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간월산장 - 간월공룡 - 간월산 - 신불산 - 신불공룡 - 홍류폭포 (10.26km, 6시간 40분)










재약산과 천황산








간월공룡능선









신불산으로








간월재와 간월산, 그림같은 풍경








신불산에 오르며 바라본 간월산 방향의 조망도








건너편의 재약산과 천황산









신불산을 오르는데 산대장님에게서 일행들이 정상 500m 전 데크에서 식사중이라는 연락이 온다. 생각보다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합류를 위해 서둘러 올라선다.








오름길 조망터에서 바라본 하산길 신불공룡








일행들이 간월재에서 식사를 하고 올라 신불공룡능선 바위구간 통과하는데 시간이 걸릴테니, 저 능선쯤에서 만날거라고 생각했었다.








일행들이 식사를 거의 마쳐갈무렵 반가운 재회를 하고 허기만 달래고 일어선다.








식사를 하고 일어서니 금새 빗방울이 쏟아질듯 먹구름이 밀려든다.








영축산 (취서산, 축서산, 취루산, 취유산, 영취산)


산세가 독수리를 닮았다고 해서 독수리가 머무르는산 이라는 뜻의 '취서산(鷲棲山).

아마 조선시대와 그 이전에는 저곳에 독수리가 살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조선시대 옛지도에는 이 일대의 산줄기에 '취서산' 이라는 명찰을 붙혀 놓고 있다.


사실 조선시대 지도를 보면 간월산도, 신불산도 없다.

아니 간월은 아주 가끔씩 보이긴 하지만, 현재의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이 당시에는 '취서산' 이라는 이름 하나로 통용 되었다고 봐야 마땅할 것이다. 그것이 작금에 와서 간월과 신불을 떼어내고 규모도 의미도 축소된데다, 이름마저 '영축' 으로 바꿔 놓았다.


이 일대 산군의 맹주이자 하나의 산  '취서산'



인터넷 자료를 보면 범어를 소리나는대로 음사를 한 불교에서의 '축鷲' 자가 우리네 한자 옥편에는 '취鷲' 라고 되어 있어서, 원래 '축' 이어야 하는 산명이 '취'가 되었다고 해서 최근에 영축산으로 산명을 확정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鷲자를 "취'로 읽지, '축'으로 읽는 사례가 없을뿐더러 (한자 고수들도 불교 문화를 모른다면 '취' 라고만 읽을 것이다), 산세가 독수리를 닮고, 독수리가 사는곳이라,  독수리취를 써서 독수리가 머무는 산 이라는 의미의 취서산 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불교와 연관을 시켜서 정체불명 불교식 발음으로 축서산, 영축산 이라고 부르는건 불교신자들이 아니고서는 지나친게 아닌가 싶다.




鷲가 취냐 축이냐...

다수의 일반 백성, 시민들은 '취' 라고 부르는게 맞을 것이고

범어를 음사하여 읽는다는 소수의 승려나 불교인들은 '축' 이라고 할수 있을테다.

더 정확히 소리나는대로 하자면 추에 가깝다고 한다.

그걸 왜 불교인들 입장을 대변하여 '취'를 '축'으로 바꿔버렸을까?

그리고 '축'을 제외한 나머지 '영', 과  '산' 은 범어의 음사일까?


아무튼 우리가 우리네 산 이름을 범어를 음사해서 부른다는것에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물론 독수리가 불교에서도 중요하고, 불교의 영축산이 법화경 설법지로 유명하다는건 알지만, 우리땅 영남알프스의 산세가 독수리를 닮고, 예전에 독수리들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취서산으로 불렀던건데, 이걸 인도의 영축산과 연계를 시켜서 취를 축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불교적 입장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인도 마가다국 왕사성에 있는 불교의 성지 영축산도 기실 기사굴산(耆闍堀山) 이라고 한다. 현지 발음으로 Gijjhakūta (깃자꿋따) 라고 한다는데, 도대체 '영축'은 어디서 왔을까?


산스크리트어를 중국어로 음차 하면서 한자로 바꾸고, 그걸 다시 우리가 한자를 도입한후에, 누천년이 흐르면서 초기의 한자 발음은 어느정도 변했을 것이다. 또한 인도불교가 해양을 통해 신라와 가야쪽에 직접 전래를 했다는 남방전래설과 박혁거세가 인도 스키타이국 왕자였기에 신라 박씨와 석씨의 왕명 및 주요 용어가 모두 산스크리트어 였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디에도 鷲가 축이된 이야기는 없다. 산스크리트어도, 중국어도 鷲를 축이라 소리내지 않는다. 우리나라 옥편엔 '취' 라고만 나와있다.


