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한계령 - 중청 - 희운각 - 공룡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23km, 10시간 50분)


 

 

 

 









끝청 오름길에 바라본 설악 서북능선의 가을색



새벽 3시반 어둠속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정작 중요한 헤드랜턴과 스틱은 챙기지 않고, 다른것들에 정신이 팔려있다가 둘다 놓고 나왔다.

등산을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는건 아닌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채비부터 조금 더 꼼꼼하고 긴장을 해야겠다. 


스틱은 늘 가지고 다니는게 좋은데, 설악이나, 지리 같은 장거리 산행이 아니면 사진찍는데 불편해서 두고 다니다보니 습관이 안되었고, 랜턴은 전날 비박간다고 빼둔게 문제였다.











대청봉과 오른쪽 동해바다에 비친 아침해

날이 흐려서 일출은 없었고, 해는 이미 떠서 구름속에 들어가 있다.



휴대폰이 있어서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지만, 앞뒤로 밝은 랜턴을 가진 일행들이 있어서 걷는데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무난하게 한계령 삼거리에 오르고, 능선을 따라 끝청으로 가는길에 위험한 너덜에서만 휴대폰 랜턴을 켜서 통과하고는 앞뒤 일행들의 불빛에 충분히 산행이 가능했다.











중청과 대청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따라 끝청으로 가는길 밤 하늘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화려한 가을 단풍이 어둠속에 숨어 있을때 고개를 들어본 하늘엔 다들 탄성을 자아내게 하던 별들이 무수히 반짝이고 있었다. 어둠이 서서히 벗겨지기 전까지도 가을밤 설악의 하늘은 단풍보다도 아름다웠다.


그러나 비박을 하면서 일출을 전후로 해서 기상이 급변하는 경우를 몇번 경험해본지라, 다들 청명한 아침 하늘을 기대하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는데, 역시 그게 현실이 되고 말았다.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이 보이는 설악의 아침



무수한 별빛이 총총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구름으로 덮히고, 저 아래쪽에는 운해도 보이지만, 시계는 연하게 퍼진 운무로 선명하지 못했다.











대청봉



가이드 산대장님이 9시까지 희운각을 통과하지 못하면 천불동으로 내려가라고 했는데, 대청을 앞에두고 설악에 처음온 일행 두분이 정상인증을 하러간다고 한다. 가고 오는 시간도 문제지만 정상엔 인증을 위한 긴 줄이 있어서 시간이 많이 지체 될거라고 하니, 그럼 공룡을 포기하고 천불동으로 하산을 한다고 하여 헤어지게 되었다.











중청 갈림길에서 소청으로 가면서 바라본 화채봉과 외설악의 비경



설악은 큰 산이고, 게다가 한번 오려면 큰 맘을 먹어야 하는 먼 산 이다보니 일행 다섯이 같은 안내산악회 버스를 타고 왔지만,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아 흩어지게 되었다. 누구는 공룡보다 대청봉이 중요할수가 있고, 누구는 체력이 안되서 천불동으로 하산을 할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체력에 관한한 누구도 사전에 자신할수 없고, 걷다가 안되게 생겼으면 짧고 쉬운길로 내려가야지, 처음에 목표한 길 대로 끝까지 가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소청으로 가는 길



개인적으로 선호의 이유가 다 다르겠지만, 가을 단풍절정의 시기에, 대청, 공룡, 천불동 이 셋중에 둘을 고르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대청을 버리고, 공룡과 천불동을 택할 것이다. 꼭 가을 대청 이어야만 하지 않는다면, 대청 인증은 한가한 다른 시즌에 하면 되기 때문이고, 공룡을 앞두고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 또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나와 같을 수는 없다.











소청가는길에 바라본 귀때기청과 가리봉, 안산











신선대와 공룡능선











내려다본 공룡능선











신선대


공룡으로 넘어가는 신선대 전망대는 왼쪽 봉우리고, 오른쪽 봉우리들은 칠형제봉으로 가기 위한 옛길











가파른 길을 내려와 희운각이 가까워지자 단풍이 보인다.

중청과 소청 일대는 이미 단풍이 끝났고, 공룡능선도 끝물이다.

이날 천불동으로 하산을 한 분들만 기가막힌 단풍을 보았다고 한다.











희운각으로 넘어가는 다리 앞에서 바라본 신선대와 단풍











희운각으로 내려가는길에 같은 버스를 타고온 여산 회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같이 아침식사를 한다.

애초엔 박대장과 같이 공룡을 타려고 했었는데, 이날 식사를 함께한 분들이 가이드 산대장님을 따라 C코스를 간다고 하고, 박대장의 컨디션도 공룡을 빠르게 통과하기엔 좋지 않아보여 10여분을 기다려 C코스팀을 따라 옛길로 들어선다.











왼쪽 봉우리는 공룡 정규 등로로 가는 신선대 전망대고

우리는 우측 옛길로..




















우측위로 보이는 희운각





























외설악의 비경

멀리 울산바위와 달마봉, 동해바다, 우측은 천불동계곡





























한참 비경에 감탄하고 있는데

앞서 걷던 분들이 되돌아 온다.

저 앞쪽 암봉에 적군이 서있다는 것... 하긴 단풍철 대목에 휴일이니..

