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원터골 - 옥녀봉 - 매바위 - 매봉 - 석기봉 - 이수봉 - 옛골 (11.5km, 4시간40분)











23년만에 다시 찾은 청계산, 원터골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관광버스를 타고 정기산행으로 이곳을 다시 찾게 될 줄이야..











3월 이맘때면 따뜻하고 꽃이 피는 남쪽이나, 질퍽거리지 않는 바위산을 찾곤 하는데

북쪽에 육산이니 이번엔 정반대의 행보를 한 셈이다.

결국 일정 고도 이상에서는 내내 질퍽거리는 길을 걸어야 했다.











너무 오래된 일이라, 희미한 추억 속의 청계산은 그렇게 감동적이지 못했다.

서울의 다른 산들이 워낙 명산 이기도 했지만, 당시 나는 등산이 아닌 낚시에 빠져 있었다.











능선에서 바로 매봉으로 향하는 코스가 주어졌지만

오랜만에 옥녀봉에 다녀서 가려고 서둘러 먼저 올라선다.











능선에서 매봉과 반대편인 옥녀봉으로 향한다.











옥녀봉 전경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서 옥녀 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는 옥녀봉.

100년전 우산 신종묵(愚山 愼宗默)이란 분이 과천의 멋진 풍광들을 이야기 하면서, 시흥군 동쪽에 있다고 하여, 군동팔경(郡東八景)이라 이름 붙이고 8개의 멋진 풍광을 언급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옥봉추월(玉峯秋月, 옥녀봉의 가을 달) 이다.











옥녀봉 한쪽은 멋진 조망터 이자 전망대 이다.

눈앞에 관악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한쪽에선 막걸리를 팔고 있다.











청계산 옥녀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다시 되돌아와 갈림길에서 일행들을 만나 함께 걷는다.

옥녀봉에 들르지 않는다면 내가 올라선 길이 아닌, 위 사진으로 올라서면 된다.











번호가 매겨진 계단길을 따라 매봉으로 향한다.

청계산에 계단이 많다고 하지만, 치악산 사다리 병창길이나, 청량산에 비하면 평이한 길 이다.











잘못된 설명이 아닌가 싶다.

대동여지도 보다 100년전 광여도, 동국여도, 해동지도, 팔도분도, 조선지도 등에 청계산 으로 나오고

대동여지도 보다 300년 앞선 임진왜란 이전 지도인 동국지도에도 청계산이 나온다.

이 외에도 동국여지도, 중종때의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청계산의 지명이 나오며

후대의 팔도군현지도, 1872년 지방지도, 1820년경의 동국여도 등에도 청계산 이라고 적혀있다.

반대로 청룡산으로 쓰여진 지도는 보지 못했다.










세번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돌문을 일행들이 열심히 돌고 있다.











매바위로 향한다.











매바위











매바위에서 바라본 서울시

왼쪽 멀리 남산타워가 보이고, 오른쪽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당겨본 롯데월드타워











매바위에서 당겨본 남산타워











매바위에서 바라본 망경대와 왼쪽 뒤로 보이는 이수봉











미세먼지와 역광으로 뒤쪽의 검단산과 영장산, 문형산의 산줄기만 보이고

산 아래 성남과 분당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윽고 매봉에 도착한다.

청계산 최고봉인 망경대 정상이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정상 취급을 받고 있다.

청계산엔 과천쪽에 매봉이 하나 더 있는데 그곳은 과천매봉 이라고 부르고 있다.











지금 걷는길은 성남 누비길

돌문바위전 갈림길 부터 서울시를 벗어나 성남시 길을 걷는다.











관악산과 과천매봉이 보이는곳을 지나가며 한장 남긴다.











질퍽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혈읍재


피 눈물을 흘린 고개..
조선 연산군때 성리학의 대가이자 연산군이 세자시절 한때 스승 이기도 했던 정여창이 무오사화로 인해 은거지인 망경대 아래 하늘샘(금정수)에 피난을 가기 위해 이 고개를 넘다, 동문수학하던 벗들과 스승이 무참하게 살육당하는것을 생각하며 피눈물을 흘리며 통분해 울었는데, 그 울음 소리가 멀리까지 들렸다고 한다.




















망경대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돌아간다.











뒤돌아서 바라본 지나온 매봉











다음지도에 나오는 청계산 정상인 망경대의 군부대











망경대를 돌아가며 바라본 석기봉











당겨본 석기봉


그나마 볼것 없는 청계산에서 유일하게 멋진 조망터다.

이번에 정산으로 청계산이 선택된것은 순전히 100대 명산 때문으로 보인다.

청계산이 블야나, 월간산100대명산으로 선정된 이유는 분명 인구많은 서울에 있기 때문 일테고..

육산으로 운동하기 좋고, 공원처럼 막걸리도 파는게, 대전으로 치면 보문산 같은 산 이다. 


개인적으로는 블야 보다는 산림청 이나 월간산의 100대 명산을 선호하는데, 사실 100대 명산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산들이 많아서, 굳이 100대 명산을 따로 챙겨서 다니지는 않는다. 어느 사기업 이나 단체의 100대명산을 찾는것도 좋겠지만, 각자가 선호하는 자신만의 100대명산을 꼽아보는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약수의 100대 명산에는 산림청과 마찬가지로 청계산은 없다.