영축산의 현지 발음인 '깃자꿋따'를..중국 한자로 옮기면서 靈鷲山(중국발음 Língjiùshān)이 된것은 아무리 봐도 음차가 아닌 의미가 전달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와서 鷲을 현지 발음도 아닌 정체불명의 '축' 이라고 부른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글을 통해 산스크리트어 사전이나 힌디어 사전을 봐도 독수리를 '축' 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추측컨데, 범어를 음차한게 아니라, 우리나라에 한자가 전해졌던 먼 옛날에 鷲를 이땅 어느 지역에서 '축' 이라고 발음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이땅의 한국어가 경상도와 충청도, 전라도가 조금씩 다르듯이, 수천년의 시간이 흐르고 왕조가 바뀌면서 한자의 발음은 조금씩 변했을 것이다. 불교가 처음 전래되었을때 불교계에서 鷲를 부르는 대세어가 당시에 '축' 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불산 정상으로








독수리를 닮은 산

통도사를 품고있는 산

취서산 (영축산)





















향로산 방향








신불산 정상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한없이 걷고 싶은 아름다운 영알 풍경








신불산 정상









신불산 이라는 이름은 신령님이 불도를 닦는 다고 해서 유래가 되었다고...

조선시대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산 이다.

간월-신불-취서 라인에서는 제일 높지만, 옛날엔 하나의 취서산으로 불리웠을 가능성이 높다.








신불에서 영축을 거쳐 죽바우등으로 이어지는 길

소풍길 걷듯 가볍고 들뜬 걸음으로 온종일 걷고 싶다.









어디로 가야하냐고 묻는 일행들에게 '사고다발구간'으로 가세요...했더니 놀라며, 웃는다.

9년만에 다시 걷는 신불공룡능선 이다. 







 

신불산을 내려서며 바라본 간월산 방향
















앞서가는 일행들























즐거운 신불공룡























오르락 내리락, 조심조심, 시끌벅적, 다들 즐거운 바위 능선길 이다.








이번엔 간월과 신불공룡길을 걸었지만, 저쪽 영축산쪽에도 에베로릿지, 아리랑릿지등 소문난 릿지길이 있다. 다음에 영알을 찾게 된다면 아며 그쪽 암릉을 가게되지 않을까 싶다.




















칼바위 능선








뒤돌아본 칼바위








공룡능선에서 홍류폭포쪽으로 내려서면서 밧줄구간이 이어진다.




















밧줄구간이 끝나자 최근에 비가 몇일 내려서 하산길이 미끄럽기만 하다.

밧줄구간보다 더 조심 조심...

중간중간 철푸덕 땅사는 소리가 들린다.









마지막 밧줄은 직벽에 물이 흐르고 미끄러운 이끼까지 있어, 다들 우회 시키고 내려왔는데

이날 산행길에 만난 밧줄 중에서는 가장 까다로운것 같았다.








홍류폭포가 가까워지자 물소리가 요란하다.

최근 몇일간 비가 내렸다더니 수량도 많아, 바싹 말랐던 9년전 모습이 상상이 안된다.








갈아입을옷과 시간만 있다면 시원한 폭포수를 맞고 싶은데...

그래도 저분은 등목 이라도 한다.

나도 한쪽에 양말을 벗고 앉아, 대충 땀을 씻어낸다.








홍류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아쉬운 맘으로 바라보다가 돌아선다.

홍류(虹流) 라는 이름은 무지개 홍(虹) 자로, 폭포수가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가 서린다고 해서 붙혀졌다고 한다.









4시반까지 하산 마감 이었는데 다들 한시간이나 오바가 되었다.

집에와서 9년전의 기록을 보니 그때는 간월재에서 간월산을 다녀오면서 1시간을 써서 8시간이 걸렸었다. 아마 이번에 간월산을 다녀오지 않은 일행들이 6시간 40분가량 걸린거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페이스 인듯 하다. 열심히 앞만보고 걷는 산악회가 아니라면 이정도 시간이 걸릴듯 하다.


어쩌다보니 원래 예정된 코스인 간월공룡 코스를 혼자만 다녀오게 되었지만, 아마 일행들과 간월공룡 코스로 같이 돌았으면, 한참 더 지체되었을테니, 오히려 결과적으로 더 잘된듯 보인다. 언제나 가을이면 생각나는 영알, 그리고 오랫만에 다시 찾은 간월산과 신불산... 그 까칠함과 포근함, 너무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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