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떡바위 - 문수암골 - 청석재 - 칠보산 - 활목재 - 신선폭포 - 쌍곡폭포 (8km, 4시간)












떡바위 들머리를 통과해서 쌍곡계곡을 지난다.


미세먼지로 신음하다 모처럼의 파란 하늘 아래 칠보산의 아름다운 구봉능선을 가려고 나선 길 이었다. 낮엔 따뚯한 초봄 인데다, 바위산행길이라 아이젠엔 일말의 눈길도 안주고, 다만 릿지화를 신고 갈지를 고민하다가, 그렇게 위험한 길도 아닌지라 일반 등산화를 신고 나섰다. 전날 눈이 내린것을 전혀 몰랐다.


버스에서 대장님의 우려의 말을 듣고도, 그렇게 높은 산이 아닌데다, 낮 기온이 높아서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버스가 칠보산에 가까워지자 산봉우리들이 모두 하얗게 덮혀 있는것을 보고, 암릉이 아니라, 일반 등산로도 걱정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구봉능선 갈림길에서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고 따라 가려는데, 동행한 반보님이 눈때문에 위험하다고 이번엔 그냥 가자고 하니, 로프를 챙겨온 대장님과 특공대 몇분이 황급히 사라지는 뒷모습만 바라본다.











산 아래 출발지에 눈이 이렇게 녹지 않고 있었고, 그늘진 계곡 위쪽은 제법 쌓여 있었다.




















예상치 못한 날에 설경을 보니 다들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

눈 덮힌 바위가 상당히 미끄러울듯 하여 구봉능선으로 가신 분들이 걱정 돠었다.





























청석재 까지 완만하게 오르는 문수암골은 눈이 내려도 크게 불편함이 없다.




















시루떡바위











생강나무꽃


이맘때 이렇게 눈이 내렸다면, 이날 설중 복수초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청석재가 가까워지고, 길이 가팔라지자 눈도 그만큼 더 쌓여 있다.

스틱도 아이젠도 없는 하산길이 은근히 걱정 되었는데, 살구나무골로 향하는

하산길은 남사면에 해가 잘들어 오후엔 눈이 모두 녹아 버렸다.











청석재


원래 지도는 각연사에서 출발하는것 이어서, 각연사 구경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코스가 당일 바뀌었다. 사실 칠보산에서 각연사로 내려서는 북쪽 사면은 응달이라 눈길이 더 미끄러웠을 것이다.




















조망처에서 바라본 군자산과 보배산


가운데 봉우리는 청석재에서 군자산으로 가기위에 올라서는 656봉 이고 우측이 보배산, 좌측이 군자산 이다. 보배산에서는 월악산이 덕가산과 각연사뒤쪽 뾰족한 678봉 사이로 보이는데 칠보산 쪽에서는 덕가산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보배산과 우측의 뾰족한 678봉












중절모바위와 고사목











군자산과 보배산











남군자산과 군자산











멋진 고사목과 뒤로 기세 좋게 우뚝선 678봉, 우측뒤로는 박달산이 보인다.











칠보산 정상에서 문수암골로 뻗어내린 지능선











청석재에서 칠보산 정상부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살짝 금줄을 넘으면 조망터가 나온다.

드디어 각연사 방면이 제대로 보인다. 오름길에도 등로 옆으로 두군데 각연사 조망터가 있었지만

눈이 내려 조망 바위에 오르는게 위험했다.











각연사(覺淵寺)


계곡 안쪽 깊숙히 자리한 각연사를 당겨본다.

각연사에는 다음과 같은 연기설화가 전해온다,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때 유일대사가 창건하였는데, 대사가 절을 짓고자 지금의 칠성면 쌍곡리에 있는 절골 근처에 자리를 잡고, 절을 짓기 시작할때, 까마귀 떼들이 날아들어 절을 짓는 현장에 있는 나무토막과 대패 밥 등을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곤 했다. 유일대사는 기이한 까마귀들의 행동이 이상해서 쫒아가보니, 현재 각연사의 자리에 연못이 있는데, 그 연못 위에 대배 밥이 떨어져 있어, 대사가 연못 안을 들여다보니 그안에 석불이 있고, 그곳에서 광채가 일었다고 한다.


유일대사는 깨달음을 얻어 연못을 메우고, 그곳에 절을 지은후, 覺有佛於淵  '깨달음이 연못 속의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라는 의미에서 절의 이름을 '각연(覺淵)'이라 하였다고 한다. 지금 각연사의 비로전이 선 자리가 바로 그 연못이 있던 자리이고, 비로전 안에 모신 보물 제433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연못 속에 있던 그 석불이라는 것이다.






























조금 아래쪽에서는 고사목과 군자산이 보인다.











시루봉을 조망하고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 간다.











칠보산 정상


칠보산이 옛날에는 칠봉산 이라 불리웠다고 한다. 아마 지금의 구봉능선으로 인해 비롯된것 같다.
칠보는 불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보배인 금, 은, 매괴, 마노, 거거, 유리, 붉은진주를 뜻하는데, 보개산이 보배산이 된것과 비슷한 이유인듯 하다.











칠보산 정상옆 바위에서 주변을 조망해본다.











