이번 주말 산행이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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