할수없이 작전상 무너미고개로 후퇴한다.


무너미고개로 되돌아오니, 이미 10시가 넘었다. (그래서 위의 산행 시간에 1시간을 추가 해야 한다)

가파른 봉우리에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체력소모도 되었고, 시간도 이미 1시간이 초과되어

몇분은 공룡을 가고싶어 하였는데 시간이 빠듯할듯 하니 다들 미련만 안고 천불동으로 하산을 선택한다.

서두르면 충분히 공룡을 넘을것 같아서 둘이서 공룡길을 택하고, 박대장은 일행들과 천불동으로 내려간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가야동계곡


일행들과 헤어지고 20분만에 다시 신선대에 올라서니 공룡길을 택한 일행 한분이 뒤따라 오지 않는다.

잠시 조망을 하며 기다렸으나, 결국 되돌아 천불동으로 가신것으로 판단을 하고 신선대를 내려선다.











대청봉 인증팀에게 천불동으로 가더라도 신선대는 보고 가시라고 권해드렸는데

두분이 여길 들렸다 가셨는지...






















신선대 아래쪽으로 바위를 내려서며 바라본 모습






























사진에 보이는 1184봉으로..













지나온 신선대와 왼쪽의 화채봉












화채봉과 천불동방향











1184봉에서 바라본 1275봉












1275봉 정상에 등산객들이 올라서 있다.

이번에는 나도 저곳에 올라서려고 했는데,,

칠형제봉 가려다 한시간이나 늦어진 통에 그럴 시간이 없다.












범봉과 천화대












범봉과 오른쪽의 노인봉












공룡의 맹주 1275봉

저곳에 올라 조망하는건 다음 기회에











왼쪽의 1275봉 능선과 우측의 천화대 능선 사이의 계곡이니 이곳이 까치골 인듯











1275봉 하단

공룡능선은 마등령에서 무너미고개로 가는 방향이 반대 방향보다 수월한듯 싶다.

1275봉을 올라가는데, 내려오는 분들이 '이리 올라오면 지옥이겠다' 고 말한다.





















1275봉을 오르면서...

뒤쪽 맨 왼쪽 봉우리가 노인봉이다.













1275봉 정상

저곳에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다.

물한모금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출발











1275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큰새봉, 나한봉, 마등봉












왼쪽 앞의 높은 봉우리가 큰새봉, 오른쪽 뒤 삼각형 봉우리가 나한봉 이다.

1275봉과 마찬가지로 큰새봉 역시 바위봉우리 사이로 넘어간다.






















우측의 고릴라 바위와 큰새봉












큰새봉으로 가면서






















큰새봉












뒤돌아본 1275봉

여전히 높고 가파르지만, 건너편에서 보는것 보다는 부드러운 모습이다.











1275봉 옆 암봉
































1275봉













왼쪽부터 마등봉, 세존봉, 울산바위 그리고 동해











세존봉과 울산바위를 당겨본다.






















지나온 큰새봉













가야할 나한봉












나한봉으로












나한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큰새봉과 왼쪽의 1275봉

맨뒤로 신선대가 보인다.











나한봉을 지나며 바라본 풍경





























앞쪽의 마등봉과 뒤로 보이는 황철봉




















맨뒤쪽의 뾰족한 화채봉

그 아래쪽 협곡이 천불동 계곡이다.











오세암으로 갈라지는 마등령삼거리

이곳에서 한참 오르다 우측으로 내려선다.











하산길




















하산길에 바라본 지나온 공룡능선












공룡 단풍도 끝물이었는데 산을 내려서니 단풍이 조금씩 보인다.










마등령에서 하산길은 발목을 다치기 쉬운 대부분 삐쭉빼쭉한 거친 돌길 이다.

전에 컴컴할때 오를때는 몰랐는데 하산길로는 끝까지 조심하고 집중을 해야 한다.

특히 공룡을 넘어와 방심하기 쉬운 지친 산꾼들 이기에..











천불동계곡











금강굴 아래를 지나는데 박대장에게 전화가 온다.

천불동으로 하산한 세명이서 비선대 만남의광장에서 시원한 맥주한잔 하고 있으니 어서 오라고..

마지막 가파른 돌길 400m를 뛰듯이 걸어 비선대에 도착하니...

몇년전 허물었던 비선대산장이 있을리 있나..

알고보니 소공원 상가지구에 식당 이름이 비선대 라고..




























왼쪽부터 장군봉-형제봉-적벽











비선대에서 소공원 상가지구까지 고속도로 같은 3키로를 25분만에 속보로 걸어간다.












소공원에서 셔틀을 타고 C주차장에 내려서면서 긴 산행을 마친다.

그 시간까지 아이스박스에 누워있던 시원한 맥주와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니 그제야 살것 같다.


이날(9일) 설악단풍은 중청~소청 일대 정상부는 끝이 났고 공룡능선에서도 끝물 이었다.

마등령 하산길에 단풍이 있었는데, 그것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다만 이날 천불동으로 하산한 분들은 대단히 아름답고 상태가 좋은 단풍을 구경했다고 한다.

오랫만에 다녀온 가을 설악의 공룡능선, 역시 비할데 없이 아름다운 풍경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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