물론 나의 100대 명산은 계속 업데이트 중이다. 아직 가보지 못한 산들이 많이 있고, 미처 모르는 산도 많이 있기 때문 이다. 블친님들의 산행기를 보다보면 지리적 여건상 자주 갈수 없는 지역의 이름도 낯선 멋진 산들이 자주 보인다. 이땅에는 이처럼 아직 소문도 나지 않은 명산들이 많이 숨어 있다. 멋진 산을 발견하고, 자신의 100대 명산을 업데이트 해나가는것도 산행하는 즐거움중의 하나일 것이다.











석기봉 아래 너른 공터에 모여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느긋하게 점심식사를 하고 일어선다.




















이수봉으로 가다가 능선을 되돌아가 석기봉으로 향한다.











이름처럼 육산인 청계산에서 우뚝선 멋진 암봉인 석기봉











조망이 빼어난 석기봉 정상











석기봉에서 바라본 청계산 정상 망경대(望京臺)


석기봉에서도 일망무제의 멋진 조망이 펼쳐지지만, 저곳 망경대에서의 조망이 최고일듯 하다.

망경대의 원래 이름은 만경대(萬景臺) 였는데 조선왕조가 들어서면서 만경(萬景)이 망경(望京) 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는 고려 충신 조윤 (趙胤)으로 인해서 인데, 그는 나라가 망하자, 나라가 망했는데도 죽지 못함이 개와 같다고 하여, 이름을 견(狷)으로 바꾸고, 지리산에 은거하다 이곳 청계산으로 거처를 옮겨서 만경대에 올라 망해버린 왕국의 수도인 송도를 보면서 통곡을 했다고 해서 望京臺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석기봉에서 바라본 수락산, 과천매봉 방향

저수지 아래로 서울대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석기봉에서 바라본 하산길 이수봉 능선











석기봉에서 바라본 이수봉, 국사봉, 광교산, 백운산

이 지역 분들이 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24키로가 넘는 청광종주를 하는 글을 봤었다.











경기도 광주와 용인의 산들

검단산은 하남 검단산과 성남을 감싸고 있는 광주 검단산 이렇게 2개가 있다.

성남, 분당과 그 너머 산들이 보이는걸 보니, 오전보다 시계가 많이 좋아졌다.











석기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왼쪽 저수지 아래의 서울대공원, 우측으로 서울랜드와 과천 경마장이 보인다.


청계산 이름의 유래는 바로 사진에 보이는 산 아래 막계동에서 비롯되었다. 막계동은 맑은 개울이 있다 해서 '맑은 개울', '맑은 계곡' 이라 한 것이 한글로 '막개'가 되고 한자로 '청계'가 되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이 있는 산' 이라는 뜻 이다.


망경대에서 과천쪽 사면이 막계동인데, 그 안에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를 짓느라 마을은 사라지고 지금은 그 이름만 남아 있다.











서울랜드와 과천 경마장, 렛츠런파크를 당겨본다.











당겨본 관악산 정상















































등로 옆에서 곤줄박이 한쌍이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셔터를 누를 틈도 없이 날아간다.




















이수봉 능선에서 바라본 망경대와 석기봉











이수봉(貳壽峰)


조선 연산군 때의 유학자 정여창이 스승 김종직과 벗 김굉필이 연류된 무오사화의 변고를 예견하고 한때 이 산에 은거하며 생명의 위기를 두 번이나 넘겼다 하여 후학인 정구 선생이 이수봉이라 명명하였다.


그러나 정여창은 결국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곤장 100대를 맞고 유배를 갔다가 곤장 맞은 후유증으로 앓다가 6년후에 죽었는데, 같은해 갑자사화에 연루되 그 시신이 부관참시되고 말았다. 두번 살고 두번 죽은 셈 이다.











도시환경연구소를 우회하여 돌아간다.











일행들이 간식을 먹는데 곤줄박이 한마리가 찾아왔다.

손 모델은 동행한 일행분










산객들을 유혹하는 주막이 연이어 나오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걷다가











옛골마을 이정표를 보고 내려선다.











옛골마을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서울의 산들이 대부분 명산 임에도 불구하고 대도시에 있어 혼잡하기에 자주 찾지 않았다.

그 와중에 청계산은 명산 이라기 보다는 운동하기 좋은 동네 뒷산 정도로 생각해왔기에, 아마 이번 기회가 아니라면 향후 수년이 지나도 멀리서 일부러는 찾지 않았을텐데,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추억을 돌아보며 걷고 왔다. 다시보니 흐릿한 기억속 모습 보다는 더 괜찮은 산으로 보인다. 모쪼록, 망경대 정상이 하루빨리 시민들에게 자리를 내줘서, 청계산에서 가장 빼어난 제일봉이자, 이름처럼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예전에 전주 모악산에 갔을때도 이런 모습을 본적이 있다.

대전은 교차로에 산행/여행 코너가 따로 있어서 1년365일 요일별 산행, 여행광고가 올라와서 누구나 쉽게 확인이 가능한데, 5G 세대를 앞둔 서울에선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이다. 시가 크기에 구 별로 정보지가 따로 나와서 문제가 된다면, 위의 협회라는 데에서 그중 한개 구의 정보지와 협정을 맺고 서울시 전체 안내산악회나 여행사의 정기 코너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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