각연사 일주문에 '보개산 각연사' 라고 쓰여 있듯이, 보배산의 옛 이름은 보개산(寶蓋山) 이다. '보개'란 부처님 머리 위에 놓인 일산日傘(양산)인데, 옛날 부처님 당시 인도에서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왕족이나 귀족들이 일산을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부처님의 권위와 덕을 나타낸다고 하며, 미륵부처님 머리위에 있는 사각모자를 가리키기도 한다.


결국 보개란 보물덮개 라는 말이니, 현재의 보배산과 크게 의미가 다르지는 않을것이다. 마찬가지로 보석같은 일곱 봉우리의 칠봉산이 칠보산이 된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고, '보개'나, '칠보'나 모두 산아래 사찰의 스님들이 붙혀 놓은 이름일 것이다. 옛날엔 선비들이 찾아가는 명산들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산과 봉우리 이름은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스님들이 붙혀놓은 것이다. 지난번 대둔산 태고사 노스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볼때는 여인의 모습이거나, 동물의 모습인데도, 그분들의 눈에는 모두 부처님으로 보였을테니..











흔히들 군자산과 남군자산 사이의 뾰족한 작은 봉우리를 옥녀봉 이라 생각 하는데

옥녀봉이 아니라 아가봉 능선의 무명봉 이다. 옥녀봉은 남군자산 능선에 가려졌다.











대야산 방향은 약간 역광 이다.











중대봉, 대야산과 속리산 주능선이 보이는 모습




















칠보산 정상부의 바위 조망터

이곳에서 일행과 함께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일어선다.

구봉능선을 못타고 문수암골로 왔더니 시간이 남아돈다.












칠보산에서 바라본 희양산 방면 조망도 (클릭시 확대)


일행분이 이만봉을 조령이라 하고 뇌정산을 두고 주흘산 이라고 해서 아니라고 하는데

지나가는분이 듣다가 뇌정산이 주흘산이 확실 하다며 그분에게 한표 던지고 가니 뻘쭘해진다. 

결국 틀렸지만, 산에 오르면 이처럼 조망하는 즐거움이 있어, 맑은날, 조망 좋은 산을 찾는 것이다.

월악이 덕가산 뒤쪽에 있으니 조령이나 주흘산은 시루봉 너머에 있어 예서는 보이지 않는다.


칠보산에서 바라보는 이 방향에 대한 다른분들의 조망도는 대부분 오류가 있는것 같다.

백화산은 이만봉 우측 뒤로 살짝 정상만 보이고, 다들 백화산으로 알고 있는게 이만봉 이다.

또한 다들 시루봉으로 알고 있는건 백두대간길 963봉 이며, 시루봉은 악휘봉 우측 능선 너머로

살짝 머리만 보여서 작은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고, 원본사진이나, 확대를 해야만 비로소

악휘봉 능선 위로 시루봉 정상이 보인다. (위 큰 사진을 클릭하면 보인다.)












덕가산 뒤쪽이 월악 방향이라 칠보산에서는 능선에 가려 보이지 않으나

보배산에서는 월악산이 잘 보인다.











이빨바위, 돌먹는바위,,,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는 바위





























뒤돌아본 칠보산

다행스러운것은 하산길이 남사면이라 식사를 하는 동안에 눈이 다 녹았다는 것이다.

늘 산에 가기 몇일 전부터 기상청 예보를 수시로 확인 하는데, 왜 전날 눈을 몰랐을까..






























사진보다 훨씬 아름다운 명품송

사실 산에서 만나는 명품송의 위엄과 자태를 초보가 사진으로 표현 하기는 너무 어렵다.











활목재


탐방로 아님 방향으로 가면 시루봉을 거쳐 악휘봉으로 갈수 있다.

각연사 방향을 보니 급경사에 발자국 하나 없이 눈이 쌓여 있어

만일 내려선다면 무척 미끄러울것 같다.











살구나무골 방향은 따뜻한 햇볕에 눈이 다 녹았다.



















칠보산 계곡의 물소리





















몇차례 개울을 건너간다.




















예쁜 소가 있는 무명폭포

이름이 있을법 한데..











전날 내린 눈이 녹으면서 계곡 물소리가 더욱 활기차고 싱그럽다.











새 봄을 맞아 옥빛 소가 더욱 아름다운 신선폭포











칠보산 신선폭포











막장봉에서 내려오는 긴 계곡인 시묘살이골 갈림길을 지난다.











예전 여름날 즐거운 한때가 생각나는 강선대











쌍곡폭포


폭포 아래로 내려서니 어느분이 앉아서 도를 닦으면서 촬영하는 분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나는 괜찮은데, 인증샷을 남기는 분이나, 모델을 싫어하는 분들은 한마디씩 투덜거린다.












쌍곡폭포


돌아오는길, 괴산으로 이사가신 터보님 댁에 들러 커다란 솥 한가득 끓여 내주신 능이버섯찌개에 약초술로 고마운 대접을 받고 왔다. 하산후 구봉능선을 올려다 보니 이미 눈이 다 녹은듯 보였다. 예상치 못한 눈으로 인해 예정되었던 능선길을 걷지 못했지만, 그 길은 다음에 또 가면 되는것 이고, 모처럼 만난 맑은 하늘 빛이 반가운